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강탈 유사 수법 추가
온라인 게임 피해 진화 형태
범인 잠적땐 꼼짝없이 당해
경찰, 당사자 해결입장 고수
경찰서 주차장에서 세워둔 고가의 BMW를 강탈당했다는 주장이 제기(경인일보 8월 19일자 23면 보도)된 가운데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이 추가로 나왔다.
특히 피해자들은 온라인 게임에서 횡행하는 '제3자 사기' 수법이 진화한 형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채권·채무관계의 민사사건이며 원칙적으로 당사자간 해결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자신의 2009년식 기아 쏘렌토를 중고차매매상 A씨와 거래하던 김모(가명·용인)씨는 A씨로부터 "갑자기 일이 생겨 거래장소에는 아는 동생이 대신 나갈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거래장소에 나타난 B(중고차 매매상)씨 등은 "A씨에게 매매대금을 송금했다"고 주장하면서 차량과 인감증명서까지 빼앗아 가버렸다.
김씨의 SUV 차량과 인감증명서를 가져간 B씨는 당일 인감증명서를 사용해 차량 명의를 이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값을 받고 C씨에게 차량을 넘겨 버렸다. 결국 김씨는 수개월 간 C씨와 민사소송을 진행해야만 했고, 법원의 조정으로 차값을 절반 가량만 C씨에게 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연락이 끊긴 A씨와 B씨가 모두 한통속이란 심증이 있었지만, 결국 밝혀내지 못했다"며 "아무것도 모르고 차량을 구입한 C씨도 억울해 했지만, 경찰은 민사사건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아우디 A4 차량을 강탈당한 D(용인)씨도 차량 구매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인 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 쏘렌토, 아우디 강탈사건은 모두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 사기 거래에 자주 쓰이는 제3자 사기 수법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3자(사기범)는 아이템 판매자에게 구매자로, 구매자에겐 판매자로 각각 가장해 접근한다. 아이템 판매자의 인적사항·계좌번호 등을 알아내 이를 구매자에게 전달하면서 송금토록 한다.
판매자가 송금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 없이 아이템을 주면 건네받은 제3자는 잠적해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간 다툼만 벌어지게 된다. ┃그래픽 참조
경찰 관계자는 "사기범은 대포통장·전화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사기범이 잠적한 뒤엔 결국 개인과 개인의 거래에 관한 민사사건이 돼 경찰수사도 어렵다"고 말했다.
/황준성·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