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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기로에 선 'SNS 민주주의' 지면기사
트위터가 트럼프 영구 퇴출을 발표했을 때 커다란 논란이 일 것으로 짐작했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국 의회의사당 점거 난동은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다. 우방은 경악했고, 패권 경쟁국인 중국은 조롱했다. 글로벌 SNS 기업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트럼프 퇴출은 정의로운 심판처럼 보였다.이성은 늘 감성의 뒤를 따른다. 트럼프를 영구 퇴출한 트위터가 표적이 됐다.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SNS 기업들이 미국 대통령 입에 지퍼를 채운 초현실적인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나쁜 권력자라는 트럼프의 평판은 사실이지만 민간기업이 그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는 없다는 얘기다.인권은 표현의 자유를 통해 구현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지지한다. 법에 의한 제한은 최소한에 그친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트럼프 퇴출은 이 원칙에 반한다. 이 원칙이 무너지면 공산주의, 전체주의 국가가 된다. 트위터가 자유민주주의의 심장인 미국 한복판에서 전제 권력을 행사하자 자유진영의 정치인들이 뒤늦게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선 이유다."미국 시민의 자유발언이 중국, 북한 같은 공산주의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스티브 데인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의 탄식은 참담하다. 트럼프 변호가 아니라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경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계정 영구정치는 문제"라고 가세했다. 의회 점거 사태와 트위터의 트럼프 계정 폐지로 미국의 온·오프라인 민주주의가 한꺼번에 추락했다.표현의 자유를 확장해 준 SNS가 이젠 저질 정치인들의 팬덤 정치 수단으로 변질한 건 사실이다. 트럼프가 증거다. '페북 정치'의 살벌한 대치로 합리적 대중을 소외시키는 우리 정치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맹목적인 SNS 정치집단은 타인의 인권을 예사로 유린한다. 자유와 방종이 SNS 해방구에서 위험하게 동거 중이다. 그렇다고 SNS 기업의 개입을 허용할 수도 없다. 트럼프가 선례가 되면 여론에 의지한 자의적이고 선택적인 검열을 인정하는 셈이다. 선출된 권력이 무력해지고 시민권력이 왜곡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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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한의사들의 항변 지면기사
현직 관리와 왕실의 종친만이 응시했던 과거시험을 '등준시(登俊試)'라 한다. '등준시무과도상첩'은 영조 때 시행된 등준시 무과 합격자 18명의 초상을 모아 놓은 화첩이다. 그런데 이 중 세 명의 얼굴이 '곰보'다. 마마(천연두)를 앓은 자국이다. 역병은 양반이라고 봐주지 않았다. 전염병이 있으니 당연히 방역행정도 있었고, 왕명으로 역병 관련 의서도 발간했다.허준이 지은 '신찬벽온방'엔 역병 예방을 위해 환자를 등지고 상대하고, 병자의 옷을 시루에 찌라고 했다. 현대판 거리두기와 소독의 개념과 비슷하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몰랐던 시절이니 과학적 실증과는 거리가 먼 누적된 임상의 결과였을테다.현대 한의학은 허준 시대와 전혀 다르다. 한의대생들은 한의학과 양의학의 교과과정을 두루 섭렵하는 6년 커리큘럼을 이수해야 한다. 국가는 자격시험을 통해 한의사 면허를 주고,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 공중보건한의사를 배치한다. 한의사도 의사, 치과의사와 같이 국가가 질병 치료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한 의료인이다.코로나19 사태에서 한의사들이 단단히 뿔난 모양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방역 일선 참전 의사를 밝혔다는데 정부가 미적거렸다고 한다. 검체채취, 역학조사와 같이 교육받은 일반인도 가능한 기초 방역에도 한의사 투입을 주저하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역학조사관 80%가 공중보건한의사였고, 코로나 확진자 홈케어 시스템에도 한의사를 배치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단다. 하지만 경기도 사례일 뿐이다.양의학계는 바이러스가 한의학 영역 밖이라는 입장인 모양이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을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할 정부 입장은 이와 달랐어야 했다. 지난 1년, 한의사들을 검체채취, 역학조사, 경증환자 관리에 투입했다면 의료인력 대란도 막고 의미 있는 한의학적 임상 자료도 축적했을지 모른다. 중국은 양·한방 협진이 활발하다고 한다. 협진으로 사스 환자 사망률을 낮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정부가 코로나와의 방역 전쟁에서 양·한방을 구분하는 건 한가한 행정이다. 고양이 손발이라도 빌려 할 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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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살려달라"는 절규에 누가 답할 것인가 지면기사
수감자·자영업자 등 생존위협 간절한 외침보선·대선… 국민들 구조손길·반응에 선택여야 정당·인물들 여전히 진영에 갇힌 형국지긋지긋한 정략참호 누가 먼저 탈출할건지누군가 "살려달라"고 하면 즉각 반응하고 구해야 한다. 인지상정이고 사회의 규범이며 국가의 의무다. 바다를 표류하는 조난자에게 총탄을 퍼붓는 짓은 상상할 수 없는 야만이다. 잊어선 안되고 잊힐리도 없다.연말연시 대한민국에서 "살려달라"는 절규가 이어졌다. 서울 동부구치소 수감자들은 창문 밖으로 "살려달라"는 대자보를 흔들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도 "살려달라"고 했다. '살·려·달·라'는 네 음절은 생존을 위협받는 인간의 가장 짧은 외침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간절함의 무게는 천근만근이다.동부구치소 수감자들의 "살려달라"는 호소는 목숨을 위협받는 재난현장을 고발했다. SOS 대자보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그들의 공포에 공감하고 반응하기까지 한참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법에 의해 격리당한 사람들이 모인 구치소는 사회적 관심에서도 격리됐고 방역행정에서도 격리됐다. 정부는 신천지교회를 압수수색하고 청와대 비서실장은 광화문집회 주동자를 향해 "살인자"라고 고함쳤다. 코로나19 방역 방해행위를 반사회적 간접살인으로 본 것이다. 그런 정부가 동부구치소를 코로나 소굴로 만들었다. 변명과 사후조치로 봉합할 수 없는 방역실패와 인권유린의 주체가 된 것이다.실내체육시설 자영업자들의 "살려달라"란 투쟁은 경제적 생존을 위한 자구행위이다. 코로나는 1천명이 넘는 국민 생명도 앗아갔지만, 수백만에 이르는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밥그릇도 깨트렸다. 그래도 국민을 위해 참고 인내한 착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인내에도 한계가 있고, 인내의 끝에서 희생의 공정과 형평이 깨진 현실을 목격한 순간, 그 착했던 사람들이 "살려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철창 시위는 살기 위해 정부 지시를 거부하겠다는 본능적인 생존 의지였다.정부와 방역당국의 자영업 영업제한 규제엔 원칙도 현실도 없었다. 많은 언론이 지적했지만 외면했다. '현실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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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벙커 정치'와 트럼프의 몰락 지면기사
자신이 선동한 폭도들이 의회의사당을 유린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광기의 시간을 보냈던 모양이다. 국내 한 언론의 미 언론 보도 종합에 따르면 트럼프는 "거의 흥분 상태였고 완전히 괴물 같았다"고 한다. 의사당 폭도들을 "미국의 애국자"로 치켜세우면서, 자신의 부통령 펜스는 선거인단 개표를 막지 않는다며 배신자로 몰았다. 보도는 트럼프의 광증을 "현실을 직시할 수 없는" '벙커 멘탈리티'라 했다.'벙커 멘탈리티'는 고립무원의 비이성적인 심리상태를 의미하는 조어로 보인다. 외부와 단절된 벙커에 갇히면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불가능해진다. 베를린 함락 직전 총통벙커에서 결사항전을 지휘한 아돌프 히틀러의 최후가 그랬다. 그는 지하 10m 벙커 안에서 연합군에게 반격과 수비를 명령했지만, 이를 수행할 독일군은 궤멸했고, 2인자 헤르만 괴링은 대놓고 등을 돌렸다. 히틀러는 벙커 안의 가상현실에서 희망과 절망의 극단을 오가는 광기로 제국의 최후를 지휘했지만, 그렇다고 패전의 현실이 변할리 없었다. 그는 약혼녀 에바 브라운과 벙커 결혼식을 올린 다음 날 자살로 생을 마쳤다.임기 말 트럼프도 파국을 향하고 있다. 의사당 폭력 선동은 최악의 정치적 착란이었다. 민주당은 트럼프를 반란 선동자로 규정하고 탄핵을 예고했다. 반란자를 단 하루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에, 공화당도 변명할 엄두를 못 낸다. 백악관 참모들과 장관들은 정권에서 줄지어 하차했고, 대학들은 트럼프의 명예박사학위를 취소했다. SNS 대기업들이 결정적 한방,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 계정을 영구정지하거나 폐쇄한 것이다. 트럼프는 벙커정치의 엑스칼리버를 압수당한 채 온라인 정치에서 삭제될 처지다.멘붕에 빠진 트럼프는 오락가락한다. 여론의 반전에 놀라 '질서있는 정권 이양'을 발표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엔 불참한단다. 강성 트럼프 지지자들은 연방의회, 주의회와 바이든 취임식을 겨냥한 무장봉기를 선동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미국의 상식은 트럼피즘의 비상식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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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K방역 불복 시위 지면기사
목숨이 경각에 달린 민중의 세상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권력은 위험하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선동가들의 가짜뉴스였다. 문제는 이 가짜뉴스가 민생에 무관심한 프랑스 왕실의 태도를 정확하게 짚었고 민중의 분노를 유발했다. 민중은 대혁명으로 왕정을 절단냈다. 조정이 지방관리들의 가렴주구를 방치하자 조선 농민들은 전국에서 봉기했다. 임술년(1862년) 농민봉기로 조선은 급속히 쇠락한다. 철종이 민생 현장을 외면한 탓이다.K-방역에 저항하는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의 방역조치로 생계가 끊어진 자영업자들이 전국에서 "왜 우리만"을 외치며 불복 운동을 벌이고 있다. 헬스장 관장님들과 필라테스 원장님들이 영업금지에 반발해 업소 문을 여는 '오픈 시위'에 나섰고, 카페와 유흥업소 주인들도 동참했다. 코로나19 영업제한 조치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도 청구하고 나섰다.자영업 영업제한 조치의 형평성을 지적하고 호소하는 언론과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 결과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도 등록된 업종에 따라 매장 영업이 달라지고, 아래층 태권도장엔 기합소리가 우렁찬데 헬스장은 불을 꺼야 한다면 분통이 터지는 건 당연하다. 영업금지는 자영업자의 밥그릇을 깨는 조치다. 공정하지 않다면 살기 위해 저항하는 건 민주적 권리다. 책상머리에서 생계금지 업종을 선별한 정부의 용기가 대단하다.서울동부구치소 문제도 간단치 않다. 공권력으로 가둔 수감자들의 인권은 전적으로 공권력이 책임져야 했다. 마스크도 안주고,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한방에 몰아넣었단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수감자를 가족에게 연락도 없이 화장했다는 의혹은 차마 믿기 싫다. 교정시설 코로나방역을 홍보한 법무부 유튜브 동영상은 앙투아네트 케이크에 버금간다. 서울동부구치소는 신천지교회와 세월호 사이에 머물며 정권을 괴롭힐 것 같다.문재인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조금씩 억제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를 약속했다. 생계가 경각에 달린 자영업자들과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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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우주의 기운' 지면기사
1990년 2월14일.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는 태양계와 작별하기 직전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전송해왔다. 사진 속에서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했다. 이후 '창백한 푸른 점'은 지구의 별칭이 됐다. 이 촬영을 주도한 칼 세이건은 동명의 저서에서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오래전부터 인류는 광대무변한 우주의 기운이 일정한 법칙과 규칙으로 인간의 삶에 관여한다는 운명론에 입각해 천체의 운행을 관찰해왔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하늘의 기운이 땅과 사람의 기운에 미치는 영향을 읽어내는 점성술이 성행했던 배경이다. 우주의 기운을 빌려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제의는 그리스 신전에서 채화한 성화로 불을 밝히는 현대 올림픽에서도 면면히 이어진다. 우리 전국체전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한 성화를 밝힌다.우주의 기운, 천기(天氣) 읽는 일은 정치적으로 중요했다. 점성술을 신봉한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는 천둥을 두려워했고, 번개를 막기 위해 월계관을 썼다고 한다. 유교권의 황제나 군주들도 역병이나 기근이 발생하면 자신이 하늘의 기운을 역행한 죄를 자백하고, 천기를 살펴 제사를 지냈다. 제갈량이 하늘에서 동남풍을 빌려 적벽대전에서 승리했듯, 권력을 얻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우주의 기운'을 마다할 리 없기는 현세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 일테다.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일 시무식에서 할리우드 영화 '토르'의 대사에 나오는 '우주의 기운'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집중된 대전환의 시간이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고 밝혀 화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주의 기운인 천심(天心)이 작동하길 바라는 덕담일 것이다.하지만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다. 유교 세계의 군주들은 민생을 통해 하늘의 기운을 보았다. 하늘은 백성들의 행·불행으로 군주의 정치를 심판한다 믿었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우주의 기운이 아니라 정권의 사면이 더욱 간절한 처지이다. 민심을 읽지 못한 탓이다.지금 민생은 고단하고 민심은 흉흉하다.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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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유리창 대선정국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은 SNS 신년 메시지 "모두의 삶이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한 사람의 손도 절대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걷겠다"며 '국민 일상의 회복'을 약속했다. 2일 현충원 방명록에도 '국민의 일상을 되찾고 선도국가로 도약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연초부터 달아오른 여야 대권 경쟁으로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에만 전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신년사에 선전포고를 담았다. "잘못된 정치의 근본을 바꿔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이 살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국민 공감 수권정당으로 우뚝 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대선정국을 염두에 둔 출사의 변이다.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긴 어둠도 새벽의 기운을 이길 수 없다"며 불퇴전의 의지를 과시했다. 야당은 이미 선거현장에 가 있다.여당의 간판 대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신년사도 관심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인간의 얼굴을 한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각계의 협력과 참여를 얻겠다"고 문학적 서사로 대권포부를 밝혔다. 반면 이 지사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며 경제적 기본권 확대, 공정 세상 실현, 복지 확대, 균형발전과 평화정착을 내세웠다. 대선 슬로건과 정책으로 손색이 없다. 이미 당내 경쟁은 시작됐다. 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으로 중도층을 겨냥한 통합 행보를 시작했고, 이 지사는 '나까지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며 전략적 침묵으로 대응했다.하지만 여론의 가장 큰 관심은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신년사에서 "국민의 검찰이란 오로지 그 권한의 원천인 국민만 바라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가, 사회의 집단적 이익을 내세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함부로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핵심 가치"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그의 신년사를 법과 정치 사이에 두고 어디에 가까운지 해석하느라 진땀을 흘린다.여권은 친문(親文)진영 대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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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2020년' 지면기사
2020년이 오늘 하루를 끝으로 저문다. 올해도 늘 그렇듯 음력 경자년(庚子年)을 가불해 상서로운 기대로 양력 첫 날을 열었다. 경자년 흰 쥐가 다산과 재물을 상징한다며 풍요로운 한 해가 될 것이라 했다. 하지만 2020년 자영업자 주머니는 탈탈 털렸고, 나라 곳간엔 빚 문서만 쌓였다. 출산율은 역대 최악 기록을 갱신했다. 경자년 코로나19 대란에서 무사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모든 일이 틀린 점괘 탓이라면 40여일 남은 경자년을 뭉텅 잘라내고 싶을 정도다.2020년은 인류 전체가 문명을 전환한 '코로나 원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멀리 볼 것 없이 우리 사회의 비대면 문화가 확산일로다. 기업들은 재택근무의 손익계산을 따져보며 화상회의를 정착시킬 태세다. 배달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수많은 식당들이 온라인 배달 플랫폼 기업에 종속되고 있다. 코로나가 온라인 산업혁명을 재촉하는 형국이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간소해지고 송년모임은 사라졌다. 익숙해지면 문화가 된다. 코로나가 끝나도 코로나가 남긴 변화는 이어질 것이다.견딜 수 없을 만큼 어려웠던 시절, 서로 따뜻한 정이라도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참 살벌하게 서로 맞선 한해였다. 정치 탓이다. 코로나 때문에 광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간 정쟁은 서로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연초 대통령은 "애벌레에서 나비로 탄생하는" 상생의 탈피를 다짐했지만, 나비는 날지 않았다."우리 절 밭두렁에 벼락 맞은 대추나무/ 무슨 죄가 많았을까 벼락 맞을 놈은 난데/ 오늘도 이런 생각에 하루해를 보냅니다.(무산 조오현 '죄와 벌')" 정권의 누군가가 선승( 禪僧)의 깨달음을 흉내만 냈더라도 정치가 이리 망가졌을까 싶다. 벼락 맞을 정치가가 없으니 국민만 벼락 맞은 대추나무 신세가 됐다. 아시타비(我是他非) 지옥을 2020년에 실어 보내긴 힘들 모양이다."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이해인 '송년의 시')" 그래도 연말이다. 한 해의 희로애락을 정리 정돈할 인연들이 그립고 보고픈 건 어쩔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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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동부구치소 팬데믹 지면기사
법무부는 지난 28일 초유의 구치소 수감자 소개작전을 벌였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자 345명을 청송교도소로 이송한 것이다. 이송 버스는 히터도 잠근 채 운행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전파될까 그랬단다. 청송교도소 교도관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7개 조가 돌아가며 2박3일 근무한 뒤 14일 동안 외부와 격리된다. 수감자와 다를 바 없는 신세가 됐다. 그렇다고 동부구치소가 한숨 돌린 것도 아니다. 이날 하루 230여명의 확진가가 추가로 쏟아져 나왔다.코로나 사태 초기 세계 각국에서 교도소 탈옥과 폭동사건이 속출했다. 브라질, 베네수엘라, 칠레 등 중남미 국가는 물론 이란, 스리랑카 교도소에서 코로나19 예방조치에 반발하거나 감염 공포에 휩싸인 재소자들이 폭동을 일으키거나 집단탈옥을 감행했다. 미국은 교도소 감염과 폭동을 우려해 경범죄자들의 조기 석방을 단행했다. 이를 노리고 코로나에 걸리려 물컵을 돌려쓰다가 적발된 재소자들도 있었다.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상식적으로 예상 가능한 참사였다. 교정시설 수용규정에 따르면 혼거실의 1인당 배정면적은 2.58㎡, 1평도 안 된다. 외부와 격리된 채 혼거실에 수용된 수감자들은 전염병의 손쉬운 표적이고, 일단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속수무책이다. 지난 20일 동부구치소의 한 수감자가 창틀에 매달려 옷가지를 흔들며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한 방송사 카메라에 잡혔고, 어제도 한 수감자의 절박한 '창문 SOS'가 포착됐다. 수감자들의 감염 공포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힘들다.교정시설 코로나19 대책은 이미 실행중이었어야 맞다. 그런데 언론에 보도된 법무부의 해명이 걸작이다. "수용자들에게 마스크를 매일 지급했다면 국민여론이 좋지 않았을 것"이란다.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법무부는 형사 피의자 인권보호를 목청 높여 외쳤다. 피의사실 공표도 안 되고 포토라인도 없앴다. 그런 법무부가 교정시설 수감자에겐 인권보다 국민여론을 앞세운다. 인권의 보루인 법무부의 인권의식이 선택적이라면 심각한 문제다.동부구치소 팬데믹 이후에야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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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코로나 사망자를 위한 애도 지면기사
인종과 문화는 달라도 망자와 이별하는 상례(喪禮)는 엄숙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쟁과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예법이 무너진다. 대규모 전염병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엔 스페인 독감 사망자들을 한꺼번에 묻은 집단매장지가 도처에 산재한다. 실록에 1천400여건의 역병 기록을 남긴 조선 조정은 역병이 창궐할 때마다 버려진 시신을 모아 매장하거나, 그것도 힘에 부치면 한데 모아 화장하기도 했다.코로나 팬데믹에서도 존엄한 죽음이 불가능하긴 마찬가지다. 전 세계 누적 사망자가 174만여명인 상황에서 희생자에 대한 예의는 사라졌다. 발생 초기 중국에선 시신을 트럭에 한데 실어 처리한다는 얘기가 돌았고, 1등 국가인 미국에선 냉동 컨테이너에 시신을 보관하는 실정이다. 많은 국가에서 장례식은 생략됐고, 가족과 대면도 못한 채 화장됐다."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부고 소식을 알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기로 하였습니다. 상주 000."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받은 4건의 SNS 부고 내용이 한결같았다. 그 밑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댓글이 빼곡하게 매달렸다. 부고를 알리는 상주나, 찾아가 애도하지 못하는 문상객들 모두 죄송하고 미안한 심경인 코로나19 장례식 풍경이 참담하다.일반 장례식 풍경이 이럴진대 코로나 사망자 유가족들의 심경은 어떨지 상상하기 힘들다.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은 선 화장 후 장례가 원칙이다. 임종을 지켜보려면 의료진 수준의 방호복을 입어야 하지만, 고인과의 마지막 대면은 사실상 힘든 모양이다. 의료용 비닐백에 밀봉된 시신은 수의도 입지 못한 채 가능한한 당일 화장한다. 우리 장례문화에서 이런 식으로 부모와 혈육을 보내는 건 평생 한으로 남을 일이다.이렇게 시나브로 우리 곁을 떠난 코로나 사망자가 어제까지 808명이고, 12월 한 달에만 280여명이다. 요양병원에서 전원을 기다리다 사망한 고령자도 적지 않다. 상례의 생략도 가슴 아프지만, 최선의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두고두고 유족들을 힘들게 할 것이다.수십만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