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 당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된 지뢰 폭발장면. 폭발의 위력에 철책과 흙먼지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철책 통문에 쓰러진 군인을 부축해 나오는 순간 흙먼지가 치솟으며 장병들이 한꺼번에 쓰러졌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수색대원들이 긴급히 전열을 가다듬으며 쓰러진 전우들을 구출해 후송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과 육군 1사단이 지난 4일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의 조사결과와 당시 상황을 10일 공개했다.

공개된 지뢰폭발 당시의 영상에는 엄청난 폭발의 위력과 처참한 현장 모습, 당시 수색대원들의 침착한 대응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영상은 첫번째 폭발 직후 인근에서 TOD로 DMZ를 감시하던 병사가 급히 TOD 방향을 사고 현장으로 돌려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장병 여러 명이 긴박하게 철책 통문으로 들어가더니 쓰러진 군인 한 명을 부축하고 뒷걸음질하며 후송하는 순간, 갑자기 통문 바닥에서 5m를 훌쩍 넘는 흙먼지가 치솟고 장병 서너 명이 한꺼번에 뒤로 넘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첫번째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은 하모(21) 하사를 후송하기 위해 수색대원들이 통문 밖으로 나가 하 하사를 부축해 들어오는 순간 통문 안쪽의 지뢰가 폭발한 순간이다.

하지만 TOD 영상 속 수색대원들은 전우 2명이 잇달아 쓰러진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후송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합동조사단은 이같은 영상과 함께 당시의 상황을 시간대 별로 재구성해 발표했다.

사고가 발생한 우리측 DMZ 추진철책 통문에 육군 1사단 수색대원 8명이 도착한 것은 지난 4일 오전 7시 28분이었다.

수색대는 추진철책 밖(북쪽)으로 나가 수색작전을 벌이고자 우선 자물쇠로 잠긴 통문을 열었고, 부팀장인 김모(23) 하사가 가장 먼저 통문을 통과해 수색로를 5m 정도 걸어가 소총으로 주변을 겨누며 경계에 들어갔다.

▲ 합동참모본부가 10일 공개한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 현장. /합참 제공
이어 두 번째로 통문에 들어선 하 하사가 7시 35분 통문 밖에 발을 딛는 순간 흙먼지가 치솟고 굉음과 함께 지뢰가 터졌다. 합동조사단은 이때 북한군이 통문 밖에 매설한 목함지뢰 2개가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분석했다.

폭발 충격에 하 하사는 튕겨져 나가 두 다리를 통문 바로 앞 원형 철조망에 걸친 채 쓰러졌다. 이를 본 팀장 정교성(27) 중사가 는 하 하사에게 뛰어가 지혈을 포함한 응급조치를 하고 대원들에게 후송을 지시했다.

가장 먼저 통문 밖으로 나갔던 김 하사가 다른 대원 2명과 함께 하 하사를 부축해 통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또다시 폭발이 일었다. 오전 7시 40분에 발생한 2차 폭발이었다.

김 하사는 그 자리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고 쓰러졌고 다른 대원들도 폭발 충격으로 뒤로 넘어졌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수색대원들은 모두 제자리를 지키며 김 하사와 하 하사를 후송했다. 팀장인 정 중사는 통문 밖에서 경계를 하다가 김 하사마저 쓰러지자 급히 돌아와 후송작전에 합류했다. 나머지 대원들은 둔덕에서 소총을 겨누며 이들을 엄호했다.

사고 연락을 받은 GP 병력이 들것을 들고 현장에 도착한 것은 오전 7시 50분. 첫 번째 지뢰폭발이 발생한지 15분 만에 현장에서 부상자를 후송하는 대응이 끝났다.

GP로 옮겨진 김 하사와 하 하사는 GP에 와있던 앰뷸런스에 오른 다음 군 헬기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를 조사한 안영호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 부단장(육군 준장)은 "단 한 명의 수색대원도 숨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전우의 구출과 전투 대형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