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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현실화’ 택한 인천지하철, 내년 2월 150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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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활용논의 테이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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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3월 인천고법 설치… 430만명 사법주권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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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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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민주주의의 맹아, 인천5·3민주항쟁] 폭동 '낙인' 찍힌 반독재 투쟁… 민주화운동 가치 계승해야 지면기사
1986년 5월3일 인천시민회관에 수만명을 운집시킨 동인은 '직선제 개헌' '군부 독재 타도'를 향한 시민 다수의 열망이었다. 시위대와 집회 참가자들이 단일 대오를 이루지 못하고 이곳저곳 흩어져 거리에 나섰지만 이 두 가지는 공통 요구로 내세웠다. 국민의 직접 투표로 대통령을 뽑아야 하고 민주 시민으로서 권리를 국가가 힘으로 억누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지금 시각으로 보면 당연한 명제가 37년 전 인천에서는 공권력에 맞서 싸워 얻어내야 할 투쟁 구호였다. ■ 직선제 개헌 열망에서 시작된 시민 항쟁인천5·3민주항쟁은 신한민주당(신민당)의 '개헌추진위원회 시도지부 결성대회 및 현판식'(이하 개헌추진위 현판식)이 계기가 됐다. 신민당은 1980년 신군부 집권 이후 관제(官製)가 아닌 첫 자율 정당으로 1985년 1월 창당해 한 달 뒤 열린 총선에서 제1야당에 올랐다. 이 정당은 직선제 개헌을 기치로 세워 시민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 1986년 3월11일 서울에서 시작해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청주에서 개헌추진위 현판식을 이어갔다.신민당 인천 현판식날 군중 집결경찰 최루탄-시위대 투석 '충돌'400명 연행 일부 고문 후유증도4월30일 전두환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정당(노태우 대표위원), 신민당(이민우 총재), 국민당(이만섭 총재) 대표와 회동하고 개헌 문제를 논의, 합의했다. 신민당은 민주화운동 진영과 거리를 두고 '정치 타협'으로 이 현안을 풀어나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여당인 민정당은 대통령과 내각 수반이 권한을 나누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으로 위기 국면을 돌파하려 했다. 직선제 개헌을 통한 군부 독재 종식의 열망을 갖고 있던 민주화운동 진영과 시민 다수는 신민당의 모호한 태도에 불신을 드러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신민당의 인천 개헌추진위 현판식 날짜인 5월3일이 다가왔다. → 표 참조재야 단체인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은 신민당의 인천 현판식에 대규모 군중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인사연)과 함께 집회를 준비했다. 노동 단체인 인천지역노동자연맹(인노련),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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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회 대한민국 아동총회 인천대회 모여라" 지면기사
한국아동단체협의회와 경인일보가 제20회 대한민국 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를 오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남동구 구월동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연다.대한민국 아동총회는 만 10~15세 아동이 모여 사회 문제를 토론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행사다. 2002년 유엔아동특별총회에 참석한 한국 아동 대표들의 요구를 수용해 보건복지부와 아동단체들이 2004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상 "아동이 본인에게 미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는 목적으로 실시된다. 지금까지 109개 지역에서 1만540명의 아동, 3천36명의 실무자·지도자 등이 참여했다.인천을 포함한 전국 17개 지역대회에서 선발된 대표는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 참가 자격을 얻는다. 전국대회에서 채택한 정책 결의문은 보건복지부를 통해 각 부처에 전달된다. 지난해 제19회 아동총회는 '아동 전용 청원 사이트 개설' '아동 연령대 맞춤형 모의투표 교육·실시' 등 1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보건복지부는 내달 전국대회에서 전년도 대회 결의문의 이행 경과를 보고할 예정이다.아동총회 결의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세림이법이 만 18세 미만 아동의 모든 통학 차량에 적용되도록 해 주세요"라는 2019년 결의는 그 이듬해 11월 도로교통법 개정에 반영됐다. '학교 시설 안전점검 강화'(2015년) '아동학대 예방 공익광고 방영'(2014년) 등도 아동총회 성과다. 2020년 제17회 아동총회에서는 '인천 미추홀구 초등생 형제 화재 사고'에 대한 원인과 대책 등을 논의했다.올해 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 주제는 '아동권리협약상 발달권'이다. 주제 설명, 토의 방법 교육, 조별 토의 순으로 진행하며, 지역대회 채택 결의문을 인천시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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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창원 파견자 연내 부평 복귀" 언급 지면기사
한국지엠이 부평 2공장에서 본인 의사에 반해 창원공장으로 파견된 노동자 360명을 연내 부평공장으로 복귀시키기로 했다.홍영표 국회의원(인천 부평구을)의 경인일보 기고(7월6일자 19면 보도=[기고] 한국GM의 세번째 위기)에 따르면 한국지엠 측은 최근 홍 의원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를 올해 말 부평으로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공식 답변했다. 지난해 12월 이들을 창원공장으로 인사 발령하면서 파견 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연장 등 변동사항은 노사 협의로 결정한다'고 했는데, 이보다 빠른 조기 복귀 계획을 홍 의원에게 밝힌 것이다.한국지엠이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의 조기 복귀 의사를 외부에 처음 밝힌 건 지난 4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이하 인천지노위)에서 진행된 '부당 인사 발령 구제 신청' 과정에서였다. 한국지엠은 인천지노위에 "올해 창원공장 파견 배치 인원보다 많은 다수의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므로 현시점으로부터 단 몇 개월 만에 부평 1공장으로 재배치가 시작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인천지노위의 기각 판정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홍영표 의원과 비공개면담서 답변노조 임협 교섭중 일정 등은 안밝혀정신건강 고위험군 '긴급개입' 시급 하지만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에 대한 조기 복귀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 공장 내부에서는 불신이 존재한다. 파견 노동자 A씨는 "조기 복귀를 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정확한 얘기가 없고 '8월에 복귀한다' '10월에 복귀한다' 등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하다"라며 현장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창원 파견 조합원 조기 복귀'를 포함하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사측은 아직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조기 복귀를 이행하기 전까지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인일보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5월 11~17일 파견노동자 3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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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년 '황해문화'… 인천 잡지 120호 펴다 지면기사
인천 잡지 '황해문화'가 통권 120호, 창간 30주년을 맞는다.새얼문화재단(이사장·지용택)은 지난 8일 인하대 학술정보관에서 황해문화 120호(가을호) 발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황해문화는 인천에서 만들고 전국으로 발신하는 우리나라 대표 잡지 중 하나다. 계간 황해문화는 '세계적 시각에서 지역을 보고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본다'는 선언과 함께 1993년 겨울호로 시작됐다. 매년 봄·여름·가을·겨울 4차례 발간해 올해 120호, 창간 30주년이다. 잡지(종이)의 시대가 저물면서 전국 유수의 계간지도 하나둘 폐간하는 중에도 황해문화는 뚝심으로 명맥을 유지하며 계절마다 7천부씩 발행한다. 약 4천명의 정기 구독자가 밑바탕이지만, 새얼문화재단의 '간섭 없는 지원'도 역할을 했다. 황해문화는 지역성을 중심으로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으면서 한국 사회의 공론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3년 겨울호 시작 '계간지'인하대서 기념 심포지엄 행사이날 학술 심포지엄 주제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하여, 다중재난 시대의 새로운 길 찾기'였다. 전환의 거점으로 지역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황해문화 편집위원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탈중심적 지역 정체성 강화, 참여를 통한 시민 민주주의의 정치적 기회와 근거지"로서의 지역의 가치를 말하며 "새로운 길 찾기의 구도는 인천이라는 경계의 지역이 지속적으로 이어내는 상호 연결과 연관, 그 다원적이고 평등한 공존의 내력과 새로운 가치 지향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황해문화는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현실에 뿌리내린 대안을 모색하되 인천에서 시작하여 황해를 보고,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 길을 모색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기후위기는 가난한 사람에 더 가혹… 정의로운 전환 '풀뿌리 운동' 대안)/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지난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6층 국제회의장에서 황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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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가난한 사람에 더 가혹… 정의로운 전환 '풀뿌리 운동' 대안 지면기사
세계 평균 기온이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다. 기후위기는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질서를 뒤흔들었다. 대만 위기가 한반도로 이어지는 연쇄 고리가 형성됐다. 디지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확산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중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의 암울한 미래상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누구도 그 발전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다. 사회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된다. 개선의 기미조차 없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 위기는 동시다발로, 복합적으로 찾아오는데 그 해법을 찾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새얼문화재단(이사장·지용택) 주최로 지난 8일 인하대에서 열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하여, 다중재난 시대의 새로운 길 찾기' 학술 심포지엄은 이런 '다중재난'의 현실을 다양한 층위에서 드러내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새얼문화재단이 발간하는 계간지 '황해문화' 통권 120호 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기후위기와 기후정의운동, 위기의 세계, 디지털 자본주의와 노동 등을 키워드로 첨예한 토론과 날카로운 논박이 이어졌다.탄소 환원주의 맞서 '체제 전환'기층민중 관점서 다중재난 인식전문가·단체 중심 계몽운동 한계폭력·차별 노출 사람 중심 '변화' ■ 정의로운 전환, 가능한가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는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구성해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세운다. IPCC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2019년 기준)은 1990년보다 54% 증가했다. 그 사이 기후변화 협약이 채택되고 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규정한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으로 이어졌지만 기후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세계의 기후 대응은 실패한 것이다. 홍덕화 충북대 교수(사회학)는 "기후위기는 가난한 나라, 가난한 이들에게 훨씬 더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며 "문제를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한정하는 탄소 환원주의에 맞서 기후정의 운동이 내건 '체제 전환'이 눈길을 끄는 이유"라고 했다.정의로운 전환은 "다중재난을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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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프롬 인천·(5)] 박정남 전 대사 "언어·문화 달라도 본성은 같아" 지면기사
인천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바다를 향해 열린 도시였고 신문물을 들여오는 창구와도 같았다. 밀물과 썰물처럼 부딪히면서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공간이었다. 박정남(63·사진) 전 주가봉 한국대사를 여러 차례 만나면서 그런 인천의 개방성을 떠올렸다. 그의 고지식하면서도 유연하고, 단호함 속에 신중함을 담고 있는 모습이 고향 인천과 닮아 보였다.박정남 전 대사는 직업 군인 아버지를 따라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충남 논산 연무대초등학교(현 연무초등학교)에 입학해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 인천서흥초로 전학하면서 인천에 정착했다. 인천남중, 인천대건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거쳐 1991년 외무고시 25회로 외교부에 입부했다. 스리랑카, 미국, 폴란드, 이스라엘, 이집트, 러시아, 가봉 등 7개국에서 근무했다. 직업군인 부친 따라 서흥초 전학내성적 성격 나라별 조크로 극복"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해야"외교관 생활에는 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상대방이 존재한다. 새로운 만남의 연속이다. 한국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거나, 문제 해결을 요청하고 요구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는 내성적 성격을 조크로 극복했다. "거의 모든 상황에 쓸 수 있는 조크"를 영어, 불어, 러시아어, 아랍어로 익혔다. 또한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내린 결론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명한 사실이었다.인천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주한 미국 공사관의 외교관으로 조선과 미국을 연결한 호러스 알렌(Horace Allen, 1858~1932)의 별장이 있었다. 1901년 완공돼 인천 거주 외국인의 사교장으로 쓰인 제물포구락부는 서울 정동구락부보다 3년 앞선다. 차이나타운을 비롯해 인천 전역에 여러 국가 외국인 거류지가 형성돼 있으며, 한국 첫 공식 이민이 시작된 인천에 최근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이 들어섰다. 이역만리 타국 생활 이민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보듬는 과제가 인천시민 앞에 놓여 있다. 고향 인천에 재외동포청이 들어섰다는 것은 외교부 출신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재외동포들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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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프롬 인천·(5)] 학생에 자유 선물… 인천대건고 노봉 신부 지면기사
인천 연수구 동춘동 성당 옆에 위치한 인천대건고는 본래 동구 화수동 성당 부근에 있던 중·고 통합 학교였다. 1998년 7월 학교를 옮기기 전까지 화수동 영풍아파트 자리에 있었다. 대건중·고등학교 교명은 천주교가 인수(1962년)한 이후인 1963년 2월 얻었다. '대건'은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 이름에서 본떴다. 이 학교의 전신은 1946년 미군정기 설립 인가를 받은 인천영화중학교다.인천대건고가 천주교의 품에 들어온 이후 1970년대까지 인천대건고의 학풍은 '실력'과 '자율' 요약되는데 제 5대 교장(1966~1971년) 노봉 요셉(Joseph Gibbons·사진) 신부가 이런 기풍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빡빡머리·운동화 규율 밀어두고 자율 허용젠틀하면서도 일률적이지 않은 면학 분위기인천대건고 독특한 기풍 이어진 시작점노봉 신부는 교장 부임 첫해 제물포고 출신 교사를 여러 명 영입했는데, 이중 오춘근 선생이 교감으로 부임해 주도적으로 '학력 신장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대건고는 교육 당국 허가를 받아 '입학시험 커트라인제'를 1966년도 중·고교 입학 전형부터 도입했다. 학교가 정한 성적에 못 미치면 정원이 미달할지라도 선발하지 않았다. 1966년 입학생(14회)의 졸업 인원은 24명, 1967년은 22명에 불과했다. 등록금 수입이 크게 떨어졌지만, 인천 가톨릭 교육재단과 노봉 신부가 속한 메리놀외방전교회가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름방학 때 덕적도에서 영어회화 합숙 훈련을, 겨울방학엔 강당에서 특별 합숙 교육을 무료로 벌였다. 동급생보다 학업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학생은 스스로 유급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학을 선택하는 문화가 존재했다. 빡빡 머리에 운동화만 신게 하던 당시 대부분 학교의 규율과 달리 대건고는 두발, 신발에 큰 제한을 두지 않았다.1971년 선종한 노봉 신부 후임으로 오춘근 교감이 6대 교장(1972~1977년)에 오르면서 인천대건고의 독특한 기풍이 이어질 수 있었다.1978년 대건고를 졸업한 김재민 전 송도고 교사는 "노봉 신부님은 학생들 되게 열심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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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프롬 인천·(5)] 고집 있던 소년, 7개국 휘젓는 공직자 길을 걷다 지면기사
그는 늦깎이로 직업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1991년 4월 제25회 외무고등고시에 합격했는데 응시 제한 나이(만 32세)를 몇 개월 앞둔 마지막 시험이었다. 그해 합격자 중 나이 순으로 위에서 3번째, 최연소 합격자보다 열 살 많은 나이에 외무부(현 외교부)에 입부했다. 그렇게 된 사연이 있다. 그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인 1981년 외무고시 1차에 합격했다. 고교 시절부터 품어 온 외교관 꿈의 실현이 눈앞에 한발 다가왔지만, 불현듯 찾아온 회의감이 머릿속을 휘젓다시피 했다. 세상사 무심한 듯 영어 공부와 고시에 몰입해 온 청년에게도 눈과 귀가 있었다. '모두 독재 정권에 맞서 투쟁하고, 붙잡혀 감옥에 가는데, 나만 개인의 영달을 추구해도 되는가'라는 물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싸움에 나설 용기는 없었다. 소극적 저항이랄까. 고시를 포기했다. 집에 알리지는 못하고 학교를 다니는 둥 마는 둥 부유했다. 나만 개인의 영달을 추구해도 되는가독재정권 당시 괴로움에 고시 접어6·29 선언 후에야 부채의식 덜었다만 32세, 늦깎이 외교관의 길 시작남들보다 네다섯 살 늦은 나이에 사병으로 입대해 최전방 GP에서 근무했다. 군 복무 중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뼈대로 한 6·29 선언이 나왔다. 6·29 선언 이후 국내 정세에 대한 판단은 각자 다르겠지만, 외교관을 꿈꿔 온 청년의 부채의식을 덜어내기엔 충분했다. 제대하고 1988년부터 외무고시에 다시 도전했다. 1991년 꿈에 그리던 외교관이 돼 약 28년간 외교부에서 그리고 세계 7개국(스리랑카, 미국, 폴란드, 이스라엘, 이집트, 러시아, 가봉)에서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박정남(63) 전 주가봉 한국대사 얘기다.박정남 전 대사의 선대인(박제근)은 평안북도 박천 출신으로 해방 이듬해 형제들과 함께 황해도 해주를 거쳐 인천 문학동에 정착했다. 한국전쟁 기간 1·4 후퇴 때 열여섯 나이에 이등병으로 입대해 1976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박 전 대사는 1959년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한 산골 마을에서 1959년 태어났다. 2남 4녀 중 장남이었다. 부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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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중생 목소리로 듣는 '아동발달권'… '인천 아동총회' 16일까지 2차 모집 지면기사
"아동이 성장하기 좋은 세상인가요?"인천지역의 만 10 ~ 15세(초등학교 4학년 ~ 중학교 3학년) 아동이 모여 사회 문제 해결 방안을 토의하고 정책 제안(결의문)을 채택하는 제20회 대한민국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 2차 모집이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대한민국아동총회 인천지역대회는 오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인천시 남동구 남동대로 773(가천대길병원 인천지능병원) 3층에 있는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열린다. 경인일보 인천본사서 19일 개최선발대표 전국대회 참가자격 부여 유엔아동권리협약 4대 권리의 하나인 발달권을 주제로 토의한다. 발달권은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받을 권리로, 가정 형편에 따라 생기는 격차를 줄이면서 고른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과제다.이번 대회 참가 아동 전원에게는 VMS 봉사시간, 기념품,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인천지역대회에서 선발된 아동대표는 오는 8월 8~10일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아동총회 전국대회 참가 자격을 얻는다. 참가를 희망 아동은 온라인 신청 링크(https://forms.gle/fXpfB27v6j4zFywE8)를 작성해 제출하면 되고, 문의사항은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사무국(02-831-1930)으로 하면 된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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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기획-GM부평노동자, 창원 파견 그후·(下)] 정신건강 대책, 전문가 제언 지면기사
"이 정도의 우울증 수치는 감정노동이 심한 직군이나 폐쇄 사업장의 노동자, 해고자 집단 등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입니다."충남노동인권센터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 허윤제 상담활동가는 경인일보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5월 11~17일 진행한 한국지엠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 정신건강 설문조사 데이터를 검토한 다음 이렇게 설명하고 "업무상 정신질환에 따른 산업재해를 유발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인천 부평 2공장에서 창원공장으로 파견된 노동자 362명(응답자 1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2명 중 1명이 불안·우울증을, 열의 여덟은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는 등 이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했다. 의사 반영 안된탓 분노·좌절감 확대업무상 정신질환 산업재해 여지도 경인일보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 자료를 5월 25~26일 허윤제 활동가와 자살·트라우마 예방 전문가인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에게 전달했고 30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구했다.허윤제 활동가는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등 이른바 '노조 파괴 사업장'에서 노동자 상담 활동을 12년째 벌이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회사가 노동자 의사를 충분히 묻지 않고 파견을 보내는 과정에서 이들이 느낀 분노·좌절감이 창원에서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우울감이 확대된 것"으로 설문 결과를 해석했다. 박지영 교수는 설문에 응답한 파견 노동자 평균 근속기간(24년 6개월)과 나이(49.8세)가 길고 많은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응답을 보면 정년까지 회사에 다니고 싶고, 현 직장이 자신에게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노동자가 50%를 넘는다"며 "그만큼 회사와 본인을 동일시한다는 의미인데, 이번 파견 배치 과정에서 이들이 회사에 느낀 배신감이 매우 클 것"이라고 봤다. 장기근속 노동자 입장에서 창원 파견은 '회사에서 버림받고, 인생이 부정당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허윤제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