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국제연대의 힘, 저어새를 지키는 사람들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국제연대의 힘, 저어새를 지키는 사람들 지면기사

    한국 빨강·대만 파랑·홍콩 초록… 가락지로 함께 둥지 지킨다2000년대 초 심포지엄서 부착 제안보호활동가들 정보공유 분석 계기로위험요소 제거 등 국제적 협력 온힘전 세계 6603마리 관찰 '역대 최대' "혹시 렌즈 너머로 보이는 저어새 무리 중 다리에 빨간색 '가락지'(표식)가 있는 저어새를 발견했습니까? 그렇다면 그 저어새는 한국에서 왔다는 뜻입니다."11월1일 대만 타이난(台南)시 한 저수지에서 망원경으로 저어새를 관찰할 때의 일이다. 이날 동행한 대만야생조류학회(TWBF) 상임이사 필립 쿠오는 기자에게 흥미로운 얘기를 하나 해줬다. 저어새 중 몇몇은 다리에 알파벳과 숫자로 구성된 '고유번호'가 적힌 유색 가락지를 달고 있는데, 그 색을 보면 어디서 날아왔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 대만, 홍콩 등 각국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은 2000년대 초반 홍콩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저어새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저어새 개체 수가 극히 적었기 때문에 새에게 표식을 남겨 서식지와 이동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분석해 보자는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가락지 부착 사업이 시작된 2002년부터 우리나라도 '한국물새네트워크' 주도로 저어새에게 가락지를 달아줬다.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이자 조류연구가인 이기섭 박사는 당시 번식지가 워낙 적고 접근도 어려워 가락지를 부착할 수 있는 저어새가 5마리도 채 되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그러던 2009년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 번식이 확인되는 등 개체 수와 번식지가 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50마리까지 가락지를 부착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인천지역 환경단체 활동가와 학생들도 이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저어새에게는 가락지와 함께 위성추적장치(GPS)도 부착하는데, 아직은 무게가 무거워 몸집이 큰 일부 개체에만 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아는 이 역시 그리 많지 않다.저어새가 태어나는 한국(인천 등)뿐 아니라 월동지인 홍콩·일본·대만도 새끼 저어새 또는 환경단체가 구조한 저어새를 돌려보낼 때 가락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저어새에 빠진 시민들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저어새에 빠진 시민들 지면기사

    "송도갯벌 매립 물새 줄어"… "환경 지키려 종이컵 안써" 서식지 매일 모니터링 류기찬씨관찰 생태교육에 열중 이서현양# "저어새는 살짝 허술한 것이 매력이에요. 먹이도 잘 잡지 못하고 수영도 못하는 모습이 귀여워요."환경단체 '저어새와 친구들' 시민 모니터링팀으로 활동하는 대학생 류기찬(21)씨는 4년 전 저어새를 처음 만났다. 도심 한복판에 멸종위기 동물이 있다는 기사를 보고 호기심에 인천 남동유수지를 찾았다가 저어새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저어새가 번식을 위해 인천을 찾는 4월부터 7월까지 류기찬씨의 하루는 여느 때보다 빨리 시작된다. 이른 새벽이면 집이 있는 서울에서 차를 몰고 남동유수지로 향한다. 저어새가 얼마나 찾아왔는지, 알은 몇 개인지, 둥지는 어디에 만들었는지 살펴본 뒤 서울로 돌아가 등교 준비를 한다. 이런 일과는 둥지에 있는 마지막 새끼 저어새가 인천을 떠날 때까지 매일 반복된다.그와 함께 시민 모니터링팀에서 활동 중인 100여 명의 시민은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이지만, 저어새를 아끼는 마음은 모두 똑같다고 한다. 류씨는 "송도갯벌이 매립돼 인천을 찾는 물새 수가 매년 줄어드는 걸 보며 요즘은 새들을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저어새를 지키려고 전기를 절약하고 종이컵도 쓰지 않아요."인천 석천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서현(11)양은 4살 때부터 친오빠를 따라 저어새 생태학습관 교육 프로그램 '저어새 작은 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저어새를 관찰해 일기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이양은 "찰흙 놀이 선생님인 생태학습관 '저어새 할아버지'랑 찰흙으로 저어새를 만드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며 "재밌는 활동도 하고 신기한 새를 봤다고 반 친구들에게 자랑했더니 친구들이 자기도 가고 싶다고 해서 소개해 줬다"고 웃으며 말했다.이양은 "원래 새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저어새가 부리를 땅에 콕 박고 먹이를 먹는 모습이 웃겨서 좋아하게 됐다"며 "저어새가 사는 환경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평소에 전기를 아끼려고 불도 잘 끄고 종이컵도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저어새를 지키는 대만·홍콩·일본 활동가들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저어새를 지키는 대만·홍콩·일본 활동가들 지면기사

    '국경 없는 공존'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험지 마다 안해 차 긁힌 흔적 가득"염전·양식장 보호구역 지정 노력"겨울 개체수 조사, 먹이터 유지"새와 사람의 공간 구분, 존중을"활동가 단체 꾸려 주민·학교 교육"지자체·정부의 무관심 안타까워" 인천에서 나고 자란 저어새들이 무사히 겨울을 보내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려면 해외 월동지의 서식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천 등지에서 저어새를 연구하는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이자 조류 연구가인 이기섭 박사는 대만과 홍콩 등 각국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기섭 박사는 "저어새라는 하나의 관심사를 가진 각 나라의 활동가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월동지에서 저어새들이 안전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힘쓰는 이들을 소개한다.■ 거친 수풀 마다않는 저어새 전문가대만야생조류학회(TWBF) 상임이사 필립 쿠오는 매일 대만 남부지역 저어새 서식지를 찾아다니며 그곳에 머무는 이유를 분석하는 일에 여념이 없다. 길이 나지 않은 수풀이라도 저어새가 있을 만한 곳이라면 최대한 근처까지 접근한 뒤 망원경 렌즈를 당겨본다. 그래서 그의 차량은 깨끗한 날이 없고 나뭇가지 등에 긁힌 흔적이 가득하다.'어떻게 하면 더 많은 저어새가 대만에서 편하게 머물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그는 언제부턴가 서식지가 아니었던 지역에 저어새가 날아들면,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주변 환경부터 살핀다. 그리고 저어새가 선호하는 장소로 확인되면, 해당 지역이 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되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타이난이나 가오슝에는 저어새가 서식할 만한 염전과 양식장이 많아요. 이런 곳들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쩡원(贈文)강 동쪽부터 태양광 패널 설치가 시작됐는데, 서쪽에는 설치하지 못하게 막고 있어요. 대만은 내륙보다 해안가의 산업화가 더딘데, 정부에 '꼭 지켜야 할 새들의 공간(IBA, Important Birds' Area)' 명단을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저어새는 지금 어디쯤 날까… 이동경로 웹에서 본다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下)] 저어새는 지금 어디쯤 날까… 이동경로 웹에서 본다 지면기사

    '대만저어새보전협회' 사이트 제작고유번호로 날짜·머문 곳 등 식별올해 인천에서 번식을 마치고 떠난 저어새는 지금 어느 나라에 머물고 있을까? 전 세계를 이동하는 저어새들의 정보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대만저어새보전협회'가 제작한 공식 웹사이트(bfsn.bfsa.org.tw)다.이 사이트는 저어새에 부착한 유색 '가락지'(표식)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활동가나 탐조인들이 가락지를 다리에 달고 있는 저어새를 발견하면, 수시로 그 날짜와 장소 등 각종 정보를 사이트에 입력한다. 이런 정보가 누적돼 저어새가 1년 동안 다닌 경로와 머문 시간 등을 분석하는 귀한 자료가 된다.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해당 사이트에 계정을 만들어 접속하면 '이동 경로(Migration Track)' 카테고리가 보인다. 이 페이지에서 '저어새 선택(Choose a Spoonbill)' 버튼을 누르면, 보고 싶은 저어새의 가락지 색과 알파벳, 저어새마다 부여한 숫자를 설정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사이트는 저어새의 이동 날짜와 경로는 물론, 어떤 새들과 함께 머물렀는지도 자세히 보여준다.그 예로 '타이난의 딸'이라 불리며 대만 현지의 사랑을 받는 저어새 'T69'는 10월28일 다시 타이난을 찾아왔을 때 E37(한국), K94(한국), T65(대만) 등 가락지를 단 저어새 친구 9마리와 함께였다. 가락지가 없는 저어새까지 고려하면 T69가 20여 마리 친구와 함께 타이난에 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물새네트워크는 지난 2020년 말 완료한 '저어새 전국 모니터링과 서식지 이용 연구'에 이 사이트의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기도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대만저어새보전협회'가 제작한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한 저어새 'K69'의 이동경로. 저어새 K69는 2007년 7월15일 인천 강화군 각시암도에서 처음 발견돼 가락지를 부착한 이후 인천과 일본, 대만에서 확인됐다. /대만저어새보전협회 홈페이지 캡처'대만저어새보전협회'가 제작한 공식 웹사이트에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신도시·이상기후, 저어새에겐 '직격탄'… 좁아지는 월동지 서식환경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신도시·이상기후, 저어새에겐 '직격탄'… 좁아지는 월동지 서식환경 지면기사

    도시 개발과 기후 변화… 일본·홍콩, 그리고 인천 日 하카타만 바다·갯벌 매립 조성3년전 댐 생겨 쉼터 사구도 사라져홍콩 마이포 습지에 새우양식장맹그로브 성장 빨라져 땅 메말라 일본 후쿠오카(福岡)시 하카타만. 이곳은 인천을 떠난 저어새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월동지다. 10월29일 하카타역에서 차를 타고 20분 정도 달리자 타타라강 하구 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부리로 강바닥을 휘저으며 먹잇감을 찾는 저어새들이 보였다.한때 일본 최대 월동지였던 하카타만의 저어새 개체 수는 최근 급격히 줄고 있다. 후쿠오카시가 1994년부터 하카타만 인근 바다와 갯벌 4.01㎢를 매립해 조성한 신도시 '아일랜드시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바다와 갯벌이 사라진 것이다. 송도국제도시 등을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면적의 바다와 갯벌을 메운 인천의 모습이 떠올랐다. 2002년 700여 마리까지 목격된 하카타만의 저어새 개체 수는 지난해 50여 마리 수준으로 줄었다.타타라강의 댐도 저어새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다. 3년 전 댐이 생겨 강 하구에 쌓이는 흙의 양이 줄면서 저어새 쉼터인 사구(모래언덕)도 사라지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환경 보호 활동가들이 포대로 제방을 쌓았지만, 후쿠오카시가 '불법'이라며 모두 철거해 버렸다. 이날 비좁은 사구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저어새 6~7마리가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취재진과 동행한 일본 저어새네트워크 창립 멤버 마츠모토 사토루는 "무엇보다도 하카타만은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저어새 월동지이자 중간 기착지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카타만에서 밀려난 저어새는 구마모토나 오키나와 등에 새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면적이 너무 좁아 대체 서식지로는 적합하지 못한 상황이다.마츠모토는 "일본은 한국처럼 넓은 갯벌이 없어서 서식지가 많아야 안정적으로 저어새가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며 "후쿠오카시가 뒤늦게 아일랜드시티 인근에 0.08㎢ 규모의 대체 서식지를 만들겠다는 대안을 내놨지만, 서식지에 해수가 드나드는 것이 아닌 빗물을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저어새 터, 갯벌은 메워지고… 보호지역 지정땐 주민과 충돌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저어새 터, 갯벌은 메워지고… 보호지역 지정땐 주민과 충돌 지면기사

    유네스코 유산 추진 '인천 갯벌' 여의도 251배… 국내 두번째 크기'2단계 등재' 반대 부딪혀 제자리市, 환경·항만과 등 부서사업 상충인천 갯벌 면적은 총 728.3㎢로,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넓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강화군, 중구 영종도, 옹진군 섬 지역 등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1배에 달하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국내 갯벌 전체 면적의 29.3%를 차지할 정도로 광활하다.인천 갯벌은 봄마다 인천을 찾아오는 저어새들의 고향이자 먹이터다. 저어새들은 송도 갯벌, 강화도 갯벌, 영종도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여름을 보낸다. 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 등 지구 반 바퀴를 날아가야 할 물새들에게도 갯벌은 꼭 쉬어가야 할 휴게소 같은 곳이다.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021년 7월 한국의 갯벌(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보성·순천)을 세계유산으로 1단계 등재하면서 "철새들에게 가치가 있는 인천 갯벌이 세계 유산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유네스코도 인정한 철새들의 휴식처이자 먹이터 역할을 하는 인천 갯벌은 계속된 매립으로 면적이 좁아지고 있다. 송도갯벌 면적은 과거 22.71㎢였지만, 지금은 송도 11공구와 6·8공구, 9공구 일대에 6.71㎢만 남았다. 영종도 갯벌도 이미 많은 면적이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매립된 데다, 시민·환경단체 반발로 일단 중단된 영종2지구 조성계획 등 각종 개발 이슈로 위기다.지역 환경단체들은 추가적인 갯벌 매립을 막고자 세계자연유산 2단계 등재에 인천 갯벌을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연수구, 중구, 강화군, 옹진군 등 관련 기초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갯벌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기존 개발사업이 축소되는 등 제약을 받거나, 규제 적용 지역이 늘어나 어민들의 생업 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인천시는 인천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힘쓰면서도, 송도갯벌을 가로지르는 배곧대교 건설에 협력하는 등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재 인천시는 저어새 등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환영잔치·생일잔치·환송잔치… 생애를 이해하면 생명도 존중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환영잔치·생일잔치·환송잔치… 생애를 이해하면 생명도 존중 지면기사

    인터뷰┃김미은 인천 저어새 생태학습관 사무국장 부화한 새끼에 표식 등 활동 참여"생태교육 교실서만 이뤄질수 없어" "목표는 인식 개선이죠. 아직 저어새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인천과 경기 시흥 내 9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저어새NGO네트워크'. 여기에 속한 시민단체 '저어새와 친구들'은 저어새 생태학습관을 수탁 운영하고 있다. 저어새 생태학습관 김미은(사진) 사무국장은 저어새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을 꼽았다.저어새 생태학습관은 평소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태환경 교육을 한다. 학생들은 저어새와 물새의 서식지인 습지에 대해 배우고, 남동유수지를 돌아보며 저어새를 관찰한다. 또 저어새의 생애를 이해하면서 생명을 존중하고 다른 동식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마음을 기른다.학생 등 시민들은 저어새 지키기 활동에 동참할 수도 있다. 저어새가 인천에 오기 전에 둥지 터를 정비하고, 저어새 섬에서 부화한 새끼 저어새에 표식 등을 붙이는 작업에 참여한다. 저어새가 인천을 찾는 3월에는 환영잔치를, 새끼 저어새가 태어나는 5월엔 생일잔치를, 저어새가 월동지로 떠나는 11월엔 환송잔치를 열어준다. 김미은 사무국장은 "생태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뤄질 수 없다. 직접 현장을 보고 왜 우리가 환경을 보전해야 하는지 직접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저어새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천에 머무르는 저어새는 남동유수지 등 서식지에서 이뤄지는 불법 낚시나 쓰레기 투기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저어새와 친구들'은 이런 행위를 막고 저어새의 서식지를 지키는 일에도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할 계획이다. 김 사무국장은 "저어새를 지키는 일은 시민단체 힘만으로는 할 수 없다"며 "저어새뿐만 아니라 인천을 찾는 검은머리갈매기, 두루미 등 다른 물새에 대한 관심도 늘려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갯벌 가로질러 잇는 다리, 철새들의 생명줄 끊는다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中)] 갯벌 가로질러 잇는 다리, 철새들의 생명줄 끊는다 지면기사

    세계 최대 '저어새 번식지'에 찾아온 위기 전세계 80% 인천·대부도가 고향대부분 매립 송도갯벌, 개체 급감배곧대교 건설로 남동유수지 위협강화·영종도 서식환경 점점 악화배출 생활하수 처리기준 없어 몸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 승기천 하류 사이에 있는 남동유수지에는 매년 봄 어느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검은색 긴 부리와 하얀 털을 지닌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들이 유수지 내 인공섬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는 모습을 멀리서도 관찰할 수 있다. 저어새는 부리를 좌우로 '저어'서 먹이를 찾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 세계 저어새 최대 번식지 '인천'남동유수지에서 멸종위기종 저어새들이 번식을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전 세계 저어새 80% 이상은 인천 갯벌과 안산 대부도 갯벌이 고향이다. 특히 인천은 갯벌이 넓게 형성돼 있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지역이다. 감각이 발달한 부리로 얕은 물을 휘저어 물고기와 새우 등을 먹는 저어새가 번식하기엔 인천이 최적지다. 오늘날 인천은 전 세계 저어새의 최대 번식지로 주목받고 있다.인천에서 매년 4~7월 번식하는 저어새는 남동유수지를 비롯해 영종도 수하암과 저어도, 강화도 각시암과 끝섬, 연평도 인근 무인도인 구지도, 세어도 인근 매도 등에 머물다 10월 중순이면 월동지인 일본이나 대만, 홍콩으로 날아간다.■ 송도 갯벌 매립과 배곧대교 건설… 서식지 축소안타깝게도 저어새들의 '인천 살이'는 매년 어려워지고 있다.남동유수지 저어새들의 주요 먹이터인 송도갯벌은 상당 부분 매립됐다. 최근에는 인천 신항 인근 송도국제도시 10공구 매립과 워터프런트 공사가 이뤄지면서 저어새 개체 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시민단체 '저어새NGO네트워크'가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면 2019년 5천885마리에 달했던 송도갯벌 저어새는 2021년 3천351마리까지 줄었다.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경기 시흥시를 잇는 배곧대교 건설사업이 계획돼 있는 것도 저어새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배곧대교가 건설되면 송도갯벌과 남동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上)] 대만 타이난 어민들이 내어준 '생태 친화 서식지'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上)] 대만 타이난 어민들이 내어준 '생태 친화 서식지' 지면기사

    조업 끝난뒤 물 말리지 않고 남겨겨울철 저어새 먹이 공급처 역할적은 인센티브에도 참여자 늘어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곳곳 패널"일정 범위내 서식지 보존 노력"11월1일 찾은 대만 타이난(台南)시. 저어새를 관찰하기 위해 30분 정도를 차로 달리는 동안 도로 양옆에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계속 보였다. 어떤 곳은 흙을 쌓아 올려 네모나게 구획을 나눠놓기도 했는데, 맑은 물에 잠긴 논의 모습 같기도 했다. 간혹 물 없이 바닥이 보이는 구역이 있어 살펴보니, 예상보다 깊지 않아 저수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함께 차에 타고 있던 대만야생조류학회(TWBF) 필립 쿠오 상임이사에게 물어봤다. 이는 대만 전통 방식의 '물양식장'이었다. 타이난을 포함한 대만 남부지역은 늦어도 매년 11월 중순에는 양식이 끝나는데, 물이 없는 곳은 고기잡이를 모두 마친 양식장이다. 물이 남아있는 곳은 아직 양식 중이거나, 저어새들을 위해 물을 말리지 않고 남겨둔 양식장이라고 했다.■ 대만 정부, 양식장 내주는 어민에 '인센티브''저어새들을 위한 양식장이라니…'. 이는 대만 전통 방식을 따르는 양식장이라서 가능했다. 이곳 어부들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특별한 양식문화'를 지향한다. 양식장 주변에 별다른 차단막이나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마치 호수에 물고기를 키우듯 양식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어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찾기 시작했고, 주민들은 저어새들의 겨울나기에 양식장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대만 정부는 겨울에도 양식장의 물을 말리지 않고 저어새들의 휴식처이자 먹이터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만에서는 이를 '생태 친화적 서식지'라고 부른다. 저어새 서식지 조성에 동참하는 어민은 타이장 국립공원으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다. 타이장 국립공원은 2009년 대만 정부가 타이난에 개관한 대표 생태공원으로, 저어새들이 타이난에 많이 날아온다는 사실이 공원 조성에 큰 계기가 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만을 찾은 저어새는 4천228마리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인 2천2

  •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上)] '타이난의 딸이 돌아왔다'… 종 아닌 개체로 받은 사랑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上)] '타이난의 딸이 돌아왔다'… 종 아닌 개체로 받은 사랑 지면기사

    '겨울 방문 4천마리, 전세계 최대'저어새 관찰 시·현 13곳으로 늘어현지언론, 치료후 재방문 주목도대만이 저어새들의 대표 월동지로서 꾸준히 저어새 보호와 서식지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만 현지 유력 언론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대만 4대 신문 중 하나인 '중국시보(中國時報)'는 올해 4월25일 '겨울철 대만을 찾는 저어새 4천마리 넘어… 전 세계 최고치 기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전 세계 저어새 개체 수가 주로 대만에서 증가하는 만큼, 서식지 보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뼈대다.해당 보도가 '2023 싱크로나이즈드 글로벌 센서스 보고서'를 인용한 내용을 보면, 세계 곳곳에서 지난겨울을 보낸 저어새는 총 6천603마리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 중 대만에 머문 저어새는 4천228마리(64.03%)로, 저어새 개체 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겨울 서식지였다.눈에 띄는 점은 인천에서 그러하듯 저어새가 대만 내에서도 다양한 서식지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저어새는 타이난(台南, 2천279마리), 자이(嘉義, 947마리), 가오슝(高雄, 450마리) 등에서 주로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10마리 미만의 저어새가 확인된 지역까지 합해 총 13개 직할시(市)와 현(縣)으로 늘었다. 대만 행정구역은 2개 성(省), 6개 직할시, 13개 현으로 구성돼 있다.중국시보는 "올해 대만 남부지역 서식지가 적은 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건조해지자 저어새가 더 적합한 장소를 찾게 됐고, 이 때문에 분포 범위가 더 넓어져 예상 관찰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저어새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과 '서식지 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다른 대만 4대 신문인 '자유시보(自由時報)'는 11월6일 '너무나 특별한 노란 얼굴, 타이난의 딸 T69가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T69는 지난 2015년 오염된 물고기를 먹어 보툴리누스균에 중독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저어새다. 당시 타이난야생조류협회는 특수동물병원과 협력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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