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착공 2024년 마무리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 긍정
이용요금 인상 우려감 교차
도로 ‘선택-강제’ 여부 민감


정부가 ‘경인고속도로 서인천~신월IC 구간 지하화’를 새로운 방식의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업 방식이 확정됨에 따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민자 방식 탓에 인천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BTO-a(손익공유형) 방식의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지난 4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BTO-a 방식의 예로 든 적은 있지만, 이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TO-a는 정부가 최소사업운영비만 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 위험(리스크)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서인천IC~신월IC 구간 11.66㎞ 지하에 6차로 소형차 전용 도로를 만들고, 기존 지상 도로를 정비하는 것이다. 지하도로는 유료, 지상은 무료로 운영된다. 금호산업 등 6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지난달 8일 BTO-a 방식의 사업제안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호산업 컨소시엄 제안서와 연구용역(올 연말 완료 예정) 결과를 검토해 사업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년 중 제3자 제안공고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제3자 제안공고는 최초 제안자의 사업계획보다 더욱 좋은 방안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다. 특혜 논란 예방, 제안 기회 제공, 최적의 사업방안 마련 등의 효과가 있다.

국토부는 제3자 제안공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시협약 체결,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19년 상반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사는 2024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된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조원에 달하는 사업을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간자본을 활용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기도 하다. 앞으로 국가 재정을 통한 SOC 투자 확대는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천시민 등 이용객 입장에서는 통행료 부담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금호산업 컨소시엄은 한국도로공사 부과 요금의 1.2~1.3배 수준으로 통행료를 책정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공의 기본요금과 거리당 주행요금(소형차 기준)을 고려하면, 유료 지하도로 이용 시 1천700원 정도를 내야 한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물포터널(2020년 완공 목표) 유료 지하터널의 통행료는 2천5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기존 지상 도로를 이용하면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유료 지하도로 이용이 ‘선택’일지 ‘강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존 지상(무료) 도로에서 일정 통행 속도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며 “지상 도로가 막히면, 돈을 내더라도 지하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BTO-a

정부가 시설 건설·운영에 필요한 최소사업운영비 만큼 보전해 사업위험을 낮추고 초과 이익은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 사업위험을 민간이 대부분 부담하는 과거 BTO 방식을 개선한 것으로,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