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일자리 엔진 다시 뛰는… '쌍용차는 달리고 싶다'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일자리 엔진 다시 뛰는… '쌍용차는 달리고 싶다' 지면기사

    10년 지나도록 찾지못한 처방전그래도 풀어야하는 공존 해결책결국 문제는 '일자리'다. 쌍용차를 직접 겪은 평택사람들은 일자리가 생계이고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평택에서 만난 모든 이들이 정부라도 나서 민간기업에 불과한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이유다.동료였던 이들이 산자와 죽은자로 나뉘어 극렬하게 대립한 것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까지 죽은 이들이 그리워했던 것도, 기나긴 고통 속에서 10년을 하루같이 돌아갈 날만 기다리며 투쟁을 벌여온 것도 모두 일터로 돌아가 평범했던 지난 일상을 되찾고 싶어서였다.서둘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했다. 평택과 가장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졌던 군산을 찾아갔다. GM공장이 문을 닫은지 2년, 도시는 을씨년스럽게 변했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도 '일자리'의 중요성을 깊이 체득하고 있었다. 또 희망을 잃지 않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더불어 정부가 추진 중인 상생형 일자리의 롤모델, 독일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Auto 5000'의 사례는 양보와 상생이 주는 긍정적 성과를 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가정일 뿐이다. 평택과 쌍용차가 처한 상황에 딱 맞는 해결책은 찾기 어려웠다.그래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쌍용차 사태의 아픔을 오랜 시간 겪어왔음에도 우리 사회가 얻은 교훈이 없다. 여전히 노사갈등은 창과 방패처럼 팽팽히 맞서고, 해고가 곧 살인이 될 만큼 사회 안전망은 헐겁기 짝이 없다. 오히려 최선이라 믿었던 그 선택의 결과를 잘 알고 있기에 지금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한다.그럼에도 다시 위기는 도래했고, 우리는 살기 위해 답을 찾아야 한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김금보기자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쌍용자동차가 직면한 위기는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래야 쌍차도 살고 평택도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공존'은 가능한가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공존'은 가능한가 지면기사

    마힌드라 수천억 투자 약속 '회생 불씨'전문가 '평택형' 대안 현실화 노력 강조임금차등·생산라인 공유 등 숙제 산적# 평택형 일자리 가능성은물론 군산의 GM공장처럼 쌍용차 평택공장이 문을 닫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쌍용차가 절박한 위기상황이긴 하지만 유일한 생산기지인 평택공장을 닫는 것은 스스로 생명줄을 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여러 지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GM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여기에 쌍용차 노사가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고,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수천억원의 투자를 약속함과 동시에 정부도 쌍용차 회생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에 아직 솟아날 구멍은 있다. 특히 쌍용차 지원을 고민하는 정부는 '명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무턱대고 민간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의 정부 지원은 부담이 크다. 적절한 명분을 찾아야 하는데, '일자리 창출'이 그 명분으로 거론되고 있고 평택형 일자리가 관심을 받고 있다.아직 뚜렷한 구상이 드러난 건 아니다. 다만 2018년 쌍용차 노노사정의 전원복직 합의과정에 참여했던 문성현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마힌드라 측과 평택형 일자리를 논의하려 했다는 것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여러 방면에서 거론되고 있는 평택형 일자리의 추진 방식을 분석해 실효성을 살펴봤다. 먼저 중국 자본을 통한 전기차 업체가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 내 유휴 상태인 1개 조립라인을 임차해 별도 법인형태로 근로자를 채용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물리적 여건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게 쌍용차의 반론이다.공장 안에 여러 단계의 생산공정이 함께 설비돼 있는데, 일부 라인만 빌려서 다른 차를 만들겠다는 것은 기술유출 등의 위험이 있어 어렵다는 것이다.또 같은 공장에서 똑같이 자동차를 만드는데, 임금과 노동형태가 다른 근로자가 동시에 근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쌍용차 관계자는 "자동차 생산은 도장기술이 핵심인데 지금 쉬고 있는 조립라인 바로 옆이 도장 라인인 데다 일부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일자리 잃은 도시, 군산의 풍경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일자리 잃은 도시, 군산의 풍경 지면기사

    2012년 전북수출 29.3% GM공장… 4년만에 6.4%로 추락노동자 떠나자 상권 침체 전국 지가상승률 꼴찌 전기차 생산거점 조성 활로 모색2년 전, 전라북도 군산에 있던 한국GM 자동차공장이 문을 닫았다. 그로 인해 군산은 많은 것을 잃었다. 전북지역의 수출효자 노릇을 해왔던 군산은 이제 옛말이 됐다. 2012년 35억달러를 달성하며 전북지역 수출의 29.3%를 차지했던 군산의 GM공장 수출액은 2016년 4억달러까지 떨어져 6.4%에 그쳤다. 지역 내 총생산 규모도 2012년 4조8천억원에서 2016년 1조원 규모로 줄어들었고, 공장이 문을 닫은 지금은 이마저도 사라졌다. → 표 참조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고용인원이 1만명 넘게 줄면서 1만2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군산을 떠났다. 2011년만 해도 3천600명 이상이었던 GM공장 고용인원이 2017년 약 2천명으로 줄고, 이듬해엔 공장이 폐쇄되며 대부분 지역을 등졌다. 이 때문에 지역 내 170여개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도 휴폐업을 피하지 못해 100여개로 감소했다. 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1만명에서 4분의 1수준까지 감소했다. 지역의 서민경제를 책임지던 수많은 공장 노동자가 떠나자 그 고통은 군산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지난 달 28일, 군산을 직접 찾았다. 지역경제가 침체된 모습은 도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자동차 부품 등 GM 협력업체가 입주한 군산2국가산업단지는 문을 닫아 텅 빈 공장과 건물이 즐비했다. 근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식도동 식당가에는 점포마다 '임대문의'를 걸어두었고 아예 영업을 그만 둔 곳들도 눈에 띄었다.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점심에도 얼마 안 되지만 저녁은 손님이 거의 없고 회식예약도 지난해부터 전혀 없다"며 "현대 조선소에 이어 GM군산공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지역상권에 타격이 너무 크다"고 안타까워했다.다세대주택이 몰려있는 원룸촌도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건물 벽마다 펄럭거리고 있었다. 넓은 면적의 아파트 단지가 많아 G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구조조정보다 나은 길… 함께 그릴 '큰 그림'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3·끝)결국 문제는 '일자리']구조조정보다 나은 길… 함께 그릴 '큰 그림' 지면기사

    적자누적 폭스바겐, 노조에 'Auto 5000' 제안별도 생산법인 만들어 실직위기 근로자 채용극한 대립서도 공동의 목표 공유 전략 '성공'장시간 이어진 싸움… 사회 시선까지 '냉랭'2009년보다 '강도 높은 자구책' 필요한 시점모두가 바라는 건 오직 '일자리' 잊지 말아야# Auto 5000독일 폭스바겐의 생산공장 중 하나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Auto 5000'은 국내 첫 상생형 일자리로 추진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의 모델이다. Auto 5000은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일자리를 창출한 상생 모델로 주목받았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폭스바겐의 경영악화, 구조조정 등 쌍용차가 처한 위기상황과 닮은 점이 적지 않아 참고해 볼 만하다.1993년 독일의 자동차산업 침체로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생산량이 감소했다. 당시 5만4천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이었는데 이 중 3만여명이 유휴인력에 달할 정도였다.계속해서 적자가 반복되자 결국 1999년 폭스바겐은 구조조정과 같은 중대한 결단을 해야 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결정은 파격적이었다. 손쉽게 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노조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공장 내 별도의 자동차 생산법인인 'Auto 5000'을 만들자는 것.기존 폭스바겐 직원 임금의 80%만 받는 대신 임금을 줄인 비용으로 Auto 5000에 5천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 실직 위기의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 방식이다. 물론 주당 노동시간, 임금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특히 한 지붕 아래 2개의 회사와 각각의 노조가 설립돼 대립도 심했다.하지만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독일 정부와 전문가들은 노사에만 맡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노사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대안까지 제시하며 신뢰를 지켜 나갔다.그 결과 2005년엔 Auto 5000의 신모델 '투우란'이 독일 미니밴 시장의 27%를 점유하는 커다란 성과를 내며 경영도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또 폭스바겐이 Auto 5000의 채용·생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평택에서 쌍용차는 생계다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평택에서 쌍용차는 생계다 지면기사

    '해고는 살인이다' vs '회사가 없으면 노조도 없다' 대립…남은 것은 먹고 사는 일에 직면한 성실한 서민들 상처뿐우리가 그간 쌍용차 사태를 바라본 관점은 매우 일정했다. '해고는 살인이다'와 '회사가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이분법. 쌍용차 사태에서 증명했듯 해고는 정말 사회적 살인과 같았다. 쌍용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30명의 사람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수천명의 사람들이 지난 시간 실직의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회사가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것 역시 대단히 상식적이다. 회사가 망하고 조직이 와해되면 근로자가 설 자리 또한 사라진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두 관점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때문에 정해진 틀 안에서만 쌍용차 사태를 쉽게 단정짓고 오해하게 만든 원인이 됐다. 그래서 직접 평택을 찾아 평택의 사람들을 만났다. 쌍용차 직원이거나 직원이었던 사람들, 협력업체, 정치인, 공무원, 지역의 보수 및 진보 시민단체, 일반 시민들을 만나며 쌍용차 사태를 물었다.그렇게 당사자들이 전한 현실을 마주하니, 그간 쌍용차 사태를 '노사갈등'으로만 해석한 것이 편협했음을 깨달았다.또 혹자는 '이제 평택에 삼성 같은 굴지의 대기업이 들어섰는데, 쌍용차 문제가 대수겠냐'는 의견도 던진다. 우리가 들은 답을 전하자면 '속도 모르고 떠드는 이야기'라는 핀잔 뿐이다. 평택에서 쌍용차는 '생계'다. 지난 10년 간 각종 매체를 통해 정치적 구호들이 난무했지만 남는 것은 '먹고사는 일'이었고 성실한 서민들만 상처받았다. 그것이 지난 10년의 '팩트(fact)'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김금보기자편집: 김영준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수 많은 직원들이 오전 조업을 마치고 퇴근하고 있다. /기획취재팀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쌍용차·지역사회 '아픈 과거'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쌍용차·지역사회 '아픈 과거' 지면기사

    ※기획취재팀글: 공지영차장, 신지영, 김준석기자사진: 임열수부장, 김금보기자편집: 김영준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2009년 평택시 법원삼거리 앞에서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4천여명이 '쌍용차사태 정부 해결 촉구 7·29 결의대회'를 가진 뒤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인일보 DB2009년 쌍용차 사태후 쌍용자동차를 대표하는 임직원 100여명이 평택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며 고개숙여 사과했다. /경인일보 DB2013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유가족들을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빈소를 찾아 위로 했다. /경인일보 DB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공사장 내몰린 아빠와 아들… 내 이웃의 삶이 무너졌다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공사장 내몰린 아빠와 아들… 내 이웃의 삶이 무너졌다 지면기사

    1979년 동아車 칠괴동 터잡은뒤 지역경제 근간 역할2009년 2397명 실직 발생… 동네 상권까지 '치명상'"밥봉사 회장, 동료들 괴로움 보다못해 스스로 퇴사"법정관리 신청했을땐 170개 시민단체 '회생 목소리'시청서 '살리기 운동본부' 궐기대회 2만5천명 집결# 그날이 바꿔놓은 '일상의 풍경'평택 토박이면서 소사벌 상업지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조성훈(44)씨는 '쌍용차 사태'를 묻자 10년 전 어느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2009년 평택의 한 건설회사에서 일했던 조씨는 일용직 건설근로자를 고용하고 관리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인력사무소에서 소개받은 여러 명의 근로자를 만났는데, 그 중 회색점퍼를 입은 한 남자가 유독 눈에 띄었다. 점퍼 앞뒤로 '쌍용차' 로고가 박힌 회색 점퍼는 평택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쌍용차 작업복이었다. 그는 고등학생 즈음 돼 보이는 남자와 함께 왔는데,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부자(父子)가 함께 일하러 현장을 찾아오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라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나요. 특히 같이 온 아들이 고3이라 혹여 다칠까봐 자꾸 신경이 쓰였죠."당시는 쌍용차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하면서 노동조합과 팽팽하게 맞서던 때였다. 그때의 기준으로 그는 '산자'였다. 하지만 살았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회사가 공장가동률을 줄이면서 그는 3일에 1번꼴로 근무했다. 턱없이 줄어든 월급보다 급한 건 고3 아들의 대학등록금이었다. 그래서 일이 없는 날, 작업복을 입고 건설현장에 나왔다. 아들의 손을 잡고."20일 정도 우리 현장에서 일했어요. 아버지가 공장에 나가 건설현장에 오지 못할 때도 아들은 나와서 일을 했어요. 현장에서 꼭 안전화를 신어야 하는데, 그냥 일을 하더라구요. 그게 마음이 아파 내가 아이한테 안전화를 사줬어요. 등록금을 모으려면 다른 현장에 가서도 일할 것 같아 걱정이 됐거든요."안전화를 사주고 조씨는 마음이 복잡했다. "사실 현장에서 회색 점퍼를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성실했던 선배도 아는 동생도 '세상을 등졌다'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성실했던 선배도 아는 동생도 '세상을 등졌다' 지면기사

    특공대 진입 전까지 파업 참여한 前직원동료 복직소식 들릴때면 '이번엔 잘 되길'당시 中企 570곳 '1사 1인 퇴직자 채용운동'인근상점들 장사 접고 '소등'으로 힘실어시민들은 모두 "약속한대로 일자리 줘야"# '실낱 같은 빛'은 고문으로쌍용차 공장 인근에서 부인과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서승기(가명)씨는 쌍용차 사태 때 경찰 특공대가 진입하기 직전까지 파업에 참여했다 희망퇴직을 선택한 쌍용차 직원이었다. 지금 운영하는 음식점은 쌍용차를 다니던 시절, 자주 찾던 단골집이다. "군대 제대하고 바로 쌍용차에 입사해서 15년을 다녔어요.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을 만큼 난 자신이 있었어요. 진짜 착실하게 일했거든요. 결근 한번 한적 없이요. 그래서 내가 구조조정 명단에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어요.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왜 해고돼야 하는지."그래서 그는 공장 안에 스스로 갇혔다고 했다. 무서웠지만, 성실하게 살아온 청춘에 최소한의 해명이 필요했다. "끝까지 버티고 싶었어요. 근데 아내가 엉엉 울면서 계속 전화했어요. 제발 나오라고. 회사 안 다녀도 되니까 그냥 나오라고. 경찰특공대가 진입하기 직전이어서 그랬나봐요. 사실 저도 많이 지쳐서 희망퇴직 신청하고 나왔어요. 지금도 가만히 있으면 그때 공장에 같이 누워있던 선배가 생각나요. 그 형은 스스로 세상을 떠났어요. 진짜 일만 죽도록 했던 착한 사람이었는데…"그렇게 회사를 나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그는 지인의 소개로 통복시장에서 임씨가 운영하는 식자재 가게에서 일을 했다. 부인은 쉬라고 만류했지만, 가만히 있으면 이상해질 것 같았다. 식자재를 배달하는 일을 1년쯤 하다, 중고로 지입차를 구입해 6년을 운전했다. 지금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에도 식자재를 배달했다. 늘 손님으로만 오던 곳이었다. 당시의 사장은 그를 안쓰럽게 여겼다. "동료들이랑도 많이 왔지만, 가족들과도 자주 오던 식당이었죠. 어느 날 사장님이 그러대요. 가게 인수하라고. 그럭저럭 장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밖에선 호재 가득하다는 평택… 주민들 생각은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2)흔들리는 지역사회]밖에선 호재 가득하다는 평택… 주민들 생각은 지면기사

    자영업자들 체감 경기, 2009년 상황 비슷산단인부들 외부 출퇴근… 쓰는 돈 없어"쌍용차 존재해야 서민들 생존권 보장돼"평택이 아닌, 외부에서 볼 때 2020년의 평택은 호재가 가득하다. 이미 조성이 완료된 진위LG전자산업단지에, 삼성전자가 단군 이래 최대 투자를 한다는 고덕삼성전자산업단지(산단)가 조성 중에 있고, 평택항은 연일 자동차 수출량 최대치를 갱신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연일 부수고 새로 짓는 개발이 도시 안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데, 도시 안 시민들은 입을 모아 "우리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한숨만 쉰다.꽃집을 운영하는 김복순씨는 평택 AK플라자에서 일할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평택 AK플라자는 2009년 4월에 개점했는데, 그 시기가 묘하게 쌍용차 사태와 맞물렸다. "AK 평택점은 사실 쌍용차를 보고 들어온 거였어요. 입점 매장을 모집할 때도 '쌍용차 직원들 대부분이 평택에 거주한다'는 걸 내세워 홍보했으니까요.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죠. 저는 AK에서 꽃집을 했는데, 문 열고 한 5년은 계속 힘들었어요. 그러다 2015년 후반부터 매출이 조금씩 상승했고 2017년 초반까지 괜찮았는데, 다시 안 좋아졌어요." 김씨의 이야기는 2009년 이후 쌍용차의 상황과 절묘하게 일치한다. 쌍용차 사태가 끝나고 법정관리, 매각, 판매부진 등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고, 2015년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하며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적자가 누적되며 현재 2009년 이후 최대의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평택 자영업자들은 지금 체감하는 경제위기가 2009년을 전후로 겪었던 그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소사벌 상업지구는 가장 최근에 완성된 평택 최대 상업지구 중 하나다. 조성된 지는 2년여가 다 돼가는데, 아직 비어있는 가게들이 눈에 많이 띈다. 평균 20~30% 가량 점포가 비어 있다고 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윤용덕씨는 "쌍용이 존재해야 서민들의 생존권도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여기는 600여개 점포가 있는 큰 상업지구인데, 약 95

  •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1)반복되는 위기]쌍용차의 짧았던 아침… 다시, 밤이 깊다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1)반복되는 위기]쌍용차의 짧았던 아침… 다시, 밤이 깊다 지면기사

    티볼리 흥행에 반짝 회생 기대판매부진 탓 유동성 위기 수렁10여년 만에 공장 돌아온 46명기쁨도 잠시… '유급휴직' 비수10년의 진통 끝에 마지막 해고자 46명이 쌍용자동차 공장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제는 '끝이 났다'며 기뻐했는데, 유급휴직이라는 비수가 날아왔다. 잃어버린 일자리를 온전하게 되찾고자 출근 강행투쟁을 벌이는 그들의 마지막 싸움을 기록하기 위해 우리는 20일간 함께 새벽이슬을 맞았다. 하지만 목도한 것은 '희망의 그늘'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그 아래, 유동성 위기의 어둠이 짙게 깔렸다. 쌍용차 그리고 평택에 다시 그림자가 드리웠다. 2009년 '쌍용차 사태'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한 2020년, 지나온 10년보다 더 풀기 어려운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쌍용차 사태를 촉발한 2009년의 위기가 세계적 금융위기, 상하이자동차(SAIC)의 '먹튀' 등이 원인이었다면 이번 위기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쫓지 못한 어리석음과 미미한 투자, 영업 부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쌍용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의 흥행에 힘입어 회생하는가 싶더니 2017년부터 다시 영업 부진에 빠졌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부진 속에 신차 개발이 지연됐고, 거기에 전기차와 수소차로 대변되는 차세대 자동차 개발까지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서서히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됐다.지난 2017년 6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쌍용자동차는 이듬해에도 643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2019년) 적자는 2천819억원으로, 2009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전년 대비 적자 폭도 3배가 넘는다. 그렇게 지난 3년간 누적된 적자만 모두 4천114억원이다.통상적으로 신차 개발에 3천억원 이상이 투입되는데 신차 개발을 해도 모자랄 시기에 개발 비용만큼의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쌍용차의 위기는 평택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급감하며 서민경제가 악화됐고, 무엇보다 10년 전의 갈등이 재현될까 두려워한다. 2009년 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