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

  •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下)] 가족의 큰짐 사회가 나눠 질때 '간병할 자유' 보장된다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下)] 가족의 큰짐 사회가 나눠 질때 '간병할 자유' 보장된다 지면기사

    안전망 부재 집단간 '불평등' 비롯정부 간호간병 통합, 실효성 부족가족돌봄휴가 제도는 사용률 저조인식 전환·완충지대 마련 등 필요'간병할 자유'.가족을 간병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이 두 집단 사이에 불평등의 벽을 세운 건 그저 단순히 '가족 간병의 여부'가 아니다. 불평등의 핵심은 '완충지대', 다시 말해 한 사람이 가족 간병을 할 동안 사회·정신적으로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을 뒷받침해줄 사회 안전망이 없다는 데서 시작한다.완충지대를 일구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 그리고 공동체적 차원에서의 조화가 필요하다.정부도 가족 간병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전담 간호 인력이 가족 간병을 대신하는 것이다. 비용 역시 민간 업체에서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80%가량 저렴하다.하지만 반쪽짜리 정책이란 비판이 꾸준히 터져나온다. 가족 간병 때문에 일상이 흔들릴만큼의 중증 질환은 그 대상이 못되기 때문이다.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홀로 13년 동안 돌봐온 경험을 토대로 에세이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 작가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일부 병원에서 경증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한국은 일본처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전 병원에서, 그리고 '간병 살인'을 막을 정도의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실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만족도는 높지만 양질의 간호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지난해 5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에서 발표한 '간병 국민인식 조사'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7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가족 간병을 도맡고 있거나, 갑작스레 가족 중 누군가가 쓰러질 때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응급 조치로 '가족돌봄휴가' 제도도 있다. 정책과 현실은 꽤 다르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에서 지난 8일 발표한 '공공기관 돌봄휴가제도 활용 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책 시행 이후 4년간 중앙공공기관의 가족돌봄휴가 사용 비율은 평균 12.7%로 보고됐다.

  •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下)] 병원비 걱정 옥죄어 오고,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간다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下)] 병원비 걱정 옥죄어 오고,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간다 지면기사

    노노간병인 헌신 기대는 우리 사회노부모 부양자 57% 경제적 어려움수입은 없고 고정적으로 큰 지출뿐요양보호사 쓰기엔 인건비 부담 커정부 운영하는 제도 실효성 물음표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앞에 장사는 없다. 젊은 시절 건강한 신체는 나이 먹을수록 쇠약해지고, 질병에 취약한 몸이 된다. 내 가족도 노쇠할 수밖에 없고 아플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아픈 가족을 간병하는 일의 1차적인 책임은 늘 그 가족이다. 그래서 누구나, 언젠가는 가족 간병의 책임을 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다음은 최명숙(가명·64세)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논픽션'이다.2018년, 어머니가 쓰러졌다. 어머니는 '뇌경색'이었다. '좌측 편마비' 증상으로 어머니는 누군가의 돌봄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가 됐다. 오랜 시간 아버지를 돌봤던 어머니는 이제 간병의 대상이 됐다. 어머니의 입원과 아버지의 간병이 동시에 파도처럼 밀려왔다.아버지의 아침식사를 차린 후 곧장 어머니가 있는 병원으로 이동해 하루 종일 간병했다. 그동안 집에 혼자 있는 아버지는 하루에 3시간씩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저녁식사 때가 되면 집에 돌아와 아버지를 챙겼다. 집과 병원의 반복이었다.엄마를 병원에 모신 5년간 병원비 걱정은 항상 나를 쫓아다녔다. 일을 못해 수입은 없는데 고정적으로 큰 지출만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카드 돌려막기와 대출로 간신히 막아보지만 매일이 버겁다.어머니를 집에 모시고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그 사이 어머니는 치매까지 앓고 있었다. 하루 24시간 중 21시간을 어머니 옆에 있었다. 쉼 없는 간병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결국 4개월만에 어머니는 다시 요양병원으로 돌아갔다. 잠시라도 쉴 수만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요즘 매일 어머니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최씨의 사례처럼 우리 사회는 노노간병인의 헌신에 기대, 이들의 일상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간병 환경조차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부양부담과 불안한 노후, 진퇴양난에 빠진 한

  •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下)] 가족의 짐, 사회가 나눌때 '간병할 자유' 보장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下)] 가족의 짐, 사회가 나눌때 '간병할 자유' 보장 지면기사

    안전망 부재 집단간 '불평등' 비롯정부 간호간병 통합, 실효성 부족가족돌봄휴가 제도는 사용률 저조인식 전환·완충지대 마련 등 필요'간병할 자유'.가족을 간병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이 두 집단 사이에 불평등의 벽을 세운 건 그저 단순히 '가족 간병의 여부'가 아니다. 불평등의 핵심은 '완충지대', 다시 말해 한 사람이 가족 간병을 할 동안 사회·정신적으로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을 뒷받침해줄 사회 안전망이 없다는 데서 시작한다.완충지대를 일구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 그리고 공동체적 차원에서의 조화가 필요하다.정부도 가족 간병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전담 간호 인력이 가족의 간병을 대신하는 것이다. 비용 역시 민간업체에서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80%가량 저렴하다.하지만 반쪽짜리 정책이란 비판이 꾸준히 터져나온다. 가족 간병 때문에 일상이 흔들릴만큼의 중증 질환은 그 대상이 못되기 때문이다.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홀로 13년 동안 돌봐온 경험을 토대로 에세이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 작가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경증의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한국은 일본처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전 병원에서, 그리고 '간병 살인'을 막을 정도의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실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만족도는 높지만 양질의 간호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지난해 5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에서 발표한 '간병 국민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2%가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가족 간병을 도맡고 있거나, 갑작스레 가족 중 누군가가 쓰러질 때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응급조치로 '가족돌봄휴가' 제도도 있다. 정책과 현실은 꽤 다르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에서 지난 8일 발표한 '공공기관 돌봄휴가제도 활용 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책 시행 이후 4년간 중앙공공기관의 가족돌봄휴가 사용 비율은 평균 12.7%로 보고됐다. 10명 중 1.5명 정

  • “사회적 책임 n분의 1 어때요?”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4-2)]

    “사회적 책임 n분의 1 어때요?”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4-2)]

    #진짜 선택을 위한 '완충지대' 이제야 본격적으로 간병할 자유를 바탕으로 정책과 제도를 논해볼 수 있습니다. 가족 중심의 간병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진정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건 사회 시스템, 즉 앞서 설명했던 든든한 '완충지대'입니다. 간병할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죠. 핵심은 3가지입니다. 이 완충지대를 일구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과 국가적 차원, 그리고 공동체적 차원에서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민간 차원의 실마리는 박성자 상임이사의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24일 서울시 강남구 승일희망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박성자 상임이사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방향을 보여줬습니다. 이 방향성은 박성자 상임이사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무수한 환우 가족들을 직접 만나보며 매듭지은 결론일 것입니다. 지난 2002년 농구 지도자로 활동하던 동생 박승일씨는 희귀질환인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투병 와중에도 루게릭병을 사회에 알리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박성자 상임이사 역시 그런 동생의 뜻을 이어 승일희망재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환우 가족들이 직면한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봐주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실효성 있는 방법을 찾는 거죠. 공공기관이나 정부가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역할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희귀질환 간병은 다른 간병보다 비용이 훨씬 높게 책정돼 있어요. 그렇다보니 가족들이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직접 간병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건 환우 가족들이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양질의 요양병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겁니다. 환자의 가족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환자는 원활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 식으로 순환이 필요하죠." 실제 오는 12월 용인시 처인구에는 국내 최초로 희귀질환인 루게릭병 전문 요양병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정부 지원금(100억원)과 시민 모금을 통해 건립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노력이 합쳐진 사례입니다. 정부가 모든 걸 책임질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죠. 민간이 주축이 돼

  • [영상+] ‘간병―가족’ 막다른 길 벗어나길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4-1)]

    [영상+] ‘간병―가족’ 막다른 길 벗어나길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4-1)]

    #'간병할 자유'. '시간 빈곤자', '간병 약자', '누구나·언젠가' 앞서 경인일보 취재진은 '가족 간병―일상'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다양한 시민을 만났습니다. 누구는 간병과 일상을 유지하려 압축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머니를 돌보면서도 꿈을 향해 조금씩 달려가는 중이었습니다. 아예 노년의 삶이 송두리째 가족 간병에 빼앗긴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이들은 계층도, 세대도 모두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 간병이라는 굴레에 얽혀 저마다 불평등한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이들의 시공간은 가족 간병을 하지 않는 이들과는 참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시기의 차이만 있을뿐 언젠간 우리 모두의 삶으로 밀려 들어올 일들이죠. 가족을 간병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이 두 집단 사이에 불평등의 벽을 세운 건 그저 단순히 '가족 간병의 여부'가 아닙니다. 조금 더 구조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평등의 핵심은 '완충지대', 다시 말해 한 사람이 가족 간병을 할 동안 사회·정신적으로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을 뒷받침해줄 사회 안전망이 없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완충지대가 없는 사회에서 위험부담과 기회비용은 오롯이 개인의 책임, 가족 간병을 맡은 자가 홀로 감당해야 할 몫이 됩니다. 김은희(40대 초반)씨, 이정민(20대 초반)씨, 최희숙(60대 중)씨(이상 가명), 김정희(80대 중반)씨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죠. 그렇다면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갈 단서는 무엇일까요. 일차원적인 해법은 정책 설계와 예산 투입입니다. 그간 소홀했던 가족 간병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에 단골로 등장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가족돌봄휴가, 치매 국가책임제, 희귀·난치병 지정 및 지원 강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 다음 단계는 이런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히 살피는 작업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합니다. 가족 간병 관련 정책을 살피기에 앞서 먼저 짚고 넘어

  • 돌봄이 드리운 일상, 멈춘 나의 시계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上)]

    돌봄이 드리운 일상, 멈춘 나의 시계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上)] 지면기사

    보통의 삶을 유지하는 조건 아들의 '1형 당뇨' 진단… 혈당관리 분투가까이 사는 친정엄마·경제력 뒷받침에감사하며 살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 생겨'엄마 보호자' 된 8살… 병실서 수발 들어공부시간 빼고 둘이 하나처럼 시간 공유"노래하고 싶어" 내뱉고 밀려오던 원망정보·대체 인력·비용적 여유 '핵심 요소'인식조사 1천명 중 "준비 안돼" 응답 73% 하나라도 없다면 '가족 삶' 송두리째 흔들가족돌봄청년 주당 평균 21.6시간 돌봄'영케어러 삶' 일반 청년보다 2배 불만족사회진출 등 '미래 포기' 정서적 불안감 다음은 김은희(가명·40대 초반)씨, 이정민(가명·20대초반)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논픽션'입니다. ■ '시간 빈곤'"엄마, 나 몸이 이상한 거 같아." 2021년, 초등학교 3학년인 준서(가명)의 몸무게가 불과 일주일 사이 10kg이나 빠졌다. 저녁을 준비하는 사이 아이가 쓰러졌다. 의사는 준서에게 '1형 당뇨'를 진단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희귀 난치성 질환, 평생 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병. 내가 흔들리면 준서의 삶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뒷목이 서늘해졌다. 갑자기 찾아온 불행이 내 아들의, 우리 가족의 일상을 무너뜨리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아들과 나, 그리고 친정엄마의 시선이 나란히 한 곳에 꽂혔다. 노트북에 펼쳐진 혈당 차트 속 그래프가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5분 마다 업데이트되는 차트를 보며 머릿속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엄마, 여기 잘 봐. 이럴 때는 오렌지 주스야. 내가 카톡으로 '주입' 이렇게 보내면 여기까지 한 칸만 먹이는 거야. 준서도 똑바로 잘 들어. 할머니도 없고 엄마랑 아빠 회사에 가 있을 때 학교에서는 준서가 혼자서 해내야 해."회사 연구실에서 일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5분에 한 번씩 차트를 보며 준서의 혈당을 체크한다. 외출할 때면 풀충전된 배터리, aa 건전지 여유분, 트레시바, 글루카곤, 알코올 스왑 등을 챙긴다.24시간 머릿속에서는 계산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上)] 언젠가 가족은 아플 것이고, 당신도 간병인이 될 수 있다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上)] 언젠가 가족은 아플 것이고, 당신도 간병인이 될 수 있다 지면기사

    체력·정신 쏟아내는 간병약자겨우 직장 유지하는 시간빈곤사실상 일상과의 공존 불가능 오랜 시간 '간병=가족'이라는 명제가 우리 사회에 통용돼 왔다. 가족 중 누군가 아픈 일은 우리의 삶에 불쑥 찾아오지만, 가족이 간병을 해야 한다는 명제만큼은 변함없이 굳건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당연한 명제에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가족간병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는, 극단적으로는 '간병살인'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현대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삶이 파괴될 만큼의 무거운 책임을 감내하는 게 당연한가, 간병과 일상은 도저히 공존할 수 없는가에 대한 물음이 커졌다. 경인일보는 그 답을 찾는 여정에서 여러 연령, 다양한 상황에 놓인 가족간병인을 만났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시간빈곤' '간병약자' '언젠가·누구나' '선택할 자유'라는 공통의 주제를 찾았다.무엇보다 주목한 부분은 가족간병 문제의 바탕에 '간병과 일상의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공존이 가능하려면 최소한의 필수조건이 필요하다. 필수조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채 8살때부터 어머니를 간호하기 시작한 이정민(가명·20대 초반)씨의 일상은 간병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수준이다. 이씨는 간병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로 전락한 '간병약자'에 속한다. 우리가 만난 가족간병인 중에는 이 필수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편인데도 24시간 난치병에 걸린 아이를 돌보는 데 체력과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김은희(가명·40대 초반)씨도 있다. 김씨 일상의 공존은 아이를 돌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정도,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다. 개인적인 시간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시간빈곤'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가족간병은 '누구나' '언젠가' 겪어야 하는 모두의 일이다. 기획기사에 담긴 모든 인터뷰를 1인칭 시점에 담은 이유도 모두의 일에서 비롯됐다. 언젠가 우리의 가족은 아플 것이고, 당신도 가족간병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돌봄이 드리운 일상, 멈춘 나의 시계 [밀려난 삶의 반:

  •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노노간병’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3-2)]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노노간병’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3-2)]

    '누구나·언젠가'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앞에 장사는 없습니다. 젊은 시절의 건강한 신체는 나이를 먹을수록 쇠약해지고, 질병에 취약한 몸이 됩니다. 신체의 노화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누구도 없습니다. 그리고 내 가족도 노쇠할 수밖에 없고 아플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아픈 가족을 간병하는 일의 1차적인 책임은 늘 그 가족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누구나, 언젠가는 가족 간병의 책임을 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자녀를 간병하는 1편의 김은희(가명·40대초반)씨와 초등학교 1학년부터 20대가 된 지금까지 어머니를 간병하는 2편의 이정민(가명·20대초반)씨 이야기는 어쩌면 지금 기사를 읽고있는 당신의 '현실'에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겪지 않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3편에 소개한 60대의 최명숙씨와 80대 중반의 김정희씨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현실로 다가옵니다. 특히 이들 가족간병인은 중장년층·노년층이 노년환자를 돌보는 '노노(老老) 간병'이라는 점에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시급하게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적절한 태도일 것입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의 노년층 인구는 2022년 기준 전체의 17.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예상이 맞다면 2025년에는 노년층이 전체 인구의 20.3%를 달성해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가 되고 2050년엔 4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렇게 노년 인구비율이 늘어나면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 현상은 더욱 일반화될 것입니다. 노노간병은 독특한 특징을 가집니다. 부양부담을 오롯이 홀로 짊어지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로인해 일상이 무너지고 경제적·사회적 고립의 위기에 처해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어딘가에 도움을 청할 엄두도 내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난 명숙씨와 정희씨도 직접 간병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무장돼 있었습니다. 피할 생각조차 없어보였습니다. 아마도 명숙씨와 정희씨가

  • [영상+] 말년에 짊어진 간병이라는 짐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3-1)]

    [영상+] 말년에 짊어진 간병이라는 짐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3-1)]

    '누구나·언젠가' 누구나 아플 수 있습니다. 또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게 '언제'라는 시점조차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들이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죠. 갑자기, 불시에,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찾아와 평범하고 평온했던 우리의 일상을 깨버립니다. 그렇기에 가족을 간병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선 사례들처럼 젊은 시절 운좋게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결국에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니 나이가 들 것이고, 그래서 아프고 결국엔 죽게 되니까요. 그게 나의 아버지이든, 어머니이든, 남편이든, 아내든 말입니다. 흔히 '노노(老老)간병'이라 일컬어지는 2명의 가족간병인을 만났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간병의 고통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가족간병은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다음은 최명숙(가명·64세)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논픽션'입니다. # scene1. 부모님은 참 단란한 부부였다. 어딜가도 늘 '정정하다'는 말을 들었다.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도란도란 사는 모습에 안심했다. 어쩌면 나는 알면서도 몰랐다. 세월의 무게가 부모님만은 비껴갈 것 같았다. 아버지의 기력이 떨어지며 어머니가 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했다. 자식이 4명이나 있었지만 무엇도 바라지 않았다. 어머니의 헌신 덕에 우리 4남매는 각자의 삶을 살았다. 연로한 어머니 혼자 아픈 아버지를 간병한다는 게 늘 마음에 걸렸지만, 사는 게 바빠 그러려니 했다. 그만큼 어머니의 존재는 컸다. 어머니 덕에 '나의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 scene2. 2018년, 어머니가 쓰러졌다. 어머니는 '뇌경색'이었다. '좌측 편마비' 증상으로 어머니는 누군가의 돌봄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가 됐다. 오랜 시간 아버지를 돌봤던 어머니는 이제 간병의 대상이 됐다. 어머니의 입원과 아버지의 간병이 동시에 파도처럼 밀려왔다. 4남매 중 누군가는 간병을 맡아야 했다. 건강이 좋지 않

  • 간병의 조건, 갖추지 못하면 약자가 된다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2-2)]

    간병의 조건, 갖추지 못하면 약자가 된다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2-2)]

    '간병 약자' 국가와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차별받아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회적 약자가 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신체적인 장애, 경제적 빈곤, 문화적 차이…. 우와 열이 생기는 인간사에서 약자가 생겨나는 건 어찌보면 세상의 자연스러운 이치일지 모르죠. 그럼에도 우리가 사회적 약자를 살펴보고 돌보는 건, 어쩔수 없이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적 약점을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보완하면 건강한 삶을 다같이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1편에서 가족 간병과 일상이 서로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이야기했습니다. 질병과 지원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정보 우위력', 언제든 환자를 돌볼 수 있는 '돌봄 인력', 가감 없이 의료비를 지출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 등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이는 '1형 당뇨'를 앓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은희(가명·40대 초반)씨가 비록 '시간 빈곤'에 처했음에도 최소한의 일상과 간병을 양립할 수 있었던 건 세 조건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가 만난 이정민(가명·20대 초반)씨는 가족 간병과 일상의 공존이 불가능한, 즉 '경제적인 여유', '돌봄 인력', '정보 우위력' 이 세 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한 가족 간병인입니다. 우리는 이정민씨와 같은 가족간병인을 '간병 약자'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가족 간병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되고 사회적 고립상태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가족간병인은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와 간병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주변에 환자를 함께 돌볼 수 있는 돌봄 인력이 없다면 간병을 도맡은 간병약자는 온전히 환자에게만 자신의 시간을 쏟아내야 합니다. 간병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동안 사회경제적 활동은 점저 더 불가능해지고 환자의 상태·간병 등에 대한 정보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점점 더 빈곤해지고, 간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커집니다. 그야말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점점 사회로부터 고립됩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가족돌봄청소년·청년(

  • [영상+] ‘기특한 보호자’ 8살배기에 씌워진 덫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2-1)]

    [영상+] ‘기특한 보호자’ 8살배기에 씌워진 덫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2-1)]

    # 다음은 이정민(가명·20대 초반)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논픽션'입니다. '간병 약자' 사전적인 의미는 '힘이 약한 사람', 사회적인 의미는 '소외된 자'. 남들보다 열악한 위치에 있기에 아무리 노력해서 열심히 달려도 늘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보입니다. 부당한 상황에 처해도 힘이 약하기에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고, 누구나 누려야할 기본적인 권리에서 소외되기 일쑤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건 이들에게 거리가 먼 일로만 다가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간병을 도맡은 '영 케어러' 이정민(가명)씨는 일찌감치 '약자'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머니의 유일한 보호자'라는 타이틀은 정민씨에게 주어진 몫이었습니다. 어머니를 간병해야 하는 정민씨의 삶에서 자유롭게 교육받고 나의 진로를 고민하며 온전히 정체성을 형성할 권리는 주어지기 힘든 것입니다. 간병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에 놓인 '간병약자' 정민씨에게 '선택할 자유'는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자신의 삶은 없었고, 엄마의 보호자라는 타이틀만 정민씨를 압도했습니다. 그렇게 '간병약자'의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왔던 정민씨. 그랬던 그는 이제 스스로가 선택해 만들어갈 '자신만의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scene1. 엄마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1학년, 그러니깐 내가 8살 때 갑자기 들이닥친 일이다. 엄마는 담도가 기형이라 담즙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계속해서 몸속에 염증이 쌓이는 유전병이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에게 말했다. “염증 수치가 높아서 패혈증이 왔어요, 심장 판막 수술을 해야 돼요." 겨우 정신을 차린 엄마는 생사기로에 놓인 위중한 환자였다. 우리 가족은 엄마와 나, 단둘인데…. 초등학교 1학년, 이제 고작 8살인 나는 그날 이후 엄마의 '보호자'가 됐다. 엄마는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엄마의 대소변을 받고, 땡땡 부은 팔다리를 주무르고, 밥을 챙겼다. 엄마를 휠체어에 앉히는 것 같이 힘쓰는 일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일을 했다. 엄마는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나를 찾았다.

  • 시간과의 싸움 ‘1형 당뇨’… 경제적 여유도 일상 균열 막지 못하는 이유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1-2)]

    시간과의 싸움 ‘1형 당뇨’… 경제적 여유도 일상 균열 막지 못하는 이유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1-2)]

    '시간 빈곤' 누구에게나 하루는 똑같이 24시간인데, 일할 때를 제외하고 온전하게 나를 위한 자유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을 말합니다. 보통 돈이 있고 없고를 두고 빈곤하거나 풍요로움을 따지는데 시간에도 비슷한 개념을 적용한 것이죠. 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가난할 수도, 부유할 수도 있습니다. 준서의 어머니를 만나며 우리가 깨달은 점은 가족 간병이라는 굴레에서는 중산층도 '시간 빈곤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산층에게는 '경제적 여유'라는 막강한 조건이 있긴 하나, 시간에 있어선 이들 역시 불평등하게 흘러갑니다. 가족 간병을 하지 않는 보통사람들과 비교해서 말이죠. 준서의 어머니이자 간병자, 김은희(가명·40대 초반)씨가 자신에게 주어진 간병의 조건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막막함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소득이 보장되는 전문직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가족 간병과 일상의 공존을 부단히 지켜내고 있지만, 그의 삶은 어딘가 여유가 없고 숨이 차 보였습니다. 지난달 27일 경인일보 취재진은 고양시 일산동구의 김은희씨 자택에 방문했습니다. 언뜻 보기엔 언론 등을 통해 으레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 간병 가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그저 평화로운 중산층 가정집과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준서는 여느 초등학생들의 모습과 똑같았고,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러 잠시 나왔다가 다시 영어 공부를 하러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졌습니다. 하지만 대화가 깊어질수록 차츰 김은희씨의 삶이 고요 속 곧이어 몰아칠 태풍처럼 다가왔습니다. 김은희씨는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5분에 한 번씩 스마트폰 속 차트를 확인했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멀티태스킹을 하듯 머릿속으로는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다 심상치 않다 싶으면 서슴없이 준서에게로 가 '무언가'를 먹으라고 말한 뒤 다시 인터뷰 중인 식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무언가는 혈당을 곧바로 높이는 데 탁월한 오렌지 주스였습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가만히 지켜

  • 간병으로 뒤바뀐 일상, 24시간도 부족한 엄마… 중산층의 ‘시간 빈곤’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1-1)]

    간병으로 뒤바뀐 일상, 24시간도 부족한 엄마… 중산층의 ‘시간 빈곤’ [밀려난 삶의 반: 가족 간병과 나·(1-1)]

    '10년' 초등학교 5학년, 부모님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를 집에 모셔와 간병을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시작된 가족의 간병은 20대 성인이 돼서야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간병은 가족의 시간과 연동돼 모두의 삶을 뒤바꿨습니다. 부모님의 일상은 할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할머니 곁에 항상 누군가 있어야 했고 잠깐 외출하더라도 집을 오래 비우지 못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할머니가 치매까지 앓자 간병은 더욱 고됐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씻기고, 식사를 챙기고, 때마다 병원을 모셔야 하는 모든 일이 어린 눈에도 버거웠습니다. 할머니를 향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시작한 간병이지만 지난한 돌봄에 부모님은 지쳐갔습니다. 일과 간병에 자녀 양육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쉴새없이 들이닥쳤습니다. 만성적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지만 해소할 처지가 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가족의 몸과 마음이 모두 소진되고 나서야,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습니다. 그렇게 10년을 간병했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할머니를 잘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집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간병=가족', 우리 사회에 통용하는 이 당연한 명제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삶이 파괴될 만큼의 무거운 책임을 감내하는 게 당연한가, 간병과 일상은 도저히 공존할 수 없는가. 마음 속 오래 품었던 그 의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답을 찾는 여정에서 우리는 여러 연령, 다양한 상황에 놓인 가족간병인을 만났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시간빈곤' '간병약자' '언젠가·누구나' '선택할 자유' 라는 공통의 주제를 찾았습니다. 모든 인터뷰를 1인칭 시점에 담은 건 언젠가 가족은 아플 것이고, 당신도 가족간병인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의 일'이라는 공감 아래, 기자들의 기억법 '밀려난 삶의 반: 가족간병과 나'를 시작합니다. #'반추'. 다음은 김은희(가명·40대 초반)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논픽션'입니다. '빈곤' 돈이 없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비참한 사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