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인천 등 4개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응급의료 전용헬기(이하 닥터헬기)를 내년 상반기에 추가 배치하면서, 주민 수가 많은 경기도는 남부와 북부가 따로 공모를 신청토록 해 남·북부간 유치경쟁이 점쳐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상반기에 닥터헬기가 없는 경기 남·북부와 충북·전북·경남·제주 등 6곳 중 1개 지역 병원을 선정해 헬기 1대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공모 신청은 다음달 17일까지다. 도는 지난 24일 도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 공문으로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배치를 신청할 수 있는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는 남부에 21곳, 북부에 9곳이 있다.

응급환자의 치료·이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 도입돼 인천 가천대길병원 등 4곳에 배치돼있다. 가천대길병원에서만 올해 들어 한달 평균 11번 닥터헬기가 출동해 구급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섬 지역 등의 응급 환자를 병원으로 옮겼다.

복지부는 “섬이나 산간지역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헬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는 ‘골든타임’ 헬기를 위한 남·북부간 내부 경쟁이 불가피하다. 인구가 많아 둘로 나눠 배치해야 응급 상황에 보다 빨리 대처할 수 있다며 복지부가 각각 공모를 신청토록 했기 때문이다.

해당 광역단체가 병원을 선정해야 하는 만큼, 남부와 북부가 모두 배치를 희망할 경우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하는 도로서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

다만 아주대병원 등 협약을 통해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소방헬기 등을 이미 지원받는 곳도 있는 데다, 헬기 이·착륙시설 조성, 전담 응급팀 운영, 인근 지역 환경 등 여러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점은 이같은 유치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골든타임을 지켜줄 수 있는 헬기가 생기는 일인만큼 여러 곳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도는 내부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인구도 많고 지역 특색이 다양해 두 곳으로 나눠 배치해야 그나마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기정·유은총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