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기사
-
[참성단] '일용 엄니' 김수미
2024-10-27
-
[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2024-10-20
-
[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2024-12-04
-
[긴급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2024-12-04
-
[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최신기사
-
[참성단]중년의 희망 '버스기사' 지면기사
여러 단편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표현하는 예술장르인 옴니버스(Omnibus, 모든 이를 위한)는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의 표준어이다. 1827년 프랑스의 온천장 주인이 호객을 목적으로 운영한 마차에 옴니버스라 붙인 호칭이 번져, 합승마차를 뜻하는 명사가 됐다. 서부개척시대의 역마차가 대표적인 옴니버스인 셈인데, 미국에서 버스로 줄여 부른게 오늘에 이른다.버스는 현대 도시문명의 살아있는 유산이다. 버스가 등장해 대중교통 시대를 연 덕분에 도시가 성장했고, 도시와 도시가 연결됐다. 한국에서도 버스는 박정희의 산업화 시대를 견인한 주역이었다. 노동자를 공장으로, 학생을 학교로 실어날랐던 버스는 늘 만원이었다. 어떻게든 올라타려는 승객이나 버스에 간신히 매달린 채 개문발차를 감행하던 안내양 까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를 합창했던 절박한 시대의 자화상이었다.비행운 처럼 뽀얀 흙먼지를 날리던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에 면해 있으면 그나마 벽촌을 면했고, 70년대 들어 잇따라 개통한 경부, 영동고속도로를 질주하던 고속버스는 도시의 부와 문명을 시골 구석구석에 전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처음 탔던 유년시절의 고속버스는 충격적인 체험이었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치열한 경쟁이 없는 쾌적함이 고운 유니폼을 입은 여승무원이 나눠준 사탕보다 달콤했던 모양이다. 자라면 저리 되리라, 단정한 제복 차림의 운전사를 흠모했던 기억이 새롭다.본보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내 운전학원과 면허시험장에 1종 대형면허를 따려는 5, 60대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운수종사자가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되고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버스 기사가 부족해진데 따른 재취업 행렬이다. 도는 2022년 까지 8천여명의 버스 기사를 양성하기 위해 예산까지 늘렸다고 한다.버스는 여전히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이다. 하지만 버스 기사의 과로운행이 빚은 대형사고로 악명이 높았다. 또 준공영제가 시행되는 지역은 구직난으로, 그렇지 않은 지역은 구인난에 시달린다니 지역별로 다른 보수차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차제에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준공영제가 정착돼 버
-
[참성단]노회찬이 남긴 '양심의 저울' 지면기사
23일 오전 느닷없이 타전된 노회찬 의원 사망 뉴스에 놀랐다. 그의 유서를 읽고는 심경이 착잡해졌다. 유서에 담긴 그의 진심을 헤아리자 111년 만의 폭염에도 등골이 서늘해졌다.노 의원은 유서에서 진실을 고백했다. "드루킹의 경공모로 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 잘못을 시인했다. "(경공모)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자책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스스로 검사가 됐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노 의원이 자신에게 내린 최종형량은 '목숨'이었다.양심(良心)의 무게를 고민하게 된다. 이집트 신화는 양심의 무게를 깃털로 쟀다. 사람이 죽어 정의의 방에 들어가면 자신의 심장과 깃털을 천칭에 올려 무게를 견준다. 심장이 깃털보다 가벼우면 양심불량으로 판정돼 괴물의 먹이로 떨어졌다. 양심은 옳고 그름과 선악을 판단하는 도덕적 의식이다. 인간이라면 최소한 깃털 만큼의 양심을 가져야 한다는 은유다.깃털 만큼의 양심 마저 간직하지 못한 사람들로 혼탁한 세상이고, 정치권은 더욱 그렇다. 어제 말과 행동이 오늘 다르고 내일 변하는 팔색조 양심을 소신으로 치장하는 사람들 투성이다. 그래서일까. 노 의원이 드루킹 특검과 맞설 것이 당연시됐던 참이다. 하지만 간디의 말 대로 양심은 세상에서 유일한 독재자였나. 노 의원은 지금껏 지켜온 양심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심판대로 오르고 말았다. 평생 헌신했던 진보정당이 안착하는 상황을 원내대표인 자신이 망칠 수 있다는 자괴감도 그의 양심을 괴롭혔지 싶다. 세간엔 노 의원의 죽음을 그동안의 정치자금 관행이나 사회 주류층의 병리적 행태에 비추어 과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대세인 모양이다.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기는 심정의 반영일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노 의원의 양심 과잉인지, 아니면 그 선택이 과했다는 우리 사회의 반응이 양심 결핍인지 또렷하게 구분하기 힘들어 괴롭다.노 의원이 돈을 받았다는 2016년 3월이면 4·13 20
-
[참성단]'트럼프 리스크' 지면기사
미국 조야가 한 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혼쭐내고 있다. 미·러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2016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자국 정보기관 조사결과를 비난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옹호한 게 발단이 됐다. 여당인 공화당부터 발끈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머리를 저었다. 민주당 척 수머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의 적을 옹호한 대통령"이라며 "미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합세했다. 존 브레넌 전 CIA국장은 트럼프의 기자회견을 아예 "반역적"이라고 규정했다.언론의 비판은 더한데 보수 언론이 한 술 더 떴다. 트럼프가 사랑하는 폭스뉴스사의 한 진행자는 기자회견 생방송 도중 "좌파냐 우파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잘못된 일"이라며 "구역질 난다"는 극언을 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국의 범죄 지도자와 공모한 것"(워싱턴 포스트), "트럼프가 푸틴의 발아래 누웠다"(뉴욕 타임즈), "미국 대통령을 더 이상 자유세계의 지도자라 부를 수 없게 됐다"(CNN) 등 미국 유력매체들은 현직 대통령을 '미국의 공적'으로 취급했다.트럼프는 모처럼 주눅든 표정으로 "말 실수"였다 해명했지만, 이번 기자회견 사태로 대통령을 향한 미국 주류사회의 의심은 회복 불가능 수준으로 깊어졌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지독한 자기중심적 정치와 맥락 없는 언행으로 국제질서를 혼란에 빠트렸다. 동맹은 당황했고, 적국은 미소지었고, 미국은 부끄러워했다. 미국 외교분야의 거물인 조지프 나이는 저서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에서 중국을 비롯한 세계강국과 미국 국력을 일일이 견주어보고 "미국의 세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단정했다. 하지만 현재의 트럼프 리스크를 감안해 개정판을 낸다면 결론이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미국 국내는 물론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과 하다 못해 북한까지 트럼프 리스크에 맞서거나 요령있게 관리 중인 국제정세다. 문제는 우리다. 트럼프 리스크의 직접 영향권에서 대처가 애매하다. 당장 북한핵을 요절낼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미북정상회담
-
[참성단]고희 맞은 대한민국 헌법 지면기사
오늘로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 70주년을 맞았다. 1948년 5·10총선거로 구성된 제헌국회는 7월1일 '대한민국'을 국호로 확정하고, 12일 대한민국 헌법을 성안해 17일 내외에 공포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선출하고 정부를 구성한 뒤 8월15일 대한민국 수립을 선포했다.링컨은 "국가는 거기에 거주하는 국민의 것"이라고 했다. 무엇으로 이를 확인하는가. 헌법이다. 헌법은 자유로운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장전이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헌법 10조~39조만 온전히 작동해도 국민은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헌법을 숙지하고 생활의 준칙으로 삼으면 수많은 사회적 갈등이 해소될 것이다.가령 대한항공 조씨 일가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는 헌법 11조2항의 정신을 존중했다면, 아랫사람들을 그리 함부로 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씨 일가 뿐인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대로라면 특권의식에 기생한 갑질문화가 발붙일 자리는 없다. 갑질문화는 국민의식이 헌법정신에 못미친다는 증거다. 법 앞의 평등이 돈 앞에서 깨지는 사회는 천박하다.최근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는 최저임금 논란도 헌법에 기초하고 있다. 정부는 근로자의 고용증진과 적정임금 보장으로 최저임금제 시행(헌법 32조1항) 의무를 수행했지만, 편의점 사장들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생존권 위기를 호소하며 '헌법에 입각한 국민저항권'으로 맞서고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바람에 죽게 생겼으니, 최저임금에 불복하겠다는 얘기다.최저임금 현상유지로 인간적 생존을 유지해달라는 편의점 사장들의 헌법적 권리와, 대폭인상으로 적정임금을 보장하라는 근로자의 헌법상 권리가 충돌한 것이다. 결국 최저임금법의 합리적 운용을 통해 양측의 헌법적, 헌법상 권리를 조화시켜야 할 정부만 사면초가 신세가 됐다.물론 소상공인들의 국민저항권이 헌법에 부합할지는 따져 볼 대목이 많다. 다만 편의점 사장님은 절망하고 아르바이트생은 불안하다니 최저임금 대폭 인상
-
[참성단]볼음도 은행나무의 딱한 사연 지면기사
가로수로 친근한 은행나무는 주변에 지천이라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칭이 무색할 지경이다. 하지만 계문강목과속종(界門綱目科屬種)식 생물분류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식물계·은행나무문·은행나무강·은행나무목·은행나무과·은행나무속·은행나무'다. 공룡이 멸종된 6천600만년 전 신생대 이후부터 한 조상과 한 후손만으로 현재의 자태를 이어왔으니 경이로운 존재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은행나무를 멸종위기종 목록에 올린 것도 스스로 번식 자생하는 야생군락지를 찾기 힘들어서다.계통상 다른 식물들과 섞이지 않는 고고함 때문일까, 은행나무는 수령이 길다. 당연히 사람과의 영적교감이 담긴 설화도 많다.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수령은 1100~1500여년으로 추정되는데 멀게는 신라시대부터 한자리를 지킨 셈이니, 원래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였다는 전설이 그럴듯하다. 수령 700년의 안동 용계 은행나무는 한일합방 등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는 신목으로 유명한데, 다시 우는 일이 없어야겠다.신묘한 자태와 달리 살구를 닮은 은행열매는 똥냄새에 버금가는 악취로 악명이 높다. 성균관대 은행나무는 열매 악취로 성균관 유생들의 공부를 방해해 왕에게 혼쭐이 났을 정도다. 은행나무 가로수가 가을이면 악취민원을 일으키는 건, 숫나무만 심어야 하는데 암나무가 섞여든 탓이다. 요즘은 유전자 기술로 묘목단계에서 암수구별이 가능해졌다니 다행이다. 주의할 건 떨어진 열매를 줍는 건 괜찮지만, 나무를 털어 열매를 따면 범죄다. 은행털이는 안된다.자웅이주의 특성상 은행나무는 암수 부부나무가 있어야 종자를 맺는다. 그런데 천연기념물 304호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가 홍수로 아내 나무와 헤어진지 800년, 이제는 남북 이산나무라(경인일보 7월 10일자 1판1면)니 딱하다. 볼음도 남편 나무의 짝으로 알려진 북한 천연기념물 165호 연안 은행나무는 800년 불임의 세월을 어떻게 견뎠을까. 이제라도 인공 수분(受粉)을 통해 부부의 연을 이어주자는 발상은 남북교류의 상징적 행사로 안성맞춤이다. 명맥이 끊어진 부부나무 풍어제도 복원되면 금상첨화다.그런데 남북,
-
[참성단]김세영의 대기록과 한국 여자골프 지면기사
한국 여자 프로골프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5)이 9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날 김세영의 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 최종 우승기록은 31언더파 257타. 최다 언더파 기록은 안니카 소렌스탐과 자신의 공동기록이던 27언더파를 넘어선 것으로, 남자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어니 엘스의 기록과 동률이다. 여성으로는 최초로 30언더파를 넘겼으니 좀처럼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이제 LPGA는 한국 여성 프로골퍼가 지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만 출발은 초라했다. 1950년 출범한 LPGA투어에서 한국인 첫 우승은 1988년 스탠더드레지스터 대회의 구옥희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1998년 혜성처럼 박세리가 등장해 2개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4승을 올리면서 한국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이후 박세리키즈들의 맹활약으로 2014년 이후에는 한해 30여개의 LPGA투어 대회중 절반 이상을 한국과 한국계가 우승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뿐만 아니라 박세리, 박인비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박인비는 커리어그랜드슬램을, 김세영은 LPGA 한국 선수 통산 203승 경기에서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세웠으니 LPGA는 이제 한국 여성골퍼의 안방무대나 다름없고, 선수들이 상금으로 챙기는 외화도 만만치 않다.박세리의 1998년 US오픈 맨발의 투혼은 당시 IMF 우울증에 시달리던 국민들에게 위기극복의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까만 종아리 밑으로 드러난 새하얀 맨발이 양희은의 상록수와 함께 방영될 때마다 그녀의 투혼이 국민들의 가슴으로 전이됐다. 박인비는 새하얀 그 맨발을 보고 골프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박세리키즈의 탄생이다. 박세리키즈의 막내격인 김세영의 대기록도 경기침체로 한껏 위축된 우리 사회를 위로하기에 충분하다.분명한 것은 박세리, 박인비, 김세영의 대기록도 착실한 한걸음이 누적된 결과라는 점이다. 골프는 무수한 반복을 통해 자신의 스윙을 만들어야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종목이다. 대선수일
-
[참성단]일본관중의 청소매너와 욱일기 지면기사
일본인의 청소매너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화제다. 일본 응원단이 경기 후 관중석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장면에 세계가 감동한 것이다. 응원단 뿐 아니다. 일본 대표팀도 사용했던 경기장 벤치나 라커룸을 깨끗하게 치운 뒤 "감사합니다"는 메모까지 남겼단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이어 온 청소매너라니 대단하다.덕분에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오르기 위해 폴란드에 지고 있는데도 산책축구로 일관했던 무개념 스포츠정신에 대한 비판도 쏙 들어갔다. 영국 BBC는 "일본이 16강에서 꼭 지길 바란다"고 대놓고 멸시했다. 하지만 벨기에전 직후 영국 일간지 더선은 "일본 관중이 경기장의 승리자"라며 찬사를 보냈다.월드컵 청소매너와 관련해 일본의 '메이와쿠(迷惑)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민폐'를 뜻하는데,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일본인의 의식을 일컫는다. 한번이라도 일본을 방문한 사람들은 깨끗한 거리에 놀라고 좀처럼 화내는 법이 없는 일본인의 미소에 감탄한다. 일본의 국격이 메이와쿠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기행문은 헤아리기 힘들다.하지만 메이와쿠 문화는 늘 의심받는다. 일본 주류사회가 주변국에 끼치는 역사적 민폐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점령지에서 저지른 만행을 부인하는 일본은, 일제 피해국 국민 입장에서는 역사적 철면피나 다름없다. 지진과 쓰나미 등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일본인이 보여주는 질서있는 대처는 메이와쿠 문화의 표본으로 칭송되지만, 그런 일본인이 일제 시절엔 관동대지진의 희생양으로 조선인을 학살했고 중국 난징시민들을 짐승처럼 사냥했었다. 메이와쿠는 일본인 끼리의 내국용 문화이다.그래서 서구 언론은 일본관중의 청소매너에 감동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제 피해국들은 일본 관중이 휘두르는 욱일기에 경기를 일으킨다. 청소하는 일본인이 일본의 다테마에(建前·겉모습)라면,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인은 일본의 혼네(本音·본심)로 보인다. 경기장을 일사불란하게 청소하는 일본인의 모습에서 메이와쿠 문화 속에 잔재한 일제 전체주의의
-
[경인칼럼]이재명 지사와 박남춘 시장의 취임사 지면기사
이 "군림 아닌 도민 명령 수행하는 대리인"박 "특권 내려놓고 권력은 시민들께 환원"기득권 키워온 사회구조 변화시키겠다는 뜻'경기(經基)도'와 '시민특별시 인천' 이루길태풍피해를 당한 지역과 사람들에게는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은 7기 민선시대의 의미있는 출범을 연출한 1등공신이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전국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들은 2일 저마다 취임식을 예정하고 있었다. 취임식의 각종 퍼포먼스를 통해 4년 임기에 임하는 포부와 각오를 밝히는 자리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아예 '취임식'이 아니라 선정된 도민들로 부터 임명장을 받는 '임명식'을 가질 예정이었다.그런데 비의 신 쁘라삐룬이 강림하사, 단체장들은 줄줄이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상황실과 재난위험지역을 찾았다. 아쉬웠을테지만 매우 현명한 처신들이었다. 무릇 자치행정은 이래야 맞다. 중앙정부가 시스템에 의존한다면, 지방정부는 민생현장을 발로 뛰어 챙겨야 한다. 쁘라삐룬이 자치단체장의 의식과 양식이 욕먹을 수준은 넘어섰다는 흐뭇한 증거를 보여준 셈이다. 눈치 없이 취임식을 강행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보여주기식 행동은 멀리하겠다"고 강변했지만, 전시행정도 진정이 담기면 의미있는 메시지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리다. 구차한 변명이었다.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도 현충탑 참배와 실무적인 선에서 소탈하게 취임식을 마쳤다. 하지만 취임사는 남았다. 취임사에는 경기도정과 인천시정에 임하는 각오, 두 사람의 얼과 혼이 담겨있다.두 사람 모두 권력의 주인이 도민과 시민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을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민의 명령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대리인"이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은 "시장의 특권은 내려놓고 권력은 시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민주사회의 선출권력에 대한 당연한 정의이지만, 이를 소홀히 여겨 낭패를 본 정치인들은 최근의 사례만으로 충분하다. 권력을 확인하는 쾌감은 중독성이 강하다. 대표 도민, 대표 시민으로 평범한 권위를 다짐한 두 사람
-
[참성단]무미건조한 이· 취임식 지면기사
지난해 1월 20일 아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백악관으로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를 방문했다.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동행하기 위해서다.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기전 집무실 책상에 신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긴다. 이후 국회의사당에서 이임 대통령을 비롯한 생존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이 성대하게 진행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전송을 받으며 국회의사당을 떠난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로 향해 오바마가 남긴 편지를 읽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한다.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정당과 이념을 초월해 영속하는 하나의 미국을 보여주는 성대한 의식이다. 트럼프 지지자는 취임식장에서 환호하고 그를 반대하는 진보시민들은 격렬한 시위로 저항하지만, 그들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들과 의회의 주요 정당인사들은 빠짐없이 참석해 취임연설을 경청한다. 트럼프를 향한 거리의 찬반 의견과는 별개로, 역대 대통령들의 직무수행으로 성취한 미국의 가치에 모든 정치인이 예의를 표하는 것이다.오바마는 트럼프에게 남긴 편지에서 "우리는 일시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할 뿐"이라면서 "법의 지배나 삼권분립, 법아래 평등, 자유의 권리 등 민주주의 제도의 수호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항로를 벗어나지 말라"며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며 난 당신을 지지한다"는 편지를 남겼다. 당파를 떠나 미국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복무하는 대통령의 직분을 공유하고 성공을 바라는 전임의 덕담은 신임 대통령이 미국 역사의 일원임을 각성시키기에 충분하다.지난 1일 우중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간소하게 취임식을 가졌다. 지난달 29일 남경필 전 도지사는 도청 실국을 돌며 인사하고 도의회 정례회 참석으로 퇴임식을 대신했다. 치열하게 격돌했던 지난 선거양상을 감안해도, 도정을 인수인계하는 의식과 의전의 부재는 아쉽다. 전임의 노고를 위로하는 신임의 배려와, 신임의 출정을 축하하는 전임의
-
[참성단]법대로 가는 '악연' 지면기사
법원 송사에 휘말려 본 사람들은 살면서 절대 법원신세 지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송사에 돈과 시간은 물론 인생까지 잃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홧김에 제기한 이혼소송이 부부를 원수로 만들기 일쑤라 도입한게 이혼숙려제도다. 법대로 하기 전에 화를 가라앉히라는 배려다. '법대로 하자'는 말은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라는 선언과 같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실제로는 억울한 일을 무수히 참아낸 사람이기 십상이다. 법에 의지하는 일이 험하고 멀다보니 주먹으로 풀려다 법신세를 지는 사람도 허다하고.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배우 김부선씨,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도지사후보가 험난한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이 26일 '김 전후보가 지난 지방선거 도중 이 당선인과 김씨의 '옥수동 밀회'를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는 요지의 해명과 함께 김 전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로, 김 씨를 공동정범으로 고발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이 김 씨와의 스캔들을 부인했다는 이유로 이 후보를 역시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으니, 법대로 가리고 밝히지 않고는 못배길 사안이 됐다.양측이 법을 통해 가리자는 진실의 주제는 다르다. 이 당선인측은 김 전후보가 주장한 밀회의 시기에 관련해 김 씨와 이 당선인의 동선과 기상상황을 제시하며, '옥수동 밀회'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김씨는 "날짜를 헷갈렸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며 핵심은 옥수동 밀회가 아니라 자신과 이 당선인 관계의 진실여부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심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인연의 성격에 대해 서로 주장이 다르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오늘 같은 처지에 설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희곡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에서 "판사의 법복도 결코 자비의 절반만큼도 위대하지 않다"고 했다. 법으로 실현된 정의도 인간적 용서만 못한 법이다. 이 당선인과 김 씨는 서로에게 용서할 수 없는 악연이 됐다. 법정은 결론을 내리겠지만 판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