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가정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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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인천·서울·수원·시흥에 이어 안산서도… 발달장애 형제 홀로 돌보던 6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안산에서 홀로 발달장애인 형제를 키워오던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명의 발달장애인 아들을 홀로 키우며, 경제적 활동을 할 여력이 없던 그는 생전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안산 반월호수공원 인근 창고에서 60대 남성 A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이들 가정을 돕던 생활지원사로부터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이날 오후까지 수색 작업을 벌였다.경찰은 이동 동선 CC(폐쇄회로)TV 등을 확인해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산에 거주하며 홀로 발달장애가 있는 20대 형제를 키우던 A씨는 평소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최근 A씨가 음주 관련 교통사고에 연루되는 등 좋지 않은 일이 겹치면서 힘들어 했다는 주변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돌봄 부담을 느끼고, 처지를 비관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수원·시흥·인천·서울에 이어 올해만 5번째다. 앞서 지난달 23일 서울시 성동구에선 40대 여성과 6살 발달장애인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인천시 연수구에서도 60대 여성이 뇌병변 장애를 가진 30대 딸을 살해했다. 이보다 앞선 3월2일에는 수원시 장안구에서 40대 여성이 8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숨지게 했고, 같은 날 시흥시 신천동에선 50대 여성이 20대 발달장애인 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발달장애인 형제를 양육하며 안정적인 일을 할 수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 겪으신 것으로 안다"면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계속 어려운 상황에 처해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 목소리를 내는데도 정부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장애인부모연대는 오는 7일 오후 3시 수원역 앞에 추모소를 설치하고, 안산·인천·서울에서 숨진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배재흥·이시은·이자현기자 see@kyeon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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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기자회견 "돌봄부담 자녀살해 수십년… 이제는 비극의 연쇄 끊어야" 지면기사
최근 장애인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49일간 발달·중증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집중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3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과 그 가족도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를 확보하고자 49재가 열리는 7월10일까지 집중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중증장애인 권리보장 촉구연수구·서울 등 극단적 선택 사건49재 기간 집중투쟁·매주 집회 인천 연수구에서는 지난달 23일 생활고를 겪던 60대 여성이 중증장애인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40대 여성이 6세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5월30일자 8면 보도).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지원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돌봄 부담을 온전히 가족이 감당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거나 살해 후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지난 수십 년간 반복됐다. 이러한 죽음의 사슬을 끝내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24시간 활동 지원 체계 구축과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투쟁기간 중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 계획이다.투쟁기간 전국에서 20개 분향소가 운영된다. 인천의 경우 전날 인천도시철도 1호선 인천시청역에 분향소가 설치됐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49재 기간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현수막을 들고 눈을 감고 있다. 이들은 지난 23일 숨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49재가 끝나는 7월 10일까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집중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2022.5.31 /연합뉴스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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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뒤 내 모습 아닐까"… 남 일 같지 않은 중증장애인 부모들 지면기사
10년 뒤 내 모습이 될 것만 같아서….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현미(48)씨. 그는 최근 인천에서 중증 장애를 가진 30대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어느 60대 어머니의 사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4시간 아이 수발·직장 그만둬나이들면 몸도 아프고 마음 지쳐시민단체, 돌봄체계 구축 등 요구시민단체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이 어머니가 건넨 수면제를 먹고 세상을 떠난 30대 여성을 추모하기 위해 30일 인천시청역에 분향소를 설치했다.이곳을 다녀온 김씨는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이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나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 너무 무섭다"며 이 가족을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아들인 최유식군은 내년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김씨는 "고3 학생들의 수능시험이 끝나는 올해 11월부터는 아들이랑 24시간 동안 집 안에서만 생활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간보호센터 등 성인 장애인을 위한 시설들이 있지만 대기자가 많아 입소하는 데 1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온전히 내가 아들을 돌보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증 장애인 대부분은 일상생활을 하는 것에도 다른 사람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 중증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24시간 동안 아이 곁을 떠나기 어려운 이유다. 김씨는 최군이 장애 판정을 받은 이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중증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이들의 몸은 자라지만 자신들은 늙어가는 것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그는 "혼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60대가 되면 어깨나 무릎에 모두 병이 생긴다"며 "내 자식이니까 평생 돌봐야 하는 것은 맞지만, 몸이 힘들다 보니 마음도 지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나와 남편이 나중에 세상을 떠난 다음이 가장 걱정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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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선택지… 비극을 골라야만 했던 사람들 지면기사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기도 하지만 피해자를 20년 이상 돌보아온 피해자의 어머니이자 가장 가까운 유족 중 한 사람으로서…."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장유진)는 지난해 4월22일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숨지게 한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부모가 자녀의 생명을 빼앗은 잔혹한 범죄였지만, A씨가 범행에 이르기 전 21년 동안 피해자를 사랑으로 보살핀 사정 등이 양형 이유에 반영된 것이다. '자살' '처지'… 부모의 고통 드러나정신·경제적 돌봄부담 갈수록 심각 올해도 수원·시흥·인천·서울 등에서 발달장애인 자녀가 부모의 손에 숨지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시 성동구에선 40대 여성과 6살 발달장애인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인천시 연수구에서도 60대 여성이 뇌병변 장애를 가진 30대 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불과 두 달 전쯤인 3월2일에는 수원시 장안구에서 40대 여성이 8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숨지게 했고, 같은 날 시흥시 신천동에선 50대 여성이 20대 발달장애인 딸을 살해했다.발달장애인 자녀가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는 사건은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돌봄 부담 속에 경제적·신체적 어려움 등이 동반되면서 끝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수원시 장안구 반지하 자택에서 8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숨지게 한 40대 여성은 미혼모로 기초생활 수급자였다. 시흥시 신천동에서 20대 발달장애인 딸을 사망케 한 50대 여성은 화원을 운영하며 홀로 딸을 키웠으나 생활고와 함께 갑상선암 투병까지 견뎌야 했다. 인천 연수구의 60대 여성 또한 범행 전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 역시 둘째 딸이 백혈병 진단을 받고, 두 딸을 함께 돌보는 과정에서 극심한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앞서 2019년 8월 남양주시에서 30대 발달장애인 아들에게 농약을 먹여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은 폐암 말기인 남편이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처지를 비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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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발달장애인 목소리는 안 듣는다 지면기사
지난달 수원과 시흥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홀로 돌보던 엄마가 자식을 숨지게 하는 비극적인 사건(3월4일자 5면 보도=[뉴스분석] '엄마 손에 숨진' 수원 장안구 8살 발달장애아동)이 벌어지면서 돌봄 책임을 부모만 짊어지는 현행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국으로 퍼져나간 가운데,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집단 삭발에 이어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있다.이 같은 요구가 커지자 현 정부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은 각각의 돌봄 부담 완화 정책을 내놨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으며 발달장애 가족들의 반발만 키우고 있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일 오전 서울시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전날 발달장애인 부모와 당사자 등 550여명은 청와대 인근에서 집단으로 삭발을 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인수위 '활동 지원 서비스' 확대현 정부 '강화대책' 등 제시 불구"내용부실·당사자 의견 반영 안돼"지속적 24시간 돌봄 보장 등 요청 이들은 인수위가 발표한 장애인 정책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는 지난 19일 현재 검토 중인 장애인 정책 관련 국정과제를 공개했으나 발달장애인과 관련한 내용은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와 발달장애인 주간 및 방과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 전부였다.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 일자리·주거지원 확대 등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요구안과는 큰 괴리가 있는 상황이다.현 정부가 발표한 '발달장애인 돌봄지원 강화대책' 역시 발달장애인 가정의 환영은 받지 못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24시간 돌봄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간활동서비스 시간을 늘리고, 자립생활이 가능하게끔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연계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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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자녀 살해 친모 "함께 가려 했는데… 죗값 달게 받겠다" 지면기사
"제가 죄인입니다. 딸과 함께 가려 했는데···"발달 장애가 있는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50대 친모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눈물을 훔쳤다.20일 오전 10시께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 옅은 녹색 수의를 입은 친모 A씨가 법정에 들어섰다. A씨는 지난달 2일 시흥의 자택에서 발달 장애 자녀를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부터 인천에서 40평 남짓한 작은 화원을 운영(3월4일 인터넷 보도=발달장애 딸 죽인 엄마, 열심히 일했지만… 이겨내지 못한 생활고)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아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구형에 앞서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신변을 비관하고 자살하기로 했다"며 "피고인은 본인 사망 시 지적 장애 있는 아이가 혼자 살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물에 타 피해자에게 마시게 했고 피해자가 잠들자 입과 코를 막고 질식해 사망하게 했다"고 말했다.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김영민)는 피고인에게 혐의를 모두 인정 하느냐고 물었다.A씨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인정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피고인은 지체장애 3급 딸을 어려운 상황 속에서 22년간 애지중지 길러왔습니다.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오직 딸만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버텨왔습니다." 그는 범행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피고인은 1년 넘는 기간 동안 극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검찰은 2022년 1월부터 피고인이 모친의 수면제를 가져와 범행에 이용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지만 그만큼 피고인은 극심한 우울증 겪었습니다. 우울장애, 강박장애, 정신분열, 양극장애 등으로 약 복용 했을 당시 스트레스로 사물 변별력 미약했다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피고인은 법원이 어떠한 처벌 내리더라도 별도 변명조차 하지 않는 심정입니다."A씨도 최후변론에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애써 참아오던 눈물을 터뜨렸다. "반성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딸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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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 돌보다 '고립된 엄마'… 살해 한달 전 극단적 선택 결심 지면기사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다운증후군 아들을 살해한 친모(3월 4일자 5면 보도=[뉴스분석] '엄마 손에 숨진' 수원 장안구 8살 발달장애아동)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수년간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왔다.지난달 2일 다운증후군 아들을 살해한 40대 친모 A씨는 8년간 홀로 아들을 양육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임신 소식을 알리자마자 동거남은 잠적했고, 아들이 한 살 수준 지능을 가진 탓에 일자리를 구할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신진우) 심리로 6일 열린 살인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만난 A씨 변호사는 "A씨가 사회와 남성에 대한 배신감을 겪으며 생활해 왔고 마트를 갈 때도 모자를 푹 눌러써 얼굴을 가리는 등 사회와 거의 고립돼 살아왔다"고 설명했다.이날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재판 내내 바닥만 응시하며 눈물을 훔쳤다.다운증후군 아이 8년간 홀로 양육1세 수준 지능 일 구할 틈조차 없어재판서 공소사실 인정 울며 고개 푹어려움을 겪던 A씨가 아들과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건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지난 2월이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결심하고 자택 인근 동사무소에서 사망신고서 2장을 가져와 작성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였고 장애아동지원비로 생활을 이어왔다.이런 이유에서 A씨가 살인에 이르게 된 데는 '경제적 어려움'이 주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A씨는 지난달 2일 실제로 아들을 살해했다. 이날은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A씨는 수원시 장안구 자택에서 잠자는 아들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A씨는 "동생이 연락 두절됐다"는 오빠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살인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19일 오전에 열린다.한편, A씨 사건이 알려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경기장애인부모연대 등은 추모제를 열어 숨진 발달장애인을 기렸다.지난달 8일 열린 추모제에서 허혜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부회장은 "죽임을 당해도 되는 존재는 없습니다. 그 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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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발달장애인 가정의 현주소 '복지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지난 16일 오후 6시20분 고양시 일산동구 아파트 현관에서 25살 청년 김도현씨를 만났다. 도현씨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과를 마치고 막 집에 돌아온 참이다."도현이 왔어?" 아들의 손을 잡은 정미경(52)씨가 익숙하게 계단을 오른다. 도어락 앞에서 엄마는 아들의 손가락을 붙잡고 숫자를 천천히 되뇌며 비밀번호를 누른다."도현이가 맨날 마지막 번호를 잊어버려요"라고 말하며 정씨가 멋쩍게 웃었다. 도현씨는 1급 발달장애인이다. 집 안에서 도현씨는 자신을 바라보는 낯선 관찰자가 누구일까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귀가 후 엄마는 아들을 먹일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엄마가 주방에 있는 사이 도현씨는 집 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집을 비운 동안 달라진 게 있는지 확인하는 '루틴'이라고 한다.식사 준비로 한창 바쁜 엄마 옆에서 도현씨가 무언가를 요구한다. 요구사항은 목소리의 높낮이로만 파악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인 도현씨가 말을 하지 못해서다. 단어도, 문장도 없지만 엄마는 대번 아들의 요구를 알아 맞힌다. "텔레비전 보고 싶어? 밥 먼저 먹고 보자."미경씨는 아들의 손가락을 집어 리모컨 버튼을 누른다. "도현이 좋아하는 '뽀로로' 보려면 이렇게 하면 돼." 25살 도현씨 돌보는 52살 엄마 미경씨"보호센터·특수학교·집 한정된 생활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가"절망 견뎌낸 모자, 용기내 세상 밖으로미경씨는 종종 아들이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간다고 느낀다. "발달장애인은 특수한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요. 결국 집, 보호센터, 특수학교에 한정되죠. 우리 주변에서 발달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에요."이날 만남을 통해 보이지 않는 '특수한 공간'에서 살아온 엄마와 아들이 세상 밖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런 용기를 낸 이유는 지역사회와 이웃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생후 28개월에서야 뒤늦게 인지한 장애, 감정 표출이 시작된 사춘기 무렵부터 시작된 어두운 터널, 함께 다리 밑으로 떨어지고 싶었던 끝모를 절망을 지나 모자가 도달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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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다름' 인정하는 태도… 가족이 원하는 '국가책임제' 지면기사
미경씨는 '멋지고 착한 청년 도현이'를 그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미경씨와 도현씨처럼 우리 주위엔 많은 수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산다. 전국의 발달장애인은 모두 25만5천207명(2021년 기준)으로, 발달장애인 5명 중 1명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그럼에도 비장애인들은 발달장애인 소식을 비극으로 접한다. 최근 수원시와 시흥시에서 같은 날 엄마의 손에 발달장애인 자녀가 숨졌다. 두 사건을 접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비정한 범행을 저지른 엄마들을 나무라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의 말은 부모가 짊어지는 돌봄 부담을 줄여 이런 사건이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해달라는 절규에 가깝다.■발달장애인 자녀와 살아간다는 것은 '어두운 터널' 같다발달장애인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의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선 발달장애인의 기본적인 특성과 돌봄 현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절대 다수의 발달장애인은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2020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스스로 생활을 할 수 있는 비율은 14.6%, 자폐성장애인은 6.6%에 불과했다. 전체 장애인 평균이 47.8%인 점을 고려하면 극히 낮은 수치다.결국 발달장애인 중 상당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돌봄 책임은 대체로 부모에게 있다. 복지부가 장애인들을 주로 지원해주는 사람의 유형을 파악한 결과 지적장애인의 66.4%, 자폐성장애인의 76.3%는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전체 장애인의 20% 정도만이 부모의 조력을 주로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돌봄 부담이 크다는 사실이 엿보인다.아들과 부산으로 진료 받으러 떠났던 미경씨, 한참 터널을 헤매다 온전한 '인정'"우리 아이가…" 습관이 된 양해 "자유롭게 길거리 돌아다닐 동선 만들어 줘야" 미경씨도 아들 도현씨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아들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진단 받은 건 생후 28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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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끝 발달장애 자녀 살해한 부모들 구속 기소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발달 장애 자녀를 살해한 부모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은 살인 혐의를 받는 A(41)씨와 B(54)씨를 17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3시께 수원의 자택에서 발달장애인 아들 C군(8)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즉시 체포했다. 당시 C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를 겪던 중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B씨는 같은날 오전 3시께 시흥의 자택에서 발달장애인 20대 딸을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튿날 오전 8시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갑상선암 투병 중인 B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 돼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