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상품권 활용도·편의성 널리 알려져야
베이비부머 세대 전통시장 소비행태 변화 기대
명절냄새 풍기는 추석장보기로 추억 회상 하길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흔히 나라 경제의 척도가 되곤 한다. 서민 경기를 반영한 보편적 정서의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 상인들의 생계문제와 직결된 전통시장의 경기 흥망(興亡)이 항상 사회적 논쟁거리로, 단골메뉴로 부상했던 이유가 아닐까.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의 전통시장은 전국적으로 1천4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곳에서 점포 등을 운영하며 생계를 잇는 상인 숫자만 34만명이 넘는 규모라고 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이란 공룡 자본의 출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통시장에 아직 100만명 이상 서민들의 생계가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아직은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민심의 잣대로, 심리적 경기 지표로 충분히 활용될 만한 가치가 되는 까닭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부터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국내 전통시장이 너무나 큰 타격을 입었다. 다양한 분야 가운데서도 사람 접촉이 많은 전통시장이 받은 충격은 실로 컸다. 시장 상인 대부분은 인적이 거의 끊긴 최악의 바닥경기에 속절없이 마음만 졸여왔다. 이 같은 바닥경기의 심각성을 모를 리 없는 정부가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까지 소비 진작을 위한 ‘인공적(?) 연휴’를 만들어 내수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도의회도 최근 ‘시장 마케팅 지원책’을 마련해 지역경기에 힘을 보태는 등 간만에 솔깃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억원의 예산을 메르스 사태 직후 별도 지원을 받은 평택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에 균등지원한다는 내용. 고유의 예산 편성권을 활용해 자신을 뽑아준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배려한 간만의 움직임이 훈훈하다. 중소기업청은 아예 전통시장과 함께 공동 할인행사를 계획해 의욕이 꺾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편한 속내를 달래는 등 시장을 살리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시장은 우리 마음의 정서적 고향과 같은 존재다. 기성세대라면 부모 등과 연결된 소소한 추억도 있을 것이다. 설과 추석 등 명절 때면 지자체와 대기업 등이 벌이는 온누리상품권 팔아주기 운동의 뿌리와 취지 역시 그 연장선에서 출발했을 것이란 생각이다.

다만 좋은 취지가 행사의 형식성으로 인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상품권 참여 기업의 구매 정도나 밝히는 형식성이 문제다. 풀린 상품권의 활용도, 이용 편의성 등 정작 사용에 따른 주요 내용은 그 형식성에 묻히기 일쑤다. 마침 삼성전자가 이달 한달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방문 수기 공모전’에 나서 눈길을 끈다. 직원이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한 뒤 사내 게시판에 인증 샷을 올리면 일정 상품권을 보상해 주는 형태다. 별도 수기 공모전도 마련하는 등 직원들의 관심을 전통시장으로 이끌고 있다. 주최 측의 이 같은 세심한 배려와 구체성이 집결된다면 시장 경기 활성화의 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경기침체에 각종 악재를 만나 수렁에 빠져든 우리의 현실과 달리 일본의 전통시장은 최근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한 축인 일본 ‘단카이’세대들의 소비형태가 시장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분석한다. 인근 시장을 이용해 차량 이동도 없고, 충동구매도 없는 편안하고 알뜰한 복고풍의 쇼핑문화를 새롭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실버세대를 겨냥한 소포장, 시설 편의성 제공 등 맞춤형 변화로 호응한 결과다. 일본 전통시장이 우리보다 10년 정도 앞서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은퇴기에 접어든 우리 베이비 부머 세대의 향후 소비 형태의 변화를 통해 우리 전통시장에서 희망가가 절로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온다. 베이버 부머 세대들이 앞장서 가족을 이끌고 명절 냄새가 물씬 풍겨 나는 우리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옛 추억을 회상하는 일이 잦았으면 좋겠다.

/심재호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