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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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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지면기사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한류스타들의 활약으로 세계 주요 도시마다 한글을 새긴 티셔츠를 입은 현지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였던 칼 라거펠트는 생전에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라고 극찬했다. 거장의 안목대로 유럽 패션계는 최근 한글의 조형미를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글이 없었다면 한류열풍은 죄다 한자로 알려졌을 테고, 한류가 아닌 중국몽의 지류 쯤으로 전락했을지 모를 일이니 모골이 송연하다.언어와 문자는 민족에게 공동체의 동질성과 문화의 정체성을 부여한다. 한마디로 민족의 혼과 얼이 말과 글, 모국어에 담겨있다. 한민족은 반만년 같은 말을 썼지만 문자를 빌려쓰는 바람에 중국 문화에 종속됐다. 한민족이 문자독립으로 동질성과 정체성을 비로소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덕분이다.한국인의 얼과 혼이 담긴 한글, 훈민정음이 최근 볼썽사나운 논란에 휩싸였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불법적으로 점유한 채 국가기관인 법원과 문화재청을 농락중인 개인 소장자 때문이다. 지난 15일 "상주본은 국가 소유"라는 대법원 판결이 났지만, 소장자인 배익기씨가 1천억원을 요구하며 국가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배씨의 몽니는 해괴망측하기 짝이 없다.1천억원의 근거는 재판과정에서 상주본의 가치가 1조원이라는 감정가에서 비롯된 모양이다. 배씨는 10% 가격에 넘겨주면 싼 거 아니냐는 식인데 말이 안된다. 1조원 감정가는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라는 평가로 해석해야 이성적이다. 괘씸한 건 국가소유 보물을 빼돌리고 천문학적 흥정을 벌이는 심보다. 문화재청은 배씨의 몽니로 나라의 보물을 찾지 못할까봐 법적 대응도 자제한 채 그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 전형필이 일제와 6·25전쟁 중에도 지켜낸 '안동본'과 문제의 '상주본' 두권 뿐이다. "나랏말싸미 듕귁에달아···"를 담고 있는 훈민정음 언해본에 앞서 세종 당대에 발간된 한글창제의 원리를 담은 국보 중의 국보다. 이를 갖고 나라와 국민을 희롱하다니 가당치 않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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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지면기사
서구의 직장문화는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 냉정한 고용계약이 바탕에 있다. 미국 회사의 고용 계약서에는 '당신은 임의로 고용된 근로자이며 이는 회사가 당신을 언제든지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있다. 취업 리얼리티쇼를 진행했던 트럼프는 "You're Fired(넌 해고야)"라고 소리쳤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직원을 자르는데 큰 소리칠 이유가 없다. 출입증을 정지하고 컴퓨터 로그인을 막거나, 조용히 불러 통보하면 그걸로 끝이다. 사정이 이러니 직원들도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태도로 회사와 상사를 대한다.반면에 유교적 전통이 유장한 우리나라 직장문화는 이와 사뭇 달랐다. 고용계약서는 존재하지만 한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회사도 직원들을 가족으로 여기며 범죄적 해사행위가 아니면 고용을 유지했다. 집안마다 가풍이 다르듯 회사마다 고유한 사풍으로 직원들을 통제하는 폐쇄적 구조는 직급에 따른 수직적 상명하복 직장문화를 만들어냈다. 상사의 지시가 부당해도, 폭언은 물론 폭행을 당해도 조직을 위해 참고 넘기는 걸 미덕으로 여겼다.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평생직장 개념이 깨지는 중이고 고용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노동조합의 권력은 정부와 정당만큼 강력하고, 무엇보다 신세대 직장인들의 근로의식은 유교문화와 거리가 멀다. 직원들에게 막말하고 부당한 지시를 남발하는 상사들은 직원들의 요시찰 대상이 된다.이런 시대적 추세에도 여전히 직장 갑질을 일삼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오늘부터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즉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됐다.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나 관계를 이용해 ▲업무상의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는 금지된다. 가해자 대신 사용자가 처벌받는다. 직장내 괴롭힘이 없도록 직원들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는 뜻이다.폭력적인 직장문화를 바꾸고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일은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직원을 존중하는 자발적 환경변화일 것이다. 귀하게 얻은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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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한·일 경제전쟁 지면기사
"한 번 뛰어서 곧바로 대명국(大明國)에 들어가 우리나라(일본)의 풍속을 4백여주에 바꾸어 놓고…." 임진왜란 직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통신사를 통해 선조에게 전달한 국서의 내용이다. 그러면서 선조가 직접 자신을 알현할 것을 요구했다. 명을 칠테니 자발적으로 길을 내달라는 정명가도(征明假道)의 논리는 조명 동맹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였다. 임진왜란은 예고된 전쟁이었고, 조선은 당쟁으로 허송세월했다. 이런 나라 탓에 조선 백성들은 일본에 귀무덤, 코무덤을 남겨야 했다.외침에 이골난 한민족이지만, 일본에 대한 역사적 반감은 특별하다. 임진왜란과 일제식민지배로 두번이나 나라가 절단난 역사를 민족 전체가 공유하고 있다. 임란은 성웅 이순신과 동맹인 명의지원으로 그나마 국권을 지켜냈다. 하지만 이순신도 없고 동맹도 없었던 대한제국은 국권을 강탈당했다.일본이 우리를 향해 사실상 경제전쟁을 선포했다. 핵심 소재 수출제한으로 삼성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을 정밀 타격했다. 일본이 소재, 부품, 장비 공급을 제한하면 한국 기업들은 공장을 세워야 한다. 일본의 의도는 명백하다. 한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백지화,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피해보상 결정에 대한 반격이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일본의 가해역사는 종결됐음을 인정하라는 강요다.한국에서는 반사적으로 반일 감정이 일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경기도교육청은 '수학여행'을 일제용어라며 청산하겠다고 한다. 감정적으로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과연 대응의 방식으로 옳은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여당의 한 의원은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서 의병을 일으켜야 할 일"이라고 했다는데, 나라는 어디가고 의병부터 찾는단 말인가. 일본의 경제전쟁 선포에 국력을 모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국가의 책무가 있다. 무능했던 선조도 일본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통신사를 파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니라 정부의 통상전문가가 일본을 갔어야 했다.국제사회에서 국력의 뒷받침 없는 선린우호 관계는 사상누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우리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우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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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내부 투쟁 멈추고 밖을 바라볼 때다 지면기사
중국, 시장 '열었다 조였다' 한국경제 조롱日, 한일협정이후 청구 거부한채 경제제재북, '통미봉남'… 트럼프의 '외교적 상상력'우리를 한반도남쪽에 가뒀다는 직감에 답답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을 밟는 장면은 역사적이었다. 1953년 6·25전쟁 휴전 이후 66년간 이런 장면을 목격하리라고 믿었던 한국인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탈리아 기자의 역사적 오보가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고, 독일은 갑자기 통일됐다. 역사는 한 국가와 민족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전과 다른 차원의 시공간으로 옮겨놓기 일쑤다.대한민국이 지금 역사적 변동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느낌에 마음이 무겁다. 태풍의 눈은 맑고 고요해 태풍의 실체를 각성하기 힘들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변동의 한 복판 역시 이와 같지 않을까. 우리만 그 사실을 모른 채 무심한 것 아닌가 해서다. 김정은을 판문점으로 불러낸 트럼프의 트윗은 단 몇 줄에 불과했다. 트럼프의 판문점 군사분계선 월경(越境)은 단 몇 분이었다. 김 위원장과 50여분 회동한 트럼프가 회동내용을 설명하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한 귀엣말은 30여초였다. 문 대통령이 이를 정리했다.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한 것"이라고. 6·30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에서 벌어진 몇 토막 이벤트들이 모여 '북·미간의 사실상 종전선언'으로 귀결된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남북미 협상은 새로운 양상으로 진입한 모양새다.대한해협에서도 역사적 변동을 재촉하는 불길한 동력이 싹트고 있다.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족집게 처럼 집어내 경제제재에 나섰다. 한국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 하는 일본산 소재 공급을 막겠다는 결정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국제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일본이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는 자해적 결정을 내린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결정에 대한 경제보복이다. 역사적 피해자인 우리가 일본의 정치·경제적 보복을 받는 가치의 전복이 황당하지만, 갈 데까지 간 한·일관계 자체는 생소한 현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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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판문점의 변화 지면기사
판문점이 영화의 상상력을 압도하는 현실의 드라마로, 글로벌 뉴스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대한민국 육군 이수혁(이병헌) 병장은 밤마다 군사분계선 넘어 북측 초소를 찾아 조선인민군 오경필(송강호) 중사와 호형호제하며 정을 나눈다. 하지만 절대 넘어선 안되는 선을 넘은 그들은 비극을 향해 치닫는다. 같은 얼굴, 같은 말을 쓰는 한민족 청년들은 금단의 선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다. 판문점은 그들에게 표정없는 대치를 강요할 뿐이다.그러나 이제 판문점은 남북미 정상들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고무줄 놀이 하듯 넘나들며 월경(越境) 이벤트를 벌이는 리얼리티 정치쇼 무대가 됐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단초가 됐다. 새소리만 들렸던 도보다리 환담은, 어떤 영화도 구현할 수 없는 미장센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6월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또 다시 월경 이벤트를 재현했다. 트럼프는 사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지위를 얻었고, 자신의 트위터 초대에 응해 준 김 위원장에게 정중한 사의를 표했다.레이건, 오바마, 조지W부시 등 판문점을 방문했던 역대 미국 대통령은 군복 상의를 착용했다. 세계 유일의 냉전 현장에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동맹을 강조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장소"라고 말했던 판문점의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북중러 동맹과 한미일 동맹 대치의 꼭지점에서, 남북미 정상의 번개회동 장소가 됐으니 그렇다. 오히려 언론들이 놀라 역사적 장면을 송출하는 방송화면이 흔들렸다.영화적 상상에 머물러 더 비극적이었던 이수혁 병장의 금지된 월경을, 대한민국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까지 해내는 현실은, 아버지를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이방카의 말처럼 "비현실적"이다. 한국전쟁 휴전회담이 시작된 널문리 주막에서 비롯된 판문점의 역사가 휴전 66년 만에 중대한 변화의 길목에 선 듯 싶다. 그 변화가 대한민국과 한민족 전체의 축복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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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제2 윤창호법 지면기사
경찰이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되는 오늘부터 두 달 동안 전국에서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벌인다. 윤창호씨는 지난해 9월 25일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피해자다. 그를 아꼈던 친구들이 형편없이 약한 음주운전 가해자 처벌법규와 관대한 음주단속 기준에 분노해 국민청원에 나섰다. 그 결과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를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토록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즉 윤창호법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어 이번에 면허정지·취소 기준을 낮추고 음주운전 처벌도 강화한 제2 윤창호법,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효된 것이다.제2 윤창호법에 따라 앞으로 혈중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면 운전면허 정지, 0.08% 이상이면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다. 소주 한 잔만 마셔도 면허정지 수준이라니, 입술에 술만 대도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 처벌도 징역 3년, 벌금 1천만원에서 징역 5년, 벌금 2천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음주단속에 걸리면 생업 유지가 힘들고, 음주운전 인명사고는 아예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애주가들은 술 권하는 사회의 음주문화에 비추어 과한 처벌로 느낄지 모르나,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끔찍한 피해를 생각하면 내놓고 반발하기는 힘들다.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윤씨의 경우처럼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반면에 그동안 가해에 대한 처벌은 피해규모에 비해 미약했다. 윤창호의 친구와 가족들이 분노한 지점이다.음주운전 사고만 놓고 보면 1·2 윤창호법으로 이제 겨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피해 규모에 맞게 법적 형평성을 맞춘데 불과하다. 남은 문제는 의식과 문화의 영역이다. 음주와 운전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시민의 각성이 중요하다. 한 두잔 정도는 음주로 여기지 않거나, 한잔 걸치고 운전대를 잡는 걸 묵인하는 걸 넘어 동승하는 취객들의 무리가 유흥가 마다 넘친다. 숙취에 찌든 채 운전대를 잡는 출근길 직장인들도 한 둘이 아닐 것이다.인천공항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운 채 하차했다가 사망한 여성 연예인은 부검 결과 만취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동승한 남편을 음주운전 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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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홍콩 피플 파워 지면기사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일전을 불사하는 중국이 예상치 못한 한 방에 체면을 구겼다. 홍콩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사실상 무산시킨 것이다. 지난 9일 홍콩 시민 100만명이 '반송중(反送中)' 팻말을 들고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중국에 인도하도록 한 송환법에 반대하고 나섰다. 법이 없을 때도 중국 공권력이 반중 성향의 홍콩 시민을 납치하는 마당에, 법이 생기면 중국에 저항하는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이 줄줄이 중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위를 촉발시켰다.이번 홍콩 시위는 형식적으로 송환법을 추진한 행정장관 케리 람을 겨냥했지만, 실제로는 일국양제(1국가 2체제) 원칙을 무시해 온 중국에 대한 저항이다. 일국양제는 1997년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은 뒤 국제사회에 공언한 약속이다. 외교, 군사분야를 제외한 전 분야의 자치권을 최대한 보장한 이 원칙에 따라 홍콩은 올림픽, 국제기구에 독립국가처럼 참여한다. 일국양제를 확실히 하기위해 후진타오 전 주석은 2017년 홍콩 정부 행정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를 약속했었다.그런데 시진핑 현 주석이 2014년 직선제를 무산시킨다. 대의원의 간선으로 선발된 2~3명의 행정장관 후보, 즉 관제 후보에 대한 직선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에 반발해 홍콩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직선제 관철 시위가 79일이나 이어졌다. 경찰 최루탄에 우산으로 맞선 '우산혁명'은 결국 무산됐고, 기존처럼 본토의 눈치를 살피는 1천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현 캐리 람이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이번 사태를 맞았다.100만명으로 시작된 홍콩 시위는 16일에는 150만여명으로 확대 돼 친중 강경파 캐리 람은 송환법 포기 의사를 담은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피플 파워'를 경험한 740만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여정이 여기서 멈출지 의문이다. 시민운동의 최종 목표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 민주화를 향할 수 있다.덩샤오핑의 외교유훈인 '도광양회'를 훌훌 벗어던지고 세계 패권을 향해 질주하던 시진핑의 '중국몽'이 미국의 견제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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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원 팀(One Team)' 대한민국 지면기사
리오넬 메시는 현역 최고의 축구선수다. 13세에 FC 바르셀로나에 스카우트 된 그가 클럽 소속으로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 리가에서 세운 기록은 독보적이다. 686 경기에서 602 득점, 232 어시스트다. 그를 향한 스페인 사람들의 사랑은 'inmessionante'라는 형용사를 모국어 사전에 올렸을 정도다. '인메시오난테'는 "메시다운, 무한의 능력을 발휘하며 완벽한 축구를 구사하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선수다운"이라는 뜻이라는데, 축구 천재에 대한 헌사로 모자람이 없다.그런 메시에게도 아픔과 좌절이 있다. 조국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 출전한 네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남미의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마찬가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선 조 예선을 겨우 통과하더니 16강전에서 패해 짐을 싸야했다. 신의 반열에 든 메시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원 팀' 아르헨티나가 깨진 탓이다. 그래서 월드컵 3회 우승으로 조국 브라질에 줄리메컵을 바친 펠레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클럽용 메시에게 국보급 펠레는 유일한 '넘사벽'인 셈인데, '펠레'의 스펠링이 'G·O·D(신)'이라는 과장은 깨지지 않을 모양이다.어제 새벽 한국 축구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에콰도르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FIFA 주관 세계대회 첫 결승 진출이라는 축구 역사의 신기원을 지켜 본 국민이 열광했고, 환호의 중심에 18세 소년 이강인이 있다. 현재 1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이강인은 이번 대회를 통해 메시급 천재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원을 지배하며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는 기량이 창의적이고 탁월하다.기량 만큼 놀라운 건 그가 대표팀 막내인데도, 형들이 '막내 형'으로 부를 정도로 팀에 녹아드는 리더십을 보여 준 점이다. 스페인 명문 클럽 발렌시아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는 이강인이 형들을 앞세우며 스스럼 없이 따르면서 대표팀은 '원 팀'으로 단단해졌다. 그가 자신을 앞세웠다면 메시의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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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정쟁에 갇힌 역사 지면기사
어제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6·10 민주항쟁 3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민주인권기념관의 옛이름은 남영동 대공분실.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현장이다. 그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전두환의 독재 호헌조치에 반발하던 여론이 폭발했다. 연세대생 이한열이 최루탄에 쓰러지자, 서울 시민 전체가 들고 일어섰다. 6·29선언이 나왔고, 10월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국민투표로 확정됐다. 독재 종식과 민주주의 시작인 '1987년 체제'의 완성이다.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의 기억은 선연한데 벌써 30년이나 지났다니,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거짓말 만큼이나 거짓말 같다.기억은 같은데 해석은 엇갈린다. 여야 정당의 6·10 항쟁 기념일 논평이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화 정신과 촛불 혁명을 계승하여 탄생한 문재인 정부"라며 현 정부의 민주적 정통성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라는 가치가… 헌법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에게 부당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현 정부에 날을 세웠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87년 체제 극복을 강조하는 실리를 강조했다.올해 들어 국가적 기념·추념일이 정쟁으로 얼룩졌다. 3·1절 100주년은 '빨갱이'의 역사적 유래를 놓고 소동이 일었다. 5·18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은 '독재세력의 후예' 논란으로 시끄러웠고, 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촉발된 '김원봉' 소란은 아직껏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이 모든 소란의 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였다. 대통령과 여당의 역사와 야당의 역사가 다르니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가 흔들린다.이런 식이라면 권력의 이념 지향에 따라 대한민국의 역사는 끊임없이 흔들리게 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의 유리창을 교체해야 한다. 역사가 지배와 통치의 수단이 되는 형국을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고 말했다.건국의 기원을 어디에 둘지 신경전을 벌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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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방탄소년단과 손흥민 지면기사
지난 주 한국인은 유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방탄소년단(BTS)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 환호했고 손흥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에 탄식했다. 유럽은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는 자존심이 중국 못지 않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유하는 유럽의 문화적 정체성은 강력한 국가연합체인 유럽연합(EU) 출범으로 이어졌다. 그런 유럽에서 공연 예술인들에게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은 성공의 상징이고, 챔피언스 리그는 월드컵을 능가하는 축구축제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다.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12만명의 관객이 두차례 공연을 매진시킨 것은 물론 유럽 소녀 팬들은 한국어 가사를 떼창하며 열광했다. 1964년 비틀즈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미국의 충격을 대변했다면, 방탄소년단이 주도하는 '케이팝 인베이전'은 세계를 강타한 문화적 충격이다. 서구 언론들은 '비틀즈의 재림'이라며 호들갑이지만, 방탄소년단의 성공스토리는 비틀즈를 넘어선 문화현상으로 미디어 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을 듯하다.웸블리 스타디움은 축구 종가를 자부하는 영국 축구의 성지이자 국가 경기장이기도 하다. 1948·2012년 런던 올림픽과,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의 주경기장이었고, 현재는 영국 축구협회가 관리하고 있다. 손흥민과 인연이 깊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홈구장을 리모델링 하는 동안 웸블리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임대했고, 이적생 손흥민은 웸블리에서 스타로 성장했다. 방탄소년단 RM이 웸블리 공연에서 '손(SON)'이라는 로고가 적힌 모자를 쓰고 나와 손흥민과 토트넘의 챔피언스 리그 승리를 응원한 건 우연이 아니다. 아쉽게 토트넘은 패배했지만, 손흥민은 계속 성장 중이다.방탄소년단과 손흥민의 성공이 남다른 건 그들이 성공을 감당할 만한 인격을 갖춰서다. 인격은 말로 드러난다. 방탄소년단 RM은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팬들과 서로를 충전하고 돕고 있음을 느낀다"며 팬클럽 '아미'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손흥민은 리버풀 전 패배 직후 인터뷰 요청에 "오늘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