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한 대학에 다니는 김모(23)씨는 다음달 복학을 앞두고 학교 앞 자취방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원룸 월세가 53만원에다 관리비 4만원 등 이것저것 합쳐 계산해보니 1년에 드는 비용이 750만원에 달한다. 그가 다니는 학교 평균 등록금 804만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김씨는 “다달이 주거비로 60만원 넘게 필요한데 월급받는 직장인에게도 부담스러운 금액 아니냐”며 “생활비라도 줄일 수 있을까 해서 룸메이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개강이 다가오면서 방을 구하기 위한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거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는 있으나 오르기만 하는 월세에 속수무책이다.

특히 요즘에는 학교 앞 원룸들이 럭셔리 고시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으로 신축 또는 개조, 고급화로 기존 월세를 올리는 경우가 많아 부담만 늘고 있다.

대학생들은 “쾌적한 곳에서 지내고는 싶지만 한달에 10만~20만원씩 더 내고 비싼 방을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일반주택의 경우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물량이 늘면서 월세 가격이 다소 내려가는 추세지만 유독 대학가의 월세 가격은 높아지면서 이 처럼 대학생들의 생활고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7월 월세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월세는 전달보다 0.08% 떨어졌으나 대학가 주변 월세 가격은 신축이나 리모델링 매물을 중심으로 오르는 ‘시세 역전’이란 특이한 현상을 만들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학가 매물의 90% 이상이 월세일 정도로 많아졌지만 고정수요가 있으니 집주인들이 월세를 내릴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리모델링 후 주변 월세 가격보다 10만원 이상 높여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을 위한 주거복지지원센터 ‘집보샘’을 운영하는 청년연대 민달팽이 유니온 관계자는 “소형주택일수록 전세에서 월세로 전화되는 경우가 많아 주 이용층인 학생 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주거마련정책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