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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지면기사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제출한 투자의향서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의향서에서 텍사스주에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천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요구했다. 천문학적 세금감면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투자규모와 이에 따른 막대한 경제파급 효과 때문이다.투자의향서에 밝힌 삼성전자의 총 투자액은 170억 달러(약 19조원). 이중 50억6천900만 달러는 6천500만㎡ 규모의 공장과 부동산에, 99억3천100만 달러는 파운드리 설비와 장비 구매에 투자한다는 청사진이다. 공장 건설로만 직접비용 40억5천500만 달러(약 4조5천억원)가 건설사와 설계사 등 텍사스주 제조업 매출에 유입되고, 유통·물류·소비 등 간접적인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총 89억 달러(약 10조원)의 경제활동이 발생한다고 한다. 2만개 가까운 공장 건설 일자리는 덤이다.이뿐 아니다. 공장이 가동할 경우 향후 20년간 86억 달러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3천개 가량의 정규직이 73억 달러의 봉급을 챙길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틴시는 20년간 세금과 소비로 챙길 수 있는 순수익만 12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텍사스주의 높은 세금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다.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은 설계자의 요구대로 반도체를 위탁생산해주는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규모가 900억 달러나 된다. 전체 시장의 절반을 점유한 대만의 TSMC가 독보적인 1위 업체다. 삼성전자는 2위라곤 하지만 1위와의 격차가 크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TSMC를 제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평택에 10조원대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인텔 등 대형고객을 의식해 미국 투자에 나선 배경이다.하지만 삼성의 미국 투자가 확정된 건 아닌 모양이다. 텍사스 오스틴시뿐 아니라 애리조나와 뉴욕, 한국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도 유치경쟁을 벌일 법 하건만 조용하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유치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데 말이다.글로벌 세계경제에서 투자 유치는 모든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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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홍 부총리의 '지지지지(知止止止)' 지면기사
삼국지연의에 비운의 곳간지기 왕후가 등장한다. 연합군을 이끌고 원술 정벌에 나선 조조에게 곳간지기 왕후가 군량미가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조조는 군량미 배급을 줄일 것을 명한다. 당연히 군사들이 반발했다. 조조는 즉시 왕후를 불러 참수한 뒤 그에게 군량미 횡령죄를 덮어씌웠다. 왕후의 목 하나로 자신의 책임을 면한 건 물론이고 군율의 엄정함을 보여줌으로써 군사들을 독려해 전쟁에서 이겼다. 나관중은 정사에 없는 가공인물 왕후의 에피소드로 간웅 조조의 면모를 보여준다.대한민국 곳간지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SNS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올려 화제다.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이라고 하니, 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귀거래사로 보여서다. 홍 부총리는 지난 연말엔 실제로 사표를 던졌다가 대통령이 반려하자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 적도 있다.지난해 코로나19 국난 이후 홍 부총리는 여권 대선주자들과 끊임없이 설전을 벌여왔다. 국가부채 걱정 말고 돈을 풀자는 대선주자들의 요구에, 홍 부총리는 적자재정의 한계를 들어 번번이 반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으로 국가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선도했다. 홍 부총리는 선별지원을 강조하며 맞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영업자 손실보상법 법제화를 추진하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수준 낮은 자린고비(이재명)", "이게 기재부의 나라냐(정세균)"라는 비판의 칼날이 시퍼랬다.급기야 이낙연 민주당 대표마저 선별과 보편 지원을 모두 포함한 4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의지를 밝히자, 홍 부총리는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동시 실시는 힘들다며 '지지지지의 심정'을 밝힌 것이다.홍 부총리는 여권 실세들과 설전을 벌였지만 결과는 늘 실세들의 요구가 관철됐다. 이 때문에 '홍두사미', '홍백기'라는 별명마저 얻었다.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권력 앞에, 예산편성권으로 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호령하던 기재부가 한없이 작아지고 있다. 아무리 유능해도 권력의 크기가 알량하면 욕먹고 내쳐지기 십상인 것이 곳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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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안타까운 'KBS 논란' 지면기사
영국 국영방송 BBC는 전 세계 공영방송의 롤모델이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BBC 직원들의 파업 시위현장을 뉴스 속보로 보도하고, 극우정당 당수의 BBC 토론 출연 반대시위도 보도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 덕분이다. 포클랜드 전쟁 때는 '우리 군' 대신 '영국군'으로 객관화시킬 정도였다. 이런 BBC도 정파적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2015년 집권한 보수당은 BBC가 노동당에 우호적이라고 공격했다. 2017년 BBC의 자율적인 관리감독 권한이 정부기구로 넘어간 배경이다.공영방송 KBS가 수신료 인상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KBS 직원 60% 이상이 연봉 1억원이고, 연봉 1억원 직원 중 2천여명이 무보직이라는 야당 의원의 주장이 발단이 됐다. KBS는 즉각 과장이라며 공식 현황을 공개했는데, 무보직 1억원 연봉자의 규모가 놀랍기는 도긴개긴이다.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되고 기회되면 우리 사우님 돼라."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온라인에 게시한 조롱이 기름을 부었다. KBS 수신료 인상 명분에 '평양 지국 개설'이 포함됐다는 주장도 논란을 더하고 있다.KBS의 한 아나운서가 20여건의 보도를 임의적으로 첨삭해 방송한 것도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기자가 현장에서 생산한 보도를 권한 없이 자기 기준으로 첨삭했다면 명백한 왜곡이라서다. 노동조합의 내부 지적이라 더욱 뼈 아프다.문재인 대통령 생일날 방영된 열린음악회에서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Song to the moon)를 선곡했다는 시비엔 심사가 어지럽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Moon) 대통령을 '달님'으로 부르며 따른다. 야당의 한 당협위원장은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추석 현수막을 걸었다가 달님 지지자들과 여당의 공격을 받았다. 총선을 앞두고 역풍을 우려한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했다. 푸른하늘 은하수에 하나여야 할 '달님'의 정서는 당파로 조각났으니 서글프고,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로 정파성을 의심받는 공영방송의 현실은 애달프다.이 모든 KBS 논란이 수신료 인상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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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류인플루엔자와 '산안농장' 사태 지면기사
기자 출신 저술가 앤드루 니키포룩은 '바이러스 대습격'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를 "세계화의 산물"이라며 "간단하게 말해서 이 엄청난 닭 유행병의 원흉은 산업적 방식으로 생산된 싸구려 고기를 탐닉하는 걸신들린 인간의 식욕"이라고 단정했다. 저자가 2006년 이 책을 펴냈을 때 이미 세계는 2억마리 이상의 새를 땅에 묻었다. 물론 대부분 양계 닭이다.이 책에 등장하는 미국 양계업계의 거물은 "모진 인간이 있어야 부드러운 닭고기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AI가 공장형 양계산업이 초래한 후천적 전염병이란 인식은 확고해졌지만, 여전히 양계산업은 공장형을 지향한다. 전통적인 친환경 사육방식으로는 닭고기와 달걀 수요를 맞출 수 없어서다.지난 2016~2017년 겨울, 정부는 AI 방역을 위해 3천8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 공장 닭과 달걀 공급이 줄자 난리가 났다. 가격이 배 이상 오른 달걀은 1인 1판으로 판매가 제한됐고, 파리바게뜨는 달걀이 많이 들어가는 빵 출하를 정지하는 등 에그플레이션 소동이 발생했다. BBQ가 치킨값을 올렸다가 세무조사 압박에 꼬리를 내린 것도 이때였다. 2천만마리가 살처분 된 올 겨울에도 공장형 양계산업을 비판하는 인도적 인간과, '공장 닭'에 의존하는 인간의 시장과 식욕이 공존하는 모순은 반복되고 있다.하지만 양계농가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밀집 사육 대신 친환경 사육으로 건강한 닭을 길러 AI를 극복하려는 농가들이 생겨난 것이다. 최근 방역당국의 일방적인 살처분을 거부한 화성 '산안농장'과 같은 동물복지 농장들이다. 친환경 축산은 가축전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AI 발생 원점을 기준으로 한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규정은 행정편의적이자 '모진 인간'의 발상이다."친환경적으로 동물권을 존중해가며 농장을 운영하는데 아무런 이점이 없으면 억울하지 않겠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판단이 상식적이다. 도 차원의 기준을 만들어, 예방적 살처분 위주의 AI 방역행정이 바뀌길 기대해 본다.19세기 독일 병리학자인 루돌프 피르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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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사과' 뒤에 남겨진 '현실' 지면기사
연초부터 여권발 사과(謝過)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주거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한 국민들에게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있다"던 2019년 국민과의 대화 발언은 무색해졌다. 하지만 송구하다는 대통령의 사과가 '낙심한 국민'들의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무주택 서민들은 폭등한 전·월세 가격에 울고 청년들은 제집 갖기를 포기한 채 영혼을 끌어모아 주식시장에 열중하고 있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실체가 없었던 검찰의 계좌추적을 사실로 단정한 잘못에 대해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고 자아비판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이 계좌 사찰 당사자로 지목했던 한동훈 검사장은 아직도 '채널A 검·언 유착' 사건 피의자다. 중앙지검 수사팀이 한 검사장 무혐의 결재를 올렸지만 이성윤 지검장이 외면한다고 한다.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여비서 성추문 의혹에 대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의 사과가 폭주했다. 피해 여성을 '피해호소인'으로 격하한 남인순 의원은 "깊이 사과 드린다"고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낙연 당대표도 "피해자와 가족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청년 최고위원 박성민은 "2차 가해와 민주당의 부족한 대처로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한 대통령의 사과는 부동산 대란에 표류하는 국민에겐 공허하다. 유시민의 사과는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의 대상이었던 윤석열과 한동훈을 비켜가는 바람에 화려한 수사만 남았다.민주당 지도부의 사과가 6개월 지연되는 동안 피해여성은 집단적인 2차 피해를 감수했고 '박원순 살인자'로 고발될 처지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듯 사과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친문진영의 2차 가해엔 침묵한다. 남 의원의 육성 없는 사과문은 온몸으로 2차 가해를 견뎌 온 피해자에게 가혹할 정도로 건조하다.민주당은 정의당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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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SK 와이번스' 인수한 신세계 지면기사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이 26일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1천352억원에 100% 인수하기로 매매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전날 깜짝 발표에 이은 전격적인 가계약 체결에 구단과 선수는 물론 연고지인 인천 야구팬들 모두 '멘붕'이다. 신세계그룹의 새 인천 프로야구단의 모기업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인천 연고를 유지하고 현 SK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 전원을 고용 승계한다. 대신 모기업 정체성이 변한만큼 'SK 와이번스'라는 구단 명칭은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인천 프로야구는 이로써 6번째 주인이 바뀌게 됐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 이후 1985년 청보 핀토스-1988년 태평양 돌핀스-1996년 현대 유니콘스-2000년 SK 와이번스를 거쳐 2021년 이마트 시대가 열렸다. 이중 재창단 형식이었던 SK 와이번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단 매각 방식이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6번 있었던 구단매각 중 4번이 인천에서 벌어진 것이다.연고 구단과 팀의 잦은 교체를 지켜본 인천 야구팬들의 연고팀을 향한 애증의 역사도 장강대하 같다. '삼·청·태(삼미 슈퍼스타즈·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 시절엔 저조한 성적으로 연고지의 자존심을 구겼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18연패를 끊던 날 인천 팬들은 우승만큼이나 기뻐했다. 현대 유니콘스가 1998년 인천 연고팀 최초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하자, 인천 팬들은 애정으로 만년 꼴찌의 역사를 응원해 온 세월을 보상받은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하지만 현대가 2000년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사달이 났다. 현대가 빠진 자리에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로 팀을 꾸린 SK 와이번스가 연고팀으로 왔지만 팬덤은 분열됐다. 인천야구의 영혼이 '삼·청·태'를 이은 현대 유니콘스에 있다는 팬들과, 새 연고팀 SK 와이번스를 응원하는 팬들로 나뉜 것이다. 하지만 이후 현대 유니콘스는 해체돼 사라졌고, SK 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를 네 번 제패하면서 인천 야구의 자존심이 됐다.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SK 와이번스는 인천시와 시민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유서 깊은 문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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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유시민의 사과문 지면기사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습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습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습니다.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이다. 역시 유시민은 '말'보다 '글'이 낫다는 생각이다. 사과의 진정성은 '사과문 약속' 이행 여부로 증명되겠지만 '사과문' 자체는 사과의 정석을 담은 명문이다.'대립하는 상대를 악마화했고',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져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유시민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 발언요지'를 올렸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문 대통령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다음 정권은 미래통합당이 잡게 된다." 하지만 검·언유착 수사와 재판에서 이같은 발언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정한 '검·언 유착 사건'에서 '검'의 실체가 희미해지는 상황이다. 최 의원은 '사과' 대신 '법정'을 택할 모양이고, 추 장관은 침묵한다.현직 부부장 검사 진혜원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도 이해하기 힘들다. 진 검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법원을 향해 "사법이 (나치) 돌격대 수준으로 전락한 징후"라고 했다. 또 '꽃뱀'과 '문란한 암컷'을 언급한 페이스북 글을 올렸는데, 누가 봐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겨냥한 조롱이었다. 법원과 피해자를 향한 진 검사의 과도한 악마화와 정서적 적대는, 유시민의 사과문을 그대로 인용해도 사과가 가능할지 의문이다.'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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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경기도 '배달특급' 실험 지면기사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봉진은 스마트폰 배달대행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배민)'을 출시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수거한 전단지로 배달대행 음식점 네트워크를 만들어 키운 배민이 이젠 4조8천억원짜리 배달앱 최강자로 성장했다. 배달앱(요기요·배달통)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민을 인수하겠다며 평가한 기업가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연말, 요기요와 배달통 매각을 조건으로 DH의 배민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천문학적인 현금과 경영 참여를 보장받은 김봉진은 우아하게 성공신화의 정상을 지르밟았다.창업자의 유니콘 '배민'. 하지만 음식자영업자와 배달노동자에겐 상전 중의 상전이다. 연초 눈 쌓인 도로 위에서 배달 라이더들은 오토바이 곡예를 벌였다. 비판 여론이 폭주하자 놀란 배달앱들은 일방적으로 배달을 셧다운 시켰다. 그러자 이번엔 코로나19 이후 배달에 목을 맨 많은 음식점들이 하루 장사를 접어야 했다. 배달앱에 종속된 배달 노동자와 음식자영업자의 구차한 현실이 폭설로 여지없이 드러났다.배달앱에서 음식점들이 벌이는 경쟁은 살벌하다. 배달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은 필수고, 고객들이 지불해야 할 배달비를 떠안기도 한다. 비용이 늘어난 만큼 매출을 늘리기 위해 배달앱 광고에 목을 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객 평점은 저승사자다. 악질 고객의 별 1개에 매출이 곤두박질친다. 음식에서 맛과 정서는 사라졌다. 시간 엄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배달 노동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 자산이라곤 온라인 네트워크뿐인 배달앱만 비정규 노동과 영세 자본 위에서 환하게 웃는다. 배달앱은 인공지능이 인간과 자본을 지배하는 미래를 보여준다.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지난해 12월1일 오산, 화성, 파주시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배달특급'은 수수료 1%에 광고비도 없다. 지역 화폐 할인혜택도 있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상생 배달 플랫폼이다. 덧붙여 고객 갑질의 온상인 고객 평점 제도는 없었으면 한다.경기도는 배달특급 서비스를 올 3월까지 수원 등 6개 시·군으로, 연말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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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코로나 1년의 신세계 지면기사
1년 전 오늘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입국한 중국 여성이었다. 당시만 해도 정확한 학명 없이 '우한 폐렴'으로 불렸다. 이 여성은 인천의료원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완치된 뒤 귀국했고, "한국 의료진은 나의 영웅"이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코로나 청정국의 미담은 2월18일 대구에서 31번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악몽으로 변했다.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첫 확진자 발생 후 1차 대유행까지 채 한 달이 안 걸렸다.신천지교회, 사랑제일교회, 겨울철 등 세 차례 대유행을 거치면서 지난 1년 동안 7만3천115명이 확진됐고, 1만2천364명이 치료 중이며, 1천283명이 사망했다. 특히 수도권 겨울 집단감염인 3차 대유행이 정점이었다. 전체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올 겨울에 발생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민간인 사망 기록일 듯 하다. 물론 전 세계 코로나 환자가 1억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200만명을 넘어선데 비하면 선방한 것은 맞다. 하지만 비극은 절대적이라 상대평가가 불가능하다.코로나로 열린 신세계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인류는 이동을 멈추고 국경과 집안에 갇혔다. 온라인 네트워크가 비대면 세계의 확실한 지배자로 떠올랐다. 방역의 전권을 쥔 권력과 시민사회의 갈등은 민주주의, 인권 등 오프라인 시대의 핵심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 '노 마스크(No Mask)'를 고집하던 트럼프는 탄핵심판대에 올랐고, 존슨 영국 총리는 죽다 살아나고서야 마스크를 썼다. 스웨덴의 자연집단면역 실험은 대참사로 막을 내렸다. 신천지와 사랑제일교회를 쥐잡듯 잡았던 우리 정부를 향해 서울 동부구치소 재소자는 "살려달라"로 외쳤다.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을 만든 K-방역의 위세는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지면서 빛이 바랬다. 무엇보다 정부의 자의적인 방역기준에 저항하는 민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마스크 없이 신촌상가를 방문해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다"고 농담을 건넨 정세균 국무총리는 1년 만인 지난 1월 국회에서 위기의 자영업자를 생각하며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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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육군참모총장 진정한 주임원사들 지면기사
명량해전 전야. 이순신이 휘하 장수들을 불러모아 말했다. "병법에 이르길 반드시 죽으려 하면 살고(必死則生) 반드시 살려 하면 죽는다(必生則死) 하였다. 너희 각 제장들은 살 마음을 먹지 말라. 조금이라도 군령을 어기면(小有違令) 즉시 군율로 다스릴 것이다(卽當軍律)."명령은 지엄했지만 공포는 현실이었다. 해전 당일 삼백여척의 적선을 마주한 조선 수군은 겁에 질렸다. 이순신의 배가 적진을 향해 돌격했지만 부하 장수들은 전선 뒤에서 머뭇댔다. 장군은 깃발을 올려 집합 명령을 내렸고,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먼저 도착하자 일갈했다. "안위야 군법에 죽으려 하느냐." 뒤이어 도착한 중군장 김응함도 추상같이 질책했다. 정신이 번쩍 난 안위와 김응함은 그제서야 적진 한복판으로 돌격했다.죽음을 무릅쓰고 명령을 수행하는 조직이 군대다. 상관의 명령이 안먹히는 군대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 강한 군대와 유능한 지휘관들이 상명하복의 군기 유지에 애쓰는 이유다. 이순신은 군기 빠진 군관과 병졸들의 볼기를 쳤고, 탈영병의 목을 베어 군영에 효시했다. 군기 위반엔 인정을 두지 않은 덕분에 전장의 공포 한 가운데서 겁에 질린 부하를 적진에 돌격시킬 수 있었다.육군 부사관들이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남영신 총장은 지난 연말 육군 주임원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나이 어린 장교가 나이 많은 부사관에게 반말로 명령을 지시했을 때 왜 반말로 하느냐고 접근하는 것은 군대문화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장교가 부사관에게 존칭 쓰는 문화, 그것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주임원사 몇 명이 총장 발언으로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진정서를 작성했단다.참모총장이 직접 훈시에 나설 정도면 장교와 부사관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인 모양이다. 실제로 장교의 반말 지시를 무시하고, 장교에게 경례를 생략하는 부사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장교들이 부사관과 병사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군기 문란 사건도 속출했다. 물론 장교들도 베테랑 직업군인을 예우하고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예우와 존중이 상명하복의 군기를 깨트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