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7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 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진엽 내정자가 2007년 정형외과학회지에 기고한 논문 '경직성 양측마비에서의 양측 대퇴골 감염 절골술'은 2005년 제자의 석사 논문 '경직성 양측 마비에서의 양측 대퇴 감염절골술'과 제목이나 내용, 결론 면에서 흡사한 것으로 7일 드러났다.

제자의 석사 논문 심사자로 참여한 정 내정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학회지에 이 논문을 게재하면서 제자의 이름을 공저자로 등록하지 않았다.

논문 내용을 보면 유사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정 내정자의 논문 첫 문장 "뇌성마비는 복잡한 변형이 동반된 하나의 질병군으로 환자에 따라 이환된 정도가 다르고 양상이 달라 일정한 치료법의 효과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힘들다"는 문장은 제자의 논문 첫 문장과 토씨까지 같다.

연구 대상 수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한 환아 26명으로 동일하다. 다만 연구 기간만 1997∼2004년(제자 논문)에서 1997∼2005년(정 내정자 논문)으로 바뀌었다.

이 논문 외에도 정 내정자가 2004년 같은 학회지에 게재한 '경직성 편마비에서 염전 변형에 따른 보행 양상(예비보고)'은 2003년 제자가 학위논문으로 제출한 '경직성 편마비에서의 염전 변형과 보행 양상'과 유사하다.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7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 빌딩으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정 내정자의 2005년 학회지 논문 '정상 한국인의 3차원 보행 분석(예비 보고)' 역시 또다른 제자의 논문 '정상 한국인 보행의 3차원적 운동형상학적 및 운동역학적 분석'과 형태, 내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정 내정자는 이들 3개 논문으로 서울대병원에서 2번, 한국인체기초공학연구재단에서 1번 연구비를 지원 받았다.

학계에서는 제자들의 논문을 지도한 교수가 자신을 제1저자로 학회지 등에 게재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제자들을 공저자로 등록하는 것이 보통이다. 의료계의 한 인사도 "제자의 논문을 학회지에 낼 때 공저자로 등록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류근혁 대변인은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4일 문형표 복지부장관의 후임으로 결정된 정 내정자는 199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2013년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을 역임했고, 2008∼2010년에는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