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

  •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5·끝)] 전문가 제언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5·끝)] 전문가 제언 지면기사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웃 갈등을해결하는 데에도 '골든 타임'이 있습니다주건일 YMCA이웃분쟁조정센터장은 "오랜 시간 갈등이 누적되면 풀기 어려워진다"며 "이웃과 얼굴을 붉힐 때 직접 찾아가 항의하지 말고, 관리사무소나 갈등 중재 기관, 주민 조정가 등 제3자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 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주 센터장은 YMCA이웃분쟁조정센터가 설립된 2011년부터 전국을 다니며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 이웃 갈등을 중재해온 해당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그는 서울시이웃분쟁조정센터, 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 평택시이웃분쟁조정센터 등에서 정책을 자문하거나 조정위원으로 참여해 당사자들의 갈등을 조정하고 있다.그는 이웃 갈등 해결의 실마리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서울 은평구 한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중재 사례를 들려줬다. 이 공동주택에선 YMCA의 도움을 받아 '주민자율조정기구'가 운영되고, 주민 조정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해당 분야 베테랑 주건일 센터장해결 실마리 '대화' 중요성 강조지자체 '사회적 문제' 역할 역설 주 센터장은 "공동주택에 사는 한 주민이 윗집의 층간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주민 조정가들이 마을 공동체 조성 일환으로 텃밭을 가꾸고 분양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윗집과 아랫집 주민이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윗집 주민이 먼저 "아이 3명이 있어 많이 시끄럽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을 건네자, 아랫집 주민은 그제야 윗집의 사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전까지는 상담 과정에서 공동주택 생활이 지옥 같다고 했던 아랫집 주민은 윗집과의 만남 이후 내게 천국 같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이게 바로 주민 공동체의 힘"이라고 덧붙였다.주 센터장은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웃 갈등은 개인 간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며 지방자치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자체는 공동주택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자율조정기구 설립을 독려하고, 주민 조정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며 "평택시

  •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4)] '마을공동체' 웃음꽃을 피우다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4)] '마을공동체' 웃음꽃을 피우다 지면기사

    "삭막했던 마을이 변화한 게 체감됩니다."29일 오전 인천의 대표 구도심인 동구 화수동 '화수정원마을'을 찾았다. 마을 이름에서 보듯 동네 곳곳에는 주민들이 함께 가꾼 화단이 있다. 주민 400여 명이 옹기종기 사는 이 마을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나서 화단을 관리하고 있다.화수정원마을은 지은 지 20년 이상 된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곳에는 '화수정원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라는 단체가 있다. 마을 사정에 훤한 주민들이 마을을 관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머리를 맞대는 일종의 '마을 공동체' 조직이다. 화단도 협동조합 활동의 결과물이다.동구 '화수정원마을' 협동조합 조직주민 25%가 '활동가'로 갈등 예방 마을 주민의 약 25%인 100여 명은 이른바 '마을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이웃들과 만나 대화하며 동네의 크고 작은 민원이나 마을 가꾸기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며 주차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을 예방하는 활동도 한다.주민이자 마을 활동가인 김덕근(64)씨는 "주민 간 얼굴을 볼 일이 많아지고 소통이 늘면서 마을에 무단 투기되는 쓰레기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노상 방뇨나 소음 문제도 줄었다"며 "마을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게 확실히 체감된다"고 말했다.이 마을도 불과 몇 년 전까지 쓰레기, 주차, 소음 등으로 불거지는 이웃 갈등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지난해 봄, 마을에 새로 조성되는 공원에 놓을 정자의 위치를 두고 주민들 간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겼다. 공원은 여러 빌라와 주택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한가운데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주민들은 그곳에 설치할 정자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자칫 소음으로 돌아올까 우려해 자신의 집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지어지길 원했다고 한다. 이때 갈등을 중재한 것이 바로 마을 활동가들이었다. 이들은 주민들이 모여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수차례 마련하고 이견을 조율해 정자가 놓일 최적의 위치를 찾아냈다.그렇게 1년이 지난 현재 이 정자는 마을 주민들의 사

  •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3)] 분쟁 조정 기구 확대해야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3)] 분쟁 조정 기구 확대해야 지면기사

    "얼굴을 붉히던 윗집과 툭 터놓고 대화를 하니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렸습니다."이석구(가명·76)씨는 지난 2016년 아내와 사별 후 딸 내외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인천 부평구의 한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6층에 사는 이씨는 윗집 할머니가 TV 소리를 크게 키워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절구질하는 소리, 물 내리는 소리 등 밤낮으로 들려오는 생활 소음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이씨는 수십 차례 윗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러봤지만, 할머니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주민들에게 윗집 할머니의 정보를 직접 캐묻기도 했단다. 이씨는 스트레스로 불면증까지 생겨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복용해왔다.그렇게 속앓이 하던 이씨는 부평구청이 운영 중인 갈등 중재 기구인 '이웃소통방'을 알게 됐다. 이곳의 도움을 받아 이씨는 최근 윗집 할머니의 자녀들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TV 소리 등을 크게 키워야만 하는 할머니의 사정을 알게 된 그는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며 "윗집 할머니와 대화를 나눈 이후 소음도 많이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웃소통방'의 도움을 받기 전까지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등으로 자녀들에게 자주 화를 내곤 했었는데, 요즘은 많이 웃는다고 한다.부평구 운영하는 '이웃소통방'구도심 지역 갈등 완화 역할 커교육 이수 주민도 일원으로 참여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인 부평구청이 지난 2020년부터 운영 중인 '이웃소통방'은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누수, 쓰레기, 흡연 등으로 생기는 이웃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구도심인 부평구에는 빌라 등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 등 소규모 공동주택이 많다. 대단지 아파트와 달리 소규모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 등 주민자치 관리 기구가 없어 이웃 갈등 중재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웃소통방'의 역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부평구청은 갈등 조정 관련 교육을 이수한 주민을 일명 '주민조정가'로 선임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나 아파트 입주자 대표

  •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2)] '갈등중재 사각지대' 다세대주택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2)] '갈등중재 사각지대' 다세대주택 지면기사

    빌라 등 다세대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층간소음이나 흡연문제 등으로 이웃과 갈등이 생기면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데가 없기 때문이다. 오래된 빌라나 연립주택, 1~2개 동으로 이뤄진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 등에는 주민자치관리기구인 그 흔한 '관리사무소'조차 없다. 이웃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겼을 때 제3자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까딱하다간 사소한 일로 시작된 이웃 갈등이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관리사무소'조차 없는 경우도 많아옆집 등 분쟁 제3자 개입 여지 없어 인천의 한 빌라 1층에 사는 김모(65)씨는 4년 전에 윗집 남성이 이사를 온 뒤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거의 매일 밤마다 술을 마시고 온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대는 등 소란을 피우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김씨 등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그동안 수십 차례 출동했지만, 이 남성의 횡포는 여전한 상황이다. 심지어 그가 남의 집 앞에 놓인 택배 물품을 훔치는 걸 봤다는 주민도 있다. 김씨는 "윗집 남성이 고성방가하며 난동을 부리고, 도둑질까지 하는데 주민들과 돈을 모아 CCTV라도 설치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하지만 누구도 나설 이가 없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지난 6월 인천의 또 다른 빌라에선 입주민인 50대 남성이 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오래전부터 갈등을 빚어온 연배가 비슷한 이웃 남성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빌라 주민들은 '주민자치관리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으나, 두 이웃의 갈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민자치관리회 대표는 "두 주민이 그런 갈등이 있었는지 몰랐다"면서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관리 주체가 없어 이웃 간 갈등이 벌어진 걸 알아도 나서서 중재할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윗집 난동에 사비로 CCTV라도…"공적기구에 인력·예산 지원 필요성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 승강기가 설치된 공동주택 등은 '의무관리대상'이다. 의무관리대상은 공동

  •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1)] 공동주택 주민들 '속앓이'

    [당신에게 이웃은, 이웃에게 당신은·(1)] 공동주택 주민들 '속앓이' 지면기사

    지난해 11월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 사는 40대 남성이 이웃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의 범행 동기는 다름 아닌 '층간소음'이었다.공동주택에서는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쓰레기, 주차, 흡연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이웃들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늘고 있다. 이웃 갈등으로 촉발된 범죄는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이제는 이웃 갈등이 개인 간 문제를 넘어 사회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이를 해결할 만한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경인일보는 공동주택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웃 갈등 실태를 짚어보고 대책 등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코로나로 외부활동 줄자 '더 마찰'층간소음·담배·주차문제 시빗거리 "집이 마치 지옥 같습니다."인천 부평구 한 빌라 4층에 사는 문소정(가명·45)씨는 5년 전 아랫집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부터 층간소음과 담배 연기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오랜 투병생활 중인 그는 주로 집에서 요양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5년 전부터 3층에서 올라오는 담배 연기에 그는 하루도 마음 편히 생활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올라오는 쿵쾅거리는 소리 등 생활소음으로 문씨의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쳤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서인지 아랫집 소음이 심해지자 참다못한 문씨는 직접 찾아가 항의도 해봤다. 그러나 3층에 사는 남성은 오히려 언성을 높이는 등 문씨를 위협했다. 결국, 문씨는 보복을 당할까 두려운 마음에 주변에 하소연도 못 하고 속앓이만 해야 했다. → 그래프 참조여전히 아랫집과 갈등이 풀리지 않은 문씨는 언제 또 담배 연기가 올라올지, 밤에 소음이 나진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이제는 집에 있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 그는 "편안해야 할 내 집에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며 "경찰, 구청, 보건소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문씨처럼 인천에서는 아파트, 다세대주택(빌라 등),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서 다양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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