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 [발언대]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불법 사이버도박

    [발언대]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불법 사이버도박 지면기사

    인터넷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때의 일이다. 피의자 중 과거에도 인터넷사기로 처벌받았던 학생을 발견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의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예전에는 착하고 성실하게 생활을 잘했는데 언제부터인지 사이버도박에 빠져 가족들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러다 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가출했다고 말했다.이후 이 학생은 PC방을 돌아다니면서 사이버도박을 하고 돈을 다 잃으면 인터넷사기로 도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불과 몇년 사이에 불법 사이버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이렇게 반복하다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도박, 사기 전과 7범이 되어 있었다. 아직 사회에 나오지도 못한 젊은 나이에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불법 사이버도박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도 성인 인증절차 없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보니 일반 도박보다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독성이 강해서 한번 빠지게 되면 주변 사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피해를 준다. 그리고 자신은 결국 사회적 낙오자가 되어 사기, 절도, 강도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이처럼 사이버도박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지게 할 수 있다. 마약과 같이 한번 중독되면 쉽게 끊을 수 없어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도박에 중독되었다면 한국도박문제치유원(www.kcgp.or.kr, 상담전화 1336)에서 교육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성인 또는 청소년이 도박문제 자가점검을 할 수 있고, 중독된 사람은 교육 및 상담을 통해 치유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다.국가에서는 도박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예방·치료 시설을 확대하고, 불법 사이버도박 확산 방지를 위해 법 개정을 통하여 운영자에 대한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김남수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경감김남수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경감

  • [발언대] 가족 잃은 슬픔 위로 '순직의무군경의 날'

    [발언대] 가족 잃은 슬픔 위로 '순직의무군경의 날' 지면기사

    '빛나는 3월의 봄, 해가 빛나는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아빠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들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괜히 조금 슬퍼지네… 고마워 아빠, 너무 걱정하지마. 항상 지켜보고 응원해줘.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 사랑해요 아빠'.(김해봄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中)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을 한 주 앞두고 지금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날이 있다. 바로 4월 넷째 금요일 '순직의무군경의 날'이다.순직의무군경의 날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다 사망한 군인과 경찰의 공헌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올해 첫해를 맞이한다. 가족을 잃은 부모와 자녀를 위로한다는 취지 하에 5월 가정의 달에 앞선 4월 넷째 금요일을 순직의무군경의 날로 지정했다. 순직의무군경은 지난해 전국 총 1만6천여명으로 작년까지는 민간 차원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4월26일 금요일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제1회 순직의무군경의 날 기념식을 실시한다.이와 더불어 국가보훈부에서는 작년부터 전몰·순직군경 가족에게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하는 '히어로즈 패밀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업은 가족의 입학·졸업 등 기념일 지원, 진로체험, 1대1 멘토단 운영 등 맞춤형 종합지원 프로그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민간과의 협력으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영웅의 가족들에 대한 예우에 동참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부모의 빈자리를 국가와 국민이 대신 지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국가보훈부는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이 함께 기억하고 존중하는 '모두의 보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을 통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들도 이번 기회에 전몰·순직군경과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때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故김태석 원사의 막내딸 김해봄씨의 편지 낭독은 우리의 마음을 충분히 울릴 것이다./장서윤 경기동부보훈지청 주무관장서윤 경기동부보훈지청 주무관

  • [발언대] 대형여객선 해결에 대한 단상

    [발언대] 대형여객선 해결에 대한 단상 지면기사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도 잦은 여객선 결항으로 장례식조차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서해3도' 주민의 서글픈 삶이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민간선사 재원 투자로 백령항로를 운영하는 선박이 아니다. 인천시나 옹진군, 정부가 재원을 투자해 건조한 여객선을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공기업에 위탁해 운영해 달라는 것이다. 신규 선박에 대한 재원 투자가 어려우면 10년 미만 중고 선박이라도 투입해야 한다.정부는 2021년 해상교통수단인 여객선을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공영제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없었다. 정부, 지자체가 만든 여객선을 백령항로에 투입하려면 인천~백령 항로를 국가 항로로 지정받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방법만이 여객선 완전공영제를 실현할 수 있다.또 백령항로에 정부 지원금으로 만든 대형여객선을 투입하려면 차별화된 정책과 명분이 필요하다. 그 해답은 '서해5도지원특별법'을 활용한 조례 개정을 거치는 데 있다. 이와관련 서해3도 이동권리추진위원회에서는 수차례 지역 국회의원과 인천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제안했다. 모두 조례 개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지난 3월 유정복 인천시장은 백령도를 방문해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9차 공모에도 응모 선사가 없으면 시에서 여객선을 건조하겠다고 했다. 재선에 성공한 배준영(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도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주민과 약속했다.3천t급 대형여객선 건조에는 700억~800억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건조 기간은 3년 정도라고 한다. 지난 2년여 간 대형여객선 공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경제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건조기간 임시로 운항가능한 여객선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 서해3도의 1년 중 여객선 결항일수는 3개월가량 된다. 북한의 도발 등으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해 경제적 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서해3도 주민에게 대형여객선은 생명과도 같다. 희망을 품고 살아가도록 인천시, 옹진군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해결책이 절실하다./심효신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원장심효신 서해3도

  • [발언대] 유채꽃과 우장춘

    [발언대] 유채꽃과 우장춘 지면기사

    지난 13일부터 5일 동안 평택시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서 평택꽃나들이 축제가 열렸다. 10㏊가 넘는 꽃밭에 튤립, 철쭉 등이 있고 그 옆에 유채꽃밭도 있다. 노란 유채꽃을 보며 우장춘 박사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지난 8일이 우장춘 박사 탄신 126주년이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철 지난 농학자를 떠올리는 이유는 우리가 그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던 조선군 훈련대 제2대 대장 우범선은 일본으로 도망친 뒤 사카이 나카와 결혼해 1898년에 우장춘을 낳았다. 우장춘이 여섯살 때, 우범선은 고종이 보낸 밀사 고영근 등에게 살해당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혼혈아로 살아온 우장춘은 도쿄제국대학 농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농림성 농사시험장에 들어가 세계적 육종학자로 성장했다.그는 1936년 '종의 합성'으로 도쿄제국대학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정설이었다. 종(種)이란 생긴 모양이 비슷하고, 교배했을 때 같은 품종이 나와야 했다. 이에 펑퍼짐한 배추와 속이 꽉 찬 양배추는 같은 종이 아니라 교배가 불가하다. 그러나 우 박사는 염색체 10개인 배추와 염색체 9개인 양배추를 교배해 염색체 19개인 유채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서로 다른 두 종을 교배해 새로운 종을 만든 것이다.생명공학의 게놈 분석을 응용한 그의 이론은 유채, 피튜니아, 무, 배추, 양배추 등에 적용돼 우량 품종을 대량 생산하는 길을 열었다. 해당 논문 발표 이후 교과서에 있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종의 합성'이 됐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다양성, 다원화의 기틀이 우 박사의 논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 박사를 알면 그의 업적이 보인다. 평택꽃나들이 축제에서 노랗게 흔들리는 유채꽃을 보면서 우장춘 박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당연한 마음가짐이다./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

  • [발언대]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하게 타려면

    [발언대]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하게 타려면 지면기사

    최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두 바퀴' 이동수단의 유행으로 개인형이동장치(PM)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개인형이동장치는 시속 25㎞ 미만, 차체 중량 30㎏ 미만인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 등을 말한다.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반드시 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다.개인형이동장치는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일부 사용자들의 법규위반 행위로 교통사고는 물론 시민들의 불편을 유발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도로교통공단 사고통계에 따르면 2022년 개인형이동장치 사고 건수는 2천386건으로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651건이 증가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기 시작하는 4월부터 그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선선한 날씨, 본격적으로 개인형이동장치를 즐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기억해야 한다.우선,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의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무면허 운전시 범칙금 10만원이 부과되고, 면허 결격기간 1년 행정처분이 부과되니 주의해야 한다. 둘째, 안전모를 꼭 착용해야 한다. 안전모 미착용 시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셋째, 개인형이동장치도 '차'에 해당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음주운전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적발 시 범칙금은 10만원 (측정불응 13만원)이며 수치에 따라 면허정지나 취소처분될 수 있다. 넷째, 승차정원(1명)을 꼭 준수하자. 2인 이상 탑승 시 범칙금 4만원이 부과되고, 중심을 잃기 쉬워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이외에도 개인형이동장치 운전자들에게는 횡단보도는 내려서 끌고 주행할 것,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주행할 것, 인도 등 지정장소 외 주차하지 말 것 등이 요구된다.편리한 개인형이동장치! 안전한 교통문화 장착을 위해 기본수칙을 준수하길 바란다./박진영 인천서부경찰서 경장박진영 인천서부경찰서 경장

  • [발언대] 가재는 게 편? 가재는 가재 편!

    [발언대] 가재는 게 편? 가재는 가재 편! 지면기사

    총선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과 대한민국을 책임질 일꾼을 뽑고, 정치권에 시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축제를 앞둔 현재 정치권은 대단히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다.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도 '공천 학살'이 이어졌다. 당초 공천이 유력하였던 후보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래도 과거에 국회의원을 역임한 사람이라면 '전직 의원 찬스'로 공천될 줄 알았는데 통하지 않았다.흔히들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이 말은 게가 다른 생물들과 다투고 있는 것을 본 가재가 본인과 생김새가 흡사한 게를 보고 게의 편에 서서 같이 싸운다는 의미로서 자기 식구를 감싼다는 의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가(政街)에서 가재는 명성대로 게의 편에 흔쾌히 서주었다. 설령 게가 조금은 미울지언정, 팔은 순리대로 안으로 굽었다.그러나 가재는 게를 철저히 배격하는 것 같다. 가재는 가재들끼리만 똘똘 뭉치고 있다. 가재에게 버림받은 게 역시 새롭게 게 모임을 만들어 가재 제도권에 도전장을 내는 사정이다. 가재는 자신과 모양이 전혀 흡사하지 않은, 설사 전복일지라도 게를 싫어하고 가재들에게 마음을 조금이라도 연다면 흔쾌히 문을 열어주고 성대하게 환영식을 차려준다.선거판이 매우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국민도 혼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보수의 여전사'의 민주당행, 현직 국회 부의장의 국민의힘 행….여하튼 이번 선거를 통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국민의 대표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혁신'을 꿈꾸는 정치인, 그리고 개인의 영달이 아닌 '정의' 가치를 수호하고 넓은 혜안을 가진 위정자를 탄생시키기 위해선 미우나 고우나 투표소로 가서 '국민의 힘'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전대호 독자전대호 독자

  • [발언대] 봄의 축제, 올바르게 선거를 즐기자

    [발언대] 봄의 축제, 올바르게 선거를 즐기자 지면기사

    2024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여기저기 봄꽃 축제를 알리는 소식에 향긋한 봄내음이 느껴지는 듯 설렌다. 여기에 마음 설레는 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제22대 국회의원선거다.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아주 고귀한 축제다. 오는 28일부터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정당·후보자, 유권자에게는 본격적인 축제의 장이 열린다. 봄꽃 같은 아름다운 선거의 실현을 위해 주요 선거운동 방법과 주의사항을 알리고자 한다.먼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주요 선거운동 방법이다. 인터넷·전자우편(SNS 포함)·문자메시지(자동동보 제외)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상시할 수 있고, 선거일이 아닌 때에 말(확성장치를 사용하거나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제외)이나 전화(오전 6시~오후 11시)로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선거운동기간에 선관위 규칙(길이·너비·높이 25㎝ 이내) 범위의 소품을 본인 부담으로 제작·구입한 경우 몸에 붙이거나 지니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다음은 누구나 선거운동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자원봉사자가 선거운동의 대가로 수당이나 실비를 요구하거나 받을 수 없고,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이 적시된 글을 SNS 등에 공유하거나 퍼 나르는 경우 법에 위반될 수 있다. 선거일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딥페이크 영상 등을 제작·편집·유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오는 4월10일. 국가의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감시하며 정부의 정책을 검토할 국민의 대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요한 날이다. 각 정당과 후보자는 상대 정당과 후보자를 존중하는 가운데 정책으로 경쟁하고, 유권자는 본인을 대신할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끊임없이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선거문화가 자리매김할 때에 민주주의는 한 단계 성숙될 수 있다. 이번 국회의원선거가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는 가장 아름다운 봄의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김소희 남양주시선관위 지도계장김소희 남양주시선관위 지도계장

  • [발언대] 도민에게 꼭 필요 '사이버식물병원' 아시나요?

    [발언대] 도민에게 꼭 필요 '사이버식물병원' 아시나요? 지면기사

    며칠 전이 우수(雨水)였다. 얼었던 대동강 물이 풀리고, 눈 대신 비가 내린다는 우수에 진짜 비가 내렸다. 겨울비라고 해야할지 봄비라고 해야할지 헷갈리지만 봄을 알려주는 신호는 분명하다. 그러다 뜬금없이 며칠 전에 눈이 꽤 내렸다. 새싹을 틔우며 봄 기지개를 켜던 풀과 나무가 식겁할 일이다. 들판에서 온몸으로 겨울을 견디며 고군분투하던 식물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키우는 식물들도 놀라긴 마찬가지다.사람이 잠을 푹 자고나면 아침이 개운하듯, 식물도 겨울잠을 잘 자고나면 봄에 생생한 기운을 품고 깨어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식물의 겨울 잠자리가 편하지 않고, 봄이 봄같지 않아 식물이 생동감을 갖기 힘들다. 이럴 때 식물병원이 필요하다.봄 기운을 제대로 못받아 빌빌대는 식물을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식물병원을 열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사이버식물병원 누리집에 접속해 식물 피해 사진과 재배 정보를 올리면 전문가가 진단해 치료 방법을 알려준다. 사이버식물병원 하루 접속 건수는 2천건이 넘는다. 처음에는 농작물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도민의 반려식물까지 진단하게 되면서 지난해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요즘은 집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식물이 딱히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기분에 공감해주지는 못하지만, 집에 식물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경기도는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1 이상이 살고 있고, 그 중에는 농업인 27만명도 함께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농업기술을 농민뿐만 아니라 도민에게도 제공하기에 좋은 환경이다.사이버식물병원이 그 실천사례다. 도민이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사이버식물병원이 도시근교에 농업기술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융복합 기술의 총합인 농업기술은 농업인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술이다. 그래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사이버식물병원을 경기도립 종합식물병원으로 키워나갈 것이다./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성제훈 경기도 농업기술원장

  • [발언대] 재외투표, 나라 위한 소중한 한 표

    [발언대] 재외투표, 나라 위한 소중한 한 표 지면기사

    다가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재외선거 신고 신청이 마감됐다는 뉴스를 보면서 2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재외투표 회송우편물 분류 작업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2022년 3월1일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국제우편물류센터로 출근해 회송용봉투 개수를 세는 것이 주어진 임무였다. 재외투표라 써 있는 분홍색 회송용봉투는 재외투표지가 보이거나 나올 수 없게 잘 밀봉돼 있었다. 외교 행낭으로 들어온 회송용 봉투의 개수가 묶음당 20개가 맞는지와 나머지 개수를 확인해 각 서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또 나라별로 구분된 재외투표지가 담긴 통의 개수가 서류와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각 정당에서 추천한 참관인도 우리 업무가 공정하게 잘 처리되고 있는지 지켜봤다.그 후 나는 유권자로서 선거에 더욱 관심을 가졌고, 개표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졌다. 절차를 마친 회송용봉투는 각 선거관리위원회의 우편투표함 보관장소 내 재외투표함에 투입되고, 선거일 투표 종료 시각에 맞춰 개표 참관인과 함께 개표장소로 이송해 개표하는 것을 알게 됐다. 개표 과정까지 알고 나니 회송용봉투에는 단순히 투표지 한 장이 아니라 국외에 있음에도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한 소중한 투표지가 들어있었구나 싶었다.내가 재학 중인 인하대학교는 하와이 재외동포들이, 고국을 품고, 미국의 MIT와 같은 공과대학이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십시일반 모아 설립되었다. 그 당시 재외동포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사탕수수를 베어 17달러 월급으로 일년에 5~10달러를 민족교육이라는 열망 하에 학교 설립자금을 보내는 방식으로 애국심을 표출했다.지금 우리는 멀리 있어도 재외투표로 나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나라를 위한 일꾼을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 것일까. 4월10일 선거일에 국외에 있다면, 꼭 재외투표를 통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김현지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학생김현지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 [발언대] 범죄 피해자들의 등불 '피해자전담경찰관'

    [발언대] 범죄 피해자들의 등불 '피해자전담경찰관' 지면기사

    지난해 8월3일 성남 서현역에서 한 남성이 차량을 인도쪽으로 돌진시켜 사상자를 낸 뒤 주변 행인들에게 무차별적 흉기 난동을 일으키면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은 소중한 가족을 한순간에 잃게 되어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언론의 주목과 생소한 수사절차 등을 맞닥뜨리며 해결해야 할 일들에 매우 혼란스러워했다.이에 '피해자전담경찰관'인 필자는 중환자실부터 장례까지 유족들의 곁에 상주하면서 이들의 심리적 안정과 필요한 지원 등을 파악해 상황에 맞게 안내했다. 그러자 그들은 힘든 상황 속에도 경찰관이 함께 있음에 감사함을 표현해줬다.이처럼 범죄피해로 인해 경제·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법적 절차 등 다양한 문제를 경험하게 되는 피해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각 경찰서에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배치돼 있다. 피해자전담경찰관 직제는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해 2015년에 신설됐으며 현재 전국 259명이 시·도청 및 경찰서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또 경찰청에서는 심도 있는 피해자 심리지원을 위해 CARE(피해자심리전문요원) 특채를 선발하고 있다. 이들은 강력범죄 발생 시 수사 초기단계부터 경제·심리·법률 등 피해자 지원기관 및 지자체와 같은 유관기관에 연계해 다각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전문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형사건 발생 시 피해자보호팀을 꾸려 활동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서현역 사건의 경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피해자보호팀을 긴급 편성, 담당 경찰서뿐만 아니라 인근 경찰서 피해자전담경찰관들도 신속하게 동원됐다.피해자전담경찰관은 최근 조직개편으로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로 이관돼 학대전담·스토킹전담경찰관과 함께 피해자보호팀으로 활동하며 더욱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피해자 보호·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소외될 수 있는 범죄피해자들의 회복 및 사회 복귀를 위해 애쓰고 있는 경찰관이 곁에 있으니, 범죄피해를 당했을 시 주저하지 말고 피해자전담경찰관을 찾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김수현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안전과 경사김수현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안전과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