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준비시간 촉박” 거절
서해 발사장 준공 불안감
무박(無泊) 2일로 진행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8·25 합의’의 첫 성과를 낳았다. 다음달 20일부터 7일간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기로 합의한 것이다. 한가위를 앞두고 상봉이 성사됨에 따라 당국회담·민간교류 등 다른 8·25 합의사항의 이행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면 상봉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 상봉행사 합의까지
= 상봉문제를 논의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지난 7일 오전 10시 50분께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시작됐다. 양측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접촉을 시작했지만 23시간 20분만인 지난 8일 오전 10시 10분에서야 타결을 알렸다.
상봉장소(금강산 면회소), 규모(남북 각각 100명)에는 무리 없이 의견 접근을 봤지만, 상봉시기를 놓고는 상당한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다음 달 초에 상봉 행사를 개최하자고 주장한 반면, 북측은 노동당 창건행사 준비 등을 이유로 다음 달 중순 이후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봉행사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북측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 남북현안 급물살… 노동당 창건일 변수
= 이번 이산가족 상봉 합의로 남북 당국회담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국회담이 개최되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의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경원선 복원문제, 비무장지대(DMZ)내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문제,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문제 등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아직 섣부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장거리 로켓발사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서해 동창리 로켓 발사장 내부의 증·개축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구체적 동향은 포착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성령 경기도 대변인은 “접경지역을 품고 있는 경기도 입장에서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합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산가족 상봉행사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민간차원의 인도적 대북교류 역시 물꼬가 터진 만큼 실제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 도는 준비하고 있는 대북사업들을 이런 상황변화에 맞춰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래·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