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https://wimg.kyeongin.com/news/cms/2025/02/13/news-p.v1.20250213.3c274161f0704cd496488a58a245098a_P3.webp)
여주지역 기자들은 기사를 쓸 때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는지 표기법은 맞는지 언제나 더 조심스럽다. 여주시는 세종대왕의 외가이자 그의 능인 영릉이 위치하는 등 세종대왕과 인연이 깊어 ‘세종의 도시’, ‘한글의 도시’라는 시민들의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한글과 관련해 이런저런 행사도 많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5월15일을 ‘세종대왕 나신 날’로 새로 지정해 올해 영릉에서 열리는 숭모제전은 더 성대해질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 한글 사용의 원칙이 지역에서 얼마나 지켜지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영어가 남용되거나 외래어와 한자를 뒤섞은 조어의 사용으로 본래의 뜻을 더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한글시장 주차장 옆에 붙어 있는 ‘여주시장 五百年’이란 간판은 모순되기도 하고 ‘한글의 도시’에 걸맞지 않는다. 여주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여주프리미엄아울렛과 20여 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해 만든 ‘여주 상생 바우처’란 사업명도 아리송하다.
바우처란 ‘어떠한 물건이나 대상 따위를 쓸 수 있는 권리’라는 뜻의 외래어로 우리말로 바꾸면 상품교환권이다.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행정 용어도 마찬가지다. ‘원도심 활성화 방안 마스터플랜’에 쓰인 방안과 마스터플랜은 크게 보아 같은 의미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이 바른 표현이 아닐까. 또 여주시가 올해 출렁다리 개통을 앞두고 2025년 여주 관광 원년의 해 선포를 위해 지난해부터 진행한 ‘여주 관광 활성화 추진단 전략 TF 회의’의 TF도 곧 추진단과 중복된다.
여주시는 지난 11일 신년 정책 브리핑을 열고 2025년을 ‘여주 관광 원년의 해’로 선포하겠다며 ‘슬로우 여주 스테이 여주’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나는 수첩에 ‘2025년 여주 방문의 해’, ‘천천히 오래 머물고 싶은 여주’로 바꿔 적어본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차장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