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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下)]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기본조례 지면기사
경기도와 31개 시·군 중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곳은 경기도·군포시·고양시·성남시·과천시·하남시·광명시 등 7곳에 불과하다. 최근 입법예고를 한 양주시·부천시·용인시·포천시를 포함해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이런 분위기 속에 기후위기의 절박성을 호소하며 지자체에 조례 제정을 채근하고, 시민들에게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역시 우리동네 이웃들이다.경기도에는 현재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공감한 시민들을 중심으로 '주민조례청구' 운동이 작은 규모이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자체적으로 경기도 탄소중립 기본조례 '시민표준안'을 만든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측은 지난 4월부터 전 도민을 상대로 주민발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18세 이상 도민의 1%인 11만여명의 연서를 받아 시민표준안을 도 조례로 만드는 것이었다. 도가 이보다 먼저 탄소중립 조례를 제정한 탓에 시민표준안이 도 공식 조례로 채택되는 일은 없었다. 다만, 주민발안 운동에 참여했던 시민단체 측은 도·도의회와 꾸준한 소통을 이어간 끝에, 시민표준안 일부를 도 조례에 반영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연서 받는중시민표준안 일부 道 조례 반영 성과 경기도뿐만 아니라, 도내 여러 시·군에서도 시민들 주도로 탄소중립 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안성 시민들은 '안성시 탄소중립 정의로운 전환 기본 조례'라는 이름의 시민표준안을 시 공식 조례로 만들고자 지난달 20일부터 서명 운동을 하고 있고, 수원·남양주·의정부 시민들도 같은 목적의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탄소중립 조례 주민발안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경기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처장은 "탄소중립과 관련한 정책이 시행되면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규제책이 굉장히 많아질 것"이라며 "도가 제대로 된 탄소중립 조례를 만드는 것만큼 탄소중립을 실천하려는 도민들의 의지를 키우고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들이 도 탄소중립 조례 주민발안 운동을 시작하면서, 연서 인원을 11만여명으로 정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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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下)] 아쉬운 조례 지면기사
경기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많은 축에 속한다.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경기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8천511만t으로, 충청남도(1억5천475만t), 전라남도(9천100만t) 다음으로 많았다. 전력 소비량을 기준으로 측정하는 간접배출량에선 경기도가 6천310만t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달성하려면 경기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물론 난도가 매우 높은 과제다.경기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며, 최다 사업체가 있다. 기업과 개인이 탄소중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규제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존재한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경기도의 대비가 보다 체계적이고 촘촘해야 하는 이유다.정부 목표와 발맞춰 제정 했지만구체적 수치는 제외… 한계 지적'정책결정 위원장' 부지사에 배정 경기도는 지난 7월19일 시행된 '경기도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조례'를 근거로 본격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의 구상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오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도의 탄소중립 조례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인 '경기도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례 완성도와 관련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정부의 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3월 시행된 데 이어 약 4개월만에 도 조례가 제정된 점을 고려하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도의 관심도 높았음을 보여준다.다만, 조례가 가진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례상에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담지 않은 데다, 탄소중립 관련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위원회의 존재감이 지금 조례만으론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관계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로서 2030년 감축 목표를 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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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中)] 아이스팩, 방향제로 '부활'… '공동체 나비효과' 세상 구한다 지면기사
미술을 공부한 카페 사장과 지역 최연소 통장은 모두 우연한 계기로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삶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또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공동체가 함께 기후변화 문제를 풀어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도 존재했다.경기도엔 이미 마을 단위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직면한 동네 마을들은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을까.양주 회천2동 '무단투기 민원' 계기재활용품 보상에 주민들 활동 호응 지난 12일 오전 양주시 회천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아이스팩 수십 개와 인근 카페에서 수거된 플라스틱 컵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강단에 선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주민들은 아이스팩 내용물과 색소, 특별한 용액을 잘 섞어 알록달록한 '친환경 방향제'를 만들었다. 일부는 내용물 위에 소위 '개구리알'로 익숙한 수정토를 소복이 얹어 반려식물을 심는 화분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주민들이 직접 만든 방향제만 지난해부터 2천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냥 버려질 운명이었던 플라스틱 컵과 아이스팩을 '새활용'한 결과물이다.주민들의 역할은 새활용 제품을 만드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만들고, 나누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까지가 이들의 역할이다. 주민들은 이날 직접 만든 친환경 방향제와 화분을 다음 경로당 급식 봉사활동 때 노인들에게 나누고, 새활용품 제작에 능숙한 일부 주민들은 '환경지킴이 강사'가 돼 관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환경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회천2동 관계자는 "지역 이웃들과 아이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주민자치위원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기후 문제에 대한 회천2동 주민들의 관심은 동 단위에선 꽤 유별난 편이다. 홍미영 회천2동장은 "코로나 이후 쓰레기 무단투기 관련 민원이 너무 늘어나 '재활용품 보상 사업'을 시작한 게 발단이었는데, 예상보다 참여도가 높았고 거리도 점점 깨끗해지면서 주민분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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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中)] 기후변화에 맞서는 사람들 지면기사
탄소중립은 낯설고, 귀찮고, 되도록 외면하고 싶은 일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카페 등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한 정부 정책에 불편함을 느낀다.탄소중립으로 가는 2050년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느낄 불편함은 일회용컵 사용을 자제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만 하는 상황이 곧 닥칠 것이다.한편에선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올곧이 마주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탄소중립을 만들어가는 동네 이웃들이 살아가고 있다.광명 '친환경 카페' 교육장 활용엄마들 손수 만든 제품 플리마켓도"공동체 힘 모아야 우리 삶 지켜" 지난 10일 오후 광명시 하안동 구름산 자락에 위치한 어느 카페에서 최희원(42)씨를 만났다. 9년째 이곳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씨가 꾸민 내부 공간은 다른 카페들과 사뭇 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광명형 넷제로(Net-Zero) 에너지카페'라는 알림판. 커피를 마시면서도 자연스럽게 탄소중립을 이야기할 수 있는 독특한 장소였다.최씨는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2013년 이곳에 카페를 차렸다. 커피 한잔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최씨의 카페도 처음엔 그랬다. 2015년부터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카페 뒤편에서 가정주부들이 만든 물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열면서부터다.친환경을 추구하는 공간의 정체성은 우연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함께 카페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2015년 세상을 떠난 뒤, 그에겐 자연과 생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겨났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할까'라는 막연한 고민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제철 음식'을 찾아 먹었고, 친환경 먹거리, 농법, 채식 등에 주목했다. 최씨는 어느 순간부터 절기에 맞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처음 인지한 시점이었다.최씨의 카페에도 점점 초록의 색깔이 입혀졌다. 엄마들이 손수 만든 제품을 판매하던 플리마켓은 2019년부터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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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上)] 플라스틱·비닐·고철… 대기오염 악화시키는 '쓰레기 불청객' 지면기사
일상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고, 분리수거를 기준에 맞게 해야 하는 이유는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가 버린 생활쓰레기는 보통 자원회수시설이란 이름의 소각장에 모여 한꺼번에 태워지는데, 소각장에서 연소되는 생활쓰레기는 t당 온실가스 0.54t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를 배출한다.경인일보 취재팀은 수원시 전역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가 한데 모여 소각되는 자원회수시설을 직접 방문해 쓰레기 반입부터 연소돼 처리되는 전 과정을 둘러봤다.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가 만든 문제들 지난 8일 오후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된 종량제 봉투가 저장조에 쌓여 있는 모습은 가히 '쓰레기 산'이었다. 쓰레기가 쌓인 높이는 15m, 무게의 합만 2천t에 달했다. 그 위로 사람 크기만한 집게 5개가 달린 '버켓'이 굉음을 내며 움직였다. 한 번에 7.5t 가량의 오물을 집어올릴 수 있는 버켓은 하루 최대 100t가량 몰려드는 쓰레기를 제때 태우기 위해 24시간 쉴 틈 없이 작동했다.자원회수시설은 시내 모든 일반쓰레기들이 모여 소각되는 곳이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는 대기오염물질을 여과하여 배출하고, 잔열을 활용해 주민편의시설의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등 환경오염이 최소화되도록 쓰레기를 처리한다. 동네 곳곳에서 수거된 쓰레기들은 한데 모여 최대 용량 4천500t인 이곳 쓰레기 저장조에 쌓인다. 저장조 관리실로 들어서자 한 작업자가 마치 인형뽑기를 하듯 유리벽 너머 거대한 크레인을 조종하고 있었다. 크레인은 저장조에 모인 수백t의 오물을 다시 한번 뒤섞고 분류하는 숙성 작업을 한다. 반입된 지 얼마 안 된 쓰레기는 음식물 등 수분기를 머금고 잔재물이 섞여 있어 곧바로 연소될 수 없기 때문에, 한편에서 일정 기간 다져지고 방치되는 숙성 과정을 거쳐야만 소각로로 던져질 수 있다.종량제 봉투속 재활용 숨어들어와연소시 '질소산화물' 등 수치 상승 문제는 종량제 봉투에 섞여 들어오는 재활용쓰레기들이다. 육안으로도 저장조 곳곳에는 이곳에 있어선 안 될 플라스틱과 폐비닐 등이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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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上)] 기후위기에도 자원회수 제자리 지면기사
기록적인 폭우가 매년 쏟아지고, 매해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설명하는 수식어조차 진부하게 느껴질만큼 지구의 기후는 그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복판에 선 인류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멈출 유일한 대안으로 '탄소중립'을 말한다.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다른 국가들처럼 한국도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도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한국, 그 안에서도 경기도라는 지역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시대적 과제로 주어졌다. 우리는 기존 삶의 양식을 기후변화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바꿔가고 있을까. 나와 이웃, 우리동네와 마을의 탄소중립을 이야기 해 본다. → 편집자 주·관련기사 3면 2050년까지 'CO2 제로화' 달성신속한 사회 변화 필요하지만취재팀이 열어본 '종량제 봉투'음식물·플라스틱 용기 등 가득 '족발, 막국수, 햄버거, 김밥, 식빵, 햄…'. 위에 열거한 음식물을 먹다 남겼을 때 사람들은 보통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에 담아 처리한다. 이견이 없을 법한 상식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음식물쓰레기를 한데 모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경인일보 취재팀은 지난 11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일대를 돌며 주택가 등지에 버려진 종량제 봉투 5개를 무작위로 수거해 직접 열어봤다. 취재팀은 개인이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방법이 쓰레기 배출을 줄이거나, 불가피하게 발생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각각의 종량제 봉투에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비닐, 캔 등 재활용품이 높은 비율로 섞여 있었다. 무엇보다 배달용기 등에 그대로 담겨 버려진 음식물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일반쓰레기와 함께 발견됐다. 특히 아예 손도 대지 않은 음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