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 [수요광장] 인간다움의 조건과 미래사회 노동

    [수요광장] 인간다움의 조건과 미래사회 노동 지면기사

    작년 12월에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주 52시간 근로시간 개편과 임금체계 개혁을 골자로 하는 노동시장 개혁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노동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고용노동부에서 작년 6월에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에 의해 발족한 전문가 논의기구이다. 이 권고안이 새해에 입법화되기 위해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권고안 발표를 계기로 인간이 '노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정치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 유형을 3가지로 나누었는데,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이다. 여기서 노동은 생명유지를 위해 필요한 활동을 가리키고, 작업은 사물을 제작하는 활동을, 행위는 인간관계에서 수행하는 활동으로 정치 활동을 포함한다. 아렌트는 고대와 중세시대에 노동은 하층민이, 작업은 장인이, 행위는 상류층만 했으며, 산업혁명 이후부터 인간은 신분 구분 없이 생존을 위한 노동만 하는 삶으로 전락했다고 보았다. 노동만 하는 호모 라보란스(homo laborans)에 머물렀기 때문에 제2차 대전에서 약 600만명 유태인을 학살하는 비극이 초래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노동, 작업, 행위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인간답게 살기 위한 조건은 노동, 취미로 물건 만들거나 악기 연주하는 활동(작업)과 인간관계와 사회를 유지하는 활동(행위)을 함께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 개혁 권고안을 따져볼 때, 이 권고안이 노동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함께 하는 인간의 조건을 얼마나 충족시키는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인 자기계발 성과 두려움 갇혀노동시간뿐 아니라 여가때도 강요젊은이들 워라밸 중요시하기 때문 우리는 노동활동을 언제나 최우선의 가치로 여긴다. 노동 중심 가치관이 확립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의 일이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노동은 하층민이 하는 '고통스러운' 활동이고, 노동하지 않는 '여가(leisure)'는 상층민이 누리는 것으로서 이들을 유한계급(leisure cl

  • [수요광장] 더불어 사는 사회, 공존하는 생태계

    [수요광장] 더불어 사는 사회, 공존하는 생태계 지면기사

    2023년 새해, 그리고 첫달. 유독 생각이 많은 달이다. 잿빛으로 물든 겨울 하늘 끝에 제법 빛고운 파란 하늘이 청량한 아침, 지나간 날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계획들, 그리고 크고 작은 비전과 소망들이 미래를 향한 기대와 불안에 어우러져 우리의 뇌는 가장 바쁜 움직임을 보인다.유엔의 '세계인구 전망 2022'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인구는 80억명으로 11년만에 11억명이 증가했으며 오는 2050년에는 97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했다. 인구 최다국가로 중국을 넘어선 인도는 50년 만에 8억명의 인구가 증가했고 오는 2050년에는 16억7천만명의 인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증가추세에 반하여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함께 대표적 인구 감소국가로의 심각성을 지닌다. 세계적 인구증가와 국내적 인구감소의 문제는 다른 현상과 의미에 대한 시각을 요구한다. 식량부족과 전쟁, 이상기후와 코로나 팬데믹은 삶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재난으로 다가온다. 이는 미래에 예측되는 생태계 붕괴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자각하기에 충분하며 기후상승을 막으려는 다양한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기업은 ESG경영을 도입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지속가능성을 제시하였고 각 분야에서도 환경의 보존과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다. 건강한 뇌를 위한 최적의 삶 변화는자신하기 나름… 리더 세우기 집중 지구의 보존을 위한 우리의 책임은 더불어 살아가는 시대적 사명이며 후대를 향한 약속이다. 국가는 미래지향적 교육과 정책을 수립하고 개인은 삶에서의 실천으로 함께해야 한다. 기후과학자 빌 헤어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위기의 문제를 "인구가 아니라 소비양상이다"라고 설명하며 과소비와 불평등을 강조했다. 삶의 풍요로부터의 과잉은 결핍을 넘어선 폐해이며, 삶의 적절함으로부터 태도는 평등에 기여하는 새로운 문화가 될 것이다.소비행태에 대한 변화는 지역 내의 자체 생산과 소비, 지역의 농산물을 구매하는 작은 습관으로부터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 [수요광장]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연대 통한 유보통합

    [수요광장]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연대 통한 유보통합 지면기사

    유치원은 해방 전까지 일제가 세운 공립유치원 3개소를 제외하고는 141개소가 선교사, 독립운동가 등 민간에 의해 운영되었다. 6·25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도 유치원은 민간에 의해 유지·발전되었으나 시설기준미달, 무자격교원채용, 수업료 및 특별활동비의 과도한 징수 등 일부 사립유치원의 부조리가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견제와 유치원의 대중화를 위해 1976년 5개소를 시작으로 1978년 8개소, 1979년 26개소, 1980년 40개소였던 공립유치원을 1981년 1천922개소로 폭발적으로 확장했다. 1980년 공립에 비해 20배 이상 많았던 사립유치원은 1981년 그 수가 역전되자 격렬하게 반발했고 이에 문교부는 대도시를 제외한 농어촌에 한정하여 공립유치원을 증설했다.유치원 교사는 준교사, 2급정교사, 1급정교사로 자격이 나뉘었으나 유치원 현장은 오랜 시간 정부의 관리감독 없이 방치되며 무자격교사를 다수 양산했다. 정부는 1962년 200시간의 단기특별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를 수료한 전원에게 교사자격증을 발급하는 한편, 자격증 미소지자는 해직조치를 하는 등 유치원 교사 자격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이후에도 무자격교사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유아교육 120년 숱한 굴곡 거쳤지만영유아 건강한 발달 본질 포기 안해 이런 상황에서 공립유치원 교사는 1980년 80명에서 1981년 296명, 1982년 633명, 1983년 887명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문교부는 과원 교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학교 교사를 병설유치원으로 발령 내거나, 오전에는 초등 저학년·오후에는 유치원 수업을 하는 겸직교사체제를 운영하거나, 3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사립유치원 교사를 특채로 선발했다. 1981년 기준, 경력교사로 특별채용된 공립유치원 교사는 296명이었으나, 그 5배가 넘는 1천724명은 국민학교 교사였다. 국민학교 교사는 유치원 교사를 보모로 칭하며 보모와 동급의 대우를 받거나 유치원 보모에게 교사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반발하였으나, 다른 한편 유치원교사 겸직에 대한 고충과

  • [수요광장] 손절(損切)

    [수요광장] 손절(損切) 지면기사

    주식투자자에게 2022년은 힘든 한 해였다. 미국 금융당국의 고금리정책은 전세계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대비 69% 하락했다. 코스피도 2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안팎으로 큰 손실을 보았다. 문제는 올 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를 예상한다. 손실이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주가의 등락은 아무도 모른다. 투자 결과의 책임도 각자의 몫이다. 재빠른 개미들은 이미 정기예금으로 갈아탔다. 그들은 걱정이 적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미들은 2021년 급등 장세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시장에 계속 머물고 있다. 기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계좌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하락 주가 매도 지연·물타기 손실뿐시장 판단 인정않고 고집하면 파멸 왜 개미들은 실패할까. 여러 요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손절(損切)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매수자는 상승을, 매도자는 하락을 예측한다. 그러니 누군가의 예상은 항상 틀린다. 매수 후 계속 하락하면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야 한다. 판단의 잘못을 인정하면 결단해야 한다. 작은 손해를 감수해야 더 큰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떨어진 주가는 회복된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매도 타임을 미룬다. 하락을 추가 매수의 기회로 오인하고 빚까지 동원하여 물타기 한다. 매도 지연과 물타기는 손실의 폭만 키울 뿐이다. 시장은 냉정하다. 투자자의 과욕을 시장은 확인시켜준다. 시장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을 계속 고집하면 파멸에 이른다. 욕심에 눈이 멀면 시장을 볼 수 없다. 자신의 실수도 알 수 없다. 주관적 희망을 객관적 분석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손실이 누적된다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냉정해져야 한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바로 손절해야 한다. 실력과 내공을 키운 후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한 종목에서 실패해도 다른 종목에서 성공하면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손절하지 못하면 마침내 원금을 모두 잃는다. 다시는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사라진다. 게임오버다. 정치도 유사… 야당 행태

  • [수요광장] 안양과 '김대규문학관'

    [수요광장] 안양과 '김대규문학관' 지면기사

    김대규 시인은 1942년 경기도 안양에서 출생하여, 태어난 바로 그 집터에서 살다가 2018년 77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연세대 국문과와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시와 시론' 동인을 이끌면서 20권의 시집과 11권의 에세이집, 3권의 평론집을 펴냈다. 특별히 고향 안양에 대한 애향심으로 유명하며, 시에서도 고향 사랑과 실험 지향의 이중주를 끈질기게 보여준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아호인 '문향(文香)'처럼 사후에 후배들에 의해 새로운 향원익청(香遠益淸)이 진행되는 현재형의 시인이다.김대규는 고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첫 시집을 낸 조숙한 문청(文靑)이었다. 시집 '영(靈)의 유형(流刑)'(1960)은 고교 시절 은사였던 김창직 시인이 제목을 지어주었는데, 김대규 시의 원체험이 이 시집에 서려 있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그의 베스트셀러 '사랑의 팡세'가 암시해주듯이, 먼저 그는 혼신을 다해 '사랑'의 의미를 사유했던 사색가였다. 또한 '흙'이라는 원형적 속성을 끌어와 생태적인 사유를 우리 시단에 뿌린 시인이었다. 이 두 가지 기둥은 어찌 보면 보편적 사유의 결정(結晶)이요, 어찌 보면 우리 시대에 결핍된 속성에 대한 시의적 제안이기도 하였다. 그는 '사랑' 의미 사유했던 사색가'흙'이란 원형적 속성 시단에 뿌려 김대규가 노래한 주제 가운데는 어머니에 대한 아들로서의 사랑, 자녀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사랑이 가장 뚜렷한 실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보편적 에로스의 문제도 시적 발상과 표현의 주형식이 되고 있다. 이처럼 김대규의 시는,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서 발원하여 가장 먼 곳으로 퍼져가는 에너지를 품은 채 사랑의 경험과 사유를 담은 지성적 기록의 범례로 남을 것이다.또한 김대규는 '흙의 사상'과 '흙의 시법' 등의 시집을 통해 흙이라는 원형 상징을 탐구하였다. 그의 시는 흙으로 비유되는 자연 사물의 이미지를 개성적으로 포착하여 그 안에 자신이 발견한 삶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이치를 이입시키는 방법으로 일관되게 생성되었다. 그는 '안양'이라고 하면 문

  • [수요광장] '사람답게 일하자'는 선언

    [수요광장] '사람답게 일하자'는 선언 지면기사

    누가 인생의 암흑기를 묻는다면, 오랫동안 꿈꾸던 기자가 된 직후를 꼽을 것 같다. 한국 언론계는 수십 년 동안 수습기자를 '하리꼬미', '사쓰마와리'라는 방식으로 교육해왔다. 하리꼬미란 기자가 관할 경찰서에서 숙박하며 24시간 근무하는 것이고, 사쓰마와리는 관할 구역 경찰서와 파출소를 하이에나처럼 뒤지며 사건을 찾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구습과 악습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였다.왜 암흑기였냐면 하루에 1~2시간도 채 잘 수 없는 노동강도 때문에 실제로 건강에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약골이 아니었는데도 오로지 수면 부족으로 응급실에 실려갔고, 이후 몇 년간 심한 불면증을 앓는 등 '하리꼬미'가 남긴 생채기가 컸다. 수습을 벗어나도 매일 평균 12~13시간 이상의 업무가 이어졌고 주말에도 모니터링 등 자발적인 근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수습기자 때 망가진 건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이 기간을 거치며 '노동 시간이 사람의 삶의 질, 특히 건강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주는지'를 온몸으로 깨달았다.갑자기 세상이 달라졌다. 2018년부터 일명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서다.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저녁 7시에 퇴근하고 밤 11시까지 취재원과 술을 마시는 비인간의 세상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 다소 인간적인 세상으로 바뀐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수습교육도 변화했다. 경찰서 숙박 관행이 없어지고 수습기자들도 집에서 자고 출퇴근하며 일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선배들은 "어떻게 수습이 출퇴근을 하느냐"고 혀를 찼지만 그것은 분명 비로소 언론계가, 세상이 정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신호였다. 주 52시간 근로제 업계 관행 큰 변화업무 시간으로 실력 평가시대 청산 노무사로 업을 바꾸고 '주 52시간 근로제'의 실체가 내가 피부로 느낀 것만큼 대단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령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정하기 전에도 68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었다. '하리꼬미'처럼 주 100시간 넘게 일해도 된다는 법은 이 땅에 존재한 적이 없다. 또 전체 노동자의

  • [수요광장] 카타르 월드컵에서 배운 삶의 기술 '사과하기'

    [수요광장] 카타르 월드컵에서 배운 삶의 기술 '사과하기' 지면기사

    지난달에 시작한 카타르 월드컵대회가 다음 주 월요일에 끝날 예정이다.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네이버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포르투갈 경기의 누적 시청자 수는 1천152만6천845명이고 최다 동시 접속자 수는 217만4천7명에 이른다. 이 수치를 작년 국내 프로축구(K리그) 네이버 중계에서 1경기 최다 동시 접속자 2만4천185명과 비교하면, 월드컵 최다 동시 접속자 수가 90배 정도 많다. 평소에 축구를 보지 않아도 월드컵을 시청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월드컵을 시청하는 것은 자기 국가 팀의 승패를 확인하거나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 기량을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세계 일류 선수들이 보여주는 도전, 노력, 눈물과 기쁨을 인간의 삶에 투영하고 자기 삶을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스포츠과학자 스캇 피어스와 그의 동료는 이러한 현상을 '스포츠를 통한 삶의 기술 전이(life skill transfer)'라고 명명하였다.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12월3일 포르투갈 팀을 상대로 우리나라 팀이 2-1로 역전하며 이긴 때이다. 그리고 이 경기의 종료로 16강 진출이 확정되지 못하고, 우루과이와 가나 경기 결과가 나오기를 8분 기다려서 마침내 승점이 높은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때였다. 이때 8분은 80분이라도 되는 양 느껴졌다. 이 순간 우리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숭고함을 느꼈고, 삶에서 자기 노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조력과 운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12년전 사건 수아레스 "사과않겠다"가나, 복수심에 우루과이 16강 저지 그런데 우루과이와 가나전 결과를 기다린 8분 동안 의문이 생겼다. 가나 선수들이 한 골도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너무나 결사적이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가나 감독이 선수 1명을 교체하기까지 했다. 가나팀이 2-0으로 지고 있어서 16강 탈락이 확정된 상태라서 3-0으로 져도 결과가 같은데, 왜 부상을 무릅쓰고 악착같이

  • [수요광장] 나로부터 시작하는 코칭, 문화가 되다… 다시 쓰는 코칭

    [수요광장] 나로부터 시작하는 코칭, 문화가 되다… 다시 쓰는 코칭 지면기사

    달력 한 장을 남긴 채 한해가 저문다. 지난 여름 무성했던 녹음도, 빛 곱던 가을의 단풍도 어느새 낙엽이 되어 겨울 앞에 서 있다. 앙상하게 속내를 드러낸 나무들의 겨울은 어떤 의미일까?삶의 한 부분이 된 듯 그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잿빛 물든 현실의 우울도 카타르 축구로 향한 우리의 염원 앞에 힘을 잃었다. 16강을 이룬 포르투갈 경기, 새벽까지 이어진 대규모 거리응원의 절실함이 함께 한 브라질과의 경기는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경기, 내일의 성장을 위한 또 다른 피드백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되는 감격의 시간을 안겨주었다. 사뿐히 내리는 함박눈과 함께 여는 아침의 감사함 되어.21세기 급변하는 현대사회는 인터넷이 이끈 3차산업에 이어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변되는 4차산업으로의 변화에 주목한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2016년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의 명명으로 시작되었다. 경제는 물론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산업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삶의 방식의 변화를 예고한다. 이로 인해 창의적 사고의 필요성이 절실해 졌으며 인간 존중의 의식적 사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요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재인식이 요구되는 의미는 무엇일까? '다시 쓰는 코칭'.코칭은 학문별로 활발한 연구 진행모든 세대별 적용 실용적 접근 넓혀 역사란 변천의 과정이나 기록 또는 존재해 온 연혁으로 정의되며 누군가는 과거와 현재의 의미로운 대화라 명명한다. 코칭은 헝가리 'Kocs'에서 유래되어 영국의 스포츠 분야에서 출발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으나 용어의 표현적 명명 그 이전부터 코칭의 핵심 철학이 태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코칭은 인간존중이라는 근본사상에 실존하는 것으로 철학과 교육에 근원적 출발을 암시한다.이는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자아로부터의 성찰과 뒤를 이은 사상가들의 인간에 대한 존중, '부분이며 전체인 개인(Individual)'이 존중받는 사회에 힘을 싣는다. 존재로부터의 존중은 독립적 삶에 관한 선택의 존중

  • [수요광장] 4.16민주시민교육원, 우리가 지켜야 할 이름의 무게

    [수요광장] 4.16민주시민교육원, 우리가 지켜야 할 이름의 무게 지면기사

    안산에 있는 대학에 임용되던 2017년, 안산은 내게 세월호의 도시였다. 단원고등학교는 지척에 있었고, 희생 학생들의 고등학교 선후배나 동기, 형제자매들은 우리 대학의 재학생이거나 신입생으로 여전히 대학에 입학하고 있었다. 캠퍼스의 4월은 조용했다. "기억하겠다"는 애도도, "진상규명하라"는 분노도 없었다. 몇몇 학생들이 세월호를 호명하여 수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세월호 관련 다큐를 함께 시청하기도 했고, 세월호가족협의회 사무실 컨테이너를 칠하는 페인트 봉사를 다녀오기도 했으나 그것은 소수 학생들과의 작은 이벤트일뿐이었다. 손목의 노란 팔찌를, 가방의 노란 리본 고리를 더 이상 서랍에서 꺼내지 않게 된 것처럼 조용한 4월의 캠퍼스를 반복하며 '어떻게', '왜'와 같은 질문도 무뎌졌다.250명이 공부한 2학년 1~10반 교실11명의 선생님 교무실 그대로 복원 올해는 세월호 참사 8주기였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은 2016년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 이후로 여러 난항을 헤치고 5년만에 개원됐다. 교육원 내부에 복원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 이전을 두고도 여러 혐오표현이 오갔으나, 돌아오지 못한 250명의 학생들이 공부한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의 교실과 돌아오지 못한 11명의 선생님이 근무한 교무실의 책상, 의자, 칠판, 게시판은 물론 문틀, 창틀, 창문 등의 기록물이 그대로 복원되어 희생 학생 부모들의 해설을 통해 기억되고 있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사회적 참사에 대한 당연한 애도와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어느덧 정치적 진영싸움이 된 시대에서 공감과 기억, 참여와 연대로 나가는 민주 시민의 역할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지난 9월 시작하여 11월 마무리된 4.16민주시민교육원의 프로그램 '청시민의 눈'도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다. 단원고등학교 학생 15명이 참여했고, 안산대학교 유아교육과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학생 10명이 멘토로 참여한 강좌였다. 고등학생 3명과 대학생 멘토 2명이 조를 이루어 혐오와 차별이란 주제로 4주간 토론을 했고,

  • [수요광장] 방송 뉴스는 정치 유튜브가 아니다

    [수요광장] 방송 뉴스는 정치 유튜브가 아니다 지면기사

    #1. 대통령 전용기에 MBC 기자의 탑승이 불허되었다.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MBC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대한 대통령의 감정은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조치는 이해하기 힘들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자유를 강조해왔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로 비쳐질 수 있다. 정부를 공격하는 쓸데 없는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MBC 기자가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해서 국민들의 알권리가 위축되었다는 불만은 들리지 않는다. MBC 메인 뉴스의 시청률도 큰 변화는 없었다. MBC 사장은 자신의 정견을 종종 공개적으로 표현한다. 2021년에는 광화문 보수집회 참여자를 '맛이 간 사람들'이라고 공격했다. 2019년 보도국장 때는 조국 전 장관 지지 집회 참가자 수를 '딱 보니 100만명'이라고 방송에서 버젓이 말했다. MBC 종사자들은 보수 정권을 공격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임무로 착각하는 듯하다. MBC는 인터넷방송이 아니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방송이다. 공적 책임이 부여된다. MBC는 이중적이다. 그들은 한편으로 공영방송이라고 주장한다. '당파적 공영방송'이란 말을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 다른 한편으로 자신들이 광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민간방송이라고 말한다. MBC의 보도 태도는 일종의 시장세분화 전략일 수도 있다. 특정 정파를 고정 시청 대상으로 확보하여 최소 시청률을 유지한다. 이른바 좌파상업주의다. MBC를 '아예 안 본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MBC 논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MBC를 공영방송이라 할 수 있을까. MBC는 정체성 위기에 빠져있다.MBC, 국민 재산인 전파 이용하는'공적 책임있는' 지상파 방송이다YTN, 노조가 회사 중심 '노영방송' #2. 정부는 공기업이 보유한 YTN 지분 매각 방침을 발표했다. YTN은 뉴스 전문채널이다. 1995년 케이블TV의 도입으로 탄생했다. 출범 당시에는 연합통신이 대주주였다. 사업 초기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