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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우리회사 양진호' 지면기사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악행이 직장 갑질 미투운동으로 번질 조짐이다. 각종 매체들은 한 시민단체가 자체 수집해 발표한 직장 갑질 사례를 '우리회사 양진호'로 번안해 보도하고 있다. 퇴직 직원에 대한 양 회장의 폭행 동영상 원본을 보면 정말 치가 떨린다. 폭행당한 청년의 처지를 내 가족과 친구의 경우로 바꾸어 상상하면 적개심이 끓어 오를 지경이다. 대학교수 폭행, 직원 학대 등 드러난 악행은 '사과문'으로 마무리 할 수준이 아니다.IT(정보기술)분야 기업들의 사내 문화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자유분방과 상호존중이다. 창의와 협업이 생명인 산업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주의적 기업문화를 가진 IT기업들이 많다고 한다. 사업의 비전과 기술을 창업자에게 의지하는 구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창업 초기에 'I'm CEO, Bitch'를 새긴 명함을 뿌렸다. "내가 최고경영자다. 떫냐" 정도로 해석되는데, 그를 페이스북 제국의 나폴레옹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근거로 인용하는 사례다.양 회장도 웹하드 업계의 대부라 한다. 주로 웹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유통시키는 웹하드 업체는 음란물을 포함한 불법 동영상 유포의 핵심 통로로 의심받았다. 특히 양 회장은 불법 동영상을 무차별적으로 유통하는 웹하드 사업과 이를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사업을 함께 운영했다. 불법 동영상 유통 수익과 피해자의 고통을 지워주는 대가를 동시에 챙겼으니 꿩 먹고 알 먹는 사업모델이다. 자신만의 독점적 사업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다 보니 세상의 상식과 법을 초월한 존재로 착각했던 모양이다.양 회장은 사과문에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초호화 방탄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폭행 등 드러난 죄가 명백하고, 음란물 유포 등 밝혀야 할 혐의가 적지 않다. 꼼꼼하게 수사해 엄정하게 법적 처리를 해야 마땅하다. 또한 양진호 갑질의 근원을 제도적으로 도려내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직장 갑질을 방지할 근로기준법 개정은 물론이고, 불법 동영상 유포로 돈을 버는 사업구조도 뿌리를 뽑아야 마땅하다. '우리회사 양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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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지연된 정의의 후폭풍 지면기사
"혼자 있어서 슬프고 초조하다. 울고 싶고 마음이 아프다." 일본과 조국의 법정을 전전하길 21년에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을 받은 이춘식(94) 옹의 비감한 소회다. 배상소송을 함께 했던 징용피해 동료 3명이, 그것도 2명이 올해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를 승소 법정에서 전해 들었다. 승소의 기쁨보다 상실의 비애가 앞섰을 것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격언을 이처럼 실감하는 장면이 또 나올지 의문이다.고 여운택, 신천수 두 강제징용자가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에 피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 1997년 12월이다. 하지만 일본 법원은 이들을 모욕했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합법적이었다는 전제하에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이들의 최종 상고를 기각했다. 두 사람은 또 다른 피해자 고 김규식씨와 이 옹과 함께 2005년 2월 조국의 법원을 찾았다. 일본의 배상을 원했다기 보다는 조국의 법원이 강탈당한 강제징용자의 정의를 인정해주길 바랐던 마음이 컸을 것이다.놀라운 건 대한민국 지방, 고등법원이 일본법원 판결을 인정한 것이다. 이를 대법원이 바로잡았다. 2012년 "일본 판결은 우리 헌법 취지에 어긋나고, 신일본제철은 구일본제철을 승계한 기업"이라며 고법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이다. 이에 고법이 2013년 신일철주금의 1억원 배상책임을 확정했다. 신일철주금은 즉시 상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시계추는 고법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는 수순만 남겨둔 채 5년간 멈추었다. 대법원의 잘못은 명백하다. 의혹대로 재판거래 탓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 세운 역사적 정의를 5년간 묻은 잘못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그 대가로 정부는 심각한 외교적 후폭풍을 감당하게 됐다. 수상부터 장관까지 일본의 반발은 전면적이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거론하며 국제재판소 제소를 거론하고 있다.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미국과의 갈등설이 나오고, 사드 분쟁 이후 중국과도 어색하다. 북한은 자신들을 향한 남측 정부의 진심을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밥상머리 악담으로 모욕한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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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지방자치의 날 지면기사
30일 17개 시·도지사가 모여 '자치분권 경주선언'을 발표한다. 지방자치의 날인 29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제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의 주요 이벤트다. 박람회는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자치행정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시·도지사가 일제히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중앙정부의 양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1991년 지방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1995년 4대 지방선거로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완전하게 부활했지만 제도 자체의 효용은 학계와 정치권에서 여전히 논쟁거리다. 자치분권의 역사적 기반이 뚜렷한 연방제 국가나 봉건제 역사의 국가에서는 지방자치가 활발하다. 중앙 통치체제가 완성되기 전까지 유지됐던 지방 자율의 역사가 자치제도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앙집권 전통이 유구한 우리 지방자치는 중앙정부 종속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재임 시절 "지방자치는 없고 지방선거만 있다"며 "지방자치는 2할의 자치"라고 권한과 예산 없는 지방자치를 혹평했다.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에 호의적이다. 지방분권을 연방제 국가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공언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고치고 행정·입법·재정의 자치권을 명시한 개헌안을 내놓기도 했다. 개헌안은 무산됐지만 자치단체와 자치의회의 요구에 호의적이다. 자치단체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등 자치재정 확대를, 자치의회는 의회 인사권과 정책보좌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오늘 지방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를 지켜보는 여론은 착잡하다. 늘어나는 권한과 재정만큼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독직과 비리가 커지고 지방자치의 고비용 저효율 규모가 더 커질까 해서다.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너무 많아 헤아리기 힘들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시작한 지방의원들의 보수는 대기업 임금 수준으로 늘었고, 외유성 해외출장은 관행이 됐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의 정책들을 폐기하는 매몰 비용이 엄청나고, 연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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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맥아더 동상 방화 지면기사
동상을 순례하면 그 나라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다. 동상은 역사와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 그래서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민족적, 정치적 시선의 변화에 따라 국내외 갈등의 중심에 선 동상이 적지 않다. 프랑스 식민지들은 해방이 되자마자 잔다르크 동상부터 참수해버렸다. 최근에는 뉴질랜드와 호주가 제임스 쿡 선장 동상 훼손을 놓고 이주 국민과 원주민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위인이 피해 당사국과 민족에겐 침략의 상징이다.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관통한 우리도 마찬가지다. 일본과는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다. 2011년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이후 일제 피해를 당한 동남아 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까지 진출한 소녀상은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고발하는 표상이다. 지난 9월 일본 우익분자가 대만 타이난시의 위안부 동상을 발로 찼다. 국내 여론은 마치 우리 소녀상이 모욕당한 듯 분노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에게 눈엣가시다.박정희 동상을 둘러싼 시비는 업적과 과오가 너무 뚜렷해서다. 이념적, 정파적 시선이 한쪽만 본다. 지난해 박정희 탄생 100년을 맞아 기념재단은 기증받은 그의 동상을 세울 자리를 물색했다. 하지만 광화문은 서울시가, 용산 전쟁기념관과 상암동 박정희기념관은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동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약속으로 지어진 박정희기념관 창고에 들어가 있다. 그의 과오에만 집중하는 세력이 대세인 탓이다. 딸 박근혜가 탄핵당하지 않았으면 그의 동상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궁금하다.그런데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방화사건은 확정된 역사적 사실을 전제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인천상륙작전으로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켜 자유 대한민국의 영토를 지켜 낸 맥아더의 업적은 객관적이다. 최근 인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죽산 조봉암 동상 건립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조봉암은 전향한 공산주의자였다. '전향'을 빼고 '공산주의자'만 보는 시선이니 수많은 탈북 전향자를 국민으로 품은 현실과 어긋난다. 마찬가지로 반미단체 회원이라는 이 모 목사가 하필이면 방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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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분노의 화염에 휩싸인 그라운드 제로사회 지면기사
PC방 알바생 살해한 청년의 범행 동기사립유치원 비리·공기업 고용세습 의혹갈등서 촉발된 '격분' 법과 제도로 수렴돼야더이상 먹이 없을때 분노는 정치로 향할것PC방 아르바이트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청년의 범행 동기는 작은 분노였다. 자리에 쌓인 꽁초를 치워달라며 시비가 붙었고, 게임비 환불 요구를 거절당하자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시비의 내용과 게임비 천원의 사소함에 비하면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분노는 너무 컸다. 범인은 이제 거꾸로 사회적 분노에 직면해있다. 가족이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하고 경찰이 정신감정을 의뢰하자 100만명 넘는 시민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점령했다. 심신 미약에 의한 감경을 우려하며 엄벌에 처해달라는 요구다. 검경과 법원이 시민의 분노를 외면하기 힘들게 됐다.최근 우리 사회에 분노의 무한 충돌 현상이 뚜렷하다. 이념과 계층과 상관없이 공생하던 공동체가 적대적으로 대치하며 분노를 표출한다. 이념적 진영과 계층 내부에서 분노가 분화하고 확대된다. 이를 자양분 삼아 이념과 계층 간의 오래된 적대는 더욱 단단해지고 상대를 말살하려는 분노의 화염은 더욱 거세진다.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로 유아교육 공동체가 쑥대밭이 됐다. 학부모들은 정부 지원금으로 명품 핸드백과 성인용품까지 구매했다는 비리 명세서에 몸서리쳤다. 사립유치원을 향한 분노는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예전 같으면 유치원 쪽에서 납작 엎드렸을 것이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측은 오히려 여당과 정부를 향해 분노를 터트린다. 토지와 건물을 투자해 유아교육을 떠 받쳐온 영리사업자의 공적기여는 아랑곳 없이 사립유치원 전부를 비리집단으로 낙인 찍었다며 저항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비리 유치원 한 곳만 폐쇄해도 아이들이 갈 곳이 없는 현실에서 학부모와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분노를 가슴에 품은 채 계속 얼굴을 맞대고 있다.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공기업 고용세습을 둘러싼 분노의 충돌도 심상치 않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이익을 공기업 임원과 노동조합이 챙겼다는 의혹은 특혜 취업 규모가 늘어나는데 비례해 취업준비생들의 분노도 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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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굴업도 수난사 지면기사
굴업도는 면적이 30만평 정도로 한강이 만든 여의도(약 88만평)보다 작은 섬이다. 해안 길이 12㎞에 가장 높은 덕물산의 해발고도는 122m에 불과하다. 행정구역상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는 굴압도(屈鴨島)라 했다. 섬의 형세가 물 위에 구부리고 떠있는 오리의 모양과 같다 해서다. 그러나 일제때 '屈業'을 거쳐 '掘業'으로 바뀌었으나 확실한 연유를 남긴 기록은 없다. 다만 일제 초기만 해도 대규모 민어 파시가 열려 수천명이 북적대던 시절, 노동의 의미가 오리의 형상을 대체한 것이 아닌가 싶다.파시가 쇠퇴하고 오랜 세월 뭍에서 잊혀졌던 굴업도는 1994년 이름 석자를 갑자기 세상에 내밀었다. 정부가 굴업도를 핵폐기장으로 선정한 것이다. 반대할 주민이 없던 굴업도 대신 모섬인 덕적도 주민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결국 굴업도 일대 활성단층이 발견되면서 정부가 주장하던 지질 안정성이 무너졌고, 1년도 못돼 지정은 취소됐다. 당시 굴업도를 눈 앞에 둔 서포리 해안에서 주민들이 벌였던 잔치마당에 참석했던 기억은 언제나 흐뭇하다.정부가 물러나자 이번엔 대기업이 굴업도를 세상에 소환했다. CJ그룹 씨앤아이(C&I)레저산업이 2005년 굴업도에 관광호텔·콘도, 골프장, 마리나를 갖춘 오션파크 건립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CJ그룹은 섬 전체 면적의 98%를 사들였지만 역시 지역 환경단체의 반대에 직면했다. 인천시는 섬 훼손을 우려해 골프장을 뺀 개발을 권고했고, CJ그룹은 2014년 골프장 건설 철회 방침을 밝혔다.CJ의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진 요즘 굴업도는 백패킹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개발에서 소외돼 지질학적 원형이 가장 잘 보전된 굴업도를 백패커들은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부른단다. 주말이면 배낭 하나 메고 굴업도를 찾아 캠핑을 즐기는 백패커가 200명 이상이란다. 그 탓에 굴업도의 목기미 해변, 개머리 초지, 연평산 일대는 해양 쓰레기뿐 아니라 캠핑 쓰레기 범벅이 됐다. 원시의 모습과 별이 아름다운 밤하늘을 간직한 덕분에 쓰레기 세례를 받으니, 정부와 대기업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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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이재명 지사의 'SNS 족쇄론' 지면기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한 방송에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한때 저의 힘이었는데 지금은 족쇄"라며 "후회스럽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의 지난 대선 당내경선 토론 과정을 회고하며 "싸가지가 없었다"고 자책했다. 지난달 초 "페이스북은 저의 가장 큰 방패이자 무기"라던 입장과 사뭇 다르다. 당시 그는 5천명의 '페친'을 향해 악성 조작 왜곡글에 반박 댓글이라도 써주는 '실천하는 동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페이스북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지사의 핵심 홍보수단이었고, 충성스러운 팔로어들은 그의 표현대로 정적들로부터 그를 보호하는 방패이자 무기였다. 하지만 현재 그를 곤경에 빠트린 진앙 또한 페이스북이다. 김부선씨와는 '가짜 총각'과 '대마 발언'이 증폭돼 자진 신체검증에 이르렀다.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혜경궁 김씨' 논란은 경찰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선 경선과정은 친문세력과의 반목으로 이어졌다. 페이스북에 이 모든 논란의 기원이 기록돼 있다. 해명과 부인과 규명은 가능할지라도 '사실'만큼은 지울 수 없다. 누군가 필요할 때마다 재생하고 의도적인 재해석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SNS의 이중성은 너무 극단적이다. 강남스타일을 세계에 퍼트려 싸이를 국내파에서 국제파로 격상시켰다. 그러나 구하라는 리벤지 포르노가 SNS에 퍼질까봐 무릎까지 꿇어야 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과거 트위터에서 강조했던 권력의 정당성과 상충되는 외유성 출장이 드러나 정치역정에 오점을 남겼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부인을 잃은 애통한 심정을 게시해 폭풍 공감을 받았다. 잘 쓰면 축복이고, 아니면 지옥문이 열린다.SNS는 'CIA가 꿈에 그리던 일'이라는 풍자가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거주지와 종교적 정치적 견해, 순서대로 정리한 친구 목록,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자신이 찍힌 수백 장의 사진, 현재하고 있는 활동 정보를 공개하고 있어서란다. 더 이상 풍자가 아니다. 모골이 송연한 경고다.정치하는 사람들은 'SNS가 족쇄가 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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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하나의 전쟁과 두개의 시선 지면기사
제임스 쿡 선장은 영국에게는 영토를 개척한 위대한 탐험가이지만 뉴질랜드와 호주 원주민에게는 침략자이자 학살자이다. 그는 1769년 뉴질랜드에 상륙하고 1770년 호주 해안을 탐사한 최초의 유럽인이었다. 내년은 뉴질랜드 발견 250주년이고, 내후년은 호주 정부가 기리는 '영토발견의 해' 250주년이 된다. 하지만 쿡 선장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면서 기념 분위기가 바래고 있다. 쿡 선장을 향한 양국 원주민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고, 그의 동상은 곳곳에서 훼손되고 철거되는 실정이다.전쟁, 특히 일방적인 침략전쟁의 경우 가해의 역사는 퇴색하는 반면, 피해의 역사는 선명하다. 전쟁을 바라보는 가해국과 피해국의 시선이 달라서다. 일본의 아시아 침략전쟁이 대표적이다. 가해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내 극우보수 세력이 가해를 인정하는 양심세력을 압도한다. 그럴수록 피해 당사국들의 피해의식은 더욱 또렷해진다.지난 11~12일 인천시와 경인일보가 주최한 '인천의 전쟁과 세계평화 포럼'에서도 하나의 전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이 역력히 드러났다. 1871년의 한국은 미국의 침략으로 규정한 신미양요를, 미국 발표자는 '원정(遠征)'이라 주장했다. 러-일 전쟁에 대한 논란은 더 뜨거웠다. 러시아 발표자는 "러일 전쟁의 직접적인 전범은 일본"이라고 주장한 반면 일본 발표자는 전쟁이라는 표현 대신 "약간의 교전"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중국 학자는 "러일 전쟁으로 당시 무고한 중국인들이 물적·정신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남의 집(랴오닝과 제물포) 피해는 언급하지 않는데 항의했다.이번 포럼은 현재 진행중인 남북 평화협상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졌다. 분단 이후 남북 분쟁사에서 주로 피해 당사자는 남측이었다. 6·25전쟁, 무장간첩 침투, 아웅산 폭파사건, 1·2차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의 피해 당사자가 현존하고 피해의식은 엄존한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상 진전을 우려하는 여론의 배경이다. 북한의 대남 침략 역사를 향한 우리 내부의 피해의식 해소가 남북협상 국면에서 매우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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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스리랑카 노동자의 풍등 지면기사
한 스리랑카 노동자가 일하던 공사현장에 떨어져 있던 풍등에 다시 불을 붙여 날렸다. 심심파적이었을 것이다. 경찰이 이 노동자가 날린 풍등을 대한송유관공사 고양 저유소 폭발화재의 직접적 원인으로 특정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동정론이 우세한 가운데 처벌을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있다.논란에 앞서 이 스리랑카 노동자를 덮친 나비효과는 비극적이다. 애초에 풍등을 날린 곳은 저유소에서 800m 떨어진 한 초등학교였다. 학부모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지난 8년간 해마다 날렸다고 한다. 그 수많은 풍등 중 하나가 하필 3년전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의 손을 타고 저유소를 향했다. 휘발유 탱크는 폭발했고, 스리랑카 노동자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이 노동자에 대한 동정여론에 공감이 간다. 무심하게 날린 풍등이 저유소 폭발이라는 엄청난 사건으로 증폭된 원인 규명이 중요했다. 풍등의 불씨가 떨어져 저유탱크 잔디밭을 18분이나 태우는 장면이 저유소 모니터가 생중계했지만 이를 지켜본 송유관공사 직원은 없었다. 저유탱크 주변의 화재를 알려줄 시스템도 없었다. 작년말에 풍등을 관리할 소방법 개정이 있었지만, 풍등을 날리는 것은 불법도 아니고, 금지구역을 설정한 것도 아니다.재미삼아 재활용한 풍등 하나가 저유소 폭발로 증폭된데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 송유관공사의 부실한 방재시스템, 관련 법규의 모호함이 더 큰 원인일 것이다. 한 외국인 노동자를 화재의 주범으로 단정하는 순간 화재 원인과 관련된 우리 내부의 문제점이 소실된다. 대형 저유시설의 화재 가능성을 증폭시켜 온 우리 내부의 문제를 주목하기 보다, 서둘러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는 여론은 이성적이다.풍등은 불로 데워진 공기의 팽창력을 동력으로 솟아오른다. 불이 꺼지고 공기가 식으면 떨어진다. 그런데 저유소 잔디밭에 착륙한 문제의 풍등은 불씨를 안고 있었다. 스리랑카 노동자에게 화재의 책임을 미루고 넘어간다면 국가 방재시스템에 화근을 남기게 될테고, 국가중요시설을 향한 풍등의 습격은 계속될 것이다. 검찰이 10일 저유소 화재 피의자인 스리랑카 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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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한글날 지면기사
한글은 쉽다. 창제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서문에서 장담한 대로다. '어리석은 백성이 쉬이 익힐 수 있는 스물여덟자'가 한글이다.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이병헌)가 어린 시동에게 약간의 무안만 당하면 금방 익힐 수 있는 문자가 한글이다. 세종이 백성을 가엾게 여기지 않았다면 유진 초이는 고애신의 고백 '보고십엇소'에 닿기까지 천자문을 외우느라 진땀을 흘렸을지도 모른다.세종이 백성이 배우기 쉬운 표음문자 창제에 전력을 기울인 이유는 표의문자인 한자(漢字)가 우리 언어와 맞지 않아서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백성'을 위해서였다. 백성 모두가 문자로 상통하는 조선을 꿈꾸고 실현한 것이다. 세종의 어진 마음 덕분에 한국어는 모든 소리를 한글로 옮길 수 있게 됐고, 한자로는 의미를 가두고 확장할 수 있게 됐으니, 후손들이 누리는 문자생활의 이익을 가늠하기 어렵다.그러나 바야흐로 한글 수난시대다. 형태는 무시로 훼손된다. 존맛탱(아 맛있다), 롬곡옾높(폭풍눈물),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 사람마다 다르다) 등 급식 먹는 중·고생의 급식체는 해독불가다. 방송사 예능프로 자막은 난수표에 가깝고, 뉴스자막에서 오자는 일상이다. 문자의 품위는 비루해졌다. 시종일관 욕설로 일관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댓글공방을 보면 한글을 이렇게까지 막 쓸 수 있을까, 경이로울 지경이다.문자로 반목하는 정치권의 구태도 여간 걱정이 아니다. '최저임금'이라 쓰고 여권은 더 올려야 할 노동자의 최소임금이라 해석하고, 보수야당은 자영업자 말살 임금이라 주장한다. '국가보안법'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겐 폐지의 대상이고 보수야당에겐 체제안위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보장이다. '종전선언',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보수야당, 미국과 북한의 입장과 해석에 차이가 확연하다.최소한 우리 내부에서는 합의된 의미로 새겨야 할 문자이다. 그래야 우리끼리 상생이 가능하고, 밖에 나가서는 힘을 받는다. 세종은 백성들이 문자로 상통하는 조선을 원했지만, 오늘 대한민국은 문자로 갈라지는 위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