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반할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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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호랑이 조합… 세속적 열망의 집합소 [알고 보면 반할 세계·(4) 일상적 신들] 지면기사
다양한 신의 형상… 평안·번영 기원 ‘모음’ 일상에는 무수한 기원이 있다. 평안과 번성에 대한 염원, 액운을 떨치고자 하는 바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삶 가까이에 있던 민화는 탐스러운 과일이나 풍성한 꽃과 나무 등의 도상으로 이러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담는다. 민화 ‘암호도(巖虎圖)’는 암석과 호랑이의 형상을 조합한 그림으로, 단단한 기세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호랑이가 용맹함을 빛낸다. 장수를 뜻하는 영지와 더불어 벽사와 장수의 상징을 읽어볼 수 있다. 선대 예술가의 작품들을 좇아 과거로부터 동시대의 새로운 미(美)를 찾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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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부조리 꼬집는 해학적 작품들 [알고 보면 반할 세계·(3) 삶 속 유머와 재치] 지면기사
과거든 현재든 다를것 없는 세상 존중·관심 갈구하는 “쇤네” 표현 세속적 욕망 관조 ‘요석공주’ 등 고리타분함 극복하게 하는 예술 “내가 항상 얘기하잖아”, “내가 무식한 거야?”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 문구는 김재민이 작가의 설치 작품 ‘소인 연구 중간 발표 - 소인에게 사랑을’(2024)의 일부를 구성하는 현판의 내용이다. 작가는 스스로 대한소인협회를 창설하고 소위 ‘쇤네(소인네)’라고 불렸던 소인의 현대판 사례를 연구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내용에 따르면, 소인은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고자 조바심을 내거나 존중과 관심을 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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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없는 문화, 전통에 깃든 다중적 세계 [알고 보면 반할 세계·(2) 혼종적 문화] 지면기사
연원 찾으면 복합적… 현대미술과 맥 닿아 민화에는 모란, 새, 괴석 등 다채로운 도상들이 표현되어있다. 민화의 민속적인 소재나 문양 등은 소위 전통적이라 여겨지는 영역에 속하지만 사물들의 연원을 찾아가 보면 복합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있다. 특히 조선민화에는 조선을 넘어 동아시아 설화나 신화의 이야기, 혹은 동양화 전통에서 등장하던 소재나 청나라를 통해 서구에서 들여온 기물 등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민화 ‘호피장막문방구도(虎皮帳幕文房具圖)’에서도 문방사우와 더불어 해외 문물의 영향이 다분한 진귀한 사물들이 황홀경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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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만 남아도 도약하는 저 잉어처럼… 그럼에도 ‘다시’ [알고 보면 반할 세계·(1)~되기] 지면기사
출세의 기운 품은 ‘약리도’ 다짐으로 연 새해, 매일을 버텨내 ‘앙상한 잉어’서 읽어낸 허무·염원 1년의 끝, 작품따라 한해 돌아보길 민화에는 약진하는 잉어를 그린 ‘약리도(躍鯉圖)’가 있다. 출세의 기운을 품은 이 그림과 같이 올해 초하루도 다짐으로 열었을 것이다. 도약하는 잉어가 만날 세상처럼, 매일의 무게를 버텨낸 일상 속에서 달라진 무언가가 있을까? 한 해의 일상 면면을 되짚으며 올 1년을 돌아보는 12월이다. 민화 ‘포도도(葡萄圖)’는 탐스러움을 자랑한다. 둥근 넝쿨을 따라 풍요롭고 상서로운 기운이 감돈다. 한 해의 시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