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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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정겹다, 오래 씹어야 맛깔스럽다… 동해바다가 키워낸 시금치, 네가 그렇다 지면기사
[新팔도명물] 경북 동해안 효자 농작물 '영덕 영해초' '포항초' 가림막 없이 바닷가서 재배 최고로 쳐매서운 바람에 볼품 없어도 풍미 자랑겨울 노지가 키운 보물… 3월까지 수확'영해초' 영덕대게 껍질을 퇴비로 사용키토산 밑거름 덕에 휴지기 없이 출하'포항초' 자부심… 지리적표시제 등록수도권·해외로 팔려… 지역서는 귀해어릴 적부터 시금치는 과일처럼 단 음식인 줄 알았다. 적절한 짠맛에 고소한 참기름 향이 가득, 간단한 양념 외에는 아무것도 더하지 않은 시금치 무침은 과장을 조금 보태 디저트로 먹어도 될 정도로 달큰한 반찬이었다. 대학 진학 후 하숙집에서 첫 끼를 받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이 바로 이 시금치 무침이다. 질퍽한 식감에 맹물처럼 싱거운 시금치 맛이라니. 함께 넣은 마늘이나 파 향이 더욱 강해 시금치 대신에 다른 나물을 넣어도 별 차이가 없을 듯했다. 겨울 방학이 되고 고향에 다시 내려와서야 알았다. 지금껏 내가 먹어온 시금치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이었다. 경북 동해안 바닷가 바로 옆에서 소금기를 잔뜩 머금다 보니 키도 작고 볼품없는 이것이 오히려 극강의 단맛을 숨기고 있었구나.■ 적은 양념일수록 살아나는 단맛과 짠맛?경북 영덕과 바로 옆 포항에는 겨울이면 참 먹을 것이 많다. 대게며 과메기 등 해산물은 이미 너무나 유명하니 논외로 하자. 그러나 겨울철 우리 식탁을 책임질 시금치가 이맘때쯤 경북 동해안 지역의 최고 육지 특산물임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 얼마나 특별하기에 '영덕영해초', '포항초' 등 별칭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다.국내 시금치는 크게 두 가지 종자로 나뉜다. 먼저 봄에 파종해 여름에 먹는 서양계이다. 병충해가 적고 더운 기후에 잘 크는 대신 맛이 싱겁다. 여름에 먹는 시금치는 거의 이 종류이다.이와 달리 가을에 파종해 겨울에 수확하는 영해초와 포항초는 모두 동양계이다.경북 동해안 시금치는 주로 바닷가에서 기른 것을 최고로 친다. 가림막 하나 없는 바닷가 옆 동산에 온갖 바람을 맞고 자란 것들이다. 워낙 춥고 매서운 바람을 맨몸으로 맞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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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로맨스… 겨울철 입맛, 붉게 물들이다 지면기사
[新팔도명물] 찬바람 불면 찾아오는 '진해만 피조개' 헤모글로빈 함유 '핏빛 속살'… 지방 적고 빈혈 예방 임산부에 좋아깨끗한 펄·적당한 조류 '양식 최적지'… 1960년대 정부 지원 첫시작품질 뛰어나 초밥 수요 많은 일본서 인기… '진카이' 명명 특별 대우회·무침·불고기 등 다양한 가공품 개발… 작년부터 해군 식재료 납품피조개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하지만 진해만산이 품질이 가장 우수해 진해 특산물로 꼽힌다. 피조개는 크기가 12㎝ 정도로 꼬막조개류 가운데 가장 크며 수심 5 ∼50m의 고운 모래펄에 서식한다. 12월 찬바람이 불면 피조개 수확이 본격 시작된다.피조개는 혈색소가 다른 패류와 달리 헤모시아닌이 아닌 헤모글로빈이다. 이로 인해 살이 붉게 보이기 때문에 피조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피조개는 다른 조개에 비해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 데다 빈혈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철분과 헤모글로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임산부의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여기다 두뇌개발에 우수한 시스테인과 타로신이 함유돼 있어 수험생의 영양보충에도 좋다. 특히 타우린이 많아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오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식욕증진과 소화기능을 돕고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피조개는 봄에 파종해 2년째 되는 해 12월부터 채취를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한다. 서식지인 바다환경이 좋을 때인 1970∼80년대는 매년 수확하기도 했다. 오늘날 진해수협의 위판량은 호황기의 10분의 1수준인 연 1천여톤으로 금액은 100억원 정도다. 피조개 속살은 벌건 피가 흐르고 살도 붉어보여 보기만 해도 자양강장제란 생각이 드는데 그 때문인지 애주가나 식도락가들이 정력식품으로 자주 찾았다. 예전 서민들은 피조개를 겨울철에 주로 날도 먹었지만 지금은 가공품이 많아 사시사철 신선한 피조개를 만날 수 있다.■ 피조개 생산=오늘날 피조개는 95% 이상 양식이고 양식피조개 중 진해만산을 최고로 친다. 자연산 채취 작업을 하는데 들어가는 돈만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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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로코노미 이끄는 전북 부안 'MZ 디저트' 지면기사
입맛 도는 레트로 간식, 지역경제 살맛 납니다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 카페개성지방 향토 음식 '개성주악' 대표 메뉴금귤·도라지 등 토핑… 하루 1천개 판매인근 간척지 쌀 이용… 다양한 세대 인기서봄해 봄해언니네 대표 "할머니들과 먹던 기억, 다른 사람과 나누고파"#슬지제빵소겨울 필수 간식 '찐빵' 최신 트렌드 반영부친 철학 이은 4남매, 지역 명소로 키워'식어도 맛있다'… 연간 10만명 이상 발길김종우 슬지제빵소 대표 "힘든 농부들 돕고 싶어, 지역 농산물 사용 고집"로코노미란? 로컬과 이코노미의 합성어, 지역 고유 특색을 담은 상품·콘텐츠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지역'은 신선한 문화가 됐다. 지역 특산물로 만들어져 지역 고유의 특색을 보여 주는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MZ세대의 관심에 힘입어 기존 소비층인 노년층부터 주 소비층인 MZ세대까지 모든 세대를 겨냥할 수 있는 지역 기반 '로코노미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로컬과 이코노미의 합성어인 '로코노미'는 지역 고유의 희소성과 특색을 담은 이색적이고 특별한 상품·콘텐츠를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국내·지역·동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랑받고 있다. 전북 부안군 청년들이 만드는 그때 그 시절 디저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전북 부안 청년들은 '부안군 지역'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로 '부안군 지역'만의 새로운 특산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옛날에 즐겨 먹었던 개성주악, 찐빵이 최신 트렌드를 만나 '힙'한 디저트가 되면서 대박 났다.■ 청년들이 재해석한 "그땐 그랬지"전북 부안 청년이 바라본 전통 디저트는 어떤 모습일까. 개성주악은 옛날 고려시대부터 즐겨 먹던 개성 지방의 향토 음식이다. 손님을 대접하거나 잔치·연희에서 등장하던 귀한 음식은 오늘날 '힙'한 디저트가 됐다.부안에서 만드는 개성주악은 조금 더 특별하다. 개성주악 맛집으로 유명한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카페'에서는 갓 도정한 부안 간척지 찹쌀을 직접 빻아 막걸리를 넣어 반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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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10종 10색' 개성 뽐내는 '여수 돌산갓' 지면기사
서동훈 박사, 1954년 세구지마을 日 품종 도입 시초 온대 계절풍·적절한 논밭 경사도·배수성 재배 적합알싸한 매운맛 '시니그린' 항산화·항염·항암 효과심혈관 기능개선·풍부한 단백질·무기질 함유 장점돌산특공대, 앞으로 갓! '늦동이, 순동이, 신동이, 짱돌이, 쌈돌이, 꽃돌이, 자람이, 자랑이, 알싸미, 매코미……'.특성을 그대로 담은 것 같은 이 애칭들은 모두 여수시가 자체 개발한 돌산갓 품종들의 이름이다. 갓의 종주 도시 여수는 지난 2001년부터 우리 돌산갓 품종을 육성해왔다. 지금까지 개발된 자체 품종은 모두 10종이다. 여수돌산갓 1호인 '늦동이'는 다른 품종에 비해 한 달 정도 늦게 나오기에 이같이 이름 붙여졌다. 매운맛이 덜한 쌈용 '순동이'(2호), 김장용 '신동이'(3호), 잎이 두꺼운 '짱돌이'(4호), 관상용 꽃으로도 쓰이는 '꽃돌이'(6호), 매운맛이 강한 '매코미'(9호), '알싸미'(10호) 등 저마다 개성을 지녔다.여수돌산갓과 돌산갓김치는 지난 2010년 둘 다 지리적표시에 등록될 정도로 '여수하면 떠오르는' 특산품이다.돌산갓의 유래는 무려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여수수산고 생물학 교사를 지낸 서동훈(1926~2014) 농학박사가 일본에 다녀온 뒤 1954년 돌산읍 우두리 세구지마을에 일본 품종을 도입해 재배한 것이 시작점으로 알려졌다. 섬 지역인 돌산읍 우두리에서만 30년간 재배되던 갓은 지난 1984년 돌산대교가 놓이면서 점차 뭍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여수시는 1990년대부터 돌산갓김치 공장 등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지난 2007년에는 돌산갓연구팀을 신설하며 '여수만의 갓'을 재배하기 위해 힘써왔다.돌산갓 전담조직의 노력 끝에 지난 2010년에는 돌산갓·돌산갓김치 지리적표시 등록, 2013년에는 돌산갓김치의 특허청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 등의 결실을 봤다.500여 농가가 참여하는 여수시돌산갓영농조합법인과 77개 업체가 소속된 사단법인 여수돌산갓김치생산자연합회는 지리적표시 등록단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돌산갓을 생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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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입안에서 춤추는 달달함… 충남 논산 '양촌 곶감' 지면기사
전국 3대 생산지, 14만여 그루 주렁주렁 북서계절풍 강하고, 통풍도 잘되는 기후건조과정 떫은 맛 성분 '타닌' 불용성으로당도 높고 쫀득쫀득… '발전 특구' 지정대둔산 자락 450여 농가, 한해 60억 소득내달 8~10일 '곶감축제'… 전국적 행사로 떨떠름하던 너, 바람 맞고 변했구나 '곶감의 고장' 논산시 양촌면 감 덕장에는 주홍빛 곶감이 달콤·쫀득하게 익어가고 있다. 곶감은 생감을 익기 전에 따서 껍질을 얇게 벗긴 후 타래에 꿰어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건조시켜 만든다. 충남 논산시 양촌면은 전국 3대 곶감생산지로 유명하다. 지금 양촌에는 자그마치 14만 그루의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이 마을 곳곳에서 곶감으로 익어가고 있다. 천혜의 햇볕이 풍성하게 찾아들어 가을이 계절을 넘길 즈음 북서계절풍이 강하게 불며, 통풍이 잘되고 높은 일교차와 많은 안개가 있어 양촌곶감의 쫀득쫀득한 맛의 비결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양촌곶감은 높은 당도와 쫀득쫀득한 식감이 어우러져 곶감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한 매력이 있어 인기가 높다. 이에 양촌곶감을 최고치로 평가해 2006년 12월 특화발전특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논산 양촌곶감 지역특화발전 특구'로 지정, '2008 우수특산품 대상'에 선정됨에 따라 특산품에 대한 상품가치의 상승효과와 판로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곶감의 역사적 기록곶감은 명절이나 제사 때 쓰는 과일의 하나다.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건시(乾枾)'라고도 한다. 감은 '향약구급방'에 기록되어 있어 고려시대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감을 말린 곶감은 문헌에 보이지 않고 있다.곶감은 조선시대에 많이 애용된 듯하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1682년(숙종 8년) 중국에 보낸 예물목록 중에 보인다. 19세기 초의 문헌 '주영편 晝永編'에는 종묘제사 때 바치던 계절식료품으로 기록돼 있다.감에는 껍질이 두꺼운 것과 얇은 것이 있다. 곶감용으로는 껍질이 얇고 육질이 치밀하며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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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천혜의 자연이 품어낸 '영월 장' 지면기사
통일신라 초기 간장·된장 사용 기록17세기 후반부터 고추장 만들기 시작비옥한 사양토 환경 원재료 재배 적합1996년 '장류품평회' 1등후 사업 개진보리·벌꿀 등 첨가 다양한 종류 개발영월군, 2025년까지 '거점 센터' 추진 ■ 장(醬)의 역사=삼국사기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간장과 된장을 만들어 사용했으며 1018년 고려사에 백성을 위해 옷감과 장(醬)을 공급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 명종 때 편찬된 구황촬요에는 장의 제조방법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장(醬)이 약용으로 사용되며 1715년 홍만선이 저술한 산림경제에서 콩을 사흘 동안 띄우면 생사한다고 해 현재의 청국장을 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고추장은 고추가 처음 들어 온 임진왜란 이후 17세기 후반부터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비록 간장과 된장에 비해 뒤 늦게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독특한 점이 있다. 조선 영조가 고추장을 즐겼다는 말이 승정원일기에 20회나 기록돼 있다고 한다. ■ 영월 장(醬)의 초시=영월지역에서의 활발한 장류사업의 초시는 1996년으로 보고 있다. 영월농협은 지역 축제인 단종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장류품평회에서 보리고추장을 출품해 1등을 차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장류 개발에 힘을 쏟았다. 현재 벌꿀 고추장을 세계 10개국 기내식에 공급하며 세계 곳곳에 영월 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지금은 영월고추의 브랜드로 홈쇼핑에서 매출액 1위를 차지하는 '비단초' 고춧가루를 생산하고 있으며 홈쇼핑을 통해 영월콩을 이용, 연간 150t의 메주를 판매하고 있다. 영월농협은 조합원과 콩, 고추를 전량 계약 재배해 장류사업을 활성화하며 전국 농협 우수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대통령 명절 선물세트에 영월 간장이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영월 장류산업의 토대 영월농협=영월농협가공사업소의 마당에는 300여개의 항아리에서 구수한 전통의 맛이 익어가고 있다. 달지 않아 찌개나 국물 요리에 좋은 '전통 보리고추장'과 귀한 벌꿀을 넣어 고급스런 맛이 일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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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지역경제 살리는 효자… 경남 거제 맹종죽 지면기사
하청면 국내 최대 군락지 '지리적 표시제 30호'… 10만㎡ '테마파크' 年 10만명 발길굵고 담백한 죽순, 식이섬유 풍부해 혈압·당뇨 등 효능… 육류와 '영양 궁합'플라스틱 대체 '무공해 용기' 각광… 친환경 칫솔 제작 업체 '뱀부하우스'에 공급도값싼 수입 죽순과 시장 경쟁… 숯가마·캠핑용품·스파게티 등 산업 활성화 모색맹종죽은 가장 굵은 대나무의 한 종류다. 높이 10~20m, 지름 20㎝까지 자란다. 원뿔 모양으로 솟아난 죽순은 직경이 15㎝ 정도로 다른 종에 비해 크고 굵다. 딱딱한 밑동을 잘라낸 뒤 껍질을 벗기면 흔히 볼 수 있는 계단 모양의 깨끗한 속만 남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제시 하청면에서 처음 재배됐다.맹종죽은 중국 강남에서 많이 자란다 하여 '강남죽(江南竹)', 죽순을 먹기 위해 재배한다고 해서 '죽순대'라고도 불린다. '맹종죽'이라는 이름은 중국 고사 맹종읍죽(孟宗泣竹)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맹종은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사람이다. 병든 어머니가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자 한겨울에 죽순을 찾아 나선 맹종. 하지만 추운 겨울 죽순이 있을 리 만무했고 맹종은 눈 쌓인 대밭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맹종의 눈물이 떨어진 곳에 눈이 녹아 대나무 순이 돋았다는 효자 이야기다. 일반 대나무가 죽세공에 사용되는 반면 마디가 짧고 굵은 맹종죽은 주로 죽순을 채취해 먹는 식용으로 쓰인다.■ 맹종죽 시배지 거제시 하청면경남 거제시 하청면은 우리나라 최대의 맹종죽 군락지가 있는 곳이다. 1927년 하청면 공무원 신용우씨가 일본 산업시찰 뒤 귀국할 때 뿌리가 있는 묘목 3그루를 가져와 심은 것이 퍼진 것이다. 국내 맹종죽의 첫 재배지가 하청면인 셈이다.거제 맹종죽은 특유의 전통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2년 산림청 지정 지리적표시 제30호로 등록됐다. 지금은 300㏊의 면적에 540여만 그루의 맹종죽이 이곳 거제시 하청면에서 자란다. 국내에서 자라는 맹종죽의 약 70%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청면에는 맹종죽테마파크가 있다. 맹종죽 재배 농민 19명이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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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다양한 요리법 연구되는 '제주 말고기' 지면기사
제주는 예로부터 말을 사육하는 목마장으로 유명한 '말(馬)의 고장'이다. 속담에도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라산 중턱의 드넓은 초원에서 말들이 떼를 지어 여유롭게 풀을 뜯는 '고수목마(古藪牧馬)'의 목가적 풍경이 영주십경(瀛州十景·제주의 아름다운 경관 10곳)의 하나로 꼽힌다.제주가 대표적인 말의 고장으로 자리 잡은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원(元)나라는 삼별초의 난을 진압한 후 충렬왕 3년(1277) 제주에 목마장(牧馬場)을 설치하고 목호(牧胡·말 키우는 몽골인)를 파견해 말을 기르게 했다. 조선시대 들어서는 제주에 국가 관영 목장 10곳이 설치돼 소와 말을 방목해 사육했다.민간인들도 민영 목장에서 말과 소를 사육하면서 목축업이 번성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헌마공신(獻馬功臣) 김만일'이다. 김만일은 임진왜란 때인 선조 27년(1594)부터 정묘호란 전후인 인조 2~6년(1624~1628)까지 수차례에 걸쳐 1천필이 넘는 말을 국가에 헌납했다. 인조는 78세의 김만일에게 명예직인 종1품 숭정대부를 서훈했다. 제주 사람들이 말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도 고려시대 제주에 목마장이 설치되면서부터인 것으로 전해진다.조선시대에는 제주 목마장에서 매년 말고기를 포 떠서 말린 '건마육(乾馬肉)'을 임금에게 진상했으며, 연산군은 정기 보충을 위해 말고기 육회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말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조선 세종 때는 '금살도감(禁殺都監)'을 설치해 말 도축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평안도에 강제로 이주시킬 정도로 말 도축을 엄격하게 막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이 질 좋은 제주 말고기를 군수용품으로 쓰기 위해 통조림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현재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말고기의 70% 이상을 제주산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연도별 말고기 도축 두수를 보면 2020년 1천143마리, 2021년 1천151마리, 2022년 1천501마리 등 3년간 3천795마리인데 이 중 2천989마리(78.7%)가 제주에서 도축됐다.고려시대 '목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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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선조들의 과학 '안동 한지' 지면기사
고택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문종이를 새로 바른다. 이 때 사용되는 한지는 빛과 공기는 통과시키지만 바람을 막아 준다. 햇살이 한지 창호지를 뚫고 방안 가득 쏟아져도 한겨울 삭풍을 막아내는 신비의 종이다. '한지'(韓紙), 천년을 간다는 세계 최고의 종이다. 조선 후기 문신 신위는 '종이는 천 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 년을 간다'(紙一千年 絹五百)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한지는 제작 방법의 특성상 보존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다.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신라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해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등 유물들이 천 년을 견디는 한지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닥나무를 베고·찌고·삶고·말리고·벗기고·다시 삶고·두들기고·고르게 썩고·뜨고·말리는 99번의 손질을 거친 후 마지막 사람이 100번째로 만진다해서 한지를 '백지'(百紙)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종이로 인정받고 있는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그 중심에 '안동한지'가 자리매김하고 있다.'종이는 천년, 비단은 오백년'세계에서 가장 오랜 목판인쇄물'무구정광대다라니경' 등 유물한지의 보존성·내구성 입증'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그 중심에 안동 한지가 자리매김■ 질감·풍부한 색감으로 전국 최고 명성안동시는 전주시·원주시와 함께 국내 3대 한지 생산 지역으로 자리잡고 있다.안동을 국내 3대 한지 생산 지역으로 만들고 있는 '안동한지'는 안동시 문화재 한지장(韓紙匠) 이병섭(57) 대표가 아버지 이영걸(81·안동한지 회장) 닥종이 명인의 뒤를 이어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안동한지는 국내 최대 전통한지 생산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안동한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닥나무를 주원료로 전국 최고 품질의 한지를 생산해 내고 있다. 안동·전주·원주 국내 3대 생산지… '안동한지' 국내 최대 생산업체이병섭 대표, 아버지 이영걸 명인 이어… 각종 문화재 복원용 제작 안동한지는 외발지, 순지, 창호지, 배접지, 색한지, 공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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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명물] 사과 명산지 타이틀 노리는 '포천사과' 지면기사
'사과하면 대구·경북'이란 말이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치도 못한 대관령에서조차 사과가 재배되는 시대가 오자 사과 명산지의 판도도 뒤바뀌고 있다.경기도에서는 포천이 대한민국 사과 명산지의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포천 사과'라는 이름이 이제 귀에 익을 정도로 최근 들어 그 위세가 대단하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시장과 백화점, 대형 할인점은 물론 동네 편의점에서도 포천 사과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달 추석 대목에는 전국적으로 사과값이 치솟아 '금값'이라 불렸지만, 포천 사과는 추석 선물로 포천의 명물 '이동 갈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포천시가 매년 추석 무렵 여는 농축산물축제에서 지역대표 농특산물로 사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도 한몫했다.포천 사과가 이처럼 자리를 잡게 된 것은 그동안 숱한 실패를 딛고 지역 토양과 기후에 맞는 재배기술을 개발한 농가의 땀과 새로운 소득작물로 육성하려는 포천시의 뒷받침이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기후온난화 영향 '사과=대구·경북' 공식 변화백지상태서 도전… 20년새 170여 농가로 늘어농민의 땀과 市 소득작물 육성 뒷받침 시너지생산 과정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노력도 활발 ■ 포천 사과 '의심에서 확신으로'포천에서 사과가 재배된 지는 20년 남짓 된다. 2000년대 초 일부 농가에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사과나무를 심어보기 시작했다. 평생 인삼이나 포도만 길러왔던 농부들이 거의 백지 상태에서 시도한 거나 다를 바 없었다. '무모한 도전'이 될 것이란 주위의 차가운 시선도 견뎌야 했다. 지역 농가에 농업기술을 지도하던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실증사업을 통해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당시는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종전까지 남부지방에서만 가능했던 일부 작물이 한창 북상 중이던 시기로 포천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실증사업이 진행됐다. 첫 시도의 결과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사과재배의 가능성이 확인된 정도였지 앞으로 헤쳐가야 할 길은 멀어 보였다. 사과재배 개척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