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없다면 내가 키우지 뭐… 신간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

선택지 없다면 내가 키우지 뭐… 신간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

'젊치인' 양성 취지는 국회의 다양성정치 불문율 타파, 두 여성 고군분투체념 맞선 '직접 개발' 궁금증 자아내 ■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뉴웨이즈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368쪽. 1만9천원지난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둔 어느 날. 드라마 촬영장이 아닌 길거리 한복판에 커피차가 등장했다. 어느 연예인의 팬덤이 조공 차원에서 보냈을까 싶지만, 고객은 배우가 아닌 '정치인'. 곧이어 커피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정치인에게 '역공약'을 내거는 신풍경이 펼쳐진다. "최애 대신 정치인에게 커피차를 쐈습니다. 공약을 받아가실 분."이들의 정체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다. 뉴웨이즈라는 이름이 익숙한 2030세대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뉴웨이즈가 내세우는 주요 키워드는 다름 아닌 '젊치인'이다. 말 그대로 젊은 정치인을 입법부로 보내는 것이다. 단순히 만 39세 이하 정치인을 양성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국회 안에 다양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정치인은 '고소득자, 전문직, 50대 이상 남성'이라는 불문율을 깨보자는 발칙한 시도다.신간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에서는 이런 신개념 정치 에이전시이자 스타트업인 뉴웨이즈의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다. 박혜민과 곽민해, 뉴웨이즈를 설립한 두 젊은 여성은 일상과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정치 지형 자체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책에는 뉴웨이즈가 '젊치인'이라는 용어를 만든 목적, 2030세대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한 긴 고민 등이 담겼다. 정당이 아닌 일종의 에이전시를 표방하는 '뉴웨이즈'는 특정한 이념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저 좋은 공약으로 무장한 '젊치인'을 어떻게 하면 잘 키워 제도권에 안착시킬지를 고민할 뿐이다. 눈에 띄는 성과도 냈다.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138명의 후보자와 40명의 당선자를 배출해냈다. 비율로 따지자면 당시 지방선거 당선자의 10%가량이 뉴웨이즈 '젊치인' 출신이었다.책은 정치 혐오가 난무하는 시대, 한국 사회 '20대 무당(無黨)' 현상(6월7일 인터넷 보도=말을 잃은 자, 말이 없는자, 우리는 무당입니다 [20대 무당(無黨)을 찾아서·(1)])의 실마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정치·사회적 발언을 꺼리고,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절반가량의 20대. 이런 문제적인 정체성은 알고 보면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치적 선택지와 건강한 공론장이 없는 데서 탄생했다. 이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유권자에게 안겨줄 공약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뉴스레터 등으로 보기 좋게 정리해 알려준다. 정치적 선택지가 없다고 체념하는 게 아니라 없으면 당사자들이 개발하면 된다는 마인드다.두 명의 저자는 "그래서 더 많은 동료 유권자가 필요하다. 뉴웨이즈가 싸우는 건 단순히 기득권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는 원래 그런 거'라는 비판이자 체념, 아니면 무관심이다. 정치는 물론 쉽게 바뀌지는 않지만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치 혐오와 무관심에 맞서 한국 정치판에 갑자기 등장한 신선한 도전이자 새로운 물결이 과연 어디까지 흐를지 상상하며 책을 덮게 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지난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 스타트업이자 비영리단체 ‘뉴웨이즈’가 정치인에게 커피차를 보내며 ‘역공약’을 펼쳤다. 유권자들의 요구를 취합하고 전문적으로 분석해 공약을 만들었다. /뉴웨이즈 유튜브 채널 캡처

2024-06-13 19:01:11
[신간] 반복되는 역사 속 문학이 남긴 무늬…‘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

[신간] 반복되는 역사 속 문학이 남긴 무늬…‘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

■ 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이경재 지음. 역락 펴냄. 416쪽. 3만5천원 최근 문학 연구가 풍속, 감각 등의 영역에 치우치면서 과거보다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 시대의 문학을 움직이게 하는 주요한 동력이 있다면 민족주의, 사회주의, 보수주의 같은 '사상'일 것이다. 시대의 사상을 표상한 문학을 다룬 진중한 학술서 '한국현대문학과 사상의 사계'가 출간됐다. 책 제목으로 쓰인 '사계'(四季)는 일본의 문예평론가·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역사와 반복', 그리고 마르크스와 헤겔의 역사에 대한 인식에서 착안했다. 저자인 이경재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역사로부터 배태돼 나오는 사상 역시 반복을 구조적 속성으로 삼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사상의 반복성을 사계절에 비유했다. 저자는 “역사의 특정 시기에는 하나의 사상이 절대의 것으로 휘황찬란하게 빛나지만, 그것은 곧 상대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상의 운명"이라며 “각각의 시대는 고유한 모순을 지니며, 그렇기에 그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사상 역시 고유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다룬 문인들은 모두 자신이 대면한 시대나 문학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그들의 문학이 지금까지도 성찰되는 이유는 그들이 보여준 시대나 문학에 대한 응전이 나름의 무늬를 남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은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춘원 이광수를 다룬 '이광수의 진실을 찾아서'다. 민족주의자에서 반민족주의자로 돌아선 이광수는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전개에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한국 근대문학의 어둠도 온몸으로 구현한 존재다. 저자는 현재까지 이뤄진 대표적인 이광수 독법의 사례들을 통해 그의 문학을 살피고, 이광수 문학을 인류학적 시선으로 탐구한다. 2부 '근대를 넘어서려는 정치적 기획'은 근대의 핵심적 문제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작가 신채호, 한설야, 임화, 이병구 등을 조명한다. 이들은 자본주의의 폐해와 식민주의 문제 등에 대해 누구보다 날카로운 인식을 보여준 작가다. 신채호와 한설야의 관계를, 일제 말기라는 엄혹한 상황에서 한설야와 임화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유지해나갔는지를, 또한 학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병구가 형상화한 일제 말기 일본군 체험을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논의했다. 3부는 한국 현대문학에 엄연히 존재하는 유토피아 지향성을 살핀 '이상향에 대한 갈망'이다. 저자가 조명한 유토피아는 공상에 바탕한 현실 도피가 아닌 강렬한 현실 저항의 힘을 지닌 정치적 개념에 가깝다. 한국 현대문학에서 유토피아 지향성은 현실의 절망이 농후해지는 시기에 그 면모가 뚜렷해졌다. 저자는 이효석과 김사량이란 일제 말기 문제적 작가가 각자의 이상향을 통해 디스토피아가 돼 가던 조선을 향해 발언하고자 했던 바를 경청하고자 했다. 또 손장순의 산악소설과 이민진의 데뷔작을 통해 자본주의가 완숙기에 접어든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삶을 향한 초월의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찰했다. 4부 '삶의 기층에 대한 탐구와 중시'는 한국 현대문학에서 발견되는 보수주의를 주목했다. 보수주의는 아직 문학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탐구된 바 없으며, 이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반영한 결과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무언가를 지키고 유지하기 보다는 부수고 건설하는 일에 골몰할 수밖에 없던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몇몇 문인은 삶의 본바탕에 대한 성찰을 보여줬다. 저자는 국어학자 남광우의 수필과 김훈의 소설만이 보수주의라는 개념에 부합한다고 봤다. 이병주의 소설과 이청준의 소설은 정치 사상으로서 보수주의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래 지속돼 온 일상의 감각과 윤리를 중시한다는 면에서 보수주의의 카테고리로 살폈다. 이 책은 왕성한 연구 활동과 평론으로 널리 알려진 이경재 교수의 20번째 단독 저서다. 책 날개 부분 '저자 소개'에 실린 사진 속 이 교수는 낯선 외국어로 가득한 묘비 옆에 웅크려 앉아 있다. 지난해 10월 부다페스트에 있는 문예비평가 게오르그 루카치의 묘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정리하면서 자신의 학창 시절 가장 큰 영향을 준 루카치가 생각났다고 한다. 13시간 비행 끝에 부다페스트를 찾아 루카치의 남은 자취를 밟아봤다. 좋은 글과 제대로 된 문학 연구를 위해 시간도 돈도 아끼지 않는 저자의 이 같은 태도는 시류보다 본류를 좇고자 한 이번 책에서도 묻어난다. 저자는 한국 문학의 사상을 탐구한 이번 책을 필생 과제인 한국현대문학사 연구의 시론으로 삼고자 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4-06-13 09:55:34
시민단체 '성평등 도서 폐기' 경기도교육청 규탄

시민단체 '성평등 도서 폐기' 경기도교육청 규탄

지난해 성교육·성평등 도서가 경기도 공공도서관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두고 갑론을박(2023년 9월13일자 3면 보도=성교육·성평등 도서 선정성 지적에 낙인찍기 주장… 번지는 찬·반논란)이 벌어진 데 이어, 도내 학교 도서관에서 성평등·성교육 도서가 대규모 폐기된 것을 두고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경기도교육청을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공동진정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1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도서관에서 성평등·성교육 도서 2천500여권이 폐기된 건 차별과 편견 없이 교육받을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민 진정인 572명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경기도교육감을 피진정인으로 한 공동진정을 낼 계획이다.앞서 도교육청은 '유해한 성교육 도서선정 유의 안내'와 '성교육도서 관리현황 조사' 등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지난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도내 각 학교에 보냈다. 이 결과 2천517권의 성교육·성평등 도서가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됐다. 진정인으로 참여한 한 경기지역 교사는 "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으로 교육적 목표에 부합하는 다양한 자료를 소장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서관 운영과 관리를 위해 실태조사를 했을 뿐 따로 특정 도서목록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교육청은 개별 학교가 자율적 도서 관리를 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시민단체들이 성평등·교육 도서 폐기를 두고 경기도교육청을 향해 규탄탄하고 있다. /경인일보DB

2024-06-12 20:28:59
이곳에선 '노동해방'이 조리된다… '푸른사상 시선 189 그 길이 불편하다'

이곳에선 '노동해방'이 조리된다… '푸른사상 시선 189 그 길이 불편하다'

'급식 일지' 연작… 조혜영 세번째 시집'학교 급식실' 현장 생생한 시어로 기록저 너머 한국지엠 농성장까지 연대 한뜻■ 푸른사상 시선 189 그 길이 불편하다┃조혜영 지음. 푸른사상 펴냄. 136쪽. 1만2천원조혜영 시인의 세번째 시집 '그 길이 불편하다'는 1부로 묶인 '급식 일지' 연작이 인상 깊다. 시인이 화자로 등장하는 '급식 일지' 연작은 학교 급식실 현장에 들어간 듯 생생한 시어로 기록한 노동시이자 사실상의 르포로 보인다.'식당 아줌마에서 여사님으로/ 여사님에서 조리원으로/ 조리원에서 조리 종사자로/ 조리 종사자에서 조리 실무자로' 그 이름을 얻기까지 30년 세월('급식 일지-이름')을 거친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모습을 우리는 배식 과정에서야 겨우 볼 수 있다.보이지 않는 조리실에서 그들은 '펄펄 끓어 늘어지는 어묵 가락을 흔들'며 때론 뒹굴듯 웃거나('급식 일지-어묵국'), 때론 '새벽에 야채 식자재 싣고 오는 청년'에게 종이컵에 탄 커피를 건네거나('급식 일지-배달청년'), 때론 어깨 수술로 입원한 동료 노동자의 병문안을 우르르 몰려가 '기계 소리보다 목소리가 더 큰 여럿이서 떠들다' 간호사한테 주의를 듣기도('급식 일지-병문안') 한다.평범한 일상처럼 보이는 장면도 있지만, 급식실은 과중하고 위험천만한 노동 현장이다.'야채 절단기에 짜장밥 재료 중/ 애호박 써는 작업을 하다/ 손가락이 빨려 들어간 김은/ 급히 병원으로 가고/ 김의 빈자리를 채워 다시/ 기계를 돌려 감자도 썰고 양파도 썬다'는 급식실 노동자들은 점심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일을 멈출 수 없다.('급식 일지-야채 절단기')기름 솥에 던져 넣은 돈가스가 튀어 올라 180℃의 기름과 함께 화자의 목덜미에 방점을 찍는 순간 '살과 기름이 엉겨 달라붙어 흘러내리다/ 붉은 지렁이가 되었어요'라곤 하지만, 그 순간엔 다쳤는지도 모르고 일에 열중('급식 일지-화상')한다. 곧 점심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튀김이나 구이, 볶음 등/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와 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이며/ 황사보다 더 작은 조리 퓸이/ 사람들 입으로 코로 빠르게 들어간다', '그 발암물질이 일반 기준보다/ 4배에서 6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교육청과 정부에서 모를 리 없지만' 당국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것을 급식실 노동자들은 자신의 몸으로 깨닫게 되는 현실('급식 일지-폐암')이다.시인은 인천노동자문학회에서 활동한 인천작가회의 회원이며, 제9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인의 시선은 급식실 너머 구호가 퍼지고 깃발이 펄럭이다 사라진 광장으로, 아사히글라스 농성장으로, 해직자만 남기고 사라진 부평의 기타 공장 농성장으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고공 농성장으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연대하고자 한다.한편으로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내가 거리에서 광장에서 함께할 때는 사람도 깃발도 희망이었다. 지금은 그리움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닥친다. 내가 서 있는 곳과 가야 할 길이 여전히 혼란스럽고 때론 버겁다"고 고백한다. 시집 곳곳에서 이 같은 고민이 묻어나면서도 '나에게 노동해방은/ 간절함과 설렘이라고/ 아직은'이라며 희망을 기약('누가 나에게 다시 노동해방이 무엇이냐고 묻더군')하기도 한다.시집에는 오래전 작고한 노동시인에 대한 것으로 보이는 시 '미투'가 수록됐다. 그 시인의 문학적 업적과는 별개로, 우리는 이 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2024-06-06 18:57:36
과학기술, 그 본질에 감춰진 진실과 거짓… 책 '진실과 거짓의 과학사'

과학기술, 그 본질에 감춰진 진실과 거짓… 책 '진실과 거짓의 과학사'

과학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최성우 신간참된 의미 이해·가치구현 중요성 등 강조■ 진실과 거짓의 과학사┃최성우 지음. 지노출판 펴냄. 244쪽. 1만8천원오랫동안 과학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최성우의 신간 '진실과 거짓의 과학사'가 출간됐다. 저자는 "'과학기술의 거짓과 진실의 역사'란 결코 오래된 옛날에 박제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날 그리고 향후 앞날에도 여전히 진행되는 살아있는 실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과학혁명이 이루어진 근대 서유럽이든 오늘날의 우리나라든, 의외의 공통된 부분이나 반복되는 패턴이 숨어 있다고 봤다.책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1세기 첨단과학기술의 시대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과학사의 이면에 존재하는 오해와 거짓, 진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며 생각의 화두를 던진다. 총 4부로 구성된 본문에는 30여 편의 과학사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각각의 이야기 첫머리에는 주제나 소재가 되는 한 것의 사진 또는 그림이 있다. 본문을 읽기 전 이 페이지를 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떠올려 본다면 좀 더 책에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다.저자는 책을 통해 '과학기술의 본질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과학기술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의 측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세부 내용이나 구체적 지식 못지 않게 과학기술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구현해 나가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 책은 '진실과 거짓의 과학사'를 돌이켜보고 의미 있는 대목들을 찬찬히 묻고 답하며 앞으로 마주할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길 바랐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2024-06-06 18:56:44
동물의 꿈, 어떤 것을 의미할까… 책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

동물의 꿈, 어떤 것을 의미할까… 책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

비인간존재 생의 방식 동물꿈에서 실마리 ■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데이비드 M.페냐구즈만. 김지원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296쪽. 1만9천800원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보이는 단어 중 하나는 '비인간 동물'이다. 영어 단어 'Nonhuman Animal'을 번역한 것으로, 인간과 동물을 평등한 시선에서 바라본다는 관점이 담긴 조어다. 동물을 위한 권리를 보장하는 '동물권'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그렇다면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가구가 4가구 중 1가구꼴인 세상에서 비인간 동물의 동물권은 왜 논의돼야 할까. 단순히 귀엽거나 불쌍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삼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신간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은 동물, 즉 비인간 존재의 '도덕적 지위'에 주목한다. 도덕적인 당위성은 비인간 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철학적 근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상을 의식할 수 있는 생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을 살아가는지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동물들이 꾸는 꿈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간다. 당연히 동물도 꿈을 꾼다는 점이 전제됐다. 저자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물론, 문어 같은 생명체도 꿈을 꾼다는 사실을 증명할만한 다양한 실험들을 소개한다.무수한 철학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동물의 꿈을 연구한 저자는 "동물들은 많은 추억을 갖고 있고, 대단히 창의적이고, 매우 체화된 인지를 가졌으며, 꿈은 이 풍부한 것들을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보여준다. 꿈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세상에 대한 경험의 구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닫게 한다"며 "동물들은 주어지는 경험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혼란스러운 감각 데이터의 흐름을 내부에서 하나의 의미 있고 통일성 있는 현상적 세계로 탈바꿈시킨다"고 강조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2024-06-06 18:56:24
작은 기니피그에게서 얻는 커다란 위안 '페기, 불가능은 없어!'

작은 기니피그에게서 얻는 커다란 위안 '페기, 불가능은 없어!'

높은 계단을 오르고 고양이를 만나는 등불가능에 맞서며 보는 이들에 용기 전해■ 페기, 불가능은 없어!┃슬라비아 미키·로이 미키 지음. 마리코 안도 그림. 김선영 옮김. 스푼북 펴냄. 60쪽. 1만4천원평범한 기니피그 '페기'는 보호소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리사의 눈에 띄었다. 적극적인 페기는 그렇게 리사의 가족이 되었고, 사랑을 갈구하며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다. '페기'는 호기심이 많아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시도해보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감전이 되기도 하고 환기구에 몸이 끼기도 하지만 궁금한 것은 참을 수 없다. 페기는 또 원하는 것이 있으면 끊임없이 노력해서 이뤄낸다. 리사가 만들어 준 하네스를 처음 입었을 땐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었지만, 나중에는 산책을 나가 고양이와 까마귀를 만나기도 했다. 높이 솟은 계단도 매일 도전한 끝에 혼자서 올라설 수 있게 됐다.'페기, 불가능은 없어!'는 작가 슬라이바 미키와 로이 미키의 딸인 엘리스, 그리고 엘리스가 기르던 기니피그 페기의 일상에서 벌어진 일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실제로도 페기는 똑똑하고 사랑스러웠으며, 두려움과 한계를 이겨내고 어떠한 도전도 받아들였다. 엘리스와 페기의 우정은 온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웃음으로 가득 채워줬다.책에서 리사의 엄마는 페기에게 "어려운 일은 있어도 불가능한 일은 없어. 그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야"라는 멋진 말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스스로 즐겁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인 리사를 위해, 또 가족들과의 행복을 위해 불가능에 맞서며 평범한 존재에서 특별한 존재가 된 기니피그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 따듯한 용기를 전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2024-06-06 18:56:11

시흥 '지역문화 사랑방' 공공 도서관 늘린다

평생교육원, 작은·사람도서관 확충사업비 46개 확대… 사립 내실화도인생경험 나누는 사람책 만남주선시흥시가 '공공 작은 도서관' 확대와 지역과 사람을 잇는 '사람 도서관' 확충에 나선다.시흥시 평생교육원은 4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도서관 조직개편 1년 경과에 따른 시흥시 도서관의 오늘과 미래'에 대한 도서관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지역 밀착화를 위해 기존 중앙도서관 1관 체제에서 남부권은 중앙도서관, 북부권은 소래빛도서관 등 2관 체제로 개편했다. 중앙도서관은 도서관 정책 총괄과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면서 소래빛도서관은 작은 도서관 사업 총괄을 맡고 있다.특히 시흥시는 지리적 특성상 여러 지역으로 도심권이 분산된 특성으로 인해 현재 17개 동 지역에 13개 공공 도서관과 19개의 공립 작은도서관를 운영하고 있다. 각 도서관에는 지난 4월 말 기준 114만여 권의 도서와 3만9천여 권의 비도서 목록이 비치돼 있다.공공 도서관은 각 도서관마다 다양한 특화 주제를 선정해 지역 콘텐츠 및 이용자 요구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은계지역 생활문화 거점이 될 은계도서관이 은계2어울림센터 내에 문을 연다.작은 도서관은 현재 공공 19개와 사립 86개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거북섬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공공 작은도서관이 개관된다. 시는 또 도서구입비, 프로그램 강사비 등 운영비 지원, 무더위·혹한기 쉼터 운영, 아이돌봄 사업 수혜 등 사업비를 지난해 33개에서 올해 46개로 확대해 사립 작은 도서관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사람이 책이 돼 인생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사람 도서관 사업에는 현재 634명의 시민이 사람책으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사람책이 작은 도서관, 복지관 등으로 직접 찾아가는 '우리동네 사람책방'과 '학교로 찾아가는 사람책' 등 시민과 사람책의 다양한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사람책과 시민이 소통하는 축제의 장인 '사람 도서관 한마당'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조혜옥 시 평생교육원장은 "설문조사 결과, 시흥시민의 61%가 도서대출을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고 있고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의 36%가 집 근처에 도서관이 없다는 이유를 꼽고 있다"며 "더 많은 시민이 장벽 없이 도서관 서비스를 누리고 도서관이 명실상부한 지역 문화커뮤니티센터로 거듭나도록 공·사립 도서관 확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시흥/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

2024-06-04 19:24:58

SK인천석유화학·서구도서관, 22일 환경도서 독후감상화 축제

유아·초등부 진행… 20일까지 신청 SK인천석유화학과 인천서구구립도서관이 함께하는 '제3회 환경도서 독후감상화 그리기 축제'가 오는 22일 인천 서구 청라호수공원에서 열린다.인천 서구지역 작은 도서관 도서 기부 프로그램인 '책 드림(Dream) 행복드림'의 일환인 이번 행사는 유아부(만 4~5세)와 초등부(1~3학년)로 나뉘어 개최된다.어린이들은 환경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주제로 한 지정 도서 중 1권을 미리 읽고 느낀 점을 도화지에 자유롭게 그리면 된다.행사장에는 작은 운동회, 환경체험 프로그램, 페이스페인팅, 플리마켓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된다. 어린이 중창단과 난타, K팝 댄스, 마술쇼 등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된다.SK인천석유화학은 이날 인천 서구지역 작은도서관 10곳에 각 50권씩 총 500권의 책을 기부한다. 또 각 도서관의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지원금도 건넨다.참가를 원하면 인천서구구립도서관 홈페이지 독서행사 게시판(심곡도서관)에서 QR코드를 통해 20일까지 신청하면 된다.SK인천석유화학 홍욱표 경영지원실장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환경 도서를 읽고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직접 표현하면서 마음에 새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2024-06-04 19:0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