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 [발언대] '불조심 강조의 달' 안전한 난방용품 사용

    [발언대] '불조심 강조의 달' 안전한 난방용품 사용 지면기사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입김, 두꺼워진 외투, 지나가는 사람의 손에 들린 붕어빵을 보면 겨울이 왔다는 게 느껴진다.겨울에는 대기가 건조해지고 바람이 많이 불어 화재 발생률이 높아진다. 최근 5년간 계절별 화재 발생률은 겨울이 가장 높다.이에 소방당국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화재 예방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이 시기에는 3대 겨울용품이라 불리는 전기장판, 화목보일러, 전기히터가 따뜻한 온기를 주기도 하지만 커다란 화마로 돌아오는 불행한 화재 발생 사례가 증가하기도 한다.하지만 화재 발생을 우려해 난방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겨울철에 난방용품을 사용할 때는 올바른 사용법과 주의 사항을 숙지해 안전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첫째, 문어발식 콘센트를 지양하고 접합부에 낀 먼지를 수시로 제거한다. 문어발식 콘센트는 전력의 과부하를 유발해 열을 발생시키고 발생한 열이 먼지 등의 점화원과 접촉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둘째, 사용하지 않거나 외출할 때는 반드시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전원이 켜진 상태로 오랜 시간 이불, 침대 등의 가구와 접촉한다면 당연히 화재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셋째,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을 알려 대피나 화재 진화를 시도할 수 있게 도와주며, 소화기는 화재 초기에 대형 사고를 막아줘 소방차 1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결국 화재는 내 눈 밖에서 일어나는 법이다. 화기 취급은 내 눈앞에서, 난방용품은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예방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보호해 주는 따뜻한 온기는 화마가 되어 우리를 덮칠 수 있다. 올바른 사용법과 주의 사항을 숙지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강성응 인천계양소방서장강성응 인천계양소방서장

  • [발언대] 전세계 아동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발언대] 전세계 아동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지면기사

    아동은 성별, 인종, 피부색 등에 따라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단체든 특정 지역이나 특정 인종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영상이나 사진을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아프리카 어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치 가난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입을 옷도 없고 교육도 받지 못하는 친구들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아프리카 친구들은 불쌍하며 은연중에 내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던 것 같습니다.그러다 얼마 전 학교에서 공정무역에 관한 수업을 들을 때였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부정적 편견을 갖고 계셨다고 하는데,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 아프리카에도 평범하게 잘 살고 있는 친구들이 충분히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이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에게 노출된 아프리카 친구들의 사진은 대부분 식량이나 생필품이 부족해서 고통받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은 빈곤 아동을 후원하기 위해 만든 홍보 자료들이 현실을 과장함으로써 우리에게 준 피해라고 생각합니다. 편견은 마음 깊은 곳에 쌓여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우리와 동등하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거나, 같이 어울릴 때에도 그들을 동정심으로 대하면서 동등한 관계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아프리카 친구들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하고 당연한 권리를 빼앗게 됩니다. 우리 역시 과거와 달리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성숙한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데도 크게 방해되고 있습니다.자선 단체들은 빈곤 아동을 돕겠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의 관심과 후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취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아동들의 사진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편견을 만들어내고, 그로 인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진이나 영상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편견을 제거하고 모두 같이 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김명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내정초 6학년김명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내정초 6학년

  • [발언대] 산불 대응의 시작은 인적자원 육성에서

    [발언대] 산불 대응의 시작은 인적자원 육성에서 지면기사

    올 여름 전 세계 해수면의 온도 상승이 심상치 않았다고 한다. 바다는 지구 열에너지의 89%를 흡수해 온도조절의 핵심인데, 물의 비열이 높은 특성으로 인해 대기보다 온도변화가 훨씬 작다. 그런데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올 여름 전 세계 해수면의 평균 온도가 21℃로 최고치를 찍었다고 한다.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 가뭄, 홍수, 산불 등 기후재난 발생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산림 공직자로서 걱정되는 부분은 산불이다. 올해 캐나다 산불은 나라 전체로 확산되고, 국경 넘어 뉴욕까지 연무가 퍼지는 등 큰 피해를 초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울진·삼척 산불이 단일 산불로는 진화에 역대 최장 213시간이 걸렸다. 작년 한 해 산불로 서울시 면적 3분의1 크기의 산림이 사라졌다. 산불이 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확산과 진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와 기상요인이다. 기후변화로 대기가 더 덥고 건조해지면서, 식생이 불에 타기 쉽고 산불발생 기간도 늘어난다. 산불은 산림을 태우면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고, 이는 기후변화로 연결돼 악순환이 발생한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산불의 예방과 대응·진화를 위해서는 숲가꾸기와 임도의 설치부터 산불위험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시스템, 입산통제 및 화기 관리, 산불헬기와 같은 공중 및 지상의 진화자원을 모두 아우르는 체계적인 산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모든 정책과 제도는 결국 인적자원이 바탕이 돼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산림교육원에서는 진화지휘, 공중·지상진화, 감시 등 다양한 산불업무 종사자의 임무와 숙련도,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해 필요한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과정 운영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산불재난특수진화대 과정을 신설해 이들이 진화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산불현장에서 중요한 기상정보, 드론 등에 대한 교육도 늘려 대응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산불재난 위험에 대응하는 첫걸음은 역량 있는 인적자원을 키우는 것이며, 산림교육원은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최은형 산림청 산림교육원장최

  • [발언대] 경기북도, 빈곤특별자치도 안될 대책 있나

    [발언대] 경기북도, 빈곤특별자치도 안될 대책 있나 지면기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했다고 한다. 김동연 도지사가 경기분도에 관해서 만큼은 전임 도지사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분명해졌다.내년 2월9일 이전에 분도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가 쉽지는 않다. 총선을 앞두고 분도가 현안으로 부상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바람직한가에 대한 여야의 판단이 복잡할 수 있다.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총선 등 정치일정 때문에 일부에서는 분도를 이용해 서울특별시 편입여론을 조장하려는 지역도 등장한다.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리고 경기침체가 본격화되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거라고 한다. 내년은 정부와 자치단체의 긴축예산으로 서민경제는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정부의 지방교부세, 지방 재원인 취득세와 재산세 모두 올해에 이어 감소할 여지가 크다. 대표적 사례가 의정부시의 재정위기다. 의정부시의 재정위기는 정부와 경기도의 교부세 감소에 더해 김동근 시장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가져온 초유의 사고였다. 의정부시가 지출부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수습한다고 하지만 이는 자치시정이 정상 작동하기 어렵다는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재정은 과연 정상일까. 현재 경기북부 시·군 재정자립도는 경기남부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양주 26.7%, 포천 24.6%, 의정부 22.6%, 가평 20.5%, 연천 15%, 동두천 13.9% 등 30%가 안 되는 곳이 반 이상이다. 이 상황에서 무작정 분도를 하면 북부의 각 시·군은 한층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다.특별자치도가 자칫 빈곤한 지역만 따로 떼어낸 '빈곤특별자치도'가 될 우려가 있다. 재정위기를 겪는 시·군을 구제할 긴급재정지원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와 경기도가 먼저 할 일이다./임근재 前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임근재 前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

  • [발언대] 기후위기로 바뀌는 아동의 삶

    [발언대] 기후위기로 바뀌는 아동의 삶 지면기사

    기후위기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아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생존권(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과 24조 건강권(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권리), 그리고 31조인 여가와 놀이(충분히 쉬고 놀 권리)를 보호받아야 한다. 이렇듯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우리 일상이 참 많이 바뀌었는데, 대표적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말할 수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였지만 이제는 봄과 가을은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너무 길어진 탓에 야외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는 안전한 야외환경에서 충분히 놀며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사계절 변화를 넘어 태풍, 폭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심각한 문제도 일어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해 문제를 줄일 수 있는 큰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아쉬울 따름이다.국가는 기후위기로 침해받는 아동권리에 대한 대책을 꼭 세워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6조 생존권과 발달권은 국가가 아동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책임을 나타내고 있다. 아동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더 이상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미뤄서는 안된다. 우리도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배기가스를 줄이고,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사용을 줄여야 한다. 그런 쉬운 방법부터 하면 된다. 이렇게 모두가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김라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소현초 6학년김라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소현초 6학년

  • [발언대] 아동을 해로운 약물로부터 보호해주세요

    [발언대] 아동을 해로운 약물로부터 보호해주세요 지면기사

    마약은 특정 계층만의 위험한 '놀이'로, 다른 세상에서나 일어나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유명 연예인부터 평범한 10대 청소년까지 마약을 한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고 있다. 특히 지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아동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심 학원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랍고 더 화가 났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3조는 아동이 해로운 약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고 규정한다. 이러한 아동 권리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마약을 하면 더 강력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더 빨리 약물중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아동에게는 성인보다 더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 아동이 마약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보았다.먼저 예방 교육이다. 초등학생들에게 시행되고 있는 생존수영 교육처럼 마약류 중독이나 부작용에 대한 예방 교육을 통해 '호기심'이 아닌 '경각심'을 갖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아동도 마약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더 잘 알게 되고, 호기심으로 마약을 시도해볼 생각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동뿐 아니라 전 국민 대상 마약 예방 교육도 철저히 해야 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의 2 제1항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마약류 등을 남용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실시하는 예방 교육은 아직 부족하다. 학교나 보건소에서 어른, 아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교육을 받아야 한다.마지막으로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위한 치료 및 재활센터를 더 설치해야 한다. 마약류 중독자를 치료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법률상 규정된 것처럼, 마약류 중독 치료 전문 병원이 더 필요하다. 이외에도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마약 범죄가 많아진 사회에서 아동에게 만큼은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아동들의 안전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야할 것이다./김나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황곡초 5학년김나영 초록우산 어린

  • [발언대]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가지는 아동

    [발언대]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가지는 아동 지면기사

    '연예인처럼 다리가 얇아지고 싶다', '마른 몸매를 갖고 싶다'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살을 뺄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도 '다리가 굵다, 허벅지가 두껍다'며 급식도 안 먹는 경우도 있다. 큰 눈, 쌍꺼풀, 높은 코를 선호하며 서로의 생김새를 지적하고 평가하기도 한다. 만화 주인공이나 연예인을 기준으로 외모와 비교하며 누군가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자존감은 낮아진다.요즘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아동들이 많다. 신체 이미지란 자신의 키, 체중, 얼굴 등 신체와 외모 특성에 대한 정신적 자아개념을 말한다. 긍정적 신체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은 긍정적인 심리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스트레스 감소와 우울증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반면 왜곡된 신체 이미지는 정상적인 신체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식단이 균형을 잃으면 빈혈과 체력 저하, 무력감, 우울증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거식증이 오기도 한다. 또한 외모에 대한 집착으로 과도한 성형과 문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든 아동은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24조는 '아동은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으며 깨끗한 환경, 의료 서비스, 안전한 물,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받으며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아동 건강권을 크게 침해하는 왜곡된 신체 이미지는 타인의 '평가'가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려서부터 계속 들어온 외모에 대한 이야기나 무심코 듣게 된 평가는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마르거나 예쁜 사람이 인기가 많다'는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아동이 대중매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등장인물의 외모가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 등 다양한 주제들을 함께 다뤘으면 한다. 더불어 건강과 관련한 콘텐츠도 많아져야 한다. 올바른 신체 이미지는 아동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게 한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벗어나 아동이 스스로를 아낄 수 있었으면 한다./천의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황곡초 6학년천의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

  • [발언대] 더 이상 특별사법경찰관제 미룰 수 없다

    [발언대] 더 이상 특별사법경찰관제 미룰 수 없다 지면기사

    다음 세대까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려면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기관을 적발해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불법개설기관은 비의료인이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불법 의료기관으로 의료질서를 교란시키고 막대한 수익을 편취한다. 그동안 불법개설기관이 챙긴 부당이득은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3조4천억여원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6.66%만 환수된 상태다. 이렇듯 중대한 사안임에도 징수율이 미미한 이유는 무엇일까.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법기관을 인지하면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 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불법기관 단속을 검찰과 경찰 수사에 의존하고 있는데, 통상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불법기관을 신속하게 퇴출하지 못해 조기에 부당이익금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단속의 실효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구조인 것이다.이러한 문제는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면 실질적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 불법행위는 수단과 방법이 고도화되고 있으나, 수사기관은 물론 특사경 권한이 있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도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효율적인 수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공단은 불법기관 적발에 최적화된 전문기관이다.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1천655개 기관을 조사하면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전직 수사관과 변호사 등 조사에 특화된 전문인력 2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의료기관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감지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이런 배경에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제20대에 이어 제21대 국회에서도 입법 발의됐으나 장기 계류 중인 상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공단은 신속한 수사로 매년 2천억원의 재정 누수를 차단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재정은 적정 수가 산정과 급여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권 보호를 위해 특사경 권한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간절히 촉구한다./최창혁 건보공단 광주지사 과장최창혁 건보공단 광주지사 과장

  • [발언대] 우리나라 아동이 불행한 이유

    [발언대] 우리나라 아동이 불행한 이유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사교육에 집중하는 나라다. 많은 양을 짧은 시간 내 가르치는 사교육 방식은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불행하게 만든다. 특히 요즘은 사교육을 시작하는 연령도 낮아지고 있어, 어린 학생들이 행복하게 놀 수 있는 시간은 더 줄고 있다.2021년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지수가 OECD회원국 중 꼴찌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어린이들은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돈·성적 향상·자격증' 등을 선택한 비율이 38.6%로 가장 많았다.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과 물질적인 성공을 강요받으며 많은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교육 격차도 아동들이 불행해지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매우 비싼 학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고액 학원은 수입이 넉넉한 부모들의 자녀들만이 다닐 수 있다. 아이들은 공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정작 가정의 여력에 따라 성적 격차가 벌어지면서 스트레스를 크게 받을 위험도 있다.또한 학원을 늦은 시간까지 다니다 보니 아이들의 건강도 나빠진다. 보통 밤 11시, 늦으면 새벽까지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학원이 늦게 끝나니 항상 늦게 자고, 다음날 아침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나려면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잠자는 시간은 뇌에 휴식을 주는 유일한 시간으로 부족할 경우 집중력 저하, 피로감으로 건강이 크게 악화한다. 늦은 시간까지 학원을 다니면 공부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공부하는 양은 거의 변함이 없고 오히려 더 낮아졌을 수도 있다.아이들이 잘못된 사교육 학습방법을 반복적으로 겪다 보면 자기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로를 정하기 힘들다. 경쟁적인 교육환경에 내몰려 돈을 많이 버는 대기업 사원, 변호사, 의사 등과 같은 직업을 가지려 한다.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부모 욕심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자립심을 강조하는 교육정책을 펼쳤으면 한다.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길 기대한다./남우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황곡초 6학년남우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즈'·황곡초 6학년

  • [발언대] 여행시장 진입장벽 높이는 '여행업 등록'

    [발언대] 여행시장 진입장벽 높이는 '여행업 등록' 지면기사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업계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소규모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내국인 대상 국외여행업 사업범위에 국내를 추가하는 개정을 통해 '국내외여행업'을 신설, 국내·국외 여행업을 이중 등록해야 했던 이전과 달리 한 번의 등록으로 국내외 여행업을 모두 영위하도록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관광시장을 활성화하고 영세업자 부담을 덜기 위한 민생규제 혁신 조처였다.그럼에도 영세 여행업체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게 관광사업 등록 시 회계사나 세무사 직인을 날인한 '영업용 자산명세서'를 제출하는 규정이다. 여행사 직원들이 여행업을 등록하기 위해 회계사·세무사를 찾아가도, 관광사업 등록절차에 대한 이들의 업무지식 부족과 날인업무 미취급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직인 날인에 8만~20만원의 과도한 수수료가 발생해 영세사업자는 시작부터 부담을 안는다.'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소상공인 창업 커뮤니티에도 관련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법제처는 여행업 등록자가 갖춰야 할 자본금을 '실질자본금'이 아닌 '납입자본금'으로 해석한 바 있다. 실질자본금으로 해석하면 불가피한 투자로 사업자의 일시적 부채가 증가, 자본금 기준에 미달하는 중소·창업기업은 여행업 등록이 어려워진다. 관광사업을 육성하려는 입법목적에 맞춰 법제처는 '납입자본금'이라는 해석을 내린 것이다.자본금 증명서류는 이용자(관광객)의 안전 및 권리보호를 위함인데 이용자들의 피해방지 장치는 이미 별도로 마련돼 있다. 법제처의 해석 취지를 고려해 여행업자의 자본금 증명서류를 기존 '영업용 자산명세서'에서 '은행에서 발행하는 잔고증명서'로 대신할 수 있게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추가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여행업계는 코로나19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다. 영세업자들이 의욕이 꺾인 상태로 여행업에 뛰어들지 않도록 난관을 제거해주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닐까. 작아 보여도, 규제는 힘겹다./박준 김포시 관광진흥팀장박준 김포시 관광진흥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