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호 기자
문화체육부(인천)
인천의 문화 소식과 이슈를 주로 다룹니다. [인천문화산책], [박경호의 인천 문화현장]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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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동포·전국 공무원 뜻 모아… 공업입국 사명, 무지막지 공부" 지면기사
[아임 프롬 인천·(26)] '검단 토박이' 인하대 1회 졸업생 남종우입니다 옛 경기 검단면 '의령 남씨 집성촌' 출생한국전쟁 겪으며 인천중·인천고 졸업국민방위군 자원… 2013년에야 유공자로이승만 "한국에 美 MIT 같은 학교 필요"한인기독학원 매각·1호 이민자 후손 기금공무원까지 봉급 5% 갹출해 인하대 설립"우리도 제트기 만들자 축사 가슴에 새겨"조중훈, 부총장 맡기고 의대 신설 부탁"전국 찾아다니며 공부선수 스카우트"한국 화학공학 기초 다지고 학회 강화도"기업도 회장 가능 정관 바꿔 재정 확보"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은 인하대학교 이야기를 '아임 프롬 인천'에서 지나칠 수 없다. 어떤 인물이 70년 인하대를 상징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학교 측 인사가 "1회 졸업생이 있는데, 여전히 정정하시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인하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장까지 역임하고 정년퇴직했다니, 인터뷰 상대로 더할 나위 없었다.1933년생 남종우 전 인하대 부총장은 "인물보다 학교를 조명해 달라"는 조건으로 조심스럽게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2일 오후 인하대 교정에서 만나 학교 이곳저곳을 설명한 남종우 전 부총장은 망백의 나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꼿꼿하고 또렷했다. 보청기도 끼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자택에서 인하대까지 홀로 오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어 달에 한 번은 지인들을 만나러 인천에 온다"고 했다.남 전 부총장은 옛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원당리 의령 남씨 집성촌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고향은 1995년 3월 인천시 서구로 편입됐다. 13대조 할아버지부터 터전을 잡고 살았다고 하는데, 인천 사람보단 검단 사람으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하다. 서구 원당동에 있는 의령 남씨 종중 묘역은 인천시 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이기도 하다. 김포평야가 드넓게 펼쳐진 농촌이던 남 전 부총장의 고향 동네는 종중 묘역만 남고 전부 '검단신도시'가 조성됐다.그는 일제강점기 김포초등학교에 입학해 해방 후 수석으로 졸업했다. 초등학교는 2개 반이었다. 남 전 부총장은 수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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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프롬 인천] 남종우 前 인하대 부총장 "개교때 목표처럼 세계 최고대학 되길" 지면기사
1회 졸업생 남 전 부총장 조언 남겨 남종우(91·사진) 인하대학교 전 부총장은 지금껏 만난 26명의 '아임 프롬 인천' 주인공 중 최고령이다. 인하대 화학공학과 54학번인 남 전 부총장은 인하대 70년 역사에서 '전설의 1회 졸업생'이다. 다시 말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인하대 출신 중 남 전 부총장보다 더 앞선 인물은 없다는 뜻이다. 그 존재 자체로 하나의 도서관이자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남 전 부총장은 전쟁이 끝날 줄 모르던 1953년 6월 초 '한국의 MIT(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를 만들겠다'는 대통령 특별 담화에 이끌려 인하대 진학을 택했다고 한다. 1902년 인천에서 하와이로 떠난 동포들이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사탕수수 농장에서 새 삶을 개척했듯,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가 산업을 재건할 공학도의 삶을 열어가고 싶었다고 한다. 1999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모교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행정 총괄자로서 학교 발전의 기틀을 다졌으니 그 꿈은 어느 정도 이룬 듯하다.남 전 부총장의 고향은 옛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원당리로, 현재 행정구역은 인천시 서구 원당동이다. 남 전 부총장은 김포초등학교, 인천중학교, 인천고등학교, 인하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도쿄공업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하의과대학 설립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1984년 의과대학 설립을 총괄하기도 했다.학교를 향한 평생의 애정이 쓴소리도 만든다. 남 전 부총장은 "국·공립이 아닌 사학의 경우에는 재단의 적극적 후원 없이는, 또한 시대 조류에 걸맞은 대학 총장의 혁신적 학교 운영 체제 확립 없이는, 유능한 인력 영입 방안 없이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인하대가 개교 당시 목표처럼 인천을 넘고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하와이 동포·전국 공무원 뜻 모아… 공업입국 사명, 무지막지 공부")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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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씬 2024' 무대 나선 '아웃사이더스' 이민우·박창곤 지면기사
매진 열기 등에 업고… "다시 깨운 '내 안의 로큰롤'" 1980년대 인천 활동… 콘테스트서 우수상 받기도"정식 공연 30년만… 오랜만에 한 합주 다 기억나"인천에서 대중음악, 더 구체적으로 록 음악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을까. 많은 이가 인천 록 음악 씬(Scene)이 살아 있던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약 10년 동안을 두말없이 꼽는다.그 시절 동인천, 제물포역과 주안역, 관교동(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 지역)을 누비던 록 밴드들이 영광의 시대를 재현하기 위해 돌아왔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이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4차례의 조인트 콘서트 '더씬 2024'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더씬 2024'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 록 밴드 '아웃사이더스'의 드러머 이민우와 기타리스트 박창곤을 최근 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내에 있는 인천음악창작소에서 만났다.아웃사이더스는 1980년대부터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이민우, 박창곤 등이 합류한 1992년부터 전성기를 맞았다. 아웃사이더스는 그해 10월 서울 롯데월드에서 열린 '제1회 한국록콘테스트대회'에서 우수상(2위)을 받았다. 대상(1위) 또한 인천 밴드 '사하라'였다.이민우씨는 "LA메탈이 유행할 때 우린 레드 제플린을 연주했던 팀"이라고 했다. 박창곤씨는 "10여년 전 이벤트성으로 공연한 적이 있는데, 정식 공연은 1990년대 이후로 거의 30년만"이라며 "얼마 전 멤버들과 오랜만에 합주를 했는데, 신기하게 다 기억하며 합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아웃사이더스가 제1회 한국록콘테스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곡 'Ronnies Song'(로니의 노래)이다. 건즈 앤 로지즈나 레너드 스키너드를 연상케 하는 서던록풍의 이 곡은 한국록콘테스트 컨필레이션 음반 '93 ROCK WAVE'에도 수록된 밴드의 최대 히트곡이다. 이번 공연에서 30년 만에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관교동 지하실이 다 밴드 연습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서울·인천 등지 20~30개 팀이 관교동에 있었던 것 같네요." 박창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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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프롬 인천·(26)] 개교 70주년 인하대 ‘1회 졸업생’ 남종우 전 인하대 부총장
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은 인하대학교 이야기를 '아임 프롬 인천'에서 지나칠 수 없다. 어떤 인물이 70년 인하대를 상징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학교 측 인사가 “1회 졸업생이 있는데, 여전히 정정하시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인하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장까지 역임하고 정년퇴직했다니, 인터뷰 상대로 더할 나위 없었다. 1933년생 남종우 전 인하대 부총장은 “인물보다 학교를 조명해 달라"는 조건으로 조심스럽게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다. 지난 2일 오후 인하대 교정에서 만나 학교 이곳저곳을 설명한 남종우 전 부총장은 망백의 나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꼿꼿하고 또렸했다. 보청기도 끼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자택에서 인하대까지 홀로 오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어 달에 한 번은 지인들을 만나러 인천에 온다"고 했다. 남 전 부총장은 옛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원당리 의령 남씨 집성촌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고향은 1995년 3월 인천시 서구로 편입됐다. 13대조 할아버지부터 터전을 잡고 살았다고 하는데, 인천 사람보단 검단 사람으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하다. 서구 원당동에 있는 의령 남씨 종중 묘역은 인천시 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이기도 하다. 김포평야가 드넓게 펼쳐진 농촌이던 남 전 부총장의 고향 동네는 종중 묘역만 남고 전부 '검단신도시'가 조성됐다.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남 전 부총장은 주민등록상 1934년생이다. 당시엔 흔한 일이었다. “먹고살기 힘든 시골에선 어린 아이가 마마(천연두)나 홍역 같은 질병에 걸리면 일찍 죽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형제들 모두 1년씩 늦게 출생 신고를 했습니다. 멀리 있는 면소(면사무소)에 가서 출생 신고를 해놓고 1년도 안 돼 죽으면 또 가서 신고해야 해서 번거로우니까. 내 고향은 아주 시골이었는데, 지금은 인천이 돼 버리고, 조상님 산소들만 남고 전부 아파트 단지가 돼 버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네요." 그는 일제강점기 김포초등학교에 입학해 해방 후 수석으로 졸업했다. 초등학교는 2개 반이었다. 남 전 부총장은 수학을 참 좋아했다고 한다. 해방 직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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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관, 대구문학관과 교류 협약 체결
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김영덕) 한국근대문학관은 최근 대구문학관(관장·하청호)과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공공 문학관 간 공동 전시와 자료 대여, 인적 교류·협력 등을 기반으로 한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해 체결했다. 대구문학관은 대구광역시가 설립하고 대구작가콜로퀴엄이 운영하는 문학관이다. 한국근대문학관 관계자는 “매우 활발한 운영을 하고 있는 대구문학관과 교류 협약을 체결해 매우 뜻깊다"며 “두 문학관이 서로 교류·협력해 이를 기반으로 인천의 문학 발전과 시민들의 문학 향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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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천 록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더씬 2024’ 무대 나선 아웃사이더스 이민우·박창곤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1990년대 대중문화의 상징인 일본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서 주인공 강백호가 마지막 경기 때 말한 가장 유명한 대사다. 이 만화는 생명력을 잃지 않고 2022년 말 개봉한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으로 다시금 '슬랭덩크 열풍'을 일으켰다. 인천에서 대중음악, 더 구체적으로 록 음악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을까. 많은 이가 인천 록 음악 씬(Scene)이 살아 있던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약 10년 동안을 두말없이 꼽는다. 슬램덩크가 부활한 것처럼 그 시절 동인천, 제물포역과 주안역, 관교동(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 지역)을 누비던 록 밴드들이 '영광의 시대'를 재현하기 위해 돌아왔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이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4차례의 조인트 콘서트 '더씬 2024'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더씬 2024'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 록 밴드 '아웃사이더스'의 드러머 이민우와 기타리스트 박창곤을 최근 인천 부평구 캠프마켓 내에 있는 인천음악창작소에서 만났다. 이들은 전업 뮤지션이다. 전업이 아닌 보컬 임동균과 베이스 박기택은 직장 업무 등으로 함께 만나지 못했다. 아웃사이더스는 1980년대부터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이민우, 박창곤 등이 합류한 1992년부터 전성기를 맞았다. 아웃사이더스는 그해 10월 서울 롯데월드에서 열린 '제1회 한국록콘테스트대회'에서 우수상(2위)을 받았다. 대상(1위) 또한 인천 밴드 '사하라'였다. 이민우 씨는 “LA메탈이 유행할 때 우린 레드 제플린을 연주했던 팀"이라고 했다. 박창곤 씨는 “10여년 전 이벤트성으로 공연한 적이 있는데, 정식 공연은 1990년대 이후로 거의 30년 만"이라며 “얼마 전 멤버들과 오랜만에 합주를 했는데, 신기하게 다 기억하며 합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더스가 제1회 한국록콘테스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곡 'Ronnies Song'(로니의 노래)이다. 건즈 앤 로지즈나 레너드 스키너드를 연상케 하는 서던록풍의 이 곡은 한국록콘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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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
'창작의 둥지로'… 인천아트플랫폼, 청년 예술가 스튜디오 지원 지면기사
21일부터 모집… 최종선발자 8월부터 7개월 입주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이 인천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스튜디오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인천아트플랫폼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3일 오후 6시까지 '인천 청년 예술가 스튜디오 지원 사업'에 참여할 입주 예술가를 공개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인천아트플랫폼이 기존 운영한 예술가 레지던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꾼 창작 공간 지원 프로그램이다. 인천시 청년지원정책 강화 기조를 반영한다는 취지다.공모 분야는 시각예술, 공연예술, 다원예술, 영화, 예술이론 등 모든 현대예술분야다. 신청 대상은 만 25세 이상에서 39세 이하로 인천에 연고가 있는 예술가다. 인천 연고 기준은 인천 출생, 인천지역 내 학교 재학 또는 졸업자, 인천에서 3회 이상 전시·공연 등 창작 활동 실적이 있는 자, 공고일 기준 과거 3년 이상 인천을 활동 근거지로 삼은 자, 인천 소재 기관·회사·학교 등에 재직 중인 자다. 해당 연고 기준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청년 예술가는 올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7개월 동안 인천아트플랫폼 스튜디오에 입주해 창작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10월 중 시민에게 스튜디오를 개방하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과 신청 방법은 인천문화재단이나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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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민 숨결 닿은 곳, 그 헐떡임을 기억하는 방법 지면기사
[전시리뷰] 유동현 前인천시립박물관장 사진전 '막; 다른 골목' 재개발로 사라진 송림6동 헐떡고개살아숨쉰 1960~70년대 삶의 흔적동네 구석구석 기록… '우리미술관' 전시전깃줄·실물연탄 등 재현… 내달16일까지지금은 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사라진 인천 동구 송림6동 일대의 기억을 사진에 담은 전시 '막; 다른 골목'이 동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열렸다. 유동현 전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촬영하고, 제목과 이야기를 덧붙인 사진들이다.송림6동은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동네다. 동네를 관통하는 고개 하나가 있는데, 동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헐떡고개'라 불렀다. 전시 부제가 '송림동 헐떡고개 이야기'인 이유다.전시장 입구 쪽에 걸린 높디 높은 헐떡고개를 오르고 있는 한 할머니의 사진이 이번 전시의 핵심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 할머니는 고갯길을 천천히 오르다 힘들면 길옆 계단으로 빠져 잠시 앉아서 쉬다 다시 오르고, 또 힘들면 다시 계단으로 가 앉아 쉬면서, 그야말로 헐떡대며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옛 송림6동의 온전한 모습을 담은 전경 사진조차 이젠 희귀해졌다. 전경 사진에선 헐떡고개 꼭대기에 있던 천광성결교회를 찾으면 옛 동네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송림6동은 아니지만 웅장했던 선인체육관(일명 맘모스체육관)이 '신스틸러'로 등장한다.작가의 시선은 골목길과 삶터로 들어간다. 대문 위에 작은 꽃밭을 만들던 할아버지, 조그마한 자투리 공간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던 고추 말리는 풍경이 정겹다.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생긴 빈집들에 들어가 보니 유물이 된 연탄보일러, 새집에선 쓰일 수 없는 연탄, 창호지 창문 같은 1960~1970년대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유동현 전 관장은 "나는 사진 작가가 아니다"라고 늘 얘기하지만, 2003년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한 직후부터 20년 동안 인천 구도심 골목을 누비며 기록을 남겼다. 이번 전시도 20년 가까운 송림6동의 세월이 담겼다. 사진을 남길 골목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고민이라고 한다.잡지를 펼쳐 보는 것 같은 전시 구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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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이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청년 예술가 스튜디오 지원사업 공모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이 인천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스튜디오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3일 오후 6시까지 '인천 청년 예술가 스튜디오 지원 사업'에 참여할 입주 예술가를 공개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인천아트플랫폼이 기존 운영한 예술가 레지던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꾼 창작 공간 지원 프로그램이다. 인천시 청년 지원 정책 강화 기조를 반영한다는 취지다. 공모 분야는 시각예술, 공연예술, 다원예술, 영화, 예술이론 등 모든 현대 예술 분야다. 신청 대상은 만 25세 이상에서 39세 이하로 인천에 연고가 있는 예술가다. 인천 연고 기준은 인천 출생, 인천 지역 내 학교 재학 또는 졸업자, 인천에서 3회 이상 전시·공연 등 창작 활동 실적이 있는 자, 공고일 기준 과거 3년 이상 인천을 활동 근거지로 삼은 자, 인천 소재 기관·회사·학교 등에 재직 중인 자다. 해당 연고 기준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청년 예술가는 올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7개월 동안 인천아트플랫폼 스튜디오에 입주해 창작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10월 중 시민에게 스튜디오를 개방하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과 신청 방법은 인천문화재단이나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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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해남 땅끝마을, 이종구 화백 작품세계 다시 만난다 [인천문화산책]
한국적 리얼리즘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이종구 화백이 6년 만에 개인전을 엽니다. 전남 해남군에 있는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는 오는 15일부터 내달 2일까지 이종구 화백 초대전 '천년의 불佛빛'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종구 화백이 우리나라의 절을 답사하며 작업한 미황사, 정암사, 무위사 등 불교적 세계의 풍경과 정신적 사유의 세계를 담은 새로운 작업 '불이(不二)' 연작 등 20여 점을 선보입니다. 이종구 화백은 중앙대학교 미술학부 교수에서 정년 퇴임한 후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으며 개인적 창작 활동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개인전은 2018년 이후 6년 만인데요. 이종구 화백이 애초 내년 1월까지였던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사퇴(2023년 12월14일 인터넷보도=사의 표명 이종구 인천문화재단 대표 “그동안 압박 부담" 심경 밝혀)하면서 그의 신작을 조금 더 일찍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최근 이종구 화백이 집중하고 있는 '불이(不二)' 연작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종구 화백은 전쟁, 자본, 이념 등 사회적 불안과 인간의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을 지양하고, 평등과 평화 등 가치를 생각하는 불교적 이미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국보 제78호와 제83호가 그림에 등장합니다. 그동안 작업해 온 비판적 리얼리즘 세계를 확장해 인류의 정신적 가치를 담은 작업입니다. 종교적 형식과 주제를 빌렸지만, 종교화는 아닙니다. 불교의 불이(不二) 사상은 '부처와 중생은 다르지 않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으나, 그 뜻을 헤아리긴 쉽지 않습니다. 전시 장소가 해남 땅끝마을에 있는 절이란 점이 독특합니다. 이종구 화백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절에서 전시를 열어 서울 독점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황사 주지스님의 초대를 받아들였습니다. 현장성과 지역성에 방점을 뒀습니다." 이종구 화백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