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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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정국 시계에 우려 쌓이는 ‘군포의 시간’ [내가 만난 군포]
군포시, 현 정부 공약 사업 역점적 시행 계엄·탄핵 여파에 ‘잘 될까’ 걱정 커져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발표는 연기 가닥 12월 3일은 평범한 하루였다. 밤 10시 25분 무렵까지는. 갑작스레 선포된 계엄은 다음 날 새벽 1시께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로 멈췄다. 이어 열흘 뒤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됐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정국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비상계엄·탄핵 폭풍의 여파는 군포시에도 어김없이 불어닥쳤다. 1기 신도시 재정비, 철도 지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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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방식 걱정없이 맡기면 척척…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써보니 [내가 만난 군포]
기존 세탁소 서비스와 다른 런드리고만의 편리한 비대면 배송과 주문 편의성 그리고 깨끗해진 세탁물은 기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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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군포의 향취 더 맛있게… 농심 안양공장을 가다 [내가 만난 군포]
농심은 가히 대한민국 대표 식품 기업 중 한 곳이다. 많은 이들이 농심 제품으로 둘러싸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신라면을 먹으며 백산수를 마시고 간식으로 새우깡을 먹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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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빛 바랜 공업지역, R&D로 다시 빛날 당정동
안양, 군포 등 경기도 중부권 산업 발전의 역사는 수도권 교통 인프라 발달과 맞물려있다. 1905년 경부선이 개설되며 사람과 물건이 지역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1970년대 고속도로와 전철이 놓이자 도시가 팽창했다. 경제의 중심지인 수도 서울이 가깝다는 점 역시 성장의 속도를 앞당겼다. 박정희 정부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경공업화에 이어 1970년대 들어 중화학공업화가 본격 추진됐는데, 기업 입장에선 더 큰 부지와 많은 설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려면 기존 서울 공장보다는 저렴하면서도 널찍한 공간이 있어야 했다. 다수의 기업들이 서울과 멀지 않으면서도 교통이 비교적 편리한 안양시 일대로 눈을 돌린 이유다. #부흥 영향은 인근 지역인 군포시에도 미쳤다. 유한양행, 농심, 금성전선(현 LS엠트론) 등 대기업들이 하나 둘 군포시에 공장을 세운 것도 이 무렵이다. 유한양행은 1970년 유한킴벌리를 설립한 후 공장을 군포에 뒀고, 이어 1979년엔 최신 시설을 갖춘 유한양행 공장도 군포에 세웠다. 농심 공장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안양공장(이름은 안양공장이지만 군포시에 있다)은 1976년 준공됐다. 한국케이블공업으로 출발한 금성전선 역시 1983년 인수한 군포공장이 사업 성장 기반이 됐다. 안양에서 뿌리를 내렸던 HL만도 역시 한때 군포시에 사옥과 공장을 뒀었다. 이들 공장이 소재한 당정리 일대에 다른 공장들도 다수 들어섰고, 해당 지역 일대는 대규모 공업단지로 거듭났다. 이를 기반으로 군포시의 공업화도 가속화됐다. 군포시사에 언급된 1975년 8월 말 기준 군포지역 공장 수는 57개로, 당시 군포가 속해있던 시흥군 내에선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공장이 많아지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증가했고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났다. 1989년 군포가 시로 승격하고, 거리가 멀지 않은 안양 평촌과 군포 산본이 모두 1기 신도시로 개발된 것도 이런 점에 힘 입었다는 분석이다. 군포시는 이에 대해 '경제 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산업 시설이 입지가 유리한 군포지역으로 이전되면서 지역의 개발 속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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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모호했던 정체성, 시민의날이 만들어 낸 ‘군포 DNA’
전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엔 시민의 날이 있다. 군포시도 예외는 아니다. 시는 1989년 1월 정식 출범했는데, 바로 그 해 6월 조례를 통해 시민의 날을 10월 7일로 정했다. 2010년에 편찬된 군포시사에선 10월 7일로 시민의 날을 정한 이유를 '시민 상호간의 친목 단합을 도모해 전래의 미풍양속을 숭상하고 애향심을 고취시켜 향토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수의 지자체들은 야외에서 각종 기념 행사를 진행하기 좋다는 이유 등으로 시민의 날을 10월로 정하는데, 군포시 역시 이 같은 고민 끝에 10월 7일을 시민의 날로 정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군포시가 시민의 날을 10월 7일로 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를 알고 있는 분은 꼭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지자체들이 시민, 도민의 날을 운영하는 것은 각 지역 주민들의 정체성을 키우기 위한 취지다. 군포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시로 승격한 1989년 당시, 주민들로선 '군포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생활권도 안양시 등 인근 지자체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군포시민이라는 의식이나 자긍심을 갖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컸다.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장이 절실했다. 그 시작점은 사실상 시민의 날 제정이었다. 군포시는 시민의 날을 10월 7일로 정한 후, 곧바로 기념 문화 행사를 추진했다. 군포시사는 시민의 날 기념 문화 행사와 관련해 '시 승격 초기인 만큼 애향심 고취와 지역사회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관련 행사를 개최했다. (중략) 군포시는 시라는 기초자치단체 행정단위로 승격한 첫 해인 1989년 10월에 시민의 날 기념 문화 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예술 행사를 개최하거나 민간 문화 행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생겨난 여러 지역 축제들은 시민의 날을 전후해 곳곳에서 벌어졌다. 시민의 날을 기념해 시가 주관했던 문화 행사를 확대 계승해, 군포문화원이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해 온 옷내골 문화제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문화제의 일환으로 '군포 아가씨'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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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호숫길을 걷는 행복…반월호수와 갈치호수
영동고속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군포 부근에 너른 호수가 보인다. 탁 트인 호수의 전경은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하기엔 충분하다. 군포시로 출근하고 나서야 그 호수의 이름이 반월호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 빼곡한 아파트 숲에서 10여분가량만 차로 이동하면 어느덧 도시의 소음이 멈추고 풍경이 달라진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가다 그대로 쭉 가면 반월호수, 오른쪽으로 가면 갈치호수를 만날 수 있다. 이는 왕송호수, 백운호수를 품고 있는 바로 옆 의왕시와도 비슷한 점이다. 두 호수는 친수도시로서의 군포시 정체성을 만드는 중심이다. 수리산과 더불어 이 작은 도시를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반월호수 반월호수는 안산시와 경계에 위치해있다. 대부분의 호수·저수지가 그렇듯 반월호수도 농업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57년 만들어졌다. 한국전쟁 이후 빈곤에 시달리던 한국을 위해 유엔은 '유엔한국재건단(UNKRA)'을 만들었는데, 농업 기반 시설 확충을 비롯해 한국 경제 재건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썼던 UNKRA의 손이 닿은 곳 중 하나가 바로 반월호수다. 반월호수 조성은 당시 해당 지역 농사가 번성하는 주 요인이 됐다. 조성됐을 당시 지명은 화성군 반월면이었는데 1989년 군포시가 생겨난 이후 1994년 이곳에 편입됐다. 군포시에 따르면 저수지 북서쪽에 있는 집예골, 셈골, 지방바위골의 물이 이곳으로 유입된다. 농업 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진 다수의 도심 속 저수지들은 현재 시민들의 휴식처로도 기능한다. 반월호수도 예외는 아니다. 호수 주변엔 음식점들과 카페들이 즐비하다. 인사 발령 이후 군포시로 찾아오는 이들을 처음 맞은 곳도 반월호수 옆 음식점들이었다. 군포시에서도 반월호수 일대를 지역의 명소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호수를 따라 데크 길을 조성하고 곳곳에 공원이며 쉼터를 마련해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 14일 반월호숫길을 천천히 걸었다. 반월호수 둘레길은 총 3.4㎞. 크게 2개 구간으로 나뉘는데 가운데 다리를 중심으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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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대야동 주민 분노의 이유… 강호순 사건과 대야파출소
군포시에 매일 출근하면서 신기하게 느껴진 점은 작은 도시임에도 웬만한 건 다 있다는 점이다. 빼곡한 아파트 숲 한 쪽엔 산도, 호수도, 논밭도 있다. 대부분은 대야동에 위치한다. 산을 끼고 있어 군포시 전체 면적의 35%를 차지할 만큼 넓은 지역이다. 행정동 기준, 가장 작은 산본1동과 비교하면 무려 17배가 넓다. 그러나 인구는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동네다. 이런 대야동의 여름은 어느 곳보다도 뜨거웠다. 파출소 때문이다. 지난 7월31일 대야동 곳곳엔 '대야파출소 폐쇄 이전 강력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지난해 성남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경찰은 무차별 강력 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도보 순찰 인력을 강화키로 했다. 그러나 소규모 관서에선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2개 파출소를 통합 운영해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른바 '중심지역관서제'다. 경기남부 지역에선 9곳이 대상이다. 이 중 1곳이 송부·대야파출소다. 이에 지난 7월31일부터 대야파출소는 중심관서로 지정된 송부파출소가 관할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대야동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지역 주민단체 협의회가 반대 서명을 받았는데 닷새만에 지역 주민 3분의1 규모인 3천명 가까이가 동참할 정도였다. 한 주민단체 관계자는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서명한 건 그만큼 분노가 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군포경찰서는 물론, 경기남부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앞서 중심지역관서제 대상인 다른 지역들도 어김없이 시행을 반대했다. 중심지역관서제가 실시된다고 해서 파출소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혹여나 지역 치안 업무가 그 전보다 소홀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대야동 주민들의 반발이 두드러진 것은 유독 추웠던 15년 전 겨울의 그 일 때문이다. “여기 오래 산 사람들은 아직도 못 잊어요. 어떻게 잊겠어요."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군포는 다른 지역에 비해선 사건, 사고가 많지 않아요. 대체로 조용하고 평화로워요. 그런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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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역맥축제에서 마주한 군포역전시장의 150년사
군포라는 지명엔 다양한 유래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조선시대에 성행했던 군포장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조선 숙종 25년에 간행된 과천현 신수읍지 등의 표기로 미뤄볼 때 현재 군포 옆을 지나는 하천은 예로부터 군포천으로 불렸다. 군포천 일대에 큰 시장이 개설됐는데 이를 군포장으로 칭했다. 상당히 성행해, 조선시대 각종 기록과 지도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1905년 경부선 개통 당시 역사 이름을 군포장역(지금의 군포역)으로 명명할 정도였으니 미뤄 짐작할 만하다. 이후 군포장역을 중심으로 민가가 늘어나고 산업이 활성화되자 군포장역 인근을 아예 '군포'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게 여러 유래 중 하나다. 시장이 하나의 도시를 키운 셈이다. 군포의 역사 그 자체인 군포장은 지금의 군포역전시장으로 이어진다. 당초 안양 호계3동 일대에 위치했던 군포장은 안양천 범람을 계기로 군포역 옆으로 이동했고, 세월의 흐름 속 지금의 모습이 됐다. 군포역 1번 출구 앞 좁은 골목 양 옆으로 쭉 늘어선 60여개 점포가 150년 역사를 오늘도 새로 쓰고 있다. #군포의 역사, 군포 사람의 역사 군포장이 열릴 때마다 주변 지역은 물론, 경기 남부권의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워낙 인파가 몰리는 상업적 요충지였기에,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3월 31일 무려 2천여명이 참여한 대대적인 만세 운동이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소설가 이무영이 1938년 군포에 거주하면서 동아일보에 연재한 '군포장 깍두기'로도 이름을 알렸다. (군포시는 1999년 이를 기념해 이무영 작품비를 건립했지만 그의 친일 행적 논란 이후 2009년 철거했다) 군포장이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후에도 안산이며, 화성에서까지 물건을 팔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예전엔 저 멀리 서신면에서도 조개를 팔려고 여기까지 왔었어요. 지금처럼 막 정돈된 점포가 있는건 아니고 여러 장사꾼들이 군데군데에서 물건을 파는 그런 형태였는데, 그러면서 여기 집들도 많이 생기고 골목도 나고 한거죠." 정성순 군포역전시장 상인회장은 그 옛날 시장의 모습을 기억한다. 시간이 흐르며 군포장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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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밤하늘 빛나는 보물찾기… 누리천문대 ‘별이 빛나는 밤’
지난 10일은 음력 7월 7일,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월 칠석이었다. 견우성과 직녀성은 이른바 '여름철 대삼각형'을 이루는, 이 시기에 가장 잘 보이는 별이기도 하다. 12일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소식도 있다. 작은 도시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군포시는 천문대도 보유하고 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의 밤, 군포시 누리천문대로 별을 보러 갔다. 3시간 동안의 천체 관측 행사는 쉼 없이 알차게 진행됐다. #칠석의 밤, 군포에서 별을 보다 지난 10일 저녁 7시. 대야도서관 2층 강의실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곳 도서관에 위치한 누리천문대에서 실시된 천체 관측 행사에 참가하는 시민들이었다. 가족 단위로 10팀이 참가했는데 모두 아이들과 함께였다. 행사는 강연 1시간, 관측 1시간, 퀴즈 1시간 등 모두 3시간으로 짜였다. 12일 예정된 페르세우스 유성우 이야기로 별과 별자리에 대한 강연이 시작됐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강연이었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북두칠성은 88개의 국제 표준 별자리에는 포함되지 않는 점 등 처음 알게 된 내용들도 적지 않았다. 메인 행사인 천체 관측은 대야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대형 천체 망원경으로 달을 보는 것에서 출발했다. 망원경에 눈 한쪽을 가까이 가져갈 때마다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미 사진으로 많이 접했음에도 실제 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은빛의 초승달은 신비로웠다. 이어 직녀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했다. 지구와 25광년 거리에 있는 이 별은 여름에 볼 수 있는 별 중 가장 밝은 별에 속한다. 망원경을 통해 봤을 때도 매우 밝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두 개의 별이 가까이 위치한 쌍성을 보기도 했다. 별 하나는 푸른 빛, 나머지 별 하나는 노란 빛을 내고 있었다. 이날 밤 하늘은 다소 흐려 관측 행사가 끝나갈 무렵엔 달마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견우성과 직녀성, 데네브가 이루는 여름철 대삼각형은 비교적 잘 볼 수 있었다. 천체 망원경으로 직접 달과 별을 관측하는 것에 더해, 별이 총총 박힌 밤하늘을 구현한 플라네타리움(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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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도약의 역사는 열차를 타고… 철도와 함께 한 발전사
많은 도시의 발전이 철도 개설과 맞물려 있다. 철도를 통해 지역 접근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이 발전하기 마련이다. 군포시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의 발전사(史)엔 어김없이 철도가 있었다. 경부선이 개통한 1905년, 안산선 운행이 시작된 1988년, 그리고 지금까지. 여전히 철도는 군포시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군포시 도약의 역사는 늘 철도와 함께 쓰였다. #철도와 군포 군포시엔 전철역이 6개 있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에 당정·군포·금정역이, 4호선에 금정·산본·수리산·대야미역이 있다. 도내 시·군 중에선 성남시(지하철 8호선 남위례·산성·남한산성입구·단대오거리·신흥·수진·모란역 / 수인분당선 가천대·태평·모란·야탑·이매·서현·수내·정자·미금·오리역 / 신분당선 미금·정자·판교역 / 경강선 판교·성남·이매역 이상 18개), 수원시(1호선 세류·수원·화서·성균관대 / 수인분당선 청명·영통·망포·매탄권선·수원시청·매교·수원·고색·오목천 이상 12개), 용인시(신분당선 상현·성복·수지구청·동천역 / 수인분당선 상갈·기흥·신갈·구성·보정·죽전역 이상 10개. 용인경전철 합하면 24개), 안산시(4호선 안산·초지·고잔·중앙·한대앞·상록수·반월 / 수인분당선 안산·초지·고잔·중앙·한대앞·사리역 이상 8개) 등이 지하철역이 많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 시 모두 인구가 60만명 이상인 대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민 수가 25만명 남짓인 군포시의 1인당 철도 접근성이 비교적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지역 발전도 철도 개설과 궤를 함께 한다. 일제가 1905년 개설했던 경부선의 역사가 군포에 생겨난 게 시작이었다. 군포시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현 안양 호계3동지역에 시장이 있었는데 이를 군포장으로 불렀다. 이 명칭을 딴 경부선 군포장역이 현재의 군포역에 들어섰다. 철도 개통으로 군포장역을 중심으로 사람과 자금의 흐름이 활발해지자 지역 일대도 발달하기 시작했다. 학교가 생기고, 안양천 범람을 계기로 이동해온 군포장도 성행했다. 군포초등학교와 군포역전시장의 100년 역사는 이렇게 탄생했다. 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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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여소야대는 처음이라’ 군포시·시의회의 좌충우돌
매 선거 때마다 경기도는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탓에 여러 연령대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혼재해서다. 여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특정 정당의 '텃밭'이라 불리며 본 선거보다 예선격인 당내 후보 공천 경쟁이 훨씬 치열한 지역들도 있다. 군포시는 비교적 민주당 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민선 체제 시작 이후 모두 8번의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이 중 단 두 차례만 국민의힘에서 시장을 배출했다. 국회의원은 군포시가 시흥군에서 분리돼 별도의 기초단체가 된 1989년 이후 16대 총선거를 제외하고 내내 민주당이 수성했다. 이런 분위기 속 시의회 역시 대체로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점해왔다. 지금도 9명의 시의원 중 6명이 더불어민주당, 3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관건은 현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여소야대' 구조다. 민선 체제 출범 후 군포시에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된 것은 이번 민선 8기가 처음이다. 앞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노재영 시장 재임 당시엔 시의회 역시 한나라당이 1석을 더 점해 다수당이었다. 그 전후 민주당에서 시장을 배출했을 땐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시의회 다수의석을 차지했다. 첫 '여소야대' 구도는 군포시와 시의회 관계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다. 갈등은 2년 내내 쉼 없이 이어졌고 급기야 최근엔 고발전으로까지 비화됐다. #라운드 1. 문화도시 추진 중단 2022년 7월 민선 8기 하은호 시장 취임 이후 군포시는 문화도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진행해오던 문화도시 지정 작업과 관련해 재검토에 착수했다. 도시 재정비 등 시급한 사안이 많아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를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 등에서였다. 시의회 민주당은 예비 문화도시로까지 지정된 상황이라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함에도 오히려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항의했다. 급기야 시의회에서 '군포시 문화도시 조성 사업 중단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의 건'을 의결한 후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시는 검토 작업을 한 것일 뿐 중단한 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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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수리산을 걸었다, 군포 역사가 말을 건다
돌이켜보면 늘 산과 멀지 않은 곳에 살았다. 어릴 때는 팔달산 아래에 살았고 지금은 광교산 인근에 거주한다. 몇십 분만 느릿느릿 걸으면 어느덧 초록의 세상이 펼쳐졌다. 어린 시절엔 놀이터였고 성인이 된 지금은 쉼의 공간이다. 산을, 숲을 벗 삼아 산다는 것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숨 쉬기가 편하고 마음이 평온하다. 군포시민들은 그런 의미에서 행복하다. 지역 어디에서라도 수리산에 쉽게 닿을 수 있어서다. 등산 코스가 크게 6개로 나뉘어져있는데 지역 여기저기에서 제각각 출발할 수 있다. 수리산이 군포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데다, 지역 임야 면적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면적이 상당해서다. 안양이나 안산에도 걸쳐있지만 전체 면적의 62%가 군포시에 해당한다. 가히 군포시의 상징과 같은 산이다. 경기도가 지난 2009년 남한산성, 연인산에 이어 수리산을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것도 이곳이 도심 속에 있는 대규모 녹지라는 점 때문이었다. 도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도시 개발로 수리산의 생태 환경이 훼손되지 않게끔 하는 취지였다. 도시 규모는 작지만 아늑하고 쾌적한 군포시 특유의 도시 분위기는 상당부분 수리산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리산을 걸었다, 정확히는 산림욕장 황톳길을 30여년 평생을 산 아래에서 살았으면서도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매일 군포를 오가면서 수리산을 가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와 같은 기분이었다. 수리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태을봉이 489.2m로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도심과 맞닿아있는 수리산은 그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큰 장점이다. 수리산의 초록은 만끽할 수 있으면서도 차로 쉽게 갈 수 있는 지점이 적지 않은데, 그 중 한 곳이 군포중앙도서관 옆에 있는 수리산 산림욕장이다. 6개의 등산 코스 중 1.1㎞ 남짓 가장 짧은 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평일 오후였음에도 산림욕장엔 많은 군포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여름이 본격화돼 기온이 제법 높은 날이었는데도 나무가 울창해 선선했다. 산림욕장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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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단 하나의 맛있는 맥주’ 군포 유일 수제 맥주 브루어리 ‘아트몬스터’
아트몬스터 맥주를 만난 것은 지난 4월 군포 철쭉축제 때였다. 축제 현장엔 여러 부스가 있었는데 유독 줄이 긴 부스가 있었다. 군포시 유일 수제맥주 브루어리인 아트몬스터였다. 호기심에 계절성 이벤트로 출시한 제품이라는 '스프링 브리즈'를 구매했다. 맥주에서 말차 프라푸치노 같은 맛이 난다는 관계자의 설명에 반신반의했다. 어떻게 맥주에서 그런 맛이 날 수 있지. 의심은 맥주를 마시는 순간 사라졌다. 진짜 말차 프라푸치노 같은 맛이 났으니까. 내가 만난 첫 아트몬스터 맥주였다. #“괜히 '월드챔피언'을 붙일 수 있는 게 아니죠" 아트몬스터 브루어리는 군포시 금정동 공업단지에 있다. 한 눈에 봐도 남다른 벽돌 건물이라 먼 발치에서 봐도 아트몬스터 브루어리임을 알 수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각종 상장들이 벽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다. 전세계 유명 주류 대회에서 300개 이상의 수상 실적을 거둔 아트몬스터 브루어리 박진호 대표의 발자취 그 자체다. 대기업에서, 월가 금융업계에서 일하던 박진호 대표가 맥주를 만들고,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무렵부터다. 미국 시벨 공과대학과 독일 3대 맥주 양조교육기관인 되멘스 아카데미가 협업해 운영하는 맥주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브루마스터 자격을 취득했고, 독일 양조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는 데 진땀을 뺐다. 동시에 국내 1세대 수제맥주 브루어리를 모두 살피며 우리나라 맥주 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기도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고,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냈다. 브루어리를 설립하기 전부터 크고 작은 주류 대회에서 수상을 휩쓰는 등 두각을 나타냈던 박 대표는 2017년에 군포에 브루어리를 만들었다. 다른 수제맥주 브루어리와 달랐던 점은 맥주를 제조하는 시설에 더해, 맥주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음식점도 함께 연 것이다. 손수 만든 맥주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오래도록 선보이고 싶어서였다. 이 때문에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브루어리를 설립해야 했다. 군포를 선택한 이유다. 여러 정수장의 물을 살펴본 결과 군포의 물이 맥주를 만드는데 적합하다는 판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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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군포의 2024 키워드는 ‘RE’… 재정비에 들썩이는 산본
군포시로 출근한 지난 한 달여간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단연 재건축이다. 군포시엔 1기 신도시인 산본이 있는데 최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점과 맞물려 산본 노후단지의 재정비 문제는 산본, 나아가 군포시 최대의 현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특히 특별법을 가장 먼저 적용받을 시범사업 대상(선도지구)을 선정하는 문제까지 더해져 주목도가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열망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갈등 역시 첨예해지고 있다. 산본의 키워드는 지금 'RE'다. ■ 산본신도시 산본은 성남 분당, 고양 일산, 안양 평촌, 부천 중동과 함께 조성된 1기 신도시다. 1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해당 지역 일대는 개발이 논의됐었는데, 지역 토박이들의 말을 빌리면 이는 과거 군포 일대에 대규모 기업과 공장들이 다수 소재했던 점과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3기 신도시 개발도 그랬듯 1기 신도시 개발 역시 서울 인근 지역에 대규모 주거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서울 집값 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와 더불어 군포 일대 근로자들의 거주 수요를 고려해 이 지역 일대엔 상당한 규모의 주거 단지가 필요했다. 근거리에 놓인 평촌과 산본 개발이 함께 이뤄진 이유로도 분석된다. 한때 번영했던 군포 일대의 기업, 공장들이 어느새 문을 닫거나 이전하면서 산본은 1기 신도시 중 가장 자족기능이 부족한 도시가 됐다. 어느 1기 신도시 단지든 노후화돼 생활에 크고 작은 불편함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산본은 자족기능 부족 등으로 집값이 낮은 편이다. 1991~1992년에 준공된 분당·평촌·산본 아파트 단지의 매매 가격을 비교해보면 분당의 A아파트 73㎡의 최근 매매가는 9억3천만원, 평촌의 B아파트 75㎡의 최근 매매가는 6억5천만원이다. 산본의 C아파트 80㎡ 의 최근 매매가는 4억7천만원이다. 분당과는 2배가량 차이가 난다. 산본은 자연 환경이 좋고 교통 인프라가 뛰어나 정주 여건이 매우 훌륭한 곳이지만 노후화, 그리고 비교적 낮은 집값은 이곳 주민들에겐 오랜 숙제였다. 수년 전부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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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그림책으로 잇는 배수지의 시간, 그림책꿈마루
1991년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군포지역 안팎엔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생활용수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안양 포일정수장에서 물을 끌어왔고, 그렇게 가져온 물은 금정동 배수지에 보관했다. 그러나 1993년 군포 정수장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더 이상 전처럼 포일정수장에서 가져온 물을 보관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흘렀다.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은 용도를 찾지 못한 채 오랜 기간 흉물로 방치됐다. 전환점은 2017년 마련됐다. 당시 경기도는 지역을 발전시킬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오디션 형태로 제안받아 해당 시·군에 비용을 지원했는데 2017년 군포시가 해당 건물을 그림책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방안이 '넥스트 경기 창조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2017년 군포시가 경기도에 제안했던 내용에 따르면 군포지역 일대는 1980년대부터 미술모임 '산', 그림사랑동우회 '우리그림' 등 여러 민중미술 활동이 전개됐던 곳이다. 이런 역사를 토대로 군포·안양·의왕·과천 등 경기 중부권에서 활동하던 이억배, 정승각, 김재홍 등 국내 1세대 그림책 작가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기도 했다. 군포시가 그림책에 주목한 이유다. 이를 통해 무려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경기도로부터 받게 된 군포시는 그림책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라키비움)을 만들어냈다. 바로 '그림책꿈마루'다. 전국적으로도 이런 공간은 유일무이하다. 지난해 9월1일 문을 연 후 8개월여가 지났다. 그림책꿈마루는 군포시청 바로 옆에 있다. 철쭉동산만큼이나 높은 언덕을 올라야 한다. 헉헉대며 언덕을 오르니 한 눈에 봐도 모던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마치 교외에 위치한 대형 베이커리 카페와 같은 외관이었다. 건물은 높지 않고 가로로 긴 형태였는데 지상 1층, 지하 1층, 지하 2층으로 구분돼 있었다. 지하 1층엔 그림책 도서관과 전시실 등이, 지상 1층엔 카페와 정원 등이 조성돼 있었는데 공간이 단절되지 않고 모두 연결돼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물이 끊기지 않고 흘렀던 배수지의 모습을 그림책꿈마루에도 담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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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군포지역 유일 전통주 브랜드 ‘가양주작’ 술, 직접 마셔봤습니다
고백하자면 '알쓰'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한다. 세기의 명주라고 해도 그저 '내겐 너무나 먼 당신'일뿐. 다소 서투르지만 그럼에도 술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가양주작이 군포지역의 유일한 전통주 양조장이기 때문이다. 가양주(家釀酒)는 집에서 빚는 술이라는 의미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전통주는 대형 양조장이 중심이 돼 술을 빚었던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각자 집에서 빚는 형태였다. 그래서 맛도, 향도, 특성도 저마다 다른 개성 있는 술이 만들어졌다. 가양주작은 이름처럼 가양주를 만들고 지향하는 곳이다. 나름의 오랜 연구와 노하우를 토대로 자신만의 술을 빚어내던 옛날 작은 주막들처럼, 마을 공동체 안에서 전통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모여 시작한 게 지금의 가양주작이 됐다. 중심엔 한때 폐교 직전이었던 둔대초등학교가 있었다. 아이들이 틀에 박힌 교육을 받는 게 아닌, 흙을 벗삼아 즐겁게 뛰놀며 자라길 바라는 부모들이 하나둘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이런 경향은 둔대초등학교가 2010년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더 강해졌다. 마을 전반을 교육 공동체로 만드는 게 핵심인 만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마을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협동조합에선 20여개의 동아리가 활동했는데, 그 중 하나가 가양주작의 모태가 된 전통주 동아리였다. 막걸리를 빚어 마을 사람들과 나눠 마시던 게 시작이었다. 처음엔 지역 쌀을 소비하자는 취지로 반월저수지와 수리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물로 농사를 지은 '수리산맑은물에쌀'로 술을 빚었다. 그러다 2019년 지금의 가양주작을 본격적으로 만들고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지역 쌀 외에 다른 경기미도 사용하고 있다. 안팎을 정비한 이후 가양주작은 탁주인 '수리산'부터 맑은 약주인 '수암', 알코올 도수가 높게는 40도에 달하는 고급 소주 '알로이' 등을 하나 둘 선보였다. 가양주작 술의 가장 큰 특징은 몇 개월 간 장기 숙성한다는 것이다. 군포 대야미역 앞에 위치한 가양주작 사무실 한쪽엔 이를 위한 저온 숙성실이 있다. 마을 사람들이 황토 벽돌을 하나씩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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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군포] 봄철 군포의 색은 ‘분홍색’…군포 철쭉축제 가보니
▲편집국 지역사회부(군포) 차장 강기정 인사 발령이 났다. 입사한지 올해로 12년째. 시·군 주재 기자 발령은 처음이다. 경기도는 크다. 최북단인 연천군에서 최남단인 안성시까지 150㎞는 떨어져있다. 경인일보를 비롯한 경기도 지역언론사들이 각 시·군마다 전담하는 주재 기자를 보통 1명씩 배치하는 이유다. 30여년 평생을 거의 수원시에서만 살았다. 고백하건대, 다른 도시는 잘 모른다. 낯선 도시를 처음으로 면밀히 들여다본다. 군포시로 매일 출근하게 된 완벽한 외지인이 틈틈이 기록해본다. '내가 만난 군포'./편집자 주 언덕은 가팔랐다. 수십 개의 계단을 헉헉대며 오르니 이내 '꿈과 희망의 철쭉동산'이 적힌 바위가 보였다. 바위 뒷편엔 광활한 철쭉 동산이 펼쳐져있었다. 군포시를 담당하게 됐다고 하니 누군가 말했다. “운이 좋네요. 지금 안 그래도 철쭉 축제 기간인데. 한 번 꼭 가보세요." 군포시의 대표 축제인 철쭉 축제는 28일까지 열린다. 그래서 지난 26일 오후에 한 번 가봤다. 철쭉 축제가 열리는 철쭉동산이 수리산역 바로 옆에 있어 지하철을 탈까 고민했지만, 평일 오후라 공영주차장도 비교적 여유있는 편이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주말엔 이곳 일대가 차없는 거리로 변한다. 철쭉동산에 원래부터 철쭉이 흐드러지게 폈던 것은 아니다.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를 조성한 이후 이곳 언덕이 송전탑이 설치된 채 다소 삭막한 모습으로 덩그라니 남자, 군포시는 고민 끝에 철쭉을 심기 시작했다. 가장 오래 즐길 수 있는 봄꽃이라서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꾸준히 철쭉을 심은 결과, 봄마다 동산은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단연 지역의 랜드마크다. 이곳에서 철쭉 축제를 열기 시작한 것은 2003년이다. 제1회 철쭉 축제를 연 이후 군포시는 철쭉을 지속적으로 심고 공원 전반과 축제 콘텐츠를 정비해왔다. 올해 행사는 10회째를 맞는다. 축제 첫 주말인 지난 20~21엔 만개했던 철쭉이 이날 방문했을 땐 상당수 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곳곳에 핀 분홍, 하얀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통상 엄청난 규모의 꽃밭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