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두 국가' 남북, 충돌 아닌 공존 출발점…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

    '두 국가' 남북, 충돌 아닌 공존 출발점…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 지면기사

    북한의 선언 통해 국제정세 속 대안 살펴 ■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통권 123호)┃새얼문화재단 펴냄. 400쪽. 9천원문제는 '두 국가'가 아니라 '적대와 충돌'이다.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통권 123호)에서 하남석(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 편집위원이 쓴 권두언 제목이다.황해문화 제123호는 '북한의 두 국가론 선언,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특집을 기획했다. 이번 호 특집에서 북한의 '두 국가론' 선언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나온 것인지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의 긴 흐름 속에서 파악해보고, 평화를 향한 우리의 대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 살폈다.지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김연철 인제대 교수의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남북 관계사 30년'은 이번 특집의 총론 격이다. 지난 30여년 간 남북관계의 변천을 정리한다. 또 현재 직면한 위기를 해석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을 제기한다.박희진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왜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했는가: 북한 내부의 변화와 위기로 살펴본 두 국가론'에서 2012년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북한 내부의 경제 상황과 정치사회적 변화를 세세하게 추적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성원용 인천대 교수는 '북러 관계 변화의 동인과 북중러 삼각 체제 전망'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좀 더 냉철하게 다각도로 분석한다.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탈북한의 상상력: 다시, 더 좋은 평화의 시작을 위하여'에서 북한이 2023년 7월부터 남측을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라고 부르면서 자신들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조선'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우리도 이를 수용해 이제는 북한이 아니라 '조선'이라고 불러주자고 제안한다. 이는 완전히 두 국가로 갈라서자는 주장이 아니라 평화공존의 출발점이 상호 인정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 서로의 수용성을 높여보자는 새로운 제안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 100년 역사의 명암 성찰… 20세기 한국학술총서

    100년 역사의 명암 성찰… 20세기 한국학술총서 지면기사

    한국학중앙연구원, 군사정권 이후 정치사 ■ 제5공화국┃강원택 지음. 역사공간 펴냄. 536쪽. 3만2천원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의 지난 100년 역사의 명암을 성찰하는 '20세기 한국학술총서' 프로젝트의 첫 권 '제5공화국'을 출간했다.이번 책은 제5공화국 기간 동안 한국 사회가 겪은 변화와 현재 우리의 삶에 남겨진 흔적을 살핀다. 군사정권 이후 억압체제의 형성과 그 역사적 의미를 한국 정치사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일련의 사건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 조명한다.저자 강원택 교수는 "1979년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 민주화를 수용할 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지만, 제5공화국을 거치면서 겪게 된 각종 사건과 충격, 사회경제적 변화를 통해 1987년 민주화를 이루게 됐다"고 책을 통해 주장한다.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진흥사업단은 '제5공화국' 외에도 오는 2029년까지 매년 5개 과제를 선정해 책으로 출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특별한 경험'으로 MZ 팬덤 만들어라

    '특별한 경험'으로 MZ 팬덤 만들어라 지면기사

    소비자들 지갑, 강요 마케팅으론 안 열려소통·신뢰 등 고객층 사로잡기 법칙 요약■ 결국, 오프라인┃최원석 지음. 디자인하우스 펴냄. 264쪽. 2만2천원새로운 소비 권력으로 떠오른 MZ세대에게 강요하는 마케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기업은 제품만 팔아서 생존할 수 없게 됐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찾아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일, 즉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브랜드가 팬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희소성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을 토대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고객이 브랜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신뢰'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관계는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맺을 수 있다.신간 '결국, 오프라인'은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이 현재 가장 큰 화두로 삼고 있는 '팝업'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지금과는 달리 고적한 동네였던 2018년 성수동에 오프라인 플랫폼 '프로젝트 렌트'를 창업하고, 성수 팝업시대의 문을 연 공간 프로듀서이자 브랜드 커뮤니케이터 최원석이다. 대기업부터 자체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300개가 넘는 팝업을 기획하며 성공시켜온 그는 책을 통해 발길을 붙들고 마음을 사로잡은 공간 속에 숨은 법칙을 요약해 놓았다.팝업의 가치를 가르는 것은 '목적성'이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깊이 있는 관계, 의미 있는 의식의 변화를 구축하는 것이 팝업의 목적이다. 공간을 찾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고, 새로운 모습에 눈뜨게 하며, 상호 소통을 통해 브랜드의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것, 이것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형 팝업의 힘이다. 이러한 이유로 오프라인 위기의 시대에서 여전히 오프라인은 필요하다.저자는 책을 통해 어떻게 오프라인이 온라인의 편의성을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소비자와 다정한 관계를 맺는 장소의 본질은 무엇인지, 사람들이 기꺼이 머물며 발견의 기쁨을 찾는 공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등의 노하우를 알려

  •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 발간 “북한의 두 국가 선언, 어떻게 볼 것인가”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 발간 “북한의 두 국가 선언, 어떻게 볼 것인가”

    ■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통권 123호)┃새얼문화재단 펴냄. 400쪽. 9천원 문제는 '두 국가'가 아니라 '적대와 충돌'이다. 황해문화 2024년 여름호(통권 123호)에서 하남석(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 편집위원이 쓴 권두언 제목이다. 황해문화 제123호는 '북한의 두 국가론 선언,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특집을 기획했다. 이번 호 특집에서 북한의 '두 국가론' 선언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나온 것인지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의 긴 흐름 속에서 파악해보고, 평화를 향한 우리의 대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 살폈다. 이번 호 권두언을 요약·정리한다. 2018년 4월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오후 6시께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을 읽어본 이들은 이제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전쟁 없는 한반도를 물려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 전환과 결정이 지난 촛불항쟁으로부터 이어진 일련의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전의 어떠한 남북정상회담과 비교하더라도 보다 광범위한 남측 민중의 지지를 받았으며, 이런 변화는 역진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북도 마찬가지였다. 판문점 회담 1주일 전에 열린 조선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며 동시에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할 것"이고, “조선 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2024년 현재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도 남북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임을 헌법에 반영하고, 북한의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할 생각 또한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

  • 개성 번뜩이는 독립출판·독립서점 만나려면 6월1일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인천문화산책]
    문화·라이프

    개성 번뜩이는 독립출판·독립서점 만나려면 6월1일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인천문화산책]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독립서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독립서점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요한 축인 독립출판도 활발하지요. 전국의 독립서점과 독립출판 제작자들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독서문화축제가 인천에서 열립니다. 6월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구 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2024 인천아트북페어(IABF)'가 개최됩니다. 이 행사는 인천시가 주최하고 독립서점인 북극서점이 주관합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인천아트북페어는 전국에서 모인 독립서점, 출판사, 작가 등 160개 팀의 독립출판물을 선보이는 아트북 마켓과 인문학 강연, 공연, 전시 등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행사 슬로건은 '읽는 존재(Read Exist)'입니다. 인문학 강연은 장편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2013·창비)을 쓴 김애란 작가, 북튜버 김겨울 작가, 지난해 에세이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를 펴내는 등 작가로도 활동하는 봉태규 배우가 강사로 나섭니다. 인디뮤지션 강아솔과 장들레의 공연, 이다 작가의 '자연 관찰 일기'(2023·현암사) 원화 전시와 북토크, 인천아트북페어 참여 작가들의 자유 전시와 관객 참여 전시 '읽는 존재' 등 공연과 전시도 이어집니다. '조각 천 키링 만들기(호티타카)' '치앙마이 바느질 수선법' 등 체험 행사도 있고요. 구매·전시 참여 관객을 위한 인천아트북페어 굿즈 4종도 증정됩니다. 프로그램이 무척 다양하네요. 아트북 마켓과 전시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 강연, 공연, 체험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자가 우선 입장힙니다. 행사 당일 현장 예약도 가능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개성이 번뜩이는 독립출판물을 만나 보고, 앞으로 우리 동네 독립서점도 찾아 보면 어떨까요?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 [내가 만난 군포] 그림책으로 잇는 배수지의 시간, 그림책꿈마루
    In-Depth

    [내가 만난 군포] 그림책으로 잇는 배수지의 시간, 그림책꿈마루

    1991년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군포지역 안팎엔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생활용수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안양 포일정수장에서 물을 끌어왔고, 그렇게 가져온 물은 금정동 배수지에 보관했다. 그러나 1993년 군포 정수장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더 이상 전처럼 포일정수장에서 가져온 물을 보관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흘렀다.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은 용도를 찾지 못한 채 오랜 기간 흉물로 방치됐다. 전환점은 2017년 마련됐다. 당시 경기도는 지역을 발전시킬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오디션 형태로 제안받아 해당 시·군에 비용을 지원했는데 2017년 군포시가 해당 건물을 그림책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방안이 '넥스트 경기 창조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2017년 군포시가 경기도에 제안했던 내용에 따르면 군포지역 일대는 1980년대부터 미술모임 '산', 그림사랑동우회 '우리그림' 등 여러 민중미술 활동이 전개됐던 곳이다. 이런 역사를 토대로 군포·안양·의왕·과천 등 경기 중부권에서 활동하던 이억배, 정승각, 김재홍 등 국내 1세대 그림책 작가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기도 했다. 군포시가 그림책에 주목한 이유다. 이를 통해 무려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경기도로부터 받게 된 군포시는 그림책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라키비움)을 만들어냈다. 바로 '그림책꿈마루'다. 전국적으로도 이런 공간은 유일무이하다. 지난해 9월1일 문을 연 후 8개월여가 지났다. 그림책꿈마루는 군포시청 바로 옆에 있다. 철쭉동산만큼이나 높은 언덕을 올라야 한다. 헉헉대며 언덕을 오르니 한 눈에 봐도 모던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마치 교외에 위치한 대형 베이커리 카페와 같은 외관이었다. 건물은 높지 않고 가로로 긴 형태였는데 지상 1층, 지하 1층, 지하 2층으로 구분돼 있었다. 지하 1층엔 그림책 도서관과 전시실 등이, 지상 1층엔 카페와 정원 등이 조성돼 있었는데 공간이 단절되지 않고 모두 연결돼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물이 끊기지 않고 흘렀던 배수지의 모습을 그림책꿈마루에도 담은 듯 했다.

  • 5월 셋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5월 셋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지면기사

  • 전쟁의 흔적, 분단의 상징… 연평도를 돌아보다

    전쟁의 흔적, 분단의 상징… 연평도를 돌아보다 지면기사

    시민 활동 전개 '황해섬네트워크'서 출간 4번째 시리즈로 인문·사회·경제 등 총망라■ 황해섬연구총서 4 연평도·소연평도┃최중기 외 15명 지음. 황해섬네트워크 펴냄. 367쪽. 비매품황해 섬의 보전, 연구, 교육 등 시민 참여 활동을 전개하는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가 황해섬연구총서 4권 '연평도·소연평도'를 최근 출간했다.인천항에서 뱃길로 145㎞ 떨어진 연평도는 서해 최북단에 있으며, 북한 부포리가 불과 10㎞ 거리에 있는 서해 최대 어항이다. 여전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섬이었으나, 1999년·2002년 연평해전과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전초방위기지이자 분단의 상징이다.최중기 인하대학교 해양학과 명예교수, 서영대 인하대 사학과 명예교수, 이영미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를 비롯한 16명의 연구자와 전문가 그리고 황해섬네트워크 청년위원회가 필자로 참여했다.전통시대 연평도, 서양 세력과의 만남, 조기파시와 축항, 섬 문화유산, 조기잡이와 임경업 장군 신앙, 문학 속 연평도, 해양관광, 해양·수산 생태 환경, 꽃게, 해양 쓰레기 등 연평도에 관한 인문·사회·경제·문화·환경을 총망라했다.황해섬네트워크 청년위원회가 진행한 연평도 주민 인터뷰와 좌담회를 통해 섬에서의 삶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작은 섬 소연평도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 "장기휴가의 긍정적 효과?" 별별 심리실험

    "장기휴가의 긍정적 효과?" 별별 심리실험 지면기사

    개인과 집단 속 '일·휴식 메커니즘' 관찰사회 여러영역… 특히 비즈니스 분야 통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일과 휴식편┃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300쪽. 1만6500원'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시리즈 다섯 번째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일과 휴식편'이 출간됐다. 이번 책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뇌과학, 정신의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학자들의 흥미롭고도 기상천외한 심리실험들이 담겨 있다. 책은 이러한 실험을 통해 '욕망'이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지, 조직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개인과 집단의 미묘한 심리가 작동하며 일과 휴식의 메커니즘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등을 파헤친다.'악수만 해봐도 상대방의 성격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장기 휴가의 긍정적 효과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음악을 들으며 일하면 눈에 띄게 능률이 오를까?' 등 소개되는 81가지 심리실험 이야기는 직간접적으로 '일'과 '휴식'이라는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 독자는 책을 통해 자신과 타인, 개인과 집단의 크고 작은 욕망과 니즈가 행동과 실행으로 이어지며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이유를 알게 되고, 인간 사회의 다양한 영역 특히 비즈니스 영역을 움직이는 통찰을 보게 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 '건강 여행 안내서' 슬기로운 공항 의사 생활

    '건강 여행 안내서' 슬기로운 공항 의사 생활 지면기사

    인천공항 의료센터장 신호철 에세이집 경력 20년… 의업 본질 등 담담히 기록■ 공항으로 간 낭만 의사┃신호철 지음. 저상버스 펴냄. 304쪽. 1만7000원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천공항 의료센터'. 연간 약 7천만 여행객이 이용하고 7만여 상근자가 일하고 있으며, 종합병원이 있는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데에 위치한 국제공항에 이 의료기관은 공익적으로 꼭 필요한 곳이다. 해외여행객, 고단한 공항근로자, 외국인 관광객, 이주 노동자와 상주 노숙인까지 다양한 사람이 있는 데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비상상황과 고도 10㎞ 상공에서 운항 중인 항공기 내 발생 환자까지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다.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장 신호철의 에세이집 '공항으로 간 낭만 의사'는 이러한 진료현장에서 20여 년 일하며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것들을 풀어낸 책이다. 그는 의업의 본질에 대한 생각과 의사의 본분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조건, 상황의 문제를 담담히 말한다.책은 또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정보를 꼼꼼히 짚어주는 '건강 여행 안내서' 역할도 한다. 그저 유의할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저자가 알고 있는 항공 의학의 지식과 정보를 성실하면서도 따뜻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공항의 여러 시설과 시스템을 유지하는 근로자들, 여행객 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삶을 이어가는 일상의 터전에서 그들의 건강을 염려하고 노고를 응원하는 연대의 메시지도 보낸다.저자는 이 일을 하며 세 단어를 되뇐다고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되, 평정심을 유지하고 '질서'있게 환자를 회복시킨다는 다짐. 그리고 지금은 하나의 단어를 추가했다. '이왕이면 친절'. 의사로서의 철저한 직업정신과 환자에 대해 갖게 된 공감과 동료의식, 스스로의 안일함을 수시로 깨닫고 부끄러워하며 좀 더 나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저자의 진심과 노력들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