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
-
구마모토현 영업부장 쿠마몬 "한국의 여러분 놀러와요"… 경인일보에 편지 지면기사
한국의 여러분구마모토로 놀러와요~! 지역 캐릭터 사업의 가장 성공적 모델로 꼽히는 일본 구마모토현의 '쿠마몬'이 경인일보 독자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에게 편지를 보내왔다.구마모토현에서 지사, 부지사 다음으로 높은 직책인 '영업부장'을 수행하고 있는 쿠마몬은 연일 구마모토현을 홍보하는데 매진하고 있는데 최근 많은 한국인들이 구마모토현을 방문하는 점을 고려해 경인일보에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쿠마몬이 직접 작성한 편지엔 '한국의 여러분, 구마모토로 놀러와요'라는 홍보 메시지가 적혀있다. 구마모토 지역 방언 표현도 일부 담겨있다. 한편 2010년 규슈신칸센역 유치를 위해 탄생한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 쿠마몬은 이제 구마모토현을 상징하는 대표 관광자원이 됐다. 쿠마몬을 보기 위해 구마모토현을 찾는 이들이 많고, 쿠마몬으로 구마모토현을 인지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황성규·강기정·서승택기자 kanggj@kyeongin.com일본 구마모토현 지역 캐릭터 '쿠마몬'이 경인일보 독자를 비롯한 한국인들에 '한국 여러분, 구마모토로 놀러와요~!'라고 편지를 보내왔다. 해당 편지엔 구마모토 방언 표현이 일부 담겨있다. 편지를 작성한 후 들고 있는 쿠마몬. /일본 구마모토현 제공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5·끝)] 전문가 제언 지면기사
지역·공공캐릭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지역 정체성을 기반으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등에 업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콘셉트 없는 마구잡이식 캐릭터 개발은 지역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되고 캐릭터로서의 생명력을 단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박윤성 경기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교수는 "어느 지자체에서 캐릭터로 성공했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법으로 중구난방 개발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보니 전국적으로 지자체 캐릭터들이 비슷비슷하게 생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무턱대고 캐릭터를 제작해 밀어붙일 게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거쳐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캐릭터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소통의 과정을 거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용인예술과학대 토이캐릭터디자인학과 교수는 "캐릭터를 처음에 뚝딱 만들어내고 끝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지역민들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이들의 반응을 보고 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용인의 '조아용'이다. 캐릭터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혁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교수(창업지원단 부단장)도 "캐릭터 선정 과정에 주민들이 많이 참여하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가령 주민자치활동 등 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회의를 통해 논의가 이뤄지고 주민들의 결정으로 캐릭터가 탄생한다면, 최소한 단체장의 임기에 따라 캐릭터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콘셉트 없는 마구잡이 캐릭터 외면변화·성장 필수 스토리텔링도 필요 캐릭터의 지속성을 위한 체계적인 '스토리텔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지은 교수는 "캐릭터는 보기에만 예쁜 게 다가 아니다. 캐릭터 자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 다시 말해 스토리를 담아내는 게 필요하다"고 했으며, 박윤성 교수는 "단순히 지자체가 추구하는 방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콘셉트에 스토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5·끝)] '캐릭터의 힘' 체감하는 지방자치단체들 지면기사
"시청 채널이 아닌 것 같아요. 재밌고 귀여워요."지역 캐릭터 '쿠마몬' 탄생 전과 후, 일본 구마모토현이 확연히 달라졌듯 경기도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저마다 캐릭터의 힘을 체감하고 있다. 쿠마몬이 공연을 통해 구마모토현 지역 특산물이 고구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등 구마모토현의 '영업부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처럼, 경기도내 각 지역 캐릭터들 역시 지자체 대표 영업부장으로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캐릭터가 가진 귀여움과 친숙함이 주민들과의 접점을 좁혀나가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각 지자체 담당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귀여움·친숙함으로 주민과 접점시흥시 '해로와 토로' 브랜딩 한몫 '조아용' 있으면 눈길 한번 더 가지역 캐릭터 전국민에 각인 노력2019년 지역 캐릭터 '해로와 토로'를 리뉴얼한 이후, 이를 시정을 알리는데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시흥시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시흥시 관계자는 "여러 행정 내용이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캐릭터를 활용하다 보니 시민들이 훨씬 편안하고 친근감 있게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캐릭터에 대한 호응이 도시 브랜드 전반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는 게 시흥시 관계자의 설명이다.'조아용'을 앞세우고 있는 용인시 역시 "딱딱할 수밖에 없는 공공 업무 영역에 조아용이 들어오자 모든 게 부드럽게 바뀌었다"고 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이라는 도시 이미지가 조아용 덕에 어느새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현수막 하나를 걸어도 조아용이 들어가면 한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된다. 특히 홍보 플랫폼이 SNS나 유튜브 등으로 더 넓어질 수 있는 점도 긍정적 효과다. 조아용이 SNS상에서 반응이 워낙 좋다 보니 SNS나 유튜브를 통해 시정 소식을 알릴 때 전달력이 배가되는 것을 많이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각 지역 캐릭터의 효용성이 커지면서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 지방의회와 지방 공공기관 역시 하나둘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귀여운 소 캐릭터 '소원이'를 앞세운 경기도의회가 대표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4)] 구마모토현 살린 쿠마몬의 힘 지면기사
2010년대 이전의 구마모토현과 현재의 구마모토현은 확연히 다르다. 2010년 쿠마몬의 등장 이후 구마모토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고,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쿠마몬을 통해 구마모토현을 인식하는 단계에 와 있다. 이것이 캐릭터가 가진 힘이자, 캐릭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구마모토현은 일반적인 공조직에서는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하다 못해 기상천외한 방식도 마다하지 않으며 쿠마몬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는 치밀하고 디테일한 전략이 수반됐다. 스토리 마케팅에 기반한 의인화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쿠마몬이 인형 탈을 벗은 모습은 외부에 절대 노출하지 않고, 다른 장소에 중복돼 나타나는 일이 없도록 스케줄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쿠마몬이 오랜 기간 사랑받게 된 가장 큰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구마모토현 관계자는 "쿠마몬이 자신의 임무를 열심히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답할 정도다. 홍보 초창기 쿠마몬이 다른 지역에 가서 뿌린 수만 장의 명함에는 블로그 키워드와 QR코드를 담아 각종 SNS의 팔로워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명함도 32종으로 제작해 수집의 재미까지 더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함께 사소한 부분까지도 의미를 부여하며 쿠마몬을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했다.캐릭터 보러 전세계서 몰려와특산물 소개로 농업도 활성화 그렇게 일본 전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로 성장한 쿠마몬은 이제 구마모토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됐다. 구마모토성과 아소산 외에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었던 구마모토현에는 쿠마몬을 보기 위한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 20일 쿠마몬 굿즈숍 '쿠마몬 빌리지'에서 만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크리스티나(32)씨는 "전에도 구마모토현에 한 번 온 적이 있는데,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또 오게 됐다"고 했다. 세종시에서 쿠마몬을 보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다는 성유진(21) 씨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쿠마몬이 실수를 많이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쿠마몬의 귀여운 모습에 빠져 직접 보기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4)] 주민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인기 실감' 지면기사
일본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 쿠마몬이 처음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실감한 것은 2011년 전국 유루캬라(지역 캐릭터) 그랑프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면서다. 300개 이상의 지역 캐릭터가 출전했는데 쿠마몬은 무려 28만7천315표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24만5천238표를 얻은 에히메현 이바라시시의 캐릭터 바리상이 차지했다. 3위는 17만4천79표를 받은 도쿄도 코쿠분지시 니시코쿠분지 지역의 니시코군이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지역 캐릭터를 제작해 정책 홍보에 활용하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일본에선 일찌감치 전국 각지의 지역 캐릭터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대회를 열 정도로 붐이 일었다. 구마모토현의 쿠마몬이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도 각각의 유루캬라들이 쿠마몬 못지 않게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유루캬라의 수만 4천개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일본 유루캬라 그랑프리 실행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엔 예로부터 800만 신이 있다고 한다. 유루캬라 역시 일본 전국에 존재하고, 각 지역에서 스타로서 활동하고 있다. 유루캬라로 지역과 회사, 나라를 건강하게 하는 게 유루캬라 그랑프리의 목표"라고 설명하고 있다.2011년 그랑프리에 300곳 이상 출전2006년 등장 시가현 '히코냥' 붐 시초감귤 산지 에히메현 '미컁 랜드' 변모2014년 1위 '군마짱'은 500억엔 창출이런 유루캬라 붐의 시초 격인 지역 캐릭터는 시가현 히코네시의 캐릭터 히코냥으로 알려져 있다. 히코네성 축성 400주년 행사를 앞두고 2006년 처음 등장했는데, 귀여운 외모로 단숨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2010년 진행된 제1회 유루캬라 그랑프리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한 사전에도 히코냥이 등재돼있을 정도다. 히코네시도 구마모토현처럼 곳곳이 히코냥으로 장식돼있다. 특히 '실물' 히코냥이 히코네성 일대를 산책하거나, 평일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시청에서 전입·출생·혼인 신고를 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4)] 변화된 구마모토현, 그 중심엔 쿠마몬 있었다 지면기사
2010년대 이전의 구마모토현과 현재의 구마모토현은 확연히 다르다. 2010년 쿠마몬의 등장 이후 구마모토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고,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쿠마몬을 통해 구마모토현을 인식하는 단계에 와 있다. 이것이 캐릭터가 가진 힘이자, 캐릭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구마모토현은 일반적인 공조직에서는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하다 못해 기상천외한 방식도 마다하지 않으며 쿠마몬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는 치밀하고 디테일한 전략이 수반됐다. 스토리 마케팅에 기반한 의인화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쿠마몬이 인형 탈을 벗은 모습은 외부에 절대 노출하지 않고, 다른 장소에 중복돼 나타나는 일이 없도록 스케줄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쿠마몬이 오랜 기간 사랑받게 된 가장 큰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구마모토현 관계자는 "쿠마몬이 자신의 임무를 열심히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답할 정도다. 홍보 초창기 쿠마몬이 다른 지역에 가서 뿌린 수만 장의 명함에는 블로그 키워드와 QR코드를 담아 각종 SNS의 팔로워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명함도 32종으로 제작해 수집의 재미까지 더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함께 사소한 부분까지도 의미를 부여하며 쿠마몬을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했다.캐릭터 보러 전세계서 몰려와특산물 소개로 농업도 활성화그렇게 일본 전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로 성장한 쿠마몬은 이제 구마모토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됐다. 구마모토성과 아소산 외에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었던 구마모토현에는 쿠마몬을 보기 위한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 20일 쿠마몬 굿즈숍 '쿠마몬 빌리지'에서 만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크리스티나(32)씨는 "전에도 구마모토현에 한 번 온 적이 있는데,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또 오게 됐다"고 했다.세종시에서 쿠마몬을 보기 위해 바다를 건너왔다는 성유진(21) 씨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쿠마몬이 실수를 많이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쿠마몬의 귀여운 모습에 빠져 직접 보기 위해 구마모토를 찾게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3)] 쿠마몬은 어떻게 구마모토의 상징이 됐나 지면기사
2010년 6월 29일 일본 야구의 성지 고시엔구장 내에 검정색 곰 형상의 캐릭터가 담긴 광고 간판이 내걸렸다. '신칸센을 타고 구마모토로!'라는 문구도 함께 삽입됐다. 일본을 넘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구마모토현의 캐릭터 '쿠마몬'이 대외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이었다.2010년 시작 축제 팬서비스 '스킨십'매출 1조3천억원 '경제판도' 바꿔지진 성금 등 '공감력' 대중적 사랑 이듬해 3월 규슈 신칸센 전면 개통을 앞두고 구마모토현은 종착역 선정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지역 홍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규슈 지방의 중앙부에 위치한 구마모토현은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농업이 주된 산업으로 자리잡은 지역이다. 이곳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고 구마모토현 관계자들은 고민 끝에 캐릭터에서 해법을 찾았다. 그렇게 신칸센 개통 1년 전인 2010년 3월 '구마모토 서프라이즈'라는 슬로건 아래, 곰을 뜻하는 '쿠마'와 사람을 지칭하는 '몬'이 결합한 쿠마몬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대도시인 오사카를 중심으로 홍보 전선에 뛰어든 쿠마몬은 직접 도시 곳곳을 활보하며 대중과의 스킨십에 나섰다. 지역 축제 현장에 어김없이 쿠마몬이 등장했고 강렬한 팬서비스로 친근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대중과의 접점을 늘렸다. 귀여운 외모와 재미난 몸짓뿐 아니라 사소한 동작에서 비롯되는 매너와 배려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고도의 전략은 대중에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쿠마몬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구마모토현 가바시마 이쿠오 지사는 2010년 10월 쿠마몬을 특명 전권대사로 임명했다. 캐릭터 개발 당시부터 의인화 콘셉트를 통해 곰 인형이 아닌 쿠마몬 그 자체였던 설정을 이어가 캐릭터에 스토리를 담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가바시마 지사는 신칸센 개통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쿠마몬에게 '오사카에 가서 명함 1만 장을 뿌리면서 구마모토의 매력을 알리고 오라'는 미션을 부여하는가 하면, 실종된 쿠마몬을 찾아달라는 기자회견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3)] '쿠마몬'의 도시 구마모토 지면기사
자, 다 같이 불러 볼까요? 쿠마몬! 지난 20일 일본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츠류야 백화점 1층. 평일 오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한가득 모여있었다. 사회자의 요청에 다 같이 쿠마몬을 외치자 검은색 곰이 관람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포즈를 취하면서 무대 위에 섰다.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 쿠마몬이다. 이곳 츠루야백화점 1층엔 화요일을 제외하고 최소 하루 한 번씩 쿠마몬의 공연이 펼쳐지는 '쿠마몬 스퀘어'가 조성돼있다. 지역 캐릭터, 백화점서 매일 공연공항·터미널 등 일상 곳곳서 만남축제 기간 활약… 관광객들 즐겨굿즈 1천종 "하나씩은 집에 있어"금요일인 이날도 오후 2시에 30분간 쿠마몬 공연이 진행됐다. 테마송과 함께 신나는 율동을 보이는가 하면,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맞히게끔 하는 이벤트도 이어갔다. 구마모토현을 찾은 해외 관광객들과 더불어, 구마모토 지역 주민들도 상당수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쿠마몬은 비단 쿠마몬 스퀘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마모토현의 관문인 공항이나 시외버스 터미널, 기차역은 물론 주민들의 일상 곳곳에 쿠마몬이 자리하고 있었다. 구마모토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곧바로 푸른색 배경에 항공기 기장 옷을 입은 쿠마몬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기차역엔 역장 옷을 입은 쿠마몬이 탑승객들을 맞이한다. 시외버스 터미널엔 아예 쿠마몬 굿즈숍인 '쿠마몬 빌리지'가 대규모로 조성돼있다. 구마모토성과 같은 대표 관광지에도 당연히 쿠마몬 포토존이 설치돼 있고 시내버스 외벽, 의자, 주차 알림판 등 일상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사물에도 쿠마몬이 디자인돼 있다.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식과 볼펜, 열쇠고리 등 여러 일상용품에도 쿠마몬이 새겨져 있다. 도시 전체가 '쿠마몬 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쿠마몬 '실물'도 지역 곳곳에서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0월 한 달 간 구마모토현 일대에선 지역 축제가 다채롭게 진행되는데, 이 때문에 쿠마몬의 공연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지난 21일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2)] 캐릭터 사용 개방 두고 고민 빠진 지자체들 지면기사
지역 캐릭터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홍보하고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탄생했다. 공공 영역에 있지만, 인지도를 높이고 활성화하려면 민간 시장에서의 유통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공공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민간에서 각광받아야 하는 지역 캐릭터들은 그래서 딜레마에 놓여있다. 민간에 지역 캐릭터 사용을 개방한 지자체도, 캐릭터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채 공공에서만 취급하는 지자체도 '다른 듯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하모'는 경남 진주시의 캐릭터다. 진주 진양호와 남강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수달을 모티브로 했다. '진주시 캐릭터'임을 드러내기 위해 진주목걸이를 하고 있는 게 포인트다. 2021년 전국 공모를 통해 만들어졌는데, 출시하자마자 귀여운 이미지로 단숨에 인기를 얻었다. 진주시 '하모'·시흥시 '해로와 토로'폭넓게 허가 정책 인지도 효과 누려용인 '조아용' 시장에 거리두고 완급"검토할 사항·뒤따르는 제약 많아"지난해 '제5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는 등 전국적으로 히트한 하모는 진주시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진주성 앞 남강에 대형 하모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고, 올해 진주시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남강유등축제엔 '하모존'이 별도로 설치될 정도였다.지역에서도 하모를 활용한 제품들을 다채롭게 판매하고 있다. 진주성 앞에 위치한 진주샌드과자점에서 판매하는 하모샌드가 대표적이다. 하모 모양을 본따 진주 금곡면의 토종앉은뱅이밀과 문산배를 활용해 버터샌드를 만들어 판매 중인데, 맛도 맛이지만 귀여운 하모 패키지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모 인형이나 키링 등 관련 캐릭터 굿즈도 지역 소상공인들 다수가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는 대체로 '진주시와는 무관하고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이는 진주시가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등만 제대로 갖추면 캐릭터 사용을 폭넓게 허가하는데 따른 것이다. 하모가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는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애로사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공공 캐릭터이기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2)] '고양고양이'는 왜 흔적을 감췄나 지면기사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경기도 지자체 캐릭터 중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 중 하나였다. 고양시 명칭이 고양이와 같다는 것에서 착안해 SNS 홍보용으로 지난 2011년 처음 만들어졌다. 귀여운 외모로도 사랑받았지만, 다른 지자체 캐릭터와 달리 정책을 홍보하면서 '홍보할고양', '칭찬할고양' 등 고양시와 고양고양이의 이름을 연상케하는 '고양체 말투'를 내세워 시민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았다.고양고양이를 중심으로 고양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하는 한편 대표 축제인 꽃 박람회 등에도 어김없이 고양고양이를 배치하는 등 캐릭터 활성화를 위한 고양시의 노력도 꾸준했다. 이는 2014년 12월 고양시 페이스북 구독자 수 10만명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이어졌고 제7회 대한민국 인터넷 소통대상, 제1회 대한민국 기초지자체 PR 대상 등 각종 수상의 영예도 안겨줬다.그러나 영원히 고양시 캐릭터로 남을 것 같았던 고양고양이는 한순간에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부터 고양고양이 캐릭터는 고양시 페이스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고양고양이도 하나 둘 지워졌다. 고양 킨텍스 내에 있는 고양고양이 굿즈숍 등 일부에서만 고양고양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2011년 제작 고양시 인기 캐릭터고양체 말투 등 화제 한몸에 받아민선8기 들어 이용 점점 줄어들어"정책보다 캐릭터 관심… 리뉴얼"정책보다는 캐릭터 자체에만 관심이 쏠리는 점 때문에 '고양고양이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게 고양시 설명이다. 캐릭터를 만든 지 10년이 넘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등도 고려했다고 했다. 현재 고양시는 '가와지볍씨' 캐릭터를 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양시 관계자는 "최근엔 모든 정책 홍보에서 고양고양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실 고양고양이를 만든 것은 정책 홍보를 위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시민들이 정책보다는 고양고양이 캐릭터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문제점을 인식했다"며 "2017년부터 고양고양이가 침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1)] 용인시 '조아용' 거침없는 행보 지면기사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캐릭터 사업 활성화에 매진 중이다. 캐릭터는 지역 소멸 위기 속 이를 극복하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지만, 효과는 제각각이다. 캐릭터 구축에 성공해 지역 인지도가 높아진 곳이 있는가 하면,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진 캐릭터도 적지 않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는 지역의 명운을 뒤바꿔놓기도 한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쿠마몬'이 이를 증명한다.경기도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캐릭터 사업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역 캐릭터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조명해 본다. → 관련기사 3면([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1)] 캐릭터 육성에 매진하는 지자체들)·편집자 주 용인특례시 공식 캐릭터 '조아용'은 국내 지자체에서 만든 캐릭터 중 손에 꼽히는 인기 캐릭터 중 하나다. 지역 내에서의 뜨거운 호응을 바탕으로 현재 지자체 캐릭터 계의 선두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최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 선수가 자신의 가방에 조아용 인형을 달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용인의 '용(龍)'에서 착안해 이름 지어진 조아용의 인기 비결은 '귀여움'이다. 바라만 봐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는 게 조아용에 열광하는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2019년 리디자인후 친근함으로 인기용인시, 무료 이모티콘 등 'SNS 홍보'시설물 곳곳 캐릭터 배치, 인식 주력온·오프라인서 굿즈 매출 5억 가까이 글로벌 무대에 설 'K-캐릭터'로 육성 조아용이 처음부터 귀여웠던 건 아니다. 지난 2016년 SNS 홍보를 위해 처음 제작됐을 당시엔 지극히 사실적인 용의 모습이었고 호응도 얻지 못했다. 이에 시 담당 부서에선 트렌드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2019년 디자인 리뉴얼을 거쳤다. 무시무시한 용의 이미지를 둥글둥글한 몸매와 귀여운 표정으로 순화시켜 현재의 조아용으로
-
[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1)] 캐릭터 육성에 매진하는 지자체들 지면기사
시흥시가 '해로와 토로'를 처음 만든 것은 2003년이다. 해로는 바다거북이, 토로는 육지거북이다. 바다와 육지를 아우르며 서해안의 중심 도시로 부상하는 시흥시의 이미지를 두 거북이로 표현했다. 올해로 스무살이 된다. 그러나 활성화가 된 것은 2019년 캐릭터가 대대적으로 리뉴얼되면서부터다. 기존의 해로와 토로가 조금 더 거북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면, 새롭게 태어난 해로와 토로는 보다 동그랗고 단순하면서 귀여워졌다. 리뉴얼 이후 훨씬 더 호응이 많아졌다는 게 시흥시 설명이다. 캐릭터 리뉴얼에 대해 시흥시 관계자는 "캐릭터 자체가 오래 되기도 했고 시대가 많이 흐르면서, 이미지를 보다 세련되게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지자체 전반적으로 캐릭터를 토대로 한 홍보가 늘어나고 있을 때여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서 리뉴얼을 했던 것"이라며 "리뉴얼 후 반응은 더 좋아졌다. 해로와 토로를 좋아하는 마니아층도 형성될 정도다. 시민들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을 홍보하고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나선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그러나 저마다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2001년 7월 13일자 경인일보는 1990년대 후반 경기도 각 시·군에 활발히 불었다가 시들해진 지자체 캐릭터 육성 바람에 대해 '경기도내 일선 시·군들에서 지자체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한 캐릭터 개발 사업이 무용지물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01년 7월 13일 경인일보 지면보기 클릭) 지역마다 온도 차는 있지만 대체로 활성화에는 이르지 못했던 도내 각 지자체 캐릭터들이 최근 해로와 토로처럼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전 캐릭터가 보다 직관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이었다면, 탈바꿈한 현재의 캐릭터는 공통적으로 동그랗고 귀여워 친근감을 준다.시흥시 '해로' '토로' 2019년 재탄생트렌드 맞춰 마니아층도 형성 '인기''부천핸썹' '봉공이' 등 새롭게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