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등산 무릎 주위 근육 약화
양반자세 안쪽 연골 쉽게 닳아
‘오다리’ 발 내측 먼저 닿게 보행
몇 달 전 건강검진을 한 김순옥(65)씨는 의사로부터 10㎏ 정도 감량하는 것이 좋다는 소견을 들었다. 김 씨는 의사 말에 따라 매일 아침 집 근처 산을 오르며 운동을 해왔는데 오히려 무릎 통증이 심해져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무릎 건강에 좋다며 조깅, 계단 오르내리기, 등산, 쪼그려 앉기 등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도 심폐기능 향상과 다이어트를 위해 계단 오르기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운동 후 무릎 통증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다. 특히 산을 올라 갈 때는 케이블카 등 기구를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걷는이들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관절염’을 염두에 두지 않은 탓에 벌어진 일들이다.
관절이란 뼈와 뼈 사이 움직이는 부분을 말한다. 관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골인데 흔히 알려진 퇴행성관절염이란 연골이 갈라지고, 푹 파이면서 연골 하골이 노출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범구 교수는 “관절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은 노화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자세나 운동으로 인해 국소적으로 연골의 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하중이 가해져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운동이 조깅, 계단 오르내리기, 가파른 산 등산, 쪼그려 앉기다. 이러한 운동들은 무릎 주위의 근육이 약해지게 한다. 이는 관절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관절 연골로 하중이 실리게 한다.
걸을 때는 체중의 1.3배 정도의 하중이 무릎에 실리지만 뛸 때는 체중의 2배 이상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가파른 산 등산 시에는 5~6배까지도 늘어난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높은 산에서 장시간 걸어서 내려올 때는 무릎 앞 슬개골 연골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운동을 하려면 수영이나 속보로 평평한 길을 걷는 것이 좋다고 의료진들은 입을 모은다.
무릎 관절염을 일으키는 또 다른 대표적인 자세가 양반자세로 앉기, 무릎 꿇기다. 양반 자세로 앉으면 무릎의 안쪽에만 하중이 집중돼 무릎 안쪽의 연골이 쉽게 닳는다. 한국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관절염 대부분이 무릎 안쪽에서 발생한다.
또한 ‘오 다리’도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즉 오자 다리인 경우 보행시 하중이 내측 관절면에만 집중돼 무릎의 안쪽에 관절염이 올 수 있다.
이 교수는 “중장년층 중에 다리가 오자로 휘신 분들이 많은데, 신발의 외측에만 약 5mm 정도로 굽을 높여주거나, 보행시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발의 내측이 먼저 닿는 보행을 하면 내측으로 가는 하중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