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下)] 빛나는 아이디어가 '발길' 이끈다 지면기사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다. 부산하면 해운대가 떠오른다. 전라도는 식도락의 대명사다. 휴양의 성지로는 제주도가 있다. 그렇다면 경기도와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 혹은 테마는 무엇일까. 머릿속에 여러 가지가 맴도는데, 단번에 대답하긴 어렵다. 경인 지역 관광산업이 직면한 현실이다.경기도와 인천의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탓일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관광 장소 및 시설' 등을 포함한 전국 관광 자원 3천239개 가운데 451개(13.9%)는 경기도에 위치한다. 인천은 92개(2.8%)로, 경인 지역에만 15% 이상 몰려 있다. 적어도 '볼 게 없는' 지역은 아님을 의미한다. 전국 관광자원 15% 이상 있지만한번에 떠오르는 '이미지' 없어오히려 경인 지역에는 옛것과 새것의 정취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경기도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과 남한산성부터 DMZ(비무장지대)라는 대표적인 안보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다. 개항장으로서 인천은 근대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168개 섬을 포함한 다양한 해양자원을 가졌다.관광지로서 경인 지역의 일차적인 장점은 '다채롭다'는 데 있다. 요식업에 비유하면 양질의 다양한 음식을 대접하는 뷔페인 셈이다. 하지만 대표 메뉴가 없다는 한계도 동시에 노출한다. 경기도와 인천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를 만들고자 숙고하는 가장 큰 이유다.인천발전연구원(현 인천연구원)은 지난 2017년 펴낸 '인천 관광 콘텐츠, 가치를 창출하다'의 서문에서 "풍부한 자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의 잠재성과 가치를 어떻게 관광객들에게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인천관광을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천 관광의 현주소를 평가한 바 있다.경기도가 가진 고민 역시 비슷하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 경기도의 관광지는 31개 시·군에 흩어진 형태다. 곳곳에 산재한 관광 자원을 씨줄과 날줄을 엮듯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표상품 만드는 것 당면 과제\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커피문화 체험 '국내 최초 상품화'… 하루 900명 다녀가기도 지면기사
"눈코 뜰새 없이 바빠도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2년 전이 그리워요. 다시 활기를 찾아야죠."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주)씨즈커피코리아 본사. 이곳에는 커피공장 견학과 핸드로스팅 등 커피와 관련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커피문화체험관'이 있다. 커피문화 체험을 관광상품화 한 것은 씨즈커피가 국내 최초다.국내 편의점 즉석커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주)씨즈커피가 운영하는 커피체험관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부터 중국인 등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많을 때는 하루 700~900명까지 체험객들이 다녀갔다.특히 당시 (주)씨즈커피 측은 관광업체와 함께 인근의 에버랜드와 협약을 체결, 놀이공원 이용 후 커피체험을 할 수 있는 패키지(package) 상품까지 출시하면서 경기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필수코스로 꼽힐 만큼 인기를 끌었다.이미 로스팅 된 커피를 그라인더로 갈아 핸드드립 방식으로 내린 뒤 시음하는 외국 주요 커피농장 등 관광지와 달리 이곳 체험관에서는 철망으로 된 개인용 로스팅기로 직접 커피를 구운 뒤 내려 마실 수 있도록 하면서 이용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인기에 힘입어 경기관광공사의 홍보 지원까지 받아 외국인 관광객들은 꾸준히 증가했다. 철망으로 된 로스팅기로 생두 구워 차별화 이용객 호응에버랜드와 패키지 출시 인기… 현재는 사실상 개점휴업제2체험장서 장애인복지센터 학생들 바리스타 직업교육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이 중단됐고, 국내 관광객들도 조금씩 줄어들면서 현재 체험관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취재팀이 체험관을 찾은 지난 24일 오전, 100여명이 동시에 로스팅과 핸드드립을 시연할 수 있는 체험관은 텅 비어 있다. 관광객들이 몰려 올 것에 대비해 20~30여명이 소규모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제2체험장에서만 장애인복지센터 학생 6명이 커피 로스팅 등의 체험을 하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복지센터 내 직업교육의 일환으로 바리스타 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체험강의를 진행한 정은아 이사는 "간단한 체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경기도, 한류·문화 콘텐츠에 집중… 'K-컬처밸리' 2024년 조성 지면기사
'일산. 내가 죽어도 묻히고픈 곳. 어린 시절 날 키워낸 후곡 학원촌 uh'.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은 노래 'Ma City'에서 위와 같은 가사를 썼다. 자신이 자란 동네인 고양시 일산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노랫말이다. 놀라운 건 이 노래를 들은 팬들의 반응이다. BTS의 외국인 팬들은 성지순례를 하듯 한국에 방문해 이 가사 속 장소를 찾는다고 한다. 문화 콘텐츠, 더 나아가 한류가 가진 힘이다.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는 전라남도 여수시를 문자 그대로 뒤흔들어 놨다. 여수시를 찾은 관광객 수가 지난 2015년과 2016년 연속으로 1천300만명을 돌파하자 '여수 밤바다' 효과라는 평가가 줄이었을 정도다. 아주 오래전부터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던 여수 바다에 '밤바다'라는 스토리가 입혀졌고, 관광객들은 이 콘텐츠에 매료된 것이다.경기도도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한 축으로 한류와 문화 콘텐츠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경기도가 어떤 방식으로 노출되고 소비되느냐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특히 지역의 관광 명소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PPL 광고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흥 배곧한울공원과 광명동굴 등을 배경으로 촬영된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뮤직비디오는 누적 조회 수 1천5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도 화성 전곡항과 시흥 웨이브파크 등은 유명 TV 프로그램의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경기도는 오는 2024년까지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K-컬처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 1조8천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의 목적은 한류 콘텐츠를 집약한 복합 문화 공간을 짓는 것이다. 경기도는 2만석 규모의 공연장과 한류 콘텐츠 관련 각종 상업 시설이 들어서는 이 거점 공간을 발판 삼아 한류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기획취재팀글 : 김대현차장, 손성배, 배재흥기자사진 : 강승호차장, 조재현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경기도의 새 전략 '산업 관광' 지면기사
탄탄한 산업 기반은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지역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업종을 불문하고, 지역에 뿌리내린 건실한 기업 하나가 곧 지역의 경쟁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굴지의 대기업부터 내실 있는 중소 규모 기업까지 국내 사업체의 22.3%(2019년 기준)가 밀집한 경기도의 산업 인프라가 주목받는 이유다.경기도는 이처럼 풍부한 산업 자원을 '관광'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각광 받던 한국의 '의료 관광', '뷰티 관광' 등과 비슷한 맥락이다. 경기도의 일차적인 목표는 특정 산업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관련 산업체를 탐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변 관광지와 맛집, 숙박 업체 등과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단순 탐방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 등 사업체 도내 밀집고양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 2019년 30만명 발길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가 고양시 일산서구에 연면적 6만3천861㎡로 건립해 운영 중인 '현대 모터스튜디오'가 좋은 사례다. 지난 2017년 개관한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인 2019년 방문객 수 30만명을 돌파하면서 고양시의 새로운 즐길 거리로 금세 자리 잡았다. 차량 전시와 시승,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관광객들의 이목을 끈 것이다. 주변에는 국내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 킨텍스와 테마파크인 원마운트 등 연계 가능한 관광지도 많다. 산업을 뼈대 삼아 지역의 기존 관광지를 결합해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주변 킨텍스·원마운트 등 연계 가능한 관광지 많아인프라 활용 탐방 프로그램 등 개발 발굴 용역 착수 현재 경기도는 지역 산업 인프라를 활용한 탐방 프로그램 등을 만들기 위해 '산업관광지 발굴 및 조사용역'에 착수한 상태다.최용훈 경기도 관광과장은 "관내 업체 2천개 정도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국내외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내외국인이 좋아할 (산업 관광)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미래 아이디어 꿈틀대는 '인천 스타트업' 지면기사
인천시는 지역 관광 산업의 미래를 꿈틀대는 아이디어로 가득찬 스타트업에서 찾았다. 인천시는 지난 6월 '2021년 인천관광 스타트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12개 기업과 사업화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의 역할은 지역의 관광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경인일보 기획취재팀은 인천 관광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을 직접 만나 이들이 꿈꾼 인천 관광의 미래를 엿봤다. 인천에서 그들이 관광이라는 소재로 스타트업이라는 모험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인천에 상륙한 IT 다이소코로나19는 현실세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생활양식 대부분은 이미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제 가상세계는 현실세계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대안적인 공간을 넘어 현실세계의 인간 활동을 대체하는 공간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아직 불완전한 수준임에도,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메타버스가 미래를 선도할 신산업으로서 큰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다.관광 산업은 코로나19로 크게 휘청였다. 집 밖을 나서는 것부터가 여행의 시작인데, 발이 묶인 사람들이 집 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늘어난 탓이다. 관광 산업도 현실세계의 대체재로서의 비대면 관광이 아닌, 새로운 IT 기술을 활용한 관광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초대하다'는 의미를 가진 인천 관광 스타트업 기업 '앙비떼' 역시 마찬가지다.앙비떼의 윤태원 대표는 꽤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대학에선 교육학을 전공하고, 지난 2017년 회사를 차리기 전까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를 다녔다. 그는 재직 당시 드론과 VR 기술을 적극 활용해 해외 출장의 비효율성을 줄이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한다. 인천시, 지역 자원 활용한 상품 개발 목표… 12개 기업과 사업화 지원 협약'앙비떼' VR·3D 온라인 전시, 마이스 접목 "메타버스로 도시 매력 보여줄 것""자연스럽게 직접 체험 연결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IT관광 기업들의 고민""내가 다 뜯어 고쳐야지라는 벤처적인 마인드로 접근했어요. 의욕을 가지고 일을 했는데, 결국 없던 일이 됐죠."회사에선 좌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확실한 매력 부족한 경기·인천 관광지 지면기사
전국의 주요 관광지점은 지난해 기준 2천569곳이다. 이 중 경기·인천 소재 관광지점은 각각 396곳과 56곳. 유려한 자연환경과 선조들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있는 역사문화유적, 최첨단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곳들을 적지 않게 갖고 있는 셈이다.그런데 내세울 만한 매력이 없다. 경기도는 서울만큼 대중교통이 편리하지 않고 워낙 광범위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둘러보기가 쉽지 않다. 인천은 한국 최초의 개항장으로 근대 문물을 받아들이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 곳이지만 다양한 여행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복합적인 위락 시설은 부재하다.경기·인천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지 개발에 많게는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다. 경기 396곳·인천 56곳 '관광지점' 보유지자체들, 개발에 수백억 쏟아붓지만많이 찾는 곳은 인플루언서 다녀간 장소광범위한 경기도, 둘러보기 쉽지 않고인천, 여행욕구 충족 복합 위락시설 적어 하지만 정작 찾는 이가 드물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닿는 곳은 연예인과 연관이 있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다녀간 숨은 명소들이 주류를 차지한다. 결국 경기·인천에 관광지라고 내놓은 곳은 많은데 매력적인 곳은 별로 없다는 뜻이다.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도내 31개 시·군을 고장이 지닌 특성과 관광자원에 따라 범주화했다. 경인일보 기획콘텐츠팀 취재진은 외래관광객은 물론이고 내국인에게도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경기북부의 DMZ 관광지와 경기도의 대표적인 국민관광지 소요산 등을 지난 20~21일 이틀에 걸쳐 둘러봤다.외국인들에게 경기도는 북한을 볼 수 있는 접경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여전히 분단 상태에서 전쟁 준비를 하는 나라라는 인식 탓에 외래관광객들은 한국에 오면 '다크 투어리즘' 성격으로 DMZ 관광지를 찾는다고 한다.대표적인 곳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다. 임진각은 임진강 너머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약 7㎞ 떨어진 지점에 있다. 실향민을 위해 1972년 지어진 임진각은 본래 1층에 기념품점과 편의점 등이 있었지만 방문 당일엔 군용품과 건빵 등을 파는 기념품점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숫자로 보는 관광산업의 현주소 지면기사
경기와 인천의 관광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 가치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자세히 봐야 보인다. 그만큼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다.관광객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위기에 더 취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기·인천의 관광산업은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코로나19 전후 경기·인천 지역의 여행·관광을 숫자로 살펴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하는 국민여행조사보고서와 외래관광객조사보고서를 참고했다. 2019년 외래관광객 방문 경기 14.9%·인천 8.0%'서울 찾는 외국인 타깃' 셔틀버스 효과 미비코로나19로 이동 제약… 절망적 수준으로 급감경기·인천의 공통된 고민이자 최우선 과제는 외래관광객(외국인) 유치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년 치 외국인 관광객 방문현황을 보면 경기·인천은 서울에 비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을 받는 곳 역시 서울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코로나19 전인 2019년 전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1천750만2천756명(추정치) 중 1천337만2천106명(76.4%)이 서울을 찾았고,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260만7천911명(14.9%), 140만220명(8.0%)에 불과했다.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이 경기·인천을 들르도록 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전용 셔틀버스인 '이지투어'를 운영했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코로나19로 이동에 제약이 생기자 외래관광객이 급감했다. 전체 외래관광객은 전년보다 84% 감소한 251만9천118명으로 줄었다. 서울은 118만9천24명(47.2%), 경기 64만7천413명(25.7%), 인천 29만9천775명(11.9%)으로 절망적인 수준이었다.내국인의 여행 횟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경기·인천의 경우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숙박 여행보다 당일 여행에 그친다는 점이다. 내국인 여행 횟수는 줄지 않았지만 '당일' 그쳐지난해 체류 관광 비율 강원 지역 65.5% 압도적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해 있어 주거지와 여행지의 이동 거리가
-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上)] '낯선 위기' 20세기로 돌아간 여행산업 지면기사
여행은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아침이다. 자신이 머물던 공간,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서 벗어나 색다른 '낯설음'을 만나는 행위다.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곳의 정치·경제·역사·문화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것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탐험가가 아니라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설렘이 여행의 매력이고, 관광산업의 원동력이다.경기와 인천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둘러싼 수도권이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역사와 문화가 농축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꼽히지 못한다. 방문객 집계 통계만 봐도 금방 드러나는 현실이다. 출국 어려워져 국내로 '발길'변화한 삶 맞춰 혁신 불가피 내국인들의 당일치기 여행은 잦지만, 외래 관광객(외국인)의 한국 여행에서 경기도와 인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이 관문의 역할을 할 뿐이고, 경기도는 서울에서 숙박과 관광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잠시 들렀다 되돌아가는 미약한 '경유형 관광지'다. 바꿔 말하면, 여행객을 붙잡아 머물게 할 매력과 상품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경기·인천 관광산업이 살기 위해서는 이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삶을 바꿔 놓았다. 전 세계를 덮친 전염병은 출·입국과 이동을 막아버렸고, 관광산업에 균열을 가져오는 차원을 넘어 산업 자체를 멈춰 세웠다. 얼어붙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지금은 무너진 관광산업을 되살릴 방법을 찾고,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산업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관광 업계 내부에서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과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여행과 관광은 분위기를 탄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침체기를 겪더라도 분위기를 잘 타면 금방 호황을 맞는다. 다른 산업 분야보다 회복 탄력성이 좋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전 우리 관광산업은 사스와 메르스, 사드 배치 갈등 등이 터질 때마다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오면 빠르게 상처를 회복했다. 모든 것이 '올 스톱'된 상황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