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땅에 불법 입주한 중고차수출단지 이전 문제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수구가 올 11월 중고차 수출업체들의 무단 적치물인 컨테이너 등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가운데, 인천시는 대체지 확보가 쉽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다.

시는 최근까지 인천항만공사(IPA)가 소유한 서구 북인천복합단지(82만8천㎡)에 중고차수출단지 조성계획을 밝힌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했다. 아라뱃길 경인항에 인접한 북인천복합단지가 중고차 수출단지를 포함한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해당 투자자의 부지 매입비 조달 등이 어려워지자, 투자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게다가 IPA가 북인천복합단지에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은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시는 올해 초부터 시(6만4천816㎡)와 한진중공업(19만7천300㎡)이 각각 소유한 서구 북항 배후부지에 중고차수출단지 유치를 추진했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시는 IPA 등과 ‘중고차수출단지 대체지 조성 태스크포스(TF)팀’까지 구성해 이전 부지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안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연수구가 컨테이너 철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는 올 11월 송도 4블록 유원지단지에 있는 중고차 수출업체 컨테이너 258개를 철거할 계획이다.

중고차수출단지는 송도관광단지 개발사업과 맞물려 있어 시로선 해당 부지를 무작정 비울 수만은 없는 처지다. 송도관광단지 개발은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토지주들은 중고차 수출업체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관리비로 쓰고 있다.

시 관계자는 “IPA가 ‘자동차 물류 클러스터 기본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해 대체지를 제시하도록 협의하고 독려할 방침”이라며 “송도관광단지 일대 개발 방향이 수립돼 시행할 때까지는 중고차 수출단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수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한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지로 거론되는 인천 남항은 2025년 이후에나 컨테이너 부두 기능을 인천 신항으로 옮길 전망이다. 시와 IPA가 다른 대체지를 찾지 못한다면, 중고차 수출단지 문제는 수년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IPA 관계자는 “남항이 가장 최적지가 될 수 있지만 2025년 이후에 가능하다”며 “인천항에 자동차 전용 부두, 수출단지 등 자동차 물류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다양한 장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신상윤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