“완치판정을 받은 후에도 이웃들은 아직도 비정상인 취급을 해요. 아이도 학교에 보낼 수 없을 정도예요.”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는 J(48)씨는 삼성병원을 방문한 뒤 지난달 2일 메르스 감염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고 일주일 만에 확진판정을 받았다.

평소 건강했던 J씨는 10일만에 메르스 완치판정을 받고, 지난달 19일 퇴원했지만,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J씨가 사는 동과 호수가 모두 공개되면서 주민들의 경계어린 시선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J씨가 간혹 집에 들를 때면 아직까지 주민들이 곧바로 관리사무소로 몰려가 항의하거나 방역을 요구하고 있다. J씨는 주민들의 태도를 이기지 못해 퇴원 이후 아직까지 친척 집에 머물거나 간혹 집에 들르더라도, 서둘러 나오곤 한다.

메르스 종식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메르스와 조금이라도 연관 있었던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모(11)군은 지난 6월부터 두 달 가까이 등교하지 않은 채 방학을 맞게 됐다. 김군의 아버지(42)가 지난달 5월 업무차 중동에 다녀온 이후 메르스 의심자로 분류되면서 격리조치를 받게 된 사실이 학부모들 사이에 퍼졌기 때문이다.

김군은 특별한 감염증상이 없어 다시 학교에 나갔지만 다른 학부모들이 감염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격렬히 반대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결석을 하고 있다.

김군의 어머니 이모(39)씨는 “아버지가 메르스 증상이 없었는데 격리됐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면서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게 됐다”며 “다음학기에도 따돌림은 계속될 것 같아 전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유사증상자와 자진결석자 등에 대해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하지 않고 일선 학교에 떠넘기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