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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용 엄니'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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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교육청 '채식주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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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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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살 단톡방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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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월드컵과 희생양 지면기사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노란색 유니폼은 마라카낭의 비극에서 탄생했다. 1950년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은 7월16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결승리그 선두를 가리는 사실상의 결승전을 가졌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인데다, 앞선 결승리그 전적상 브라질의 압도적 경기가 예상됐다. 브라질의 우승을 단정한 FIFA도 우승 트로피인 쥘 리메 컵을 미리 브라질 월드컵 조직 위원회 측에 넘겨줬을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2대1. 우루과이의 역전 우승으로 끝났다.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은 숨막히는 정적에 휩싸였고 20만에 이르는 관중들은 비탄에 잠겼다. 2명이 심장마비로, 2명이 권총자살로 관중 4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전국에서 폭동과 자살이 속출했다. 브라질 축구협회는 상하의 하얀색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수거해 불태운 뒤 유니폼 색깔을 새로 정했으니, 현재의 디자인이다. 2골을 먹은 골키퍼 모아시르 바르보사는 공공의 적이 됐다. 그는 79세로 임종하면서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만으로 50년을 죄인처럼 지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국가 혹은 민족대항전으로 비화하기 일쑤인 월드컵에서 패전의 희생양이 된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콜롬비아 국가대표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1994년 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고향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하석주가 멕시코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뒤 곧바로 백태클 반칙으로 퇴장당해 몇분 사이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차범근 감독을 찾아보지 못한다니 안쓰럽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축구 국가대표 장현수를 비난하는 청원이 쇄도하는 모양이다. 24일 멕시코 전에서 태클 실패로 페널티킥을 내준데 대한 화풀이성 청원인데 짐승만도 못한 언어폭력에 귀를 씻고 싶을 지경이다. 장 선수의 신체훼손에서 살해협박도 모자라 가족의 해외추방을 거론하니 일일이 찾아내 엄벌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선수를 쥐잡듯 해놓았으니 장 선수가 독일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축구팀의 패전 보다, 희생양을 찾아 짓밟아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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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평택항 붉은불개미 지면기사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1천여마리가 발견돼 소동을 일으켰던 붉은불개미가 지난 18일 평택항컨테이너터미널에서 출현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부산항 붉은불개미 발견 직후 전국의 내륙컨테이너기지를 수색했지만 종적이 묘연했었다. 정부는 올해 1월 3일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하고 붉은불개미 군단의 상륙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2월 인천항에 도착한 중국산 고무나무 묘목에서 1마리, 5월 부산항 수입 건조대나무 컨테이너에서 2마리 등 군단의 척후병들이 출몰하더니 급기야 평택에서 700여 마리가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소동의 이유는 붉은불개미의 악명 때문이다. 남미가 원산지인 붉은불개미는 엉덩이의 독침으로 솔레놉신이라는 독성물질을 주입한다. 독침에 쏘이면 솔레놉신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사망할 수도 있어 '살인개미'로 불린다. 북미에서만 한해 8만명 이상이 독침에 쏘여 100여명이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또 도시의 건축물에 집을 지어 피해를 발생시키는데 붉은불개미로 인한 미국의 경제손실 추산액이 60억 달러에 이른다니 만만히 볼게 아니다.더 큰 문제는 무자비한 공격성으로 상륙지의 토종 개미를 몰아내고 주인행세를 하는데 있다. 식용자원으로 도입했던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배스, 블루길이 토종 생물을 말살해 하천 생태계가 초토화된 실정을 상기하면 심각한 일이다. 붉은불개미는 불청객을 넘어 침략군에 가깝다.우리 문화에서 개미는 근면을 상징하는 곤충이다. 대붕의 꿈을 꾸되 개미처럼 살라는 붕몽의생(鵬夢蟻生)은 큰 꿈을 이루려면 하루하루 개미처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경구다. '개미 금탑 모으듯 한다'와 같이 미약한 업(業)의 누적이 이루어내는 커다란 업적을 개미의 노고에 빗댄 속담도 많다. 반면에 주식시장의 개미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보상을 누리지 못하는 미미한 존재로 치부되기도 하니, 이 땅의 개미는 이 땅의 보통사람을 닮았다.그런데 붉은불개미가 토종개미를 몰아내면, 서민을 위로할 개미의 우화는 사라지고 살인개미의 공포만 남을테니 인문자산의 상실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그나마 붉은불개미는 다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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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정당의 흥망성쇠 지면기사
일본에서는 2차세계대전 패배와 군부정권 몰락 이후 정계혼란이 지속됐는데 1955년 보수우파 자유당과 보수좌파 민주당이 합당한 자유민주당의 등장으로 1당 장기집권시대를 열었다. 이후 1993년 8월부터 1996년 1월(2년 5개월), 2009년 9월부터 2012년까지(3년 3개월)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총리를 만든 집권여당으로 군림 중이다. 자민당 천하의 일본은 눈부신 경제부흥을 이루었지만, 천박한 역사의식과 평화헌법개정 추진 등 1당독주의 폐해도 심각하다.한국 정당사에도 자민당의 사례가 떠오르는 전대미문의 정치사건이 있었다. 1990년 노태우 전대통령의 민주정의당,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김종필(JP) 전국무총리의 신민주공화당이 합당을 선언한 1·22 3당합당이다. 이렇게 탄생한 민주자유당은 국민이 13대 총선에서 결정한 여소야대를 단숨에 뒤집어 218석의 초대형 1당으로 등장했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평화민주당과 민주당 탈당파로 창당한 꼬마민주당으로 구성된 야당 진영은 초토화됐다. 합당의 동력은 내각제개헌을 통한 계파간 정권 돌려먹기였지만, 철들 무렵 부터 대통령이 꿈이던 YS에 의해 휴지조각이 됐다.알려진대로 애초 노 전 대통령의 보수대연합 대상은 YS 보다 DJ였다. 하지만 호남의 적자인 DJ는 광주를 짓밟은 5공 정권의 후신들과의 연합을 상상할 수 없었고, 대신 YS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며 덥석 물었다. 이후 YS는 호굴(虎窟)을 접수했고, DJ는 내각제개헌을 배신당한 JP와 연합해 대권을 차지했다. 꼬마 민주당에 잔류했던 노무현은 간난신고 끝에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었으니, 3당합당은 사건으로서도 충격적이었지만 영웅(?)들의 영고성쇠가 압축적으로 전개된 정치 대하드라마의 배경이기도 했다.민자당은 이후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존속되다가 지금의 자유한국당에 이르렀지만, 6·13지방선거로 궤멸적 타격을 입어 폐당 직전의 상황에 몰렸다. 민자당 창당 26년만에 국민투표로 대구·경북에 강제고립됐으니,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호남을 고립시켰을 때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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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김정은의 주유천하 지면기사
공자는 자기 인생을 기준으로 30대를 이립(而立)이라 칭했다. 자립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기 한몸 겨우 일으킬 무렵인 30대에 역사를 바꾼 영웅들이 적지 않았다. 1769년 생인 나폴레옹이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때가 1804년이니 만35세에 이룬 영광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356년에 태어나 20세에 도시왕국 마케도니아를 물려받았다. 이를 밑천으로 동방정벌에 나서 나이 서른에 대제국을 이루고 페르시아의 샤한샤(왕중왕), 이집트의 파라오를 겸임했다. 그마저도 성에 안찼는지 스스로 아시아의 군주라 칭했다.조(趙)씨인지 여(呂)씨인지 불분명한 진시황이 나라를 물려받아 천하를 통일하고 스스로 황제라 칭한 건 39세 때의 일이었다. 온라인 세상을 열어젖힌 IT기업가들의 출세가도는 한 술 더 뜬다. 1984년 생 유태인 마크 저커버그는 34세에 시가총액 5천억 달러의 페이스북 지배자가 됐다. 지난해 860억 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갑부 1위에 오른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했을 때 나이가 만 스무살이다.2018년 6월 12일 세계는 국제외교무대 중심에 당당하게 진입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목격했다. 그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오르며 3대세습을 개시한 때가 27세였던 2011년의 일이다. 북한의 청년 지도자는 섭정인 줄 알았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고 연이어 핵실험을 강행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철부지의 망동을 경계하는 미국의 군사위협과 경제제재로 한반도 긴장은 높아졌다.저커버그와 동갑인 김정은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세계로 나왔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전격 파견하더니 순식간에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트럼프가 눈을 부릅뜨니 문재인 대통령을 불러 2차 정상회담을 열어 달래고, 시진핑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두번이나 중국을 찾아 달랬다. 문 대통령과 판문점 도보다리를, 시진핑과 해변을, 트럼프와 호텔을 산책할 때 마다 국제적 위상이 일취월장했다. 부친 뻘인 문 대통령과 트럼프가 김 위원장의 지도력을 최고의 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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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김부선 사태' 지면기사
배우 김부선 씨가 지난 10일 공영방송 저녁 메인뉴스 인터뷰에 등장하는 등 6·13 지방선거 이슈메이커로 부상했다. 김씨는 방송에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사적관계'가 사실이라고 밝혔고 이 후보는 이를 재차 부인했다. 하지만 도지사 후보들의 '정치공방'이 김 씨와 이 후보 주장의 진위 여부를 가려야하는 '진실규명' 수순으로 비화한 건 틀림없어 보인다.애초에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를 겨냥해 소위 '형수욕설 파일'을 공개하고,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가 두차례 TV토론에서 김 씨와 이 후보의 '사적관계 의혹'을 제기할 때 만 해도 여론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미 이 후보가 출마한 성남시장 선거와 민주당 대선후보경선 과정에서 검증된 스캔들이어서, 열세인 야당 후보들의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치부됐다. 표만 되면 악마하고도 손을 잡는다는 선거 격언을 떠올린 것이다.문제가 복잡해진 건 한 언론인이 김 씨에게 이 후보와의 관계를 '변호사와 의뢰인 관계'로 정리해 SNS에 게재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작가 공지영이 언론의 금도를 거론하며 김 씨를 옹호하고 나서면서다. 파문이 진실게임 사태로 번졌다. 또 영화감독 정윤철은 공 작가를 향해 "김부선 스캔들을 미투 프레임에 엮으려는 건 번지수가 한참 어긋나는 과욕"이라고 비판해 장외공방의 외연을 확산시켰다.딱해진 건 경기도다. 만만치 않은 선거후유증이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이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선거불복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 후보 또한 수차례 선거 후 일괄 법적대응을 공언했으니 법정공방이 불가피해졌다.더 딱한 건 김부선 씨와 그의 딸 이미소 씨다. 김 씨는 "딸 혼삿길까지 막을 수 없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딸 이 씨는 공개서한에서 "(스캔들을 알고) 엄마에게 손편지를 써 함구해달라 부탁했다"며 "더 이상 선거잔치에 저희를 초대하지 않기 바란다"고 논란의 종결을 희망했다. 이 후보가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여론의 한 복판에 노출되는 모녀의 잔인한 세월을 짐작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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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폭염의 계절 지면기사
진시황은 마지막 '순행'길에 객사한다. 순행은 황제의 권력을 제국 전체에 시위하는 통치행위였다.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려 통일천하 곳곳을 누빈 카퍼레이드이자 로드쇼였던 셈이니 순행의 규모와 화려함은 엄청났다. 암살에 대비해 밀폐된 금속 마차를 탔고, 진시황 본인은 황제의 장엄한 복식으로 치장했다. 하지만 이게 독이 됐다. 마지막 순행은 한여름이었고, 황제의 복식을 갖춘 진시황은 찜통 같은 방탄마차 안에서 열사병에 걸려 급사한 것이다.대표적인 폭염질환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체내의 염분과 수분이 더위로 소진돼서 발생한다. 피부가 차가워지고 축축해지며 체온은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 서늘한 곳에서 쉬고 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호전되고, 심하면 병원에서 수액으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된다. 무서운 건 열사병이다. 외부의 열 스트레스로 체온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하는 현상이다. 땀 배출 기능이 망가져 체온이 40도 이상 높아진다. 체내의 장기들이 기능을 상실하고 의식은 혼미해진다. 당장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그런데 폭염 때문에 정신질환이 발생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연구팀이 국내 6대도시의 폭염과 정신질환 상관관계를 분석했더니 정신질환 응급환자 7명중 1명, 특히 불안증상 입원환자 3명 중 1명은 폭염 때문이란다. 불안증상의 31.6%, 치매의 20.5%, 조현병의 19.2%, 우울증의 11.6%는 폭염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고온에 노출된 신체가 체온조절의 한계점을 초과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체온조절 중추의 이상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소설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살인의 동기로 '태양'을 지목한 것은 카뮈의 문학적 레토릭이지만, 이제 과학적 근거가 나온 만큼 '이방인' 해석은 한층 다양해질 듯 하다.폭염의 계절이 왔다. 기상청은 이달부터 장마 전까지 건조한 불볕더위가, 장마 이후에는 습기 가득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했다. 구태여 과학적 연구와 전문가의 설명이 없어도 더위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더욱이 체감경기 악화로 울화(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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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환경의 날 지면기사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13개국 1천200명의 정부 대표가 모여 '오직 하나뿐인 지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엔환경회의를 개최해 인간환경선언(스톡홀름 선언)을 채택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를 기념해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정해, 해마다 주제를 정해 대륙별로 돌아가며 기념행사를 갖는다. 올해 인도에서 열리는 행사의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부터의 탈출'이다.하지만 미국 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의 '플라스틱 사회'를 읽다 보면 플라스틱으로 부터 인류가 탈출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책은 빗, 의자, 신용카드 등 8가지 친숙한 플라스틱 제품을 통해 인류가 플라스틱빌(Piasticville·플라스틱 도시) 거주자임을 보여준다. 그녀가 어느 하루 접촉한 플라스틱을 모두 기록해보니 196개나 됐다.통칭해서 플라스틱이지만 종류는 다양하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폴리염화비닐(PVC), 폴리스티렌, 폴리우레탄,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페놀수지, 폴리카보네이트, 아크릴 등등. 젖병, 기저귀, 의류, 신용카드, 자동차, 콘돔, 인공수정체, 아스피린병 등등 용도는 무궁무진해 전능의 경지다. 인류는 플라스틱 중독자이자 플라스틱 도구의 노예로 사는 셈이니 플라스틱빌 탈출은 언감생심이다.문제는 플라스틱에 섞인 화학물질들이 모든 생명체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이 물질들은 유사 호르몬으로 위장해 생명체를 공격한다. 비스페놀A는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간기능 이상에 영향을 미친다. 프탈레이트는 남성호르몬에 대한 반작용으로 남자 아이의 생식기관 발달을 방해하고, 노닐페놀은 에스트로겐으로 위장해 생식기관의 기형을 초래한다. 플라스틱에서 용출된 환경호르몬은 모든 생물에게 재앙이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은 재앙의 피라미드 꼭짓점에 위태롭게 서있고….스톡홀름 선언 20년 뒤인 1992년 브라질에서 지구인 행동강령인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 선언'에 서명했다. 리우 선언의 1원칙이 "인간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논의되어야 한다.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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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법원 사태 유감 지면기사
법 없는 국가는 없었다. 법치가 무너지면 국가가 망하고, 법질서가 흐려지면 사회는 문명에서 야만으로 전락한다. 입법, 행정, 사법의 3권분립은 민주주의를 모든 형태의 독재체제와 구별짓는 권력체계다. 3부의 개별적 권력은 오로지 국민에게서 나오니, 서로 영역을 침범하면 안된다. 권력이 섞이면 주권재민 원칙이 깨지고, 법치의 규범이 무너지고, 정의를 세울수 없다. 대한민국 판사들이 부당한 권력의 간섭에 직을 걸고 항거한 사법파동 역사를 이어 온 건 이 때문이다.1차 사법파동은 1971년 박정희 정권과 사법부의 충돌이었다. 공안 및 시국사범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불만이었던 정권은 두명의 판사에게 향응혐의를 씌워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섰다. 당시 450명의 판사중 150명이 사표를 제출하며 항의했다. 정권은 유신헌법으로 대법원의 위헌법률심사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보복했다. 하지만 1988년 2차, 1993년 3차 사법파동에서 소장판사들은 '문제적 대법원장'들을 사퇴시켜 사법개혁 의지를 관철했다. 3차 파동 당시 소장판사들은 사법개혁 성명에서 "판사들은 판결로 말해야 할 때 침묵하기도 했고 판결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기도 했으며 판결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진실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고 뼈저린 자기반성을 남겼다. 2003년 4차 사법파동은 법원 인사제도 개혁으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에 여성들을 진출시켰다.법원이 시끄럽다. 지난해 법원행정처의 진보성향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의혹이 사법행정권남용 논란으로 확산됐다. 전·현직 대법원장이 진보·보수 시민단체로 부터 고발당했고,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정리해고됐던 KTX승무원들은 판결무효를 주장하며 대법원을 점거하기도 했다. 현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신이 구성한 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는 자충수에 고민이 깊은 모양이다. 법원 내부도 사실 관계에 대한 판사들간의 논란으로 뜨겁다.권력으로부터의 사법독립과 내부의 사법개혁을 추구한 예전의 사법파동과는 거리가 멀다. 진영대립의 악폐가 사법부에 이른 듯해 실망스럽고, 판사 성향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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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철저해야 할 북·미회담 막후관리 지면기사
양측 실무협상속 벌어질 디테일 전쟁에서숨어 있던 악마가 해코지 하는일 없어야우리가 상상했던 장면 훼손 가능성도 차단문대통령, 운전중 브레이크에 발 올려놔야남북회담 역사의 핵심 증인인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회고(피스메이커)에 따르면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던 남북회담의 결과 이면에는 피말리는 막후협상이 있었다. 일례로 노태우 대통령 임기 중반에 열렸던 남북고위급회담이 그랬다. 공산권의 붕괴와 한·소 수교, 한·중 무역대표부 설치로 고립무원 처지에 놓인 북한이 남한의 제의를 수락해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 건 1990년 9월 5일이었고 그해 연말까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3차회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 집착하느라 1년 가까이 회담을 지연시켰고, 결국 91년 12월에 가서야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선언을 공동 채택할 수 있었다. 임 전 원장은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했던 노태우 정부"였지만 "남북합의 사항을 실천에 옮길 시간을 영영 잃어버리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임 전 원장이 대북특사로 성사시킨 2000년 김대중-김정일 남북정상회담도 6·15남북공동선언 합의에 도달하기 까지 문구 하나에서 부터 공동선언 서명을 정상들이 할지 말지 등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졌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김일성 유해가 안치된 금수산궁전 방문 여부'는 정상회담 진행중에도 논란이 됐고, 결국 우리측 주장대로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이처럼 역사적 합의의 막후는 협상주역들간의 총성없는 전쟁으로 얼룩진다.새삼스레 임 전 원장의 회고를 돌이켜 보는 이유는 현재 진행중인 남·북·미 삼각정상회담과 관련한 두 가지 관점 때문이다.먼저 남북정상의 '4·27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의 실효를 담보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우리가 중재자를 자임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중재자의 입장을 여러번 강조했거니와, 급기야 이낙연 총리가 지난 27일 "미국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이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아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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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무산 스님 입적 지면기사
조계종 대종사이자 선시(禪詩)의 대가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이 26일 입적했다. 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고, 같은 해 '시조문학' 추천으로 등단했으니 법랍과 시력이 50년을 꽉 채웠다. 스님 무산은 참선과 보시에 힘썼고, 시인 조오현은 화사한 선풍 가득한 시로 속세를 위로했다.입적 후 언론이 정리한 스님의 행장은 하나같이 막히고 거칠 것이 없는 선사의 풍모로 가득하다.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하는 장면을 보고 "고통받는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필요 없다"며 "교황처럼 중생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라"고 절집을 향해 일갈했다. '만해대상'을 제정해 만해 한용운과 백담사를 오늘에 되살린 것도 무산의 업적이다. 신흥사와 백담사에 선원을 세워 사그라들던 선풍(禪風)을 진작했고, 스스로도 말년에 매년 여름과 겨울 석달 씩 백담사 무문관에서 참선에 정진했다.시인으로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수많은 독자를 거느렸다. 천년을 사는 성자도 뜨는 해 지는 해 다본 뒤 알까고 죽은 하루살이 떼에 불과하다는 '천년의 성자'는 참선 끝에 이른 궁극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제 나도 갈 일만 남은 시신입니더.(염장이와 선사)"의 염장이는 부처였고, "산에 살면서 산도 못보고 생 울음소리는 커녕 내 울음도 못 듣는(일색과후)" 중늙은이는 무산이었다. 삼라만상에 맺힌 부처의 얼굴을 용케도 알아보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스님의 선시를 읽은 문인들과 명사들의 독후감을 모아 '이렇게 읽었다 설악 무산 한글선시'를 펴낸 권성훈 시인은 무산을 이렇게 기억했다. "질문을 던지는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침묵하면서 말하게 하고 소리가 없는데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무산이 "밀물 때나 썰물 때 파도 위에 떠 살던(인천만 낙조)" 그 늙은 어부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생전에 "이다음 숲에서 사는 새의 먹이로 가야겠다.(적멸을 위하여)"고 작정했으니, 이제 숲에서 만날 벌레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을 듯 싶다.설악산 백담사와 신흥사를 중심으로 수행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