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고라

  • [경인아고라] 특수교사의 죽음을 기억하며

    [경인아고라] 특수교사의 죽음을 기억하며 지면기사

    업무과중·인력부족에 극심한 피로 분반·보조교사 배치 등 대안 필요 성인장애인 취업·자립에도 힘써야 특수 교사들 헌신 헛되지 않도록정부·사회의 촘촘한 지원 절실해최근 인천에서 특수교사 한 명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그는 주당 29시간의 수업을 진행하며 12명의 장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일반 교사와는 다른 차원의 에너지가 요구되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그는 매일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및 생활 지원, 개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보호자 상담과 행정 업무까지 혼자 감당해야 했다.친구에게 보낸 카톡에서 '죽어버릴 것 같음'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었다. "특수학생이 8명 과밀학급이어서 2명이나 법정정원 초과입니다. 우리 학교가 특수학급 분반을 할 수 있도록 특수교사를 보내주세요." 이는 지난 10월24일 사망한 H초 특수교사와 해당 학교가 인천시교육청에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절박하게 건의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 건의는 통하지 않았다. 특수교육법 27조에는 초등학교의 경우 특수학급 학생 6명이 한반이며 7명 이상이면 분반을 하도록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침은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지난주에 경기도 장애인평생학습축제에 함께 자리한 적이 있었다. 특수학교를 졸업한 성인 장애인들이 다니는 장애인성인야학이 합동으로 축제를 열었다. 장애아들이 특수학교를 졸업하면 의지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주간보호센터를 보내기도 하고 이러한 장애인 성인야학을 보내기도 하지만 지원체계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땅에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등록장애인 수는 무려 260만을 넘어서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장애노인의 지속적인 증가로 그 숫자는 계속 증가추세이다. 장애를 안고 있는 성인들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를 보다 강화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놓여 있다.다시 특수교사 문제로 돌아와서 무엇이 그 젊은 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 [경인아고라] 최근 인천의 실업률과 정책적 함의

    [경인아고라] 최근 인천의 실업률과 정책적 함의 지면기사

    인천 실업률 1.8% 너무 낮은 수준계절적 요인과 구직 포기 증가 등비경제활동 인구의 변화가 '영향'일자리·취업자 불일치 2중 구조화향후 고용정책 '고용률'에 중점을세상 시장을 요약하면 실물시장과 노동시장이다. 실물시장의 핵심적인 정책목표는 물가다. 노동시장의 궁극적인 정책목표는 실업률이다. 이를 위한 정책수단은 기준금리와 재정지출이다. 늘 둘 사이의 정책조화가 필요하다. 욕심이야 경제성장이지만,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되면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이 뒤따른다. 문제는 물가와 실업률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조절이 어렵고, 재정지출에 혼선을 빚는다.요즘 다행히 물가와 실업률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성장 상태다. 기준금리를 좀 더 내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함께 감안해야 할 실업률 수준이 낯설다. 낮아도 너무 낮다. 왜 그럴까,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국이 거의 같지만 우리가 사는 인천을 중심으로 살펴보자.먼저 실업률의 정의와 특성을 보자. 실업률의 분자는 지난 4주간의 구직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이다. 1999년 6월 이전에는 1주간을 기준으로 했다. 분모는 취업자와 실업자의 합계인 '경제활동인구'이다. 참고로 고용률은 경제활동인구에 비경제활동인구를 더한 '15세 이상 인구'를 분모로 한다. 최근 몇 년간의 인천 수치를 보면 실업률은 4%, 고용률은 63% 내외다. 실업률에 고용률을 더해도 예상과 달리 100%가 되지 않는다. 분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실업자가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 실업률의 분자와 분모가 동시에 줄어 실업률이 하락한다. 예로 100명 중 6명이 실업자인데 이 중 2명이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 실업률은 6%(6/100×100)에서 4.1%(=4/98×100)로 거의 2%가 그대로 낮아진다. 따라서 고용률은 같아도 구직활동이 커지면 실업률이 올라가고 구직을 포기하면 실업률이 낮아진다. 즉 실업률은 '구직'이라는 심리적 의사결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 특성을 갖는

  • [경인아고라] 한글과 발음기호

    [경인아고라] 한글과 발음기호 지면기사

    '민주주이에 의이' 표준발음 복잡띄어쓰기 등 맞춤법은 더 어려워2011년 자장면-짜장면 복수 표준어'말은 사회의 거울' 시대마다 변화'윤서결'-'윤성녈' 아직도 논란 계속소리 글자인 한글이지만 정확히 발음하기란 꽤 어렵다. 예전에 모 방송사의 입사시험에 '민주주의의 의의(意義)'를 자연스럽게 소리나는대로 쓰라는 문제가 나왔다. 정답은 '민주주이에 의이'라고 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민주주으으 으으'로 자연스럽게(!) 발음하는 경우도 있지만.표준발음도 상당히 까다롭다. 솜이불, 막일, 맨입, 콩엿, 한여름, 내복약, 신여성, 색연필, 영업용, 금요일은 어떨까. 소:미불/솜:니불, 마길/망닐, 매닙/맨닙, 콩엳/콩녇, 하녀름/한녀름, 내:봉약/내:봉냑, 시녀성/신녀성, 새견필/생년필, 영어뵹/영엄뇽, 금뇨일/그묘일 중에 어느 것이 맞을까. 앞이 아니라 뒤의 보기가 정답이다.맞춤법은 더 어렵다. 2017년 한글 맞춤법 일부개정고시안은 띄어쓰기를 담았다. 대표적으로 '소리나다'와 '국제연합'을 '소리 나다'와 '국제 연합'으로 개정했다. 반대로 붙여 쓴 경우도 있다. '금 목걸이 은 목걸이'는 '금목걸이 은목걸이', '지난 겨울'은 '지난겨울', '순 우리말'은 '순우리말'로 바뀌었다. 더불어 부나비의 원말인 불나비, 소나무의 원말인 솔나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당당히 자리잡았다.사실 '맞춤법'도 예전에는 '마춤법'으로 썼다. 조선어학회가 1933년 펴낸 '한글 마춤법 통일안'의 제목이 그렇다. 일본의 한글말살정책에 맞서 한글 학자들이 서둘러 맞춤법 통일안을 냈다. 큰 방향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당시 신문은 '없으니, 앉으니, 좋다' 대신 '업스니, 안즈니, 조타'로 썼다. 이에 한글학자 주시경은 "같은 단어는 같은 형태로 하자"고 했다. 꽃이 좋은 예이다. '꽃이 피다'는 '꼬치 피다'로, '꽃밭'은 '꼳빧'으로, '꽃놀이'는 '꼰노리'로 소리가 다르지

  • [경인아고라] 북·러 협상 심상치 않아 안보에 총력을!

    [경인아고라] 북·러 협상 심상치 않아 안보에 총력을! 지면기사

    北, 러 지원 이유 전쟁으로부터자국 지킬 강한 동맹 얻기 의도주변 국가들의 생각 복잡한국, 北 군사력 강화 대비 외에러·중·북 삼각관계도 관찰해야국제관계에서 한반도와 센카쿠 열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는 동아시아에서 전쟁 위험이 큰 곳이다. 또한 일본과 러시아 북방 도서, 한국의 이어도, 대만의 금문도 및 남중국해 해양 도서와 암초는 모두 분쟁 가능성이 크다.전쟁은 힘에 의한 무력 행사가 기본으로 여기에는 자국 안보 능력 및 동맹과 국제사회와 협력이 관건이다. 해양을 포함해 육지로 분단된 한반도는 육지와 해로에서 전쟁 발발 위기가 크기에 수도권과 전략 요충지 안보가 중요하다. 남과 북이 아주 가깝게 육로로 연결되기에 현실적으로 육군과 공군의 안보 능력이 우선이며 해양 봉쇄를 위한 해군력도 중요하다. 대만해협은 해양을 통한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상륙과 점령이 관건이고, 항공기와 미사일, 드론을 이용한 영공 장악으로 상륙 저지 방어가 중요하다. 한반도와 대만해협은 한국전쟁에서도 서로 긴밀한 연관성이 있었다. 미국이 제7함대를 대만해협으로 파견한 것은 중국과 전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이유에서 탄생한 아시아 자유총연맹이란 미국의 아시아 안보의 방어선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 대만(당시 중화민국), 필리핀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미국 서태평양 안보 동맹을 의미한다. 그리고 패전한 일본은 미국의 군정 통치와 관련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대변하는 국가가 되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일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유는 미국이 만들어 놓은 안보 전략 때문이다. 현재 미국 입장으로 한반도와 대만해협의 안보를 일본과 필리핀 그리고 남태평양 및 서남아시아 국가와 연결하는 전략은 미국의 전쟁과 국제협력의 역사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현실이 한국 안보에 미국, 일본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한 연관된 대만해협의 안정도 중요하다. 중국, 러시아와 척지라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전시 동맹은 평시 교류·협력과 다르다. 평시 교류하던 관계의 국가와도 총들고 싸워야 한다.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맞선

  • [경인아고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오바마 여사를 찾는 이유

    [경인아고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오바마 여사를 찾는 이유 지면기사

    모범 영부인의 표본 미셸 오바마신뢰·능력으로 美대선후보 떠올라 김건희 정쟁 치열하게 다루는 국감 영부인 이슈 확대 전무후무한 일 악화된 국민 여론 방치해선 안돼11월5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부통령인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와 전직 대통령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대혈전을 벌이고 있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 등을 이유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대통령 후보가 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바이든을 대체할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고민할 때 유력하게 떠올랐던 인물 중의 하나가 미셸 오바마로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이다. 그녀가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던 가장 큰 이유는 영부인으로 보여주었던 신뢰와 능력이었다. 미셸 오바마는 전형적인 흑인 엘리트 배경을 가지고 있다. 미국 유수의 학교인 프린스턴 대학교를 나와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에서 오바마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녀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8년을 백악관에서 보내며 영부인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첫째로 오바마 여사는 '검소'했다. 많은 경우 오바마 여사가 입었던 드레스나 옷이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 몇 만원 정도의 '서민 패션'이었다. 둘째로 '절제'였다. 오바마 여사는 세계 최강대국의 영부인이라는 막강한 위치에 있었지만 언제나 남편인 오바마 대통령의 그늘이었다. 어떤 자리에서도 먼저 나서거나 선을 넘는 행동은 없었다. 셋째로 '국민들의 건강'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오바마 여사는 비만 청소년들의 건강 문제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오죽했으면 2023년 아이들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한 식품회사를 공동 창업으로 직접 차릴 정도다.지난 7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가 마치 '김건희 국감'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정부의 국정에 대해 국민들을 위한 정책 운영이 잘 되었는지 국민을 대신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하는 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정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한 국회의 태도가

  • [경인아고라]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가능할까?

    [경인아고라]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가능할까? 지면기사

    교육열 현상 '특정지역 쏠림' 심화'8학군 효과' 연구도 특이점 못찾아한은 연구 결과, 소득수준 영향 커'지역별…' 전면 도입 파격적 주장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가능성 열어야우리 사회의 교육열 현상은 특정지역 쏠림현상으로 심화되고 있다. 이것을 교육적 목적의 거주지분화현상이라 한다. 대표적인 곳은 서울의 강남지역이다. '교육특구 강남8학군'이라는 말이 1980년대 후반부터 언론에서 대서특필되면서 어느덧 좋은 대학을 보내려면 강남에 거주해야 한다는 불문율로 정착돼갔다. 없는 돈에 강남으로 이사 가려면 빚을 내고 전세나 월세로 거주해야 하기에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언제 어떻게 강남으로 이사 갈지를 두고 부부간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강남8학군이 유별나게 좋은 학교가 많아서 자녀들의 성공을 보장하는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8학군 효과 관련 연구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믿고 있던 독자적인 학군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 강남지역의 학교효과와 학군효과가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다.그렇다면 왜 이러한 연구결과와 달리 많은 사람들은 강남에 가야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는가? 대부분의 부모들은 학교효과, 학군효과가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제는 학교효과가 아니라 학원효과, 사교육효과에 관심을 갖는다. 8학군에는 좋은 학교는 없는데 좋은 학원이 있다고 믿는다. 대치동 거리를 가면 한 블록 내 학원이 1천여 개 있다. 퇴근시간이 아닌 늦은 밤시간에 차가 막히는 곳이 이곳이다.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초등학생부터 지방에서 KTX 타고 와서 수업 듣고 다시 내려가는 학생들까지 각양각색의 학생들로 붐비는 곳이다.교육적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이 지역의 주택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사교육 기관이 늘어나고 고액과외시장이 열리면서 웬만한 학생들은 4~5개 과목의 학원을 다니고 있으며 사교육비 부담으로 가정경제는 힘들어진다. 입시위주의 집중적 수업을 어릴 때부터 듣는 아이들의 성취도는 그렇지 못한 집단보다 월등히 높다. 현재의 수능체제에서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릴 수 없다

  • [경인아고라] 금리 인하 시기를 앞둔 인천의 과제

    [경인아고라] 금리 인하 시기를 앞둔 인천의 과제 지면기사

    길게 보면 금리인하 시기 접어들어인천은 가계·중기 재무건전성 취약경기침체기 소상공 부채 크게 확대회복기 금리상승시 상환여력 없어재무구조 개선 중시 자금지원 필요지난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5%~5.25%에서 0.5%p 인하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금년 중 0.25%씩 두 번 더 내릴 것이라는 점도표도 함께 공개했다.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낮추어 2025년 말에는 3.4%, 2026년 말에는 2.9%가 되리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는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2%) 수준에 도달했고, 향후의 경기침체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는 연준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도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우리도 다음 달에는 전년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이 1%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수 부진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더 낮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 연준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2025년 말에나 우리와 비슷해질 정도로 우리 기준금리는 지금도 충분히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금리를 더욱 낮추면 집값 불안과 가계부채 확대 문제를 부추기게 된다는 주장이다.그러나 길게 내다보면 이제 금리 인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우선, 중앙은행의 정책목표인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 아울러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 간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가계부채 문제가 진정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물론, 금리 인하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가계부채 문제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따져보면 애초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주로 디딤돌이나 버팀목 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 증가 때문이다. 정책적 주택자금 증가는 다시 출생감소에 따른 인구 대책 차원의 지

  • [경인아고라] 도강고선(渡江顧船)

    [경인아고라] 도강고선(渡江顧船) 지면기사

    지난 정권 적폐청산 지나친 집착오히려 검찰정권시대 막 열어줘큰 강·작은 개울은 빗물로 이뤄져나날이 힘겨운 서민들 섭대천 고사작은 행복도 얻기 어려운 요즘이다돌아올 수 없는 강이 있다. 저승의 문턱 망각의 강 '레테'(Lethe)이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죽음의 신 하데스는 망자들이 건너야 할 다섯개의 강을 두었다. 고통의 강, 비탄과 통곡의 강, 불의 강, 두려움과 약속의 강, 망각의 강이다. 누구라도 이 강물을 마시면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잊는다고 한다.중국의 황하도 그렇다. 가수 김세레나가 부른 '성주풀이'는 '낙양성 십리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냐'고 시작한다. 뤄양(洛陽)에서 가까운 망산(邙山)의 북쪽이 북망산이다. 죽으면 가는 곳이다. 생전의 부귀영화도 간난신고도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거다. 이곳에 묻힌 제왕과 제후가 줄잡아 200명이라고 한다. 지금도 북망산 아래는 황하가 굽이치는데, 중국문명의 요람이자 수많은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한 무대이다. 이따금 강이 범람하면서 북망산이 침식돼 지도가 바뀔 정도라고 한다. 산 아래 묻혔지만 졸지에 어복(魚腹)에 장사를 지낸 셈이 되는 것일까.북망산에서 황하를 건너면 용문석굴이다. 동굴이 1천352개, 불감이 785개가 새겨져 있다. 생자(生者)에게는 오늘의 거울이요, 사자(死者)에게는 저승에서의 영원한 안식을 의미하는 듯하다. 여기에서 황하는 이승과 저승을 가르며 흐른다. 강의 이편을 차안(此岸), 저편을 피안(彼岸)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다.인도인들이 어머니 강으로 부르는 갠지스에 장사를 지내는 것도 어쩌면 강의 원관념이 생명의 근원이면서 죽음을 품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치 생사일여(生死一如)인 것처럼. 그래서 강을 건너는 것을 종종 죽음을 불사한 결단으로 여긴다.루비콘강을 건넌 시저가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했을 때, 그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이라는 선언이다. 차안에서 피안으로 갈 수 있지만 피안에서 차안으로 되돌아올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주역에도 섭대천(涉大川), 즉 \

  • [경인아고라] 안보 불감증과 집안 단속

    [경인아고라] 안보 불감증과 집안 단속 지면기사

    대만학자 "中 통일전선 미인계서검은돈·인터넷 활용으로 발전"이에 대만은 문단속 더욱 강화남북 대치·중국과 교류하는한국에 주는 함의 있는 내용세계 분단지역 대표적 2곳이 동북아에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의 대립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곳이 한반도와 대만해협이다. 남북한은 냉전에 의한 분쟁과 6·25전쟁으로 대치가 장기화되고, 양안은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과 체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통일된 독일은 통합을 통한 통일을 이뤘고, 베트남은 사회주의 북월이 민족 독립전쟁으로 사이공 정부를 멸망시켰다. 독일은 평화적 교류로 민주 통일을 이룬 곳이나 베트남은 긴 전쟁을 통해 희생의 통일을 이뤘다.사회주의 국가는 일당 통치로 민족·전체주의를 이끄는 권위주의 공산당이 통일정책을 이끈다. 반대로 자유진영은 경제와 정치를 국제사회와 연계하며 민주주의 가치관과 시장경제를 축으로 교류를 통한 통합이나 통일을 이루려 한다. 사회주의는 봉기의 역사와 같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정권을 장악하고 국가를 통일시키려 한다. 이것은 공산당 정치와도 연관되어 통일은 그들 정권유지와 대외정책과도 연결된다.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그렇고, 북한이 통일을 역사적 과업으로 생각하며 표현만 여러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그렇다. 즉 평화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합과 통일을 꿈꾸는 것이 자유 진영이라면, 간첩행위와 테러 및 전쟁을 통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이 사회주의 정부고 그 전략이 통일전술이다.공산당 정부 지도자는 그들 정권에 의한 통일이 민족 자주와 국가 부흥이라는 목표라 선전하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국내 통치와 대외전략을 합리화한다. 통일이 되면 그들 국가와 국민이 상대방 영토와 경제를 흡수해 부유한 사회와 부강한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통일이 되면 민주적 사회와 국가가 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들 정권과 정당의 존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을 위해서는 간첩 활동, 테러와 도발도 합리적 전략이라고 국민에게 교육하고 이를 정권 유지 도구로 활용한다. 중국의 보안법이나 반간첩법도

  • [경인아고라] 한동훈·이재명 만나도 불발 뻔한 '빅3 의제'

    [경인아고라] 한동훈·이재명 만나도 불발 뻔한 '빅3 의제' 지면기사

    '전국민 지원금' 이미 대통령 거부'채상병 특검 3자 추천' 속도 못 내'금투세 폐지' 민주당 일각서 반대李 코로나 확진, 여야대표회담 연기만약 열렸다면 합의가 가능했을까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 사이의 여야 대표회담은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됐다. 언제 만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전당대회에서 압승한 이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먼저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만남의 날짜가 빠른 속도로 정해졌다. 심지어 내용뿐만 아니라 회담의 생방송 여부를 놓고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으로 비칠만큼 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실제로 회담이 성사됐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의제 3가지 중 하나라도 두 사람 사이의 결정적인 진전이 가능했을까. 회담이 예정대로 열렸다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을 '빅3' 의제는 25만원 국민복지지원금, 채 상병 특검 제3자 추천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이다. 한 대표는 여기에 민생 우선, 정쟁 최소화, 여야 정책 협의체 등 3가지 추가 제안을 하는 상황이었고 이 대표와 한 대표 모두 관심 있는 '지구당 부활' 관련 협의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만약 회담이 열렸다면 하나라도 합의 결론이 나왔을까.정작 회담이 열렸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합의가 이뤄질만한 이슈는 단 한 건도 없다. 먼저 하나씩 따져보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지난 총선 당시에도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25만원 지원 공약'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당 차원에서 반대하고 있는 25만원 지원금에 대해 한 대표가 수용할 수 있을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찬성할 명분도 없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조차 반대하는 이슈다. 4개 여론조사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4월29일~5월1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NBS조사(전국 1천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