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2·끝)]그들에게 필요한 것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2·끝)]그들에게 필요한 것 지면기사

    그림 그리고 봉사활동 하고'덕질' 블로그 운영 매진 등안착 못하는 청춘 불안해도단순히 일하기 싫어서 아닌지금과는 다른 방식 노력중무기력한 니트?… "기성세대가 먼저 반성해야"청년들에게 "왜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느냐"며 독설을 퍼붓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청년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청년들이 어딘가에 안착하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떠다니는 것은 사회가 그들을 붙잡아주지 않아서지 결코 청년들이 일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청년들은 어렴풋하게나마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현실에 발을 디디려 애쓰고 있다.1년 가까이 다니던 카페에서 일자리를 잃은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김선미(가명·30·여)씨는 일도, 교육도, 기관에서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다. 하지만 김씨는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방식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서려는 방법으로 불안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었다.일러스트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 그는 '일' 대신 매일 최소 5시간 이상 색연필을 손에 쥐고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빼먹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매주 1차례 봉사활동도 하는데, 인천지역 작가와 함께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미술 수업에 보조강사로 참여해 돕고 있다. 그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보다 차라리 여유를 갖고 다른 기회를 찾으면서 쉬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해 선택한 결정"이라며 "수입은 없어도 꾸준히 그림 연습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지금이 억지로 일을 구할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용인에 사는 또 다른 니트 청년 권민기(가명·29)씨는 이른바 '덕질'로 꽉 막힌 삶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경우다.권씨는 지난해 11월 우체국 물류 센터에서 일하다 발목을 다친 뒤 이렇다 할 직업 없이 지내고 있지만,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그룹 '아이즈원'의 으뜸 팬 블로거가 되는 날을 꿈꾸며 블로그 운영에 하루를 모조리 쏟아붓는다. 아이즈원의 화보와 각종 자료, 앨범 리뷰와 '굿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일자리 시장 '이름표'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일자리 시장 '이름표' 지면기사

    15세 이상부터 '생산가능인구'로 정의구체적 구직활동 있어야 '경활인구'로취업·실업, 주 1시간 이상 근무로 판단일자리와 관련한 기사나 논문, 통계 등을 보면 사람을 설명하는 다양한 단어가 등장한다. 이 단어 즉 이름표에 따라 실업률,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등이 정의되고 여러 가지 지표가 발표된다.일자리 시장에서는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해 모두 시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돈 받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한 기준이다. 우선 나이가 15세 이상이어야 한다. 15세 미만을 고용해 돈벌이를 시키는 것은 아동착취에 해당한다. 각종 통계에서는 '(15세 이상)생산가능인구'로 정의한다. 돈을 받고 일을 해도 불법적인 강제노역, 도박 등 사행성 활동, 군대나 형무소에 있는 사람은 여기서 제외한다.생산가능인구, 즉 15세 이상 인구는 다시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된다. 이때 기준은 쉽게 말하면 '일할 마음'을 갖고 있느냐다. 일할 마음이 있으면 '경제활동인구'이고, 일할 마음이 없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또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자리를 가지고 있으면 '취업자'고 일할 자리가 없어 일자리를 구하고 있으면 '실업자'로 나뉜다. 일자리를 찾으려 노력하는 '구직자'는 당연히 '일할 마음'이 있는 '실업자'다. 실업자와 구직자는 같은 말이다.취업자와 실업자를 나누는 기준은 일자리다. 통계상으로는 일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이 기준이다. 가족을 위해 돈 버는 사람, 그리고 일자리는 있지만 질병 등의 형편상 잠시 일을 못하는 사람 등도 취업자다. 실업자는 '일할 마음'만 있어선 안 된다. 구체적인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원서를 쓰고 시험에 응시하고 면접에도 참여해야 실업자다. 막연히 쉬거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취준생이나 공시생, 은퇴 후 쉬는 사람 등도 실업자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은 실업자도 못 된다. 그냥 '일할 마음이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다.생산가능인구 중 경제활동인구를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포괄적 관점' 회복 지원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포괄적 관점' 회복 지원 지면기사

    취·창업 유도하는 '일자리 매몰' 아닌 '기본소득·돌봄체계 강화' 등 변화 필요장기침체 겪은 일본, 정부 주도로 '이바쇼' 도입… 타인과 소통·안정 지원 특징"코로나19를 계기로 경기도 청년기본소득과 청년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하는 등 청년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보강해야 한다."(니트 한성수(39·가명)씨)"니트 청년은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도 고립될 위험이 큰 만큼,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돌봄제도가 필요하다."(주상희(59) 한국은둔형외톨이부모협회 대표)일하지 않고 구직 의사도 없는 '니트(NEET)'가 지난 1년간 8만명(24%) 늘어 지난해 말 43만명을 돌파하면서 청년 실업 대책도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취업이나 창업을 유도하는 '일자리 중심 대책'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소진된 청년들의 회복을 목표로 '포괄적 지원'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청년이 쉬면서 일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중간적 일자리'는 그 예다.일본의 은둔형외톨이를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K2인터내셔널' 한국지사의 오오쿠사 미노루(46) 교육팀장은 "청년이 본격적으로 일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서 '일 경험'을 하는 이른바 '중간적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중간적 일자리'란 일을 잘하지 못하면 해고되는 보통의 직장과는 달리, 일과 사회생활에 서툰 청년도 포용하면서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정감을 주는 대안적 직장이다. 지난 1991년 '버블경제' 붕괴로 10년여간 장기 경기침체를 겪은 일본이 도입한 '이바쇼(거처)' 제도가 그 원형이다. 미취업 청년들은 이곳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고 타인과 소통하는 연습을 한다. 참여자에게 성과를 따지지 않고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 상담해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경기도가 지난 2019년부터 시행해 온 '청년기본소득'과 '청년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니트 한성수씨는 "IMF 외환위기나 미국발 금융위기 등 시대를 막론하고 고용 한파의 최대 피해자는 청년이었다"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청년 무직'에 대한 인식조사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청년 무직'에 대한 인식조사 지면기사

    시민 10명 중 6명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책임이 청년 개인에게 있다기보다는 사회적인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4명은 그 해결방안으로 기업의 청년 일자리 증대를 유도하는 경제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경인일보가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청년 무직자'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전체 414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4.4%는 '어떤 청년이 무직 상태에 놓였다면 개인적 책임보다는 사회적 책임이 다소 크다'고 답했다. '사회적 책임이 매우 크다'고 응답한 사람도 20.8%나 됐다. 반면 '개인적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10.4%에 그쳤다. 만일 청년 무직에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면 필요한 해결방안으로 응답자의 가장 많은 44.7%가 '기업의 청년 일자리 증대를 유도하는 경제정책 강화'를 꼽았다. '공공일자리 증대, 청년주거복지 등 청년 일반에 대한 지원 정책 강화'(30.2%), '청년기본소득, 구직수당 대상 청년에 대한 직접적 현금지원 제도 확대'(12.6%)가 뒤를 이었다.개인적 책임이 더 크다면 필요한 해결방안으로 전체의 25.6%가 '진로 개발을 위한 본인의 적성 파악'을 꼽았고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 낮추기'(22.7%), '보다 적극적인 구직 노력'(13.3%)이 뒤를 이었다.해결책에 대한 주관식 답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 응답자는 "신입 채용은 수요가 있어야 가능하므로 관련 사업을 키워주는 게 중요한데, 정부는 6개월짜리 단기 빅데이터 분석 등 단기 일자리 개수 채우기에 급급하다"고 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과 실무에서 필요한 직능 교육이 너무 다르다", "지자체의 직업훈련은 개인 맞춤형이 아니라 정해진 틀에서 진행돼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구난방인 취업정보를 한곳에 모아 효율적인 구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등 교육·취업훈련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여전히 부족한 '청년 정책'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여전히 부족한 '청년 정책' 지면기사

    정부 위기대응용 예산 1.5조원 ↑ 불구기존 고용시장 순응하는 청년에만 집중'한국형 니트 지표 개발'조차 초기단계생애경로 분석 '수급자 맞춤 지원' 시급대상 규모 추정·실태 파악 등 필요한데정책수립·집행 과정서 '참여기구' 부재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노동시간 ↑ 효과중앙·지방 '협력적 거버넌스' 필요성도교육도, 일도 하지 않고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 니트(NEET)가 코로나19 이후 1년 사이 24.2% 증가한 43만6천명에 이르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년정책은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구직활동 중인 청년에게만 맞춰져 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니트 청년들을 위한 정책 수립에는 청년 전체 생애 경로를 분석한 수급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책 등이 시급한 시점이다.■ 일하지 않으면 지원도 없어지난해 12월23일 정부는 청년정책의 비전, 목표 등을 담은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021~2025)'을 마련하고, 지난 3월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년고용 활성화 대책'과 3월30일 '2021년 시행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악화한 청년고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능력개발, 맞춤형 고용지원, 투자확대 및 규제완화 등에 올해 예산 규모를 당초 4.4조원(79만4천여명)에서 1.5조원(24만6천여명)을 늘려 5.9조원(104만여명)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최근 노동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청년 가운데에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 등 청년 니트 등이 많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청년 정책은 기존 고용시장 시스템 내 순응하는 청년들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1분기 20대 경제활동참가율은 61% 수준이다. 특히 청년층은 기존 노동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취업과 실업, 비정규직 상황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고용시장에 순응하는 청년층에 정책을 집중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고 오히려 불평등을 가중시킬 여지도 있다.반면 43만6천여명에 이르는 청년 니트 등 청년 개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 대책은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인터뷰|'청년기본법 발의' 이원욱 국회의원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인터뷰|'청년기본법 발의' 이원욱 국회의원 지면기사

    "청년기본법에 취약청년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지난해 8월5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를 정하고 정책의 수립·조정·지원을 아우르는 기본 사항을 담은 '청년기본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청년'에 대한 정의가 빠졌다.더불어민주당 이원욱(화성을) 국회의원은 2016년 '청년기본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다. 이원욱 의원은 '능력개발과 고용촉진, 복지증진에서 저소득, 저학력, 무직자, 소외·부적응자, 재소자 및 외국인 유학생 등 취약 청년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하지만 최종 제정된 법률에는 빠졌다.이 이원은 "법에 취약 청년에 대한 별도 정의가 없다 보니 취약청년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면서 "취약청년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포함하거나, 취약 청년지원을 위한 별도의 장을 마련하는 방식의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관련법 8조는 국무총리가 5년마다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또 기본계획에는 고용·교육·복지 등의 분야에서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청년에 대한 별도 대책을 포함하도록 하는데,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청년'이 없다는 것이 법 개정안 필요의 이유다.이 의원은 "'니트(NEET)는 대표적인 취약 청년 계층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니트 청년이 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느냐 하면, 구직할 의사가 없거나 구직활동을 펴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청년이 한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 위주의 교육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불평등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취업지원 시 인센티브와 취약청년지원금 등으로 해소하며, 장기적으로 교육·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의원은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나빌레라'를 언급했다.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방황하는 23세 발레리노 '채록'의 이야기다. 이 의원은 "할아버지가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1)]그들은 왜 소진됐나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1)]그들은 왜 소진됐나 지면기사

    인천에 사는 한성수(39·가명)씨는 일하지 않고, 교육을 받지 않고, 취업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다. 아주 가끔 부모님 사업을 돕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간혹 대학원 진학을 알아보는 등의 일상이 전부다.구직활동은 접었다. 남들이 꿈꾸는 번듯한 일자리를 얻겠다는 환상 같은 것은 포기한 지 오래다. 한씨는 "20년 가까이 '일'을 가지려고 살아왔는데 지금은 너무 지쳤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라며 "직장인들조차 '투잡', '쓰리잡'이다 하면서 'n잡러'가 되는 세상인데, 만족스럽게 다닐지도 모를 직장을 구하는데 내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것이 제 적성에 맞는 진로 같다"고 덧붙였다. 남들처럼 창업·쇼핑몰·알바 등 치열하게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고된 노동·불공정에 지쳐 포기 그는 남들과 비교해 평균 이상의 노력은 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도중에 그만두기는 했지만 유망하다는 대학 조선공학과에 재수까지 해서 들어갔고, 창업에 나서 한 달 수익만 1천만원 넘게 벌어 보기도 했다. 또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틈틈이 노력해 자격증을 5개나 따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온 그에게 지금 남은 것은 '소진(Burn out)'된 감정과 '니트'라는 꼬리표뿐이다.부모님의 권유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그는 재미를 붙일 수 없었고 휴학을 반복했다. 20대 후반이던 2010년께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이스 레코더 같은 기기를 싼값에 수입해 팔아봤는데 마진이 좋았다. 사무실을 인천에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불공정한 업계의 현실과 마주하고는 좌절했다. 특정 품목을 취급하는 업자끼리 '라벨 갈이', '가격 담합' 등이 만연했고, 경쟁 업자의 불법적인 제안을 거절하면 심지어 폭행을 당하거나 협박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20대인 그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고통이었다. 그는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극도의 불안 증세가 나타날 정도였다"며 "매일 약으로 살았고, 정상적인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백수'라는 편견…경기·인천 청년 들여다보니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백수'라는 편견…경기·인천 청년 들여다보니 지면기사

    코로나가 몰고온 불황에 채용 어려워많은 젊은층 종사, 서비스업 '큰 충격''직원 둔 자영업자' 작년比 9만4천명↓작년 경기 9만·인천 5천여명 '니트 증가'과도한 성과추구 등 상처 스스로 격리신체·정신적 피로 호소 '번아웃' 비슷편견과 달리 니트 82.9% '일 경험 있어'"만족감 갖고 일할 수 있는 정책 시급"대학을 그만두고 당당히 창업에 나섰다 겪은 실패, 이후 닥치는 대로 일을 경험하다 이젠 지쳐서 '니트'가 된 한성수(39·가명)씨. 한씨의 이야기는 왜 청년들이 구직마저 포기하고 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경기·인천지역에는 한씨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청년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처절하게 '먹고 살기 위한 노력'을 하며 살아왔지만, 결국 누군가가 볼 때는 결국 '놀고먹는 백수'라는 꼬리표가 붙은 '니트'에 놓이는 현실이다.# 깊어지는 고용절벽 늘어나는 청년 니트"일자리가 없는데 당장 뭘 할 수 있겠어요."20~30대 청년들이 마주한 가장 큰 고통은 취업난이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불황에 기업도, 상점도 사람 쓰기(채용)가 어려웠다. 특히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는 청년들을 취준생으로 만들거나 그냥 쉬는 처지로 만들었다. 고용노동부의 '2021년 1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지난 1월 숙박 및 음식점업 일자리 감소 폭은 24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코로나19 재확산에 특히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큰 충격을 받았다.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 일자리는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하는 분야다.특히 아르바이트 없이 혼자 장사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130만4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9만4천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용한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15만2천명으로 1만3천명 늘었다. 코로나로 생계 부담을 느끼는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거나 직원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들조차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실 뒤엔 일자리를 잃고 방황하는 청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업무과다·박봉에 '고통'…정책은 '일자리 증가'만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업무과다·박봉에 '고통'…정책은 '일자리 증가'만 지면기사

    20대 직장인 셋중 한명은 '1년내 이직'"노력해도 안된다는 인식에 지쳐가"기업문화 개선·심리치료 병행 필요최근 잡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직장인 3분의1이 입사 후 1년 안에 회사를 옮긴다는 조사가 있다. 30대 직장인 4분의1도 2년 안에 직장을 옮긴다. 이들 이직자들은 처음 이직을 하게 된 이유로 '업무과다·야근으로 개인 생활을 누리기 힘들어서'가 응답률 39.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낮은 연봉(33.4%)과 회사의 비전 및 미래에 대한 불안(27.3%). 상사 및 동료와의 불화(16.9%) 등도 이직 이유로 꼽는다. 청년들이 회사를 어렵게 들어가도 1년 안에 떠나야 할 정도로 나쁜 노동 경험이 개인에게 축적되고 있다는 얘기다.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심리적 면역력이 강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증, 무기력을 동반한 심리적 고립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한국고용정보원의 '취업지원을 위한 청년 니트 실태조사'(2013)에 따르면 니트 청년의 37.7%가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자주 느끼고, 40.7%는 '슬프고 힘들다는 느낌'을 자주 겪는다고 응답했다.상황이 이런데도 청년 정책의 핵심은 일자리 늘리기에 치우쳐 보인다. 양적 일자리 확대 외에도 기업 문화를 개선하거나, 지친 청년을 보듬을 수 있는 심리치료, 사회적 관계망을 제공하는 복지 등도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지쳐 쓰려지고 있는데 버려두는 것은 무책임한 사회다. 청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그들을 지치게 한다"며 "국가가 청년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들을 알리고, 내가 노력하면 괜찮은 일자리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지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양동민, 김성호차장, 이여진기자사진 : 김도우 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대한민국 청년들은 열심히 산다. 공부는 물론 닥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불안정 청년고용 설명하는 용어 '니트'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불안정 청년고용 설명하는 용어 '니트' 지면기사

    현재 교육(Education)을 받지 않고, 취업(Employment)한 상태도 아니며, 직업 훈련(Training)을 받고 있지도 않은 청년들을 우리 사회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라고 부른다.청년들의 고용 문제는 우리나라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가 된 지 오래인데, 국제노동기구(ILO)를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청년 고용위기 현황에 대한 분석과 해법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한다. 니트는 청년들이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불안정하고 원활하지 못한 상황을 대변하는 하나의 지표로 사용된다.니트는 아직 개념이나 정의가 완성단계라기보다는 만들어지고 있는 개념이다. 나라마다, 연구자별로 조금씩 그 범위와 맥락이 조금씩 다르다. 니트란 개념을 제일 처음 제기한 곳은 영국이다. 영국 총리 산하의 '사회통합을 위한 위원회'가 10대 청소년 중에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취약계층의 규모와 실태를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니트'라는 개념이 사용됐다. 학교 밖 청소년 중에서 취업을 위한 준비도 하지 않는 10대가 그 대상이었다. 일본에서는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겪으며 발생한 젊은 무업자 층에 관심을 가지면서 니트에 주목했다. 영국과 달리 연령대를 10대에서 30대 초반까지 확장했다. 연령을 넓히는 대신 기혼자와 경제활동 인구 중 '실업자'를 제외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OECD는 일본과 달리 니트 연령을 15~29세로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니트에 관한 공식 통계를 만들지 않는다. 가장 유사한 통계는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1주일간 주된 활동으로 '쉬었음'으로 응답한 경우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연구자에 따라 15~29세, 15~34세 등으로 다르고, 실업자를 포함하거나 제외하기도 한다./기획취재팀※기획취재팀글 : 양동민, 김성호차장, 이여진기자사진 : 김도우 기자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대한민국 청년들은 열심히 산다. 공부는 물론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고립' 부추기는 세대갈등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고립' 부추기는 세대갈등 지면기사

    '은둔형외톨이' '니트' 부모들 협회·모임"세상에서 도태 된다고 압박 줬던 것 후회"인식개선·조례제정 활동… MBTI 검사도해답찾기 보다 위로… "믿고 기다려 줘야"니트 상태인 청년에게 나타나는 모습의 하나는 스스로 사회적 고립(孤立)을 택하는 것이다. 취업 준비를 한다거나, 쉬기 위해 다른 사람과 어울리거나 사귀지 않으면서 도움을 받지도 않고 외톨이가 되는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외톨이가 된 청년들은 가족 구성원과도 잦은 갈등을 겪는다.한국고용정보원의 '취업지원을 위한 청년 니트 실태조사'를 보면 니트 청년응답자 가운데 39%가 직업이나 취업 준비 등의 사안을 두고 부모와의 갈등을 겪고, 26.2%가 가족과 고민을 이야기하고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니트 상태인 청년에 대해 일반인이 가진 대표적인 부정적 인식 가운데 하나는 '취업 노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니트 청년들은 '노력해도 안 되는 상황에 지쳤다'고 항변한다. 이러한 세대 갈등은 가장 작은 사회 구성단위인 '가족'으로도 전이된다. 부모는 고립 상태에 있는 자녀가 못마땅하고, 자녀는 그런 시선이 불편하다. 니트 상태의 청년에게는 가족과의 신뢰 관계를 이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니트 청년 일부는 사회적 고립을 택한 '은둔형 외톨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은둔형 외톨이 자녀를 둔 부모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녀와의 갈등을 극복하려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주상희(59) 한국은둔형외톨이부모협회 대표는 "은둔형 외톨이는 마라톤코스를 100m처럼 달리다가 번아웃(정신적 육체적 탈진)되어 고립된 상태에 있는 청년"이라며 "이미 내적 동기가 소진된 상태이기에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들은 자기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주상희 대표 또한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고 있는 30세 자녀의 부모다. 주씨는 비슷한 처지의 부모들과 함께 '한국은둔형외톨이부모협회'를 창립

  •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인터뷰|이충한 하자센터 기획부장

    [고용사회의 유령, 청년니트]인터뷰|이충한 하자센터 기획부장 지면기사

    히피·딩크 등 삶의 방식 희화·조롱 사용'노동중심 사회' 비노동 상태 사람 배제기본소득 등 복지제도로 틈새 보완해야"'니트'를 '니트족(族)'이라 부르지 말자."'비노동사회를 사는 청년, 니트'의 저자인 이충한(45·사진) 하자센터 기획부장은 "'니트족'이라는 말이 한국 사회에서는 '놀고먹는 청년'이라는 상징처럼 쓰이고 있다"면서 "'족'이라는 첨어를 빼자"고 강조한다. 그는 "히피족, 딩크족, 코쿤족 등 역사적으로 ○○족은 주류사회와 다른 특정 삶의 방식을 희화하거나 조롱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니트는 본인의 문화적 지향에 따라 선택한 라이프 스타일이 아닌, 청년 개인이 노동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나 처지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니트족'이라는 이름으로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니트 상태에 놓인 청년들을 기존의 노동관으로 바라보면 사회를 거부하는 이상한 청년이겠지만, 그건 산업주의 시대 과도한 노동에 길들여진 기성세대의 시각일 뿐"이라며 "'노동 중심 사회'인 지금은 비노동 상태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배제당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기술발전과 경제구조의 변화로 임금노동의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사회를 떠받치는 돌봄, 예술, 공공활동 등 다양한 종류의 '노동 이외의 활동'들이 중요해지고 인정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물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생산활동에 인간의 노동력이 덜 중요해지는 미래에는 개인과 사회가 '임금노동'과 '(좁은 의미의) 노동 이외의 의미 있는 활동' 사이의 밸런스를 맞춰가며 행복과 공공선을 추구하고, 기본소득 등을 포함한 복지제도로 각종 틈새를 보완해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그는 "기존 '노동사회'에서는 임금노동을 해야만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일자리의 축소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의 기회를 놓고 사회가 분열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며 "따라서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