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청라아파트, 벤츠 지원금 활용 제한 '갈등의 골'
피해복구·생활정상화에 44억 기탁재단, 건설사업관리·용역 등 불가주민 "이제 와서 태도 바꿔" 분통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입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주민들과 벤츠 측이 지원금 활용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벤츠코리아는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아파트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 정상화 등을 위해 쓰겠다며 300만 유로(약 44억원)를 '아이들과 미래재단'을 통해 기탁했다.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온수기 임차, 숙박비, 누수 탐지 검사, 폐기물 처리, 화재감지기 설치 등에 지원금 일부를 사용했다. 또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복구 공사의 범위와 일정 등을 확정하기 위해 '건설사업관리(CM)'와 '자산실사 용역'을 진행하는 데 3억2천만원을 사용하려고 했다.그런데 지원금을 관리하는 재단이 최근 입주자대표회의에 "해당 건은 인도주의적 측면의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금 집행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민들이 요청한 건은 모두 수용했다"며 "(하지만) 용역과 관련된 부분은 인도적 지원과 거리가 멀어 기부자(벤츠)와 협의해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벤츠와 재단의 이 같은 결정에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공사가 빨리 진행돼 아파트가 이전 모습을 찾는 게 가장 인도주의적인 것"이라며 "정확한 공사를 위해 용역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무엇이든 지원해주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태도를 바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주민들은 답답한 마음에 최근 지역구 이용우(민·서구을) 국회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피해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원금이 쓰일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며 "벤츠 측이 (용역과 관련한) 주민들의 요구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이와 관련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10일 경인일보에 "(지원금 사용과 관련해) 주민들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해당 아파트는 올해 8월1일 지하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 140여대가 전소되거나 그을리는 피해를 봤다. 다수 가구에 수도와 전력 공급이 끊겨 주민들은 임시 거주시설에 머무르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청라 주민들에게 지원을 약속한 45억원은 보상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고 상황이 명확해지는 대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10일 오후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복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4.10.10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2024-10-10 19:3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