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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망국(亡國), 망사(亡社)의 징조 지면기사
생(生)은 필멸(必滅)한다. 나고, 자라, 병들어 죽는다. 나라도 기업도 매한가지다. 흥하면 망하고, 성하다 쇠락한다. 지중해 전역을 호령하던 로마제국도 천 년을 버티지 못했다. 어떤 이는 "국가는 그렇다 치고, 민족은 다르지 않으냐" 반문한다. 지구촌 어디에 순혈족(純血族)이 남아 있는가."주식이 떨어져 회사가 망하는가, 문 닫을 기업이기에 주가(株價)가 폭락하는가." 이런 의문엔 명징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다르지 않다. 그래도 장기 내리막이라면 합리적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그 회사는 수년 내 쇠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형상(形狀) 변화엔 징조가 있다. 추세가 바뀌고 흐름이 달라진다. 성장하던 기업이 쇠락의 길에 발을 들인다. 절체절명의 기업이 기사회생하기도 한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란 저서에서 몰락하는 기업을 5단계로 구분했다.첫째는 성공에 취해 자만이 생겨나는 단계다. 둘째는 원칙 없이 더 욕심을 낸다. 셋째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한다. 넷째는 급격한 하락세와 위기의식에 구원을 찾아 헤맨다. 증자, 합병 등 탈출구를 모색하나 여의치 않다. 마지막은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완전히 끝나는 단계다. 재무가 망가지고 리더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린다.추락하는 기업엔 무능한 리더가 있다.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진단을 잘못하니 처방도 엉뚱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임원이나 직원에 전가한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면서 직원들을 채근한다. 결정이 늦어지고 상명하달식 일방통행에 사내 소통은 막히고, 유능한 인재들이 줄줄이 떠나고 만다. 답답해하는 임직원들에 회사의 미래와 비전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중국 사상가 한비자는 '나라 망하는 징조'를 열 가지로 꼽았다. 외교·국방·경제 등 다양하나 군주의 무능과 오만, 위선과 독선을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가장 위험한 인자로 봤다. '무능한 사장만으로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이 무능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회사가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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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김구 안경 지면기사
1895년 10월 일제는 명성황후를 잔혹하게 시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전국 각지에서 '국모의 원수를 갚자(국모보수·國母報讐)'는 기치(旗幟)로 의병 봉기가 들불처럼 번졌다. 청년 김구(1876~1949)도 동지들과 함께 항일운동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다. 연합작전을 꾀하려 청나라로 가려다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우연히 마주친 일본인 '쓰치다 조스케'를 죽여 쫓기게 된다.영화 '대장 김창수'는 '치하포 사건'으로 인해 조선의 스물한 살 애국청년이 겪은 고단한 여정을 그렸다. 재판장에서 "나는 국모의 원수를 갚았을 뿐"이라고 항변했으나, 꼭두각시 재판부는 극악한 살인·강도범으로 몰아 사형을 선고하고 인천감리서에 가뒀다. 2년 뒤 탈옥해 행방을 감췄으나 1911년 데라우치 총독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다시 인천감리서에 갇혔다. 황해도 청년 김구와 인천의 만남은 이처럼 사연이 기구하다.'백범일지'에 인천에서 겪은 투옥, 감옥 생활, 탈옥 과정이 소상하게 기술돼 있다. 새벽녘에 도망치면서 '답동 성당'을 본 것을 두고 '천주교당 뾰족 집이 보였다'고 했다. 신포동 패션문화거리에 조성된 '김구 역사 거리'는 젊은 날 인천에서의 행적 등 평생을 조국애로 일관한 삶의 궤적을 여덟 개 이야기에 담았다.역사 거리에 있는 김구 선생 면상(面相)이 낯설다. 안경이 벗겨진 모습이다. 본체는 사라지고 귀 쪽 테만 남았는데, 달포 전부터라고 한다. 중구청이 주변 지역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보니 어린 학생의 실수였다. 호기심에 동상 안경을 만지다 부러지자 어쩔 줄 몰라 하다 슬그머니 밑에 두고 가는 모습이 찍혔다.중구청은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원상복구가 만만치 않아 고민이다. 동상을 세운 업체에 보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동종 제작업체들도 작업 난이도가 높고, 원형복원이 쉽지 않다며 난색이다.업계에선 투박한 검은색 계열 둥근 뿔테 안경을 '김구 안경'이라 부른다. 선생의 분신과도 같은 평생 동지다. 안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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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김민재 대박' 터진 수원공고 지면기사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1년에 '연대기여금' 제도를 신설했다. 선수가 팀을 옮길 때 발생하는 이적료 가운데 20%까지 12~23살 시절의 클럽팀에 배분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어린 유망주의 잠재력을 발견해내 특급선수로 키워낸 유소년 축구팀에 적절한 보상을 해줌으로써 선수 육성에 대한 의욕을 높이자는 취지다.이 제도가 국내에 알려진 건 박지성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다. 박 선수의 이적료 700만 달러의 5%인 35만(8억여원) 달러를 모교인 수원 안용중, 수원공고, 명지대학교, 일본 교토 퍼플상가가 나눠 받았다. 안용중 5천500만원, 수원공고 9천300만원, 명지대 4천500만원, 교토 퍼플상가 1억5천만원이다. 세류초교는 박지성이 2월생이라 만 11세에 졸업한 것으로 돼 한 푼도 못 받았다. 수원공고는 이때 받은 돈으로 '박지성 기념관'을 지었다.축구 명문 수원공고가 또 경사를 맞았다. 이 학교 출신인 김민재 선수가 FC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다. 김 선수의 이적료는 5천만 유로(715억원)로, 별도 기준에 따라 수원공고에 지원하는 기여금이 1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앞서 김 선수가 SSC 나폴리로 옮겼을 때도 3억원을 받았다고 한다.10억원은 어지간한 실업팀들 연간 운영비와 맞먹는 거액이다. 고교 수준에선 주체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사립학교 축구부는 재정이 열악한 실정인데, 수원공고는 잘 나가는 선배 덕에 돈 걱정을 덜게 됐다. 동문사회는 2014년 전국고교축구리그 왕중왕전 우승 등 강자로 군림해 온 축구부가 명실상부한 명문으로 자리매김할 호기라며 들썩인다.연대기여금은 선수가 이적할 때마다 주어지기에 추가 보너스가 기대된다. 선수 기량이 발전할수록 이적료는 높아지고, 금액도 덩달아 늘어난다. 영국·독일·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국내 선수들이 부쩍 늘고 있어, 혜택을 받는 국내 모교들이 많아질 것이란 기대다.유럽 빅클럽과 달리 국내 프로구단은 기여금을 외면하고 있다. '학교 지원금'이나 '육성지원금'이 고작이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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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재해복구 '품앗이' 지면기사
2006년 7월, 사흘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안성천이 범람했다. 200채 가까운 가옥이 침수되고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대원들이 수해복구 작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현장에서 유독 경상도 사투리가 도드라졌다. 경남 마산시 마산어시장 상인들이었다.상인 35명은 상점문을 닫고 자원봉사 대열에 동참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경남을 휩쓸었던 때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수해자원봉사단에 받은 은혜에 보답하자는 생각에 먼 길을 달려왔다고 한다. 상인들은 "경기도 피해가 어디 남의 일입니까. 가슴 아퍼 몬 삽니다.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하고 도우러 왔지예"라며 흙을 나르고, 가재도구를 닦았다. 어려울 때 받은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이제는 처지가 바뀐 경기도민들을 위해 손을 내민 것이다.'품앗이'는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갚는 것을 말한다. '일을 한다'는 뜻의 '품'과 갚는다는 '앗이'가 결합한 합성어이다. '두레'와 함께 천 년 넘는 전통을 가진 공동노동 방식으로, 농경사회에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농사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조상의 지혜가 돋보인다. 산업화로 인해 농경문화는 퇴색했으나 재해의 현장엔 어김없이 봉사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품앗이 정신은 온전히 계승되고 있다.충청·경북에 500㎜ 넘는 극한 폭우가 쏟아져 50명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산사태와 제방 붕괴로 주택이 침수되거나 유실되고, 가축 수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재산피해도 엄청나다. 망연자실한 수재민들을 도우려는 자원봉사자들이 수해 현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피해가 컸던 오송읍에는 복구 작업에 투입된 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한 '사랑의 밥차'가 등장했다. 명성이 자자한 경기도 수해자원봉사단도 곧 수해현장에 출동할 예정이라고 한다.미담이 넘치는 복구현장에 정치인과 고위 관료가 찾아오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국토부 장관은 견인차를 막고 인터뷰를 해 구설에 올랐다. '공무원의 웃는 얼굴을 보고 화가 났다'는 댓글이 도배됐다.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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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모성애(母性愛) 지면기사
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어린 영양 쪽으로 어미가 다급하게 헤엄쳐온다. 뒤로는 사냥에 나선 악어떼가 빠르게 거리를 좁힌다. 새끼를 살리려 필사적으로 달려와 악어떼 앞을 가로막고 스스로 포식자의 제물이 된 어미. 강물로 뛰어든 엄마의 희생으로 새끼는 무사히 강을 건너 생명을 건졌다.마지막 순간까지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미의 슬픈 눈망울이 처연하다. 동영상 말미 '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인 자연, 하지만 엄마의 위대한 사랑을 이런 비극을 통해서도 보여준다'는 자막이 흐른다. "이거 보고 한 시간 울었다.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사람보다 낫다"는 등 9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수년 전, 영국 일간 '미러닷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동물보호구역에서 죽은 새끼를 품에서 놓지 못하는 어미 원숭이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원숭이는 죽은 지 한 주가 넘은 새끼를 안고 털을 가다듬는다. 사체는 이미 수분이 빠져나가 미라처럼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이 사진을 촬영한 여학생은 "어미 원숭이가 죽은 새끼를 품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매우 슬프고 괴로웠다"고 했다. 당시 어미 원숭이는 쓸쓸한 얼굴로 계속해서 품에 안은 새끼 원숭이의 사체를 나무에 올리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이는 새끼 원숭이에게 나무 타기를 가르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경찰이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땅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여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7년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친정엄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다. 처음엔 아이가 돌연 숨져 땅에 묻었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매장했다고 진술을 바꿨다고 한다.수원에서 발생한 냉장고 시신유기사건 이후 부모에게 버림받은 영아살해사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출생한 기록은 있으나 주민등록에 기재되지 않은 사례를 추적하면서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인 것도 충격인데, 생매장을 한 엄마도 등장했다.모성애(母性愛)는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포악한 사자도 새끼에게는 자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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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킹 오브 클론, 황우석의 몰락 지면기사
서울대 수의과 교수 황우석(1953년생)이 어느 날 영웅이 됐다. 1999년 체세포 복제로 만든 젖소 '영롱이'의 탄생을 알리면서다. 1996년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처음 성공한 복제 양 '돌리(Dolly)'에 3년 뒤진 시점이다. 2004년 세계적 권위의 과학지 '사이언스'에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도 성공한 사실이 발표되면서 영·미도 주목했다. 대한민국이 가장 앞서게 됐다는 줄기세포 기술은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전 세계 불치병과 난치병 환자들에 빛과 희망이 됐다.2005년 '스너피'란 이름의 아프간하운드종 개를 복제해내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노벨상이 유력하다더니 같은 해 11월 MBC PD수첩 방영과 함께 나락으로 추락했다. PD수첩은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됐다'며 난자 채취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난자 제공자에게 금품이 전달됐고, 일부 난자는 여자 연구원들을 상대로 채집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과학윤리문제로 번졌다. 공직에서 사퇴하면서 파문은 일단락됐으나 지지자들이 촛불시위를 하는 등 여진(餘震)을 남겼다.황우석 박사의 근황이 공개됐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황우석 박사의 몰락'에서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황 박사는 '셰이크 만수르' UAE(아랍에미리트) 부총리의 투자를 받아 중동에서 동물복제를 한단다. 세계적 부호이자 왕족인 만수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FC 구단주다.황 박사는 2016년 UAE 공주 '라티파 알 막툼'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방송에서 황 박사는 "제 상관(Boss)은 만수르다. 흠뻑 서포트(후원)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불러줬다"며 만족해했다. 바이오테크 연구센터를 돌며 동물복제 연구를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황우석 사태 당시, 조사에 나선 서울대는 "연구결과가 조작됐다"고 결론지었다. 넷플릭스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업적을 세웠지만, 완전히 추락해서 무너졌다"며 "모두에 이로운 일을 하려고 했다는 게 그토록 심각한 부정행위의 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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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은행', '인천은행' 지면기사
경기은행의 전신은 1969년 창립한 인천은행으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본점을 뒀다. 1972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경기은행으로 행명(行名)을 바꿨다. 경기은행이 인천에 본사를 둔 게 의외이나, 당시엔 인천시가 광역지자체인 경기도에 속한 기초지자체였기에 이상할 게 없다. 외려 금융기관 사훈이 '인화와 단결, 성실한 봉사'라는 게 생경해 보인다.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악조건에도 1988년 총수신 1조원을 달성했고, 장학회를 세웠다. 이듬해 '경인리스금융'을 설립했고 1992년 구월동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신경기상호신용금고'와 '경은경제연구소'를 잇따라 출범시켜 세를 불렸으나 IMF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1998년 6월 퇴출은행으로 지정돼 한미은행에 인수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급작스런 퇴출로 적금 인출이 어렵게 되자 경인지역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하철 강남역 1번 출구 빌딩에 강남역지점이 있었는데, 2007년까지도 간판이 달려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았다. 지점이 있던 자리는 SK텔레콤에 이어 스타벅스가 들어섰다.직원들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었으나 일부는 한미은행에 고용승계가 됐다. 정부가 중앙은행을 보호하려 지방은행을 희생시켰다는 동정론이 확산했다. 퇴출을 막으려 로비를 한 은행장이 옥살이를 하다 사망하는 흑역사를 남겼다. 한때 경기·인천을 대표할 금융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기은행을 부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진입 장벽이 워낙 높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신규 사업자 문턱을 낮춰 은행권 경쟁을 유도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고, 인터넷 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도 추진한다. 기본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승격할 전망이다.경기·인천을 대표할 지방은행 설립이 가능해졌다. 국내 산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경제권이다. 인구 65만여명 지자체에 제주은행이 운영되는 마당에 1천700만명 생활권역에 은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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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독립유공자 재검증 지면기사
죽산 조봉암(1899~1959)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다.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해 제헌 국회의원과 2대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이승만 정권 당시 국가변란과 간첩죄로 사형선고를 받아, 1959년 처형됐다.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농지개혁과 경제체제의 틀을 닦았다.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죽산의 처형을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국가의 사과와 피해구제, 명예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대법원도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내렸으나, 친일 혐의로 독립유공자 서훈은 받지 못했다. 근거는 '인천 서경정 조봉암이 휼병금 150원을 냈다'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국방헌금 관련 기사. '조봉암'의 주소가 죽산 선생 주소나 연고지와 다른 등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훈처는 인정하지 않았다.동농(東農) 김가진(1846~1922)은 조선말 문신으로, 초대 주일공사를 지내고 갑오개혁에 참여한 외교관이자 정치인이다. 독립협회 창설에 참여했고, 대한협회장으로 한·일합방을 주장하는 일진회와 대립했다. 일본어와 중국어에 능하고 명석하며 한학에 정통했다. 서예로도 명성이 높은데, 독립문 현판도 그가 썼을 것이란 가설이다.3·1 운동 이후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최익환 등과 제2 독립만세시위를 계획하고 비밀조직 '대동단'을 결성해 총재로 추대됐다. 그해 10월 아들(김의한)과 상하이로 망명해 김좌진 장군 고문으로 활동했다. 아들과 며느리(정정화)는 독립 유공자 서훈을 받았으나 동농은 보류됐다. 남작 작위를 일제에 '공식적으로' 반납하지 않았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에서다.정부가 문서 조작이나 친북 논란이 있는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재검증해 '가짜 유공자'의 서훈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면 저평가된 인사나 단체의 공적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재평가하기로 했다. 공적 심사는 2심제에서 3심제로 개편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독립유공자 선정을 두고 허위공적 논란에, 친일엔 엄격하고 친북엔 관대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김원웅 전 광복회장 부모는 공적 가로채기 의혹을 받았다. 손혜원 전 의원 부친은 6차례 탈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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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장미란 문체부 차관 지면기사
장미란(40)은 여자 역도 최중량급(75㎏+)에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을 모두 석권한 '그랜드슬래머(grand slammer)'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실패 논란을 빚은 중국 선수에 뒤져 은메달에 그쳤으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을 들어 올려 시상대 맨 위에 섰다. 2위 선수와 49㎏이나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2005~2009년 세계선수권을 4차례 석권해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초등생 때 엄마 권유로 바벨을 잡았다. 아버지는 역도, 어머니는 육상선수 출신이었다. 여동생과 남동생도 입문해 3남매가 역도 선수생활을 했다. 여자아이가 바벨을 드는 게 창피해 일주일 동안 밥도 먹지 않고 버텼으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원주에서 나고 자란 장미란은 2007년 고양시청 역도부에 입단하면서 경기도와 인연을 맺었다. 든든한 재정 지원으로 안정적인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듬해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세계 선수권을 제패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2007년 광주 전국체전 도 대표로 출전해 3관왕에 오르면서 경인일보 체육 대상을 받았다. 2009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고양시는 한국 역도의 메카가 됐다.이름을 딴 애칭 '로즈란(장미(Rose)란)'이라 불리며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정신력이 강하고 명석하며 말도 잘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현역 시절엔 국위를 선양했고, 은퇴해서는 꾸준한 선행으로 존경받는다. 2012년 '장미란 재단'을 설립해 비인기 종목 선수와 스포츠 꿈나무를 후원하고 사회 배려 계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힘센 누나'가 공부도 열심히 해 용인대 체육학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장미란이 29일 단행된 인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깜짝 발탁됐다. 정책홍보와 체육·관광을 담당하는 자리다. 엘리트 스포츠인 출신으로는 2013년 '사격의 전설' 박종길과 2019년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수영)에 이어 3번째다. 이날 하태경 의원은 "굉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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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인칼럼] 희망고문 된 '수원 군공항' 지면기사
아무리 발버둥 쳐도 헤어나지 못하는 절망스런 상황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해 더 괴로워지는 참담한 때가 있다. 어떤 이는 친구도, 연인도 아닌 이성을 두고 이별을 고하지도 사랑을 고백하지도 못하고 저 혼자 속 앓이를 하다 청춘을 보내기도 한다. 눈물이 되고 마는 '희망고문'의 비애(悲哀)다. '수원 군 공항'이 이 모양새다.수원 공군비행장 이전은 2013년 '군 공항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발화점이다. 국방부는 2017년 화성호 일대를 이전예비후보지로 지정했다. 주민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후보지로 선정하기 위한 전 단계다. 해당 지역이 반발하자 수원시는 민간공항 기능을 보태 민·군통합공항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수원에선 '이보다 좋은 카드가 없다'고 했으나 화성 주민들 반응은 싸늘했다.첫 단추가 잘못 꿰지니 갈수록 태산이다. '군 공항 이전을 위해 꼼수를 쓴다'는 의심만 키웠다. 7년 전, 레이스 초반에 고꾸라져 아직껏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별 진전이 없자 화성에선 '공항은 물 건너갔다'고 반색한다. 이원욱 국회의원은 지난해 "이젠 걱정 안 해도 된다"며 "그래도 경계의 끈은 놓지 말자"고 했다. 수원서도 '군 공항이 이전하기는 틀렸다'는 회의론이 커진다. 경기국제공항 '군공항 이전 배제' 조례안軍 빠지며 신공항의 당위·목적성 불분명 이 와중에 치명적인 악재가 터졌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는 주초 '경기국제공항 건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수정 의결했다.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군 공항은 제외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수원 군 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다'는 내용을 배제한 게 핵심이다. 국제공항 유치를 위한 노력과 별개로 군 공항 이전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화성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수정안을 발의했다.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목적에 부합하도록 했다는 취지라고 한다. 군 공항 이전을 위해 민군통합공항으로 제안된 경기국제공항의 주객이 전도(顚倒)된 거다.수원시가 난감하게 됐다. 경기도가 수정안에 동의하면서 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