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소설 '채식주의자' 폐기 논란… 경기도교육청 '진땀'
    교육

    소설 '채식주의자' 폐기 논란… 경기도교육청 '진땀' 지면기사

    도내 학교도서관 유해도서 처리 목록 포함"한 학부모단체 기사 참고하라 했을뿐" 해명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과거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된 성교육 도서 2천528권 내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13일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전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학교 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경기도 내 초·중·고교 도서관에서 성교육 도서 총 2천528권이 폐기됐다. 이 중 성남의 한 고교는 '채식주의자' 두 권을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도교육청은 올해 2월까지 '유해한 성교육 도서 선정 유의 안내',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목록'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4차례에 걸쳐 각 학교에 발송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공문에 '한 학부모단체가 학교 도서관에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폐기하라면서 열었던 기자회견을 다룬 기사를 참고하라'고 했을 뿐, 명확한 유해도서 목록을 보내진 않았다고 해명했다.반면 학교 현장에서는 해당 학부모단체가 임의로 정한 청소년 유해도서 목록을 참고해 성교육 도서를 폐기했다는 입장이어서, 도교육청이 유해도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럼에도 도교육청은 책의 선정과 관리는 개별 학교의 자율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이 달라 참고자료 이상으로 특정 책이 유해하다는 식의 기준을 교육청 차원에서 마련하긴 어렵다"며 "도서관 내 도서의 선정·폐기는 각 학교의 자료선정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4.10.10 /연합뉴스

  • [경인 Pick] '한강 신드롬' 하루만에 15만부 중쇄 돌입

    [경인 Pick] '한강 신드롬' 하루만에 15만부 중쇄 돌입 지면기사

    '노벨 특수' 누리는 서점가 '소년이 온다' 521배 '흰' 2072배 등주요 온라인 서점 판매량 폭증해한국 문학계서 독서 시너지 기대한강의 대표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하루 만에 15만부 중쇄에 들어갔다. 그동안 해외 작품이 독점해오던 '노벨 특수'를 한국 문학이 가져오면서 '한국 문학 붐'이 일 거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최근 출판사 문학동네 관계자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대표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원래도 판매가 잘 되는 작품이기는 하나, (노벨문학상인 만큼) 수상 발표 후 다음 날 15만부 중쇄에 들어갔다. 다만, '노벨상 에디션'은 아직은 계획에 없다"고 전했다. 문학동네는 국내에서 한강의 소설 작품을 가장 많이 출간한 곳이다.통상 책을 출판할 때 많게는 1쇄에 3천부 가량을 찍는다. 15만부를 중쇄하는 건 단번에 50쇄를 돌파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수치다.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창비와 한강의 시집 등을 선보였던 문학과지성사 역시 바쁘게 추가 물량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는 판매량이 폭증했다. 알라딘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와 전일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소년이 온다' 521배, '채식주의자' 901배, '작별하지 않는다' 1천719배, '흰' 2천72배, '희랍어 시간' 1천235배 증가했다. 예스24와 교보문고 역시 비슷한 수치를 발표했다.출판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른바 '노벨 특수'라고 부른다. 앞서 지난해 2023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작품이 수상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과 맞물린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사상 최초로 한국 작가인 한강이 수상한 덕에, 매해 해외 작가의 저서가 반짝인기를 얻던 '노벨 특수'를 한국 문학이 누리게 된 셈이다. 출판계와 서점가가 분주해지면서 한국 문학계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재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스타 작가들

  • 역사적 트라우마 맞선 강렬한 '한강 문학'… 은폐된 고통 짓눌린 목소리 형상화

    역사적 트라우마 맞선 강렬한 '한강 문학'… 은폐된 고통 짓눌린 목소리 형상화 지면기사

    '노벨문학상' 한강의 작품세계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지옥같은 참상 전한 '소년이 온다'제주 4·3 조명 '작별하지 않는다'치유되지 못한 아픔 오롯이 담겨너무도 쉽게 망각해버리는 누군가의 아픔, 현대사에 생채기를 남긴 참사, 그리고 여전히 그런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우울. 지난 1993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래 한강(53)이 부단히 좇아온 실존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조리는 무엇이었을까. 2024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얻으며 덩달아 그의 작품이 조명받는 지금, '한강 문학'의 정수라 불릴만한 대표작과 작가로서 그의 일생을 톺으며 그 의미를 되짚어봤다.■ 혼의 등장… 너무 아파서 죽지 못한다 | 작품세계작품마다 소재는 제각각이지만, 문장 곳곳을 지탱하는 심지는 동일하다. 한강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의식은 '인간의 고통'이다. 특히 몇몇 작품에서는 이런 고통을 한으로 체화한 '망자의 혼'이 화자로 나타나기도 한다.이는 결코 굴곡진 한국의 현대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앞서 한강은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준 한 사진첩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사진첩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시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이런 한강의 작품에 대해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의 작품은 우리에게 은폐되고 그동안 고통에 짓눌렸던 목소리를 들리도록 하게 한다"며 "그러면서 억압된 존재, 타자를 향한 관심을 모색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지난 10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꼽은 스웨덴 한림원의 심사평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 흔적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다. 각각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제주 4·3 사건을 그리며,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 '노벨문학상' 한강은 누구인가… 부녀 2대 이상문학상 배출한 '문인 집안'

    '노벨문학상' 한강은 누구인가… 부녀 2대 이상문학상 배출한 '문인 집안' 지면기사

    2016년 '채식주의자' 부커상 명성 아버지 '아제아제…' 집필 한승원한국인으로서, 또 아시아 여성으로서 노벨문학상에 호명된 최초의 이름, '한강'. 소설가로서의 첫 시작은 필명 '한강현'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잡지사 기자, 시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1994년 한 언론사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이름을 알린다.이듬해 발표한 '여수의 사랑'부터는 본명을 사용한다. 이후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이상문학상·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 한국 문단의 젊은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다.전 세계에 그의 이름이 더욱 진하게 각인된 건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으면서다.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부커상을 받으면서 한강은 노벨문학상 문턱에 더욱 가까워진다. 그간 수상자에 아시아 여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세계 유수의 문학상 트로피를 하나둘 세워가고 있던 한강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의 영예를 얻었다.소설가로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한강. 그의 문학적 재능은 '문인 집안'으로 불리는 가족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강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등을 집필한 유명 원로 소설가 한승원(85)이다. 한승원은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국내 문학상 중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히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역시 2005년 '몽고반점'으로 해당 상을 받으며, '이상문학상 부녀 2대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세웠다.소설가 아버지와 소설가 딸은 문학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듯하다. 한승원은 딸의 작품에 대해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