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의 주말 및 공휴일 운임비가 다음달부터 10% 할증된다. 경영사정이 어려운 여객선사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인데, 오히려 주말 관광객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대부해운, 고려고속훼리, 삼보해운, KS해운 등 인천지역 여객선사 4곳이 주말 및 공휴일 요금을 약 10% 올리겠다는 내용의 ‘내항 여객운송사업 운임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할증 요금이 적용되면 가장 요금이 비싼 백령항로(코리아킹호·성인 왕복)는 13만1천500원에서 14만4천500원으로 오르고, 연평항로(플라잉카페리호·성인 왕복)는 10만9천100원에서 11만9천900원으로 인상된다. 제이에이치훼리와 한림해운, 우리고속훼리 등 3곳은 아직 할증 신고를 하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여객선 탄력 운임제도에 관한 고시를 하고, 여객선사가 주말 요금을 10% 범위 내에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여객선사들에 적정 수익을 보장해 선박 개량과 승객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할증 시기를 두고 눈치 싸움을 하던 선사들은 지난달 말께 인천해수청에 운임 변경 신고서를 냈고, 다음 달 첫 주말인 10월 3일부터 할증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단, 섬주민은 할증대상에서 제외한다.

여객선 주말 요금 인상을 두고 주말 섬을 찾으려는 관광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백령도 단체 관광객의 경우 수십만원의 요금이 인상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인천시민에게 여객운임의 50%를 지원하는 옹진군도 주말 요금이 비싸지면서 예산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선사들은 주말 요금 할증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가 가중된 데다 선령이 30년에서 25년으로 줄어들어 관리 비용이 대폭 증가했다는 것이다.

덕적항로를 운항하는 대부해운 관계자는 “예전부터 해수부에 여객선 탄력운임제를 적용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한 것이 이번에 받아들여진 것이다”라며 “요금이 늘어나면서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보탬을 받자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