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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보수의 실존을 위협하는 보수정당 지면기사
한국당 지지율 지난 연말부터 완만히 상승건강한 새출발 바라는 세력의 희망 때문재건 집중돼야 할 여론 '5·18 망언'에 이탈시간 걸리더라도 혁신 보수정당 창당이 답박근혜 탄핵과 대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폐족을 면치 못할 것 같던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지난 연말부터 완만하게 상승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오류와 집권여당 구성원의 오만 덕이었다. 물론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마감하기 위한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황교안, 오세훈 등 헤비급 대표 주자들이 나서면서 컨벤션 효과가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의 결정적인 배경은 합리적인 보수의 가치를 대변할 건강한 보수정당의 새 출발을 바라는 보수세력의 희망이다.한국에서 보수세력은 엄연히 존재하는 정치적 실체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실체를 대변하는 건 정당이다. 정당의 대의 기능이 통제됐던 이승만 정부와 군사정권 시절은 제외해도, 김영삼의 문민정부를 비롯해 보수세력을 대변했던 보수정당은 세 번 집권했다. 진보세력의 3기 집권과 같다. 대한민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진영의 뚜렷한 양립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대립적인 세력의 양립은 대의의 균형을 가져왔다. 특정 세력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산업화와 민주화가 균형발전을 이루었고, 성장과 분배를 병행할 수 있었고, 대북정책의 강온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박근혜 탄핵 이후 세력간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자유한국당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박근혜를 중심으로 갈라진 계파 충돌로 총선에서 실패한 뒤 탄핵사태가 불거지자 탄핵파와 반대파로 분열해 분당사태로 치닫고 당을 수습하지 못했다. 정신없이 정권을 넘겨주었다. 정권교체는 탄핵정국의 당연한 귀결로 인정하더라도, 보수정당이 박근혜를 중심으로 양분된 것은 합리적인 보수세력에게 절망적이었다.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공당의 국회의원들이 박근혜를 중심에 세워놓고 사적 이익을 견주는 사당적 행태에 진저리를 친 것이다.보수정당의 지리멸렬은 보수-진보 양립의 정치 바탕을 무너트렸다. 후유증은 심각하다. 보수세력의 질문이 봉쇄됐다. 소득주도성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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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닥터헬기 '아틀라스' 지면기사
지난해 작고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8세 때 미 해군 최연소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때 몰던 뇌격기에 약혼녀인 '바버라'의 이름을 붙였다. 바버라의 가호 때문인가. 격추당한 그는 바다에서 표류하다 무사히 구조됐고, 바버라는 대통령의 아내이자 어머니라는 영광을 누렸다. 일본 히로시마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폭격기의 애칭 '에놀라게이(Enola Gay)'는 기장인 폴 티베츠의 어머니 이름이었다.2차대전 당시 미 공군 조종사들은 자신들의 전투기와 폭격기 동체에 다양한 그림과 문자를 그려 넣었다. 이빨을 드러낸 상어 입 모양이나 맹수들은 물론 당시 유명 여배우들을 그려 넣기도 했다. 출격횟수나 격추한 적기를 표시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긴 조종사도 적지 않았다. 사기 진작과 긴장 완화,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일종의 부적이었던 셈이다. 노즈 아트(Nose Art)라는 예술장르로 발전한 건 훗날의 일이다.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투혼을 상징하는 '신념의 조인(鳥人)'이라는 문구도 딘 헤스 미 공군 소령이 몰던 F-51D 머스탱 18번기에 새겨진 노즈 아트였다. 그의 좌우명인 'By faith, I fly'를 번역한 문구였다. 헤스 대령은 6·25 전쟁 당시 한국 공군 창설 지원 임무를 맡았지만, 미숙한 한국 조종사들과 함께 250회나 전투 출격을 감행했다. 미 공군이 대한민국 전투기로 전쟁에 참여한 것이다. 2016년 대한민국 공군은 그의 1주기 추모행사를 성대하게 열었다.수원 아주대학교병원이 곧 운행할 닥터헬기에 지난 4일 격무로 사망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이름과 그의 콜 사인 '아틀라스(Atlas)'가 새겨진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 약속이다. 열악한 응급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의기투합했던 윤 센터장을 잃은 이 센터장의 추도사는 애절하고 비장했다. 그는 윤 센터장을 '한국의 응급의료를 떠받쳐 온' 아틀라스라고 칭했다. '창공에서 만나자'며 닥터헬기에 항상 고인의 자리를 마련해 두겠다고 다짐했다.닥터헬기 '아틀라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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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지면기사
설 연휴 중이던 지난 4일 입춘(立春)이 슬그머니 다녀갔다. 24절기의 첫번째 절기인 입춘은 봄의 시작을 알린다. 가을걷이로 쟁여놓은 곡식으로 연명하던 겨울이 끝나고 슬슬 농사준비에 나설 시기이니 농경민족에게는 한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입춘에 한 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축문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 눈에 익은 입춘방이나 아파트 위주의 거주문화 때문인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만물이 소생하는 자연의 섭리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이양하는 수필 '신록예찬'에서 "기쁨의 속삭임이 하늘과 땅, 나무와 나무, 풀잎과 풀잎 사이에 은밀히 수수(授受)되"는 때로 신록을 키워내는 봄을 칭송했다. "성례(혼례)시켜 달라지 뭘 어떡해."라는 점순이의 투정에 그렇잖아도 머슴질에 뿔이 난 데릴사위가 장인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 것(김유정의 '봄봄')도 춘정(春情)에 취한 청춘들의 한바탕 소동이었다.하지만 인세(人世)의 형편과 시세(時勢)의 기운이 각박하면 봄은 잔인한 계절이 된다. 산업화 직전까지도 이 땅의 보통사람들은 보릿고개를 죽기살기로 넘어야 했다. 봄은 곡식 없는 빈 들판이었다. 나라 잃은 민족에게 봄은 언제 올지 모르는 이상향이었으니,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절규했다. 박정희 사망 이후 전두환의 신군부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의 정치활동을 금지시켰다. 유신시대는 끝났지만 민주주의는 유보됐다. 김종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다. 봄인데 봄 같지 않은, 잔인한 봄이었다.봄이다. 그런데 나라와 국민의 기운이 겨울을 벗어났는지 의문이다. 정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정구속 이후 한겨울이다. 경제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전망은 어둡고 현실은 각박하다. 무엇보다 설 연휴기간 중 열심히 입을 맞춘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 결과가 김정은과 트럼프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열지 불투명하다. 춘래불사춘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산 자택에 핀 매화를 보며 나태주의 시 '풀꽃'을 떠올렸다고 한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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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정권에 켜진 경고등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게 2019년 1월은 집권 이후 가장 잔인한 달로 기억될 듯 싶다. 집권세력 내부에서 연이어 터진 정치, 정책 스캔들이 새해 벽두를 후끈 달궜다. 첫 테이프는 손혜원 의원이 끊었다. 목포 투기 의혹, 부친 서훈 압력, 문화기관 인사개입 의혹은 개인이나 당, 청와대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악재였다. 재판청탁 사실이 드러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손혜원 덕분에 뉴스의 초점을 피했다.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참모인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자살골을 넣었다. "산에 가거나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는 말에 50·60대가 분노했다. 여기서 '헬조선' 타령 말고 신남방 국가에서 해피조선을 확인하라는 권고에 20대는 기막혀했다. 자칭 목포 사랑꾼 손혜원의 선전(?)과 자유한국당의 '5시간 30분 단식' 헛발질로 유지됐던 여론의 균형이 무너졌다. 정 많은 문 대통령도 김 보좌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대통령이 전국에 나누어준 예비타당성면제 사업은 예상치 못한 시민단체와 소외지역의 반발로 역풍이 심각하다. 민주당 대변인은 균형발전을 위한 용단을 찬양했지만, 민주당 백혜련·김영진 의원은 신분당선 연장사업 배제를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염태영 수원시장도 청와대를 항의방문했다. 더 아픈 건 진보진영 시민단체들이 이명박식 토건경제의 부활을 비판하고 나선 대목이다.대통령의 간곡한 설득에도 민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하면서 노동계와 불편해진 것이나, 손혜원 의원으로 인해 영부인의 이름이 거론된데 이어 해외에 이주한 영애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결정적으로 30일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돼 수감됐다. 법원이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도 유죄로 판결했다. 민주당은 판사의 판결을 비난하고 나섰다.새해들어 한달 내내 정권의 악재를 더 큰 악재가 덮는 정국이 이어졌다. 모두 스스로 일으킨 악재다. 정권 내부를 새로운 관점에서 수선해야 한다는 경고다. '춘풍추상'.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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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양날개 고장난 한국정치 지면기사
새가 양날개로 날듯 정치도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난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유효하다. 특히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여야 정당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건강하게 양립하는 상황은 국가안정에 필수적이다. 균형이 깨지면 특정 대의(代議)의 독주와 독선이 적폐로 쌓이고 사회는 혼란해진다.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추락은 목불인견이다. 전통적 보수층조차 흔쾌하게 지지하기가 불편한 기색이다.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에 반대해 벌인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으로 천하의 조롱거리가 됐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의혹은 '목포 호구'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의혹 따진다며 불러낸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게 면박만 당했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고질적인 계파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견제 능력을 상실한 '마이너스의 손'으로 내부 권력 투쟁에 골몰하면서 대안정당의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반면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나 홀로 독주(獨走)는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정상을 찾았지만 도덕적 우월성은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손혜원 투기의혹과 서영교 재판청탁 의혹이 만일 보수정당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민주당의 투쟁력을 감안하면 최소한 국회 앞에서 촛불을 붙였을지도 모른다. 자유한국당 특보가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면 민주당 의원 누군가는 5시간30분 단식 대신 그야말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 자기 검열에 관대한 도덕적 기준으로 권력의 정의가 야금야금 허물어지는 줄 모른다.정치가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나는 새라면, 한국 정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병든 새다. 오른 날개는 근위축증에 시달리고 왼 날개는 과잉발육 상태니 지상에서 졸렬하고 잔망스러운 발자국만 남긴다.날지 못하는 갈매기가 멀리 보지 못하듯 병든 정치로는 국운을 조망할 수 없다. 이해타산을 앞세우는 트럼프와 혐한감정으로 지지율을 관리하는 아베로 인해 전통적인 한미일 안보동맹은 위기다. 북한과 중국은 더할 나위 없는 유대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격상은 무르익고 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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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인공강우 지면기사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를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청와대 경내를 25분간 산책했다. 재계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였지만 여론의 반응은 뜨악했다. 그날 수도권엔 사흘째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동됐다. 전국이 미세먼지에 갇혔고 거리엔 인적이 사라졌다. 마스크도 없이 산책을 감행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을 지켜보는 여론은 걱정과 실소가 엇갈렸다.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자 대통령도 초조했나 보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인공강우 등 새로운 방안을 연구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의 질책성 하명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25일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한다고 발표했다.인공강우의 원리는 간단하다. 아주 작은 물방울인 구름 입자는 100만개 이상이 모여야 빗방울이나 눈이 된 뒤 중력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진다. 구름 입자를 강제로 뭉치게 하는 것이 인공강우의 핵심이다.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입자를 매개로 구름 입자를 모으는 방식이 보편적이다.원리는 간단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중국은 요오드화은 로켓을 발사해 미리 비를 내리는 방식으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날씨를 관리했지만,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일본이 갈수기에 댐을 채우려 인공강우를 활용하는 정도다. 무엇보다 구름이 없으면 시도조차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또 은(銀)화합물인 요오드화은 자체가 고가인데다 대량살포에 따른 환경오염도 문제다. 특히 미세먼지 대책으로 인공강우가 의미있는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이다.임기내 미세먼지 30% 감축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미세먼지가 자욱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을 것이다. 인공강우 실험이라도 해 보라는 독촉에 담긴 조바심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이벤트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실천할 근본대책을 만드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혹시 며칠 뒤 서해바다 어디에서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면 대통령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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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지면기사
"그대는 나의 신민이 아니다. 허니 명할 수 없고, 명할 수 없으니 잡을 수도 없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종이 대한제국 무관학교 교관을 거절하는 유진 초이를 보내며 한 대사다. 결국 유진 초이는 교관직을 수락했지만, 역사적 고종의 무기력은 드라마의 고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1864년 조선의 마지막 국왕으로 즉위해 1897년 대한제국 초대 황제에 이르기까지 고종의 43년 재위기간은 망국으로 치닫는 비극으로 점철돼 있다. 12세에 왕위에 올라 아버지 흥선대원군과 아내인 명성황후의 민씨 일족과의 권력투쟁을 벌여야 했다. 왕권을 회복했지만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갑오개혁, 을미사변, 아관파천, 러일전쟁, 을사늑약, 경술국치(망국)로 이어진 역사의 전개는 힘없는 나라의 군주에게는 너무 벅찼다. 아내인 명성황후를 일본 사무라이에 잃고, 일제의 강제로 아들 순조에게 황위를 물려주는 수모를 당했다.고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대한제국 군대를 한번도 출병시키지 못한 채 일제와 매국노에 휘둘려 망국에 이르게 한 유약한 혼군이라는 냉정한 시선이 대세다. 그러나 헤이그 밀사 파견, 의병 비자금 지원, 블라디보스톡 망명설 등 일제로부터 제국을 지키려던 황제의 행적으로 인해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다만 그의 죽음이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만은 모두가 인정하는 정설이다. 1919년 1월 21일 그가 승하하자 독살설이 전국에 퍼졌다. 지금까지도 '설'이지만 강제로 퇴위당한 황제의 독살설에 격분한 조선민중은 만세독립운동으로 저항했고, 임시정부 수립 등 본격적인 항일투쟁 역사가 시작됐다.어제가 고종황제 승하 100주기였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합장된 남양주시 홍릉에서 대한제국 고종황제 100주기 제향이 봉행됐다. 역사가 흘러 황제의 나라인 '대한제국'은 국민의 나라인 '대한민국'이 됐다.그러나 우리 운명에 관여하는 외세의 존재는 여전하다. 제국이나 민국이나 나라를 지키려면 외세의 영향을 압도하는 '국력'이 있어야 한다. 형편없는 군사력과 매국관료의 각자도생, 도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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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송영길의 충언 지면기사
당 태종 이세민은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가 안시성주 양만춘에게 대패해 군사를 물리면서 "위징이 살아있었다면 원정을 말렸을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했다. 태종의 명재상 위징은 살아생전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위징의 직언이 얼마나 심했던지 태종의 스트레스가 엄청났다고 한다. 그 위징이 죽자 태종은 자신의 허물을 막아주었던 구리 거울, 역사 거울, 사람 거울 중 '사람 거울'을 잃었다고 탄식했다. 정사의 득실을 가려주었던 위징의 간언을 귀중하게 여긴 당 태종 역시 비범한 군주였다.백제 의자왕은 나당연합군의 침략을 경고한 성충의 충언이 지겨워 귀를 닫은 건 물론 그를 옥에 가두어 굶겨 죽였다. 성충은 죽어가면서도 한 말씀 아뢰겠다며 백제 방어전략을 상소했다. 그의 충언을 물리친 의자왕은 나라를 잃고 전쟁포로로 당에 끌려갔다.직언을 무시해 신세를 망친 최근의 지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근혜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자신을 자문하던 새누리당 원로그룹 7인회의 좌장인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으로 부터 '최태민의 그림자를 지우고 정윤회를 멀리하라'는 충언을 듣는다. "이런 말씀 하시려고 저를 지지하셨나요?" 박근혜의 반응을 싸늘했다. 토사구팽 당한 김용환의 예언은 적중했다. 최태민의 사위 정윤회는 비선실세 파문을 일으켰고, 최태민의 딸 최순실은 비선실세로 드러났다. 최태민의 그림자가 박근혜를 몰락시켰다.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충심의 제안'이 화제다. 충언의 핵심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재개 결단이다. 논리는 명쾌하다. 산허리를 깎아 조성하는 태양광 발전은 대체에너지로 한계가 있으니, 석탄화력 발전의 공해를 줄이려면 원자력발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마침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 공포로 인해 송 의원의 '충언'이 더욱 빛났다.그런데 당내는 물론 대통령의 반응이 차갑다. 3선인 우원식 의원은 4선인 송 의원에게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었다"고 비난했다. 충언에 담긴 메시지는 외면한 채 '시대 난독'이라니, 이런 모욕이 없다.송 의원의 충언은 민주당뿐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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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스텔스 전투기 지면기사
미 공군은 2006년 알래스카에서 스텔스 전투기의 위력을 검증했다. 블루포스가 가상적군 레드포스와 모의 공중전을 벌인 것인데, 블루포스에는 막 실전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12대가 참가했다. 결과는 경이로웠다. 랩터들이 수차례 모의 공중전에서 격추시킨 가상적기가 108대나 됐고, 블루포스와 레드포스의 격추대결은 241 대 2였다. 랩터의 피해는 전무했다.F-22 랩터는 한미 연합훈련에도 자주 등장했다. 몇 대만 출현해도 북한은 노발대발했다. 스텔스 전투기가 북한의 방공망을 무력화 시킨 뒤 전략폭격기들이 폭탄세례를 퍼붓는 한미 연합군의 전략은 북한에게 실제적인 위협이다. 70~80년대 김일성 주석은 북한 상공을 안방 처럼 드나드는 미 초음속 정찰기 블랙버드(SR-71)로 인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북한이 대공 미사일 개발에 총력전을 펼친 이유다. 랩터를 비롯한 한미 연합군의 스텔스 전력으로, 김 주석의 노이로제는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이어졌다.사실 스텔스 시스템은 완벽한 투명망토가 아니다. 레이더 탐지 면적을 최대한 줄여 방공망을 무력화한다. 랩터는 레이더상에 골프공 정도의 흔적은 남긴다고 하니 비행체로 감지하기가 불가능하다. 2017년 북한이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무장지대 최북단 까지 발진시키는 무력시위로 대응했다. B-1B랜서는 초보적인 스텔스 무장만으로도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다고 한다.대한민국도 스텔스 전투기 보유국이 된다. 미국에게 구매한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3월말에 도착해 늦어도 5월까지 실전에 배치된다. 올해 까지 10대, 2021년 까지 40대가 들어온다. 7조4천억원의 국민혈세가 들어간 차세대 공군 핵심전력이다. F-35A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 등 북한의 전략자산을 타격하는 우리 군 전략인 '킬체인'의 핵심전력이다.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료한 북한이 미국과 대등한 외교적 위상으로 한반도 정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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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김정은의 베이징 생일만찬 지면기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8년 초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을 찾아 "북·중 관계가 한 집안 관계나 다름없어 이번 방문은 친척 집에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덕담을 했다. 류야오밍 중국 대사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방문이었는데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자세히 알렸다.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어긋났던 양국 관계의 복원을 알리는 이벤트로 여긴 것이다.북·중 관계가 악화된 결정적 이유는 북한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한창이던 중 강행한 북한의 핵실험이었다. 북한의 대부를 자처하다가 체면을 구긴 중국과 핵실험에 성공한 북한은 서로 외면했다. 앞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인한 2002년 2차 북핵위기 때도 북한과 중국은 대립했다. 중국은 6자회담으로 풀자고 달랬지만 북한은 미국과 담판짓겠다고 맞섰다. 화가 난 중국은 2003년 3일간 원유공급 중단으로 겁박했고, 북한은 꼬리를 내리고 6자회담에 복귀했다.중국에도 북한의 핵무장은 골칫거리였다. 역내 안정을 통해 경제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국가 목표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여겼다. 북한이 핵무장 국가로 중국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다. 2017년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격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에도 중국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 거론됐고, 국제사회도 이를 예상했다.하지만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향한 중국의 태도는 일변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 전후, 6·12 미북정상회담 직후 세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급기야 2019년 새해 벽두, 그것도 김 위원장이 생일에 맞추어 8일 중국을 찾았다. 중국의 환대는 극진했다. 시진핑 주석은 인민대회당 대연회장에 생일만찬을 펼쳤다. 중국 최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10개월 사이에 이루어진 김 위원장의 네차례 방중으로 북·중 관계는 꿀이 흐르는 밀월을 구가하고 있다.시진핑은 김정은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트럼프는 김정은을 상대로 외교성과를 내려 안달이며, 대한민국 정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