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코칭 '에세이 써 볼까?'

'글쓰기 코치'로 활동 중인 김도현 작가의 두 번째 글쓰기 책 '에세이 써 볼까?'가 출간됐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글쓰기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도와주는 실용적 안내서다.작가는 지난해 인천시교육청 사무관 이상 관리자 대상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워크숍'으로 인천시교육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기획작가로 참여해 교육청 공무원 저자들과 함께 지난해 11월 '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라는 에세이집을 펴내기도 했다.작가는 인천시교육청 관리자 대상 글쓰기 워크숍에서 수강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묘사'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다루고 있다. 중·고교 시절 국어시간에 문학작품을 읽으며 배웠음에도 묘사와 설명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을 공유한다.이 책은 '에세이의 특징과 종류' '소재 발굴과 확장' '글의 여운과 감동' '구성과 제목의 중요성' '묘사와 문체' '맞춤법과 퇴고' 등을 주제로 글쓰기의 핵심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가는 하루 10분만 투자한다면 누구나 에세이 쓰기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작가는 올해에도 인천시교육청 공무원 대상 글쓰기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4-03-28 19:15:07
노년이 되어 시에 새긴 삶의 흔적… 김규환 첫 시집

노년이 되어 시에 새긴 삶의 흔적… 김규환 첫 시집

■ 흔적들(인문학 시인선 013)┃김규환 지음. 인문학사 펴냄. 120쪽. 1만2천원'어머니는 푸세식 측간을 그냥 두자고 한다/ 온 식구가 쏟아놓은 흔적들을 지우기가 서러워서/ 아버지 향기가 묻혀있고/ 객지로 떠난 자식들이 쏟아 놓은/ 흔적들이 영영 날아가 버릴까'사진작가이자 시인 김규환이 최근 출간한 첫 시집 '흔적들'의 서시 겸 표제작 '흔적들'의 일부다. 전체 5부로 구성된 80편의 시에서 시인이 쫓는 혹은 좇는 흔적은 무엇인지 가리킬 길잡이 같은 시다.'지붕을 떠받는 대들보도 굽은 채 받친다'며 등허리가 굽은 아버지를 추억('굽혀야 산다')하거나 '사이드미러 접혀있는 걸/ 운전 중간에 알았다고' 아침 출근길에 전화한 아내의 핸드폰 벨 소리가 '온몸을 떨리게' 한 일상의 기억('아내')으로 남았다. 그렇게 노년의 시인은 살아온 세월을 그리워하고, 성찰하고, 반성하며 서정적 흔적들을 남겼다.김규환 시인은 2023년 '월간시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남 강진 도암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와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젊은 시절 교직원으로 근무했다. 은퇴 후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시를 쓰고,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에서 아내와 손자들이 오는 걸 기다리며 살고 있다고 한다.한상훈 문학평론가는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어떤 비극적 상황 앞에서도 결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며 "작은 목소리의 어조와 가벼운 화법으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평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4-03-28 19:15:01
영화같은 이야기 품은 '국보 이모저모' 탐방

영화같은 이야기 품은 '국보 이모저모' 탐방

저자 문화유산 전문가 이광표 교수 ■ 국보이야기┃이광표 지음. 더숲 펴냄. 216쪽. 1만7천원지난 한 해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각 지역 13개 박물관을 찾은 전체 관람객 수는 1천47만명, 서울의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관람객은 1천419만명에 이르며 모두 최다 관람객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문화유산을 어렵거나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진정한 가치를 향유하기보다 과거의 박제된 흔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신간 '재밌어서 밤새 읽는 국보 이야기'는 문화유산 분야 전문가인 이광표 교수가 우리 역사를 흥미롭게 만날 수 있도록 국보를 중심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이모저모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책은 국보란 무엇인지, 숭례문은 국보인데 흥인지문은 왜 보물인지, 국보의 번호가 사라진 까닭 등 대중적 궁금증부터, 여전히 풀리지 않는 국보에 관한 미스터리와 국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며 몰라서 알아보지 못한 국보의 세계를 풀어낸다. 이와 함께 문화유산의 도난과 조작, 약탈당한 문화유산이 우리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여정, 해외에 있는 국보급 문화유산과 국보를 기증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고루 다룬다.1권 '몰라서 알아보지 못했던 국보의 세계'에서는 국보가 간직한 아름다움과 제작에 얽힌 숨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국보 이름 짓는 법, 국보의 제정과 해제, 불국사 계단들의 탁월한 매력과 신라 금관의 실체, 고인돌에 담긴 정치경제학의 비밀 등 국보에 얽힌 지식과 정보, 역사를 두루 만날 수 있다. 2권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서'에서는 일본 고고학자의 27년에 걸친 구석기 유적 발굴 날조 파문,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 일본의 국보가 된 조선시대 막사발, 국보와 보물 26건을 4일 만에 기증한 송성문의 이야기 등 국보의 굴곡진 여정이 영화처럼 펼쳐진다.책은 150장의 문화유산 관련 사진을 담아 더욱 입체적이고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2권 말미에는 소개된 국보를 포함해 국가유산청에 등재된 총 358건의 국보 목록을 실어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2024-03-28 19:14:16
복잡한 세상을 파고든 불편한 위로… 장강명 산문 '미세 좌절의 시대'

복잡한 세상을 파고든 불편한 위로… 장강명 산문 '미세 좌절의 시대'

"그럴수 있지" 트렌드 역행 산문집명확한 주장과 근거로 논증에 충실'미세좌절'로 일컬은 크고 작은 실패MZ세대 소비주의 등 참신하게 다뤄■ 미세 좌절의 시대┃장강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 432쪽. 1만8천원'불친절한 글'은 그저 어려운 글을 뜻하는 게 아니다. 주장에 응당히 따라와야 할 전제와 근거가 없는 글이다. 어느새 서점 매대에는 텅 빈 문장으로 이뤄진 글자들의 무덤이 가득하다. '안온, 다정, 무해….' 그리고 그걸 현실에서 실현하는 말, "그럴 수도 있지". 불편함이 존재하지 않는 위로의 말은 친절해 보이나, 곱씹을수록 왠지 마음은 허전해진다. 오직 '1인칭 감정'에만 충실한 글에서 나와 우리는 모두 순진무구한 피해자다. 하지만 대부분 세상만사는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전제와 근거가 없는 예쁜 위로의 말이 진실을 외면하고 마는 이유다.신간 '미세 좌절의 시대'는 트렌드를 보기 좋게 역행하는 산문집이다.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고 설득하는 수고로움 대신 모두가 손쉽게 수긍을 택하는 사회 분위기. 그 속에서 저자 장강명은 마치 '그럴 수는 없어'라고 외치듯 촌철살인의 글로써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책 한 권에 들어 있는 모든 문장은 효율적으로 구성됐다. 부득이하게 필요할 때를 제외하곤 대개 호흡이 짧으며, 주장에는 이유가 명확하게 딸려온다. 마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내용은 아니지만, 분명 '친절한 글'이다. 독자로 하여금 불편함까지도 직면하게 하는 '장강명 글'의 힘은 논증에 충실한 정직함에 있기 때문이다.책 제목인 '미세 좌절'은 저자가 만들어낸 조어다. 삶의 목표가 생존 그 자체가 된 시대, 개개인들은 무수히 크고 작은 실패를 겪으며 이를 체화한다. 저자는 그 감각을 '미세 좌절'로 일컬었다. 책은 미세 좌절의 현상과 그 속에 담긴 아이러니를 분석해낸다. 자존감 만들기의 불편한 이면을 다룬 '자존감, 통제력, 그리고 자기 서사', MZ세대를 향한 사회적 시선에 숨은 소비주의를 꼬집는 'MZ세대는 분석을 기다리는가' 등을 통해 참신한 통찰을 전한다.특히 지난해 한 언론에 기명 칼럼으로 발표하며 화제가 됐던 '다시 읽는 난쏘공'도 이번 산문집에 함께 실렸다. 그는 조세희 선생의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상투적으로 읽히는 현상을 들여다본다. "'우리는 여전히 난쟁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직도 세상은 그대로다.'… 인터넷에서 이 책의 독후감을 검색하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 관성적인 독법에는 반발심이 일었다. 치열한 작품에 대한 안이한 독서가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거인은 구조 속에 숨은 듯한데, 사회의 문제의식은 안이한 이분법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라고 짚는다. 관성적인 생각에 일침을 가하는 저자의 '친절한' 글들에 이내 마음이 복잡해진 채 책을 덮게 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2024-03-28 19:14:06
세월호 참사에 침묵않는 문학… 계간 웹진 '작가들' 봄호 발간

세월호 참사에 침묵않는 문학… 계간 웹진 '작가들' 봄호 발간

인천작가회의, 10주기 특집 관련 글 실어 어둠이 쏟아지는 의자에 앉아 있다. 흙 속에 발을 넣었다. 따뜻한 이삭. 이삭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다. 나는 망가진 마음들을 조립하느라 자라지 못하고 밑으로만 떨어지는 밀알. 어둠을 나누고 있다.이영주 시인의 시 '연대' 전문이다. 시집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문학과지성사·2019)의 마지막 시편이기도 하다. "어둠을 나누고 있다"는 이 시의 마지막 문장에서 '어둠'이란 표현은 단순히 빛에 대비되는 것을 가리키는 의미일까.김태선 문학평론가는 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봄호(통권 88호)에 쓴 '그날 이후, 서로의 어둠을 나는 깊은 일-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문학의 흐름'에서 이 어둠은 몇 마디 말로 단순하게 가리킬 수 없는 깊은 무언가를 이른다고 했다. 깊은 바다로 침전한 "어둠이 쏟아지는 의자에 앉아" 그 어둠을 함께 나누는 이는 "따뜻한 이삭"이다. '이삭'은 곡식의 낟알이나 과일 등 열매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고,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2014년 4월16일 그날,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된 한 사람의 이름이기도 하다.김태선 평론가는 이 시의 목소리가 스스로를 일컬어 "자라지 못하고 밑으로만 떨어지는 밀알"이라 했듯, 그날과 그날 이후 "망가진 마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함을 고백하지만, 다만 그 곁에서 함께 쏟아지는 어둠을 맞으며 "어둠을 나누"며 곁에 있고자 한다고 봤다. 그는 "그럼에도 고통받는 존재 곁에 함께 자리해 그 목소리를 듣는 일, 그에 관해 침묵하지 않는 일은 문학의 중요한 덕목이자 책무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인천작가회의가 발행한 계간 '작가들' 2024년 봄호는 세월호 10주기 특집으로 세월호와 함께한 이들의 글을 실었다. '304낭독회' 일꾼으로 활동했던 김태선 평론가는 이영주·안현미·진은영·이영광·김현의 세월호에 관한 시와 황정은의 소설을 읽으며 "남은 전 생애로 그 바다를 견디"며 어둠을 나누는 깊은 일을 이어가자는 염원을 이번 글에 담았다. '기억의 걸음들로 함께 새긴 4·16 세월호 참사'를 쓴 오시은 작가는 '세월호 기억의 벽을 지키는 어린이문학인들' 활동 10년을 정리했다. 활동가 은하는 자원 활동부터 세월호 참사 대학생 연대체, 사회적참사 특조위 활동까지 이어진 시간을 회상하는 글 '각자의 삶 속에 노란 리본을 달고'를 썼다.계간 '작가들' 홈페이지(webzinewriters.com)에서 읽을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계간 '작가들' 2024년 봄호 이미지. /인천작가회의 제공

2024-03-24 18:52:40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문학…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봄호 발간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문학…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봄호 발간

어둠이 쏟아지는 의자에 앉아 있다. 흙 속에 발을 넣었다. 따뜻한 이삭. 이삭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다. 나는 망가진 마음들을 조립하느라 자라지 못하고 밑으로만 떨어지는 밀알. 어둠을 나누고 있다. 이영주 시인의 시 '연대' 전문이다. 시집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문학과지성사·2019)의 마지막 시편이기도 하다. “어둠을 나누고 있다"는 이 시의 마지막 문장에서 '어둠'이란 표현은 단순히 빛에 대비되는 것을 가리키는 의미일까. 김태선 문학평론가는 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봄호(통권 88호)에 쓴 '그날 이후, 서로의 어둠을 나는 깊은 일-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문학의 흐름'에서 이 어둠은 몇 마디 말로 단순하게 가리킬 수 없는 깊은 무언가를 이른다고 했다. 깊은 바다로 침전한 “어둠이 쏟아지는 의자에 앉아" 그 어둠을 함께 나누는 이는 “따뜻한 이삭"이다. '이삭'은 곡식의 낟알이나 과일 등 열매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고,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2014년 4월16일 그날,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된 한 사람의 이름이기도 하다. 김태선 평론가는 이 시의 목소리가 스스로를 일컬어 “자라지 못하고 밑으로만 떨어지는 밀알"이라 했듯, 그날과 그날 이후 “망가진 마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함을 고백하지만, 다만 그 곁에서 함께 쏟아지는 어둠을 맞으며 “어둠을 나누"며 곁에 있고자 한다고 봤다. 그는 “그럼에도 고통받는 존재 곁에 함께 자리해 그 목소리를 듣는 일, 그에 관해 침묵하지 않는 일은 문학의 중요한 덕목이자 책무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인천작가회의가 발행한 계간 '작가들' 2024년 봄호는 세월호 10주기 특집으로 세월호와 함께한 이들의 글을 실었다. '304낭독회' 일꾼으로 활동했던 김태선 평론가는 이영주·안현미·진은영·이영광·김현의 세월호에 관한 시와 황정은의 소설을 읽으며 “남은 전 생애로 그 바다를 견디"며 어둠을 나누는 깊은 일을 이어가자는 염원을 이번 글에 담았다. 304낭독회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고자 시민과 작가들이 만든 모임이다. '기억의 걸음들로 함께 새긴 4·16 세월호 참사'를 쓴 오시은 작가는 '세월호 기억의 벽을 지키는 어린이문학인들' 활동 10년을 서명운동, 릴레이 단식, 한 뼘 그림책, 기억의 벽 등으로 정리했다. 4·16연대에서 활동하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하기도 했던 은하는 자원 활동부터 세월호 참사 대학생 연대체, 사회적참사 특조위 활동까지 이어진 시간을 회상하는 글 '각자의 삶 속에 노란 리본을 달고'를 썼다. 이번 호에는 한국문학계의 수장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의 기획연재 '한국현대문학사 연습' 1회도 실렸다. 최원식 교수는 이인직-최남선-이광수로 정통을 삼는 기존 문학사의 구도를 비판하면서 연재를 시작한다. '작가들' 이재용 편집주간은 “반성 없이 받아들인 통념을 날카롭게 분리하고 유유히 회통하는 치밀한 분석의 회로가 어떠한 '연금술'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비평란에선 소월 최승구의 노트를 새로 교정·교열해 실었다. 창작란엔 문계봉·고철·손병걸·금희·김누누·김민지·박참새·이실비의 시와 유채림·최지애의 소설을 띄웠다. 장세경·임복순의 동시, 임정자의 동화도 읽을 수 있다. '우현재'에는 민통선에 위치한 교동도를 다룬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고, 민중구술로 인천여성가족재단의 '인천여성 생애구술사' 중 임인자 할머니의 구술이 실렸다. 계간 '작가들' 홈페이지(webzinewriters.com)에서 읽을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4-03-23 09:5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