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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무인점포 지면기사
무인점포가 꾸준히 영토 확장 중이다. 중심 상권은 물론 아파트 단지나 학교·오피스 등 상가에 이미 입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세대 아이스크림·문구·코인빨래방에서 출발해 카페·디저트·반찬에 이어 셀프사진·스터디카페·파티룸까지 진출했다. 반려동물용품·꽃·옷·공방·라면·계란… 접목하지 못할 분야가 없다. 특히 스포츠 시설은 피트니스·탁구·테니스·스크린골프 등 종목 불문이다. 유통업계는 전국에서 10만개 이상 영업 중이라고 추정한다. 자고 나면 무인점포가 생긴다는 말이 실감 난다.무인점포는 비교적 소자본으로 '내 가게'를 뚝딱 차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사업자등록만 하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아도 바로 개업이 가능하다. 직원이 없으니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24시간 영업은 매출에도 긍정적이다. 매장에 매여있지 않아도 돼 시간적으로도 자유롭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데다 불경기에 부업에 관심 있는 N잡러들에게는 솔깃한 장점이다.하지만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주홍글씨는 무인점포도 예외는 아니다. 점포 수가 늘어나는 만큼 범죄도 가지각색 수법으로 꼬리를 문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인점포 절도 사건 발생 건수는 2022년 기준 6천18건으로 월평균 500건이 넘는다. 지난달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이스크림 무인점포에서는 개업한 지 1주일도 안 돼 70대 고령으로 보이는 남성이 5차례 연달아 아이스크림을 주머니에 넣고 달아났다. 앞서 한 무인사진관에서는 새벽에 방문한 성인 남성 2명이 먹다만 아이스크림을 카드 단말기에 꽂아놓고 가 기기값과 출장수리비 30만원을 손해 봤다. 키오스크를 파손하고 현금을 훔치거나 8시간 동안 무전취식하고 기물을 부수기도 한다. 물건도 사지 않고 동전을 지폐로 교환해가거나 최악의 경우 용변 테러까지 말문이 막힌다.점주들은 CCTV로 매장 내 상황을 보고 경고방송을 할 때도 있지만 눈뜨고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액 사건이라 수사 착수가 지연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모자이크 없이 절도범 사진을 게시했다가 되레 명예훼손으로 역공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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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자라섬캠핑장 지면기사
한국인의 캠핑DNA는 대물림된 걸까. 고려 문인 이규보(1168~1241)의 시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보면 사륜정(四輪亭)이 등장한다. 네 개의 바퀴가 달린 이동식 정자로 오늘날의 캠핑카라 할 수 있다. 사방 6척(약 182×182㎝)의 사륜정 안에 주인이 자리를 잡고 그 옆에 거문고 연주하는 금객(琴客), 노래하는 가객(歌客), 시를 읊는 승려, 바둑 두는 기수(棋手) 등 여섯 명이 탑승해 명승을 유랑하며 산수를 즐겼다. 누정문화를 제대로 향유하고자 하는 창의와 실행이 기발하고 놀랍다. 조선의 실학자 서유구(1764~1845)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이운지(怡雲志)'편에는 현대판 캠핑용품들이 기록되어 있다. 휴대용 찬합인 제합(堤盒), 휴대용 화로 제로(堤爐), 휴대용 술통 생황호(笙簧壺)에서 소확행을 즐긴 조상들의 실용을 엿볼 수 있다.풍월주인(風月主人)의 후예답게 캠핑족 700만 시대다. 2022년 기준 전국에 등록된 캠핑장 수는 2천935개. 경기지역에만 710개(24.2%)가 운영 중인데 강원지역 575개(19.6%) 보다 많다. 인천에는 86개(2.9%)가 있다. 캠핑시장 규모도 2022년 5조2천억원으로 2009년(1천억원)과 비교하면 13년 만에 52배나 성장했다. 1980년대 가족단위 캠핑이 시작됐고, 2000년대 들어 주5일 근무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힘입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동호회 붐이 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비대면 여가활동이 늘면서 '차박(차에서 숙박)'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캠핑의 성지'하면 가평군 자라섬캠핑장이 단연 손꼽힌다. 2008년 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 개최지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캐러밴 사이트 125개소, 오토캠핑장 191개소 등 총 316개소 규모를 자랑하는 '수도권 최대·최고 공공캠핑장'이다. 하지만 가평군이 '자라섬 수변생태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오토캠핑장을 없애고 주차장을 만든다니 캠퍼들은 황당하다. 주민들도 "16년 각고의 노력으로 만든 지역 대표 브랜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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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인구전략기획부 지면기사
6명(1960년)→3.77명(1974년)→2.99명(1977년)→1.74명(1984년)→0.98명(2018년)→0.72명(2023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높아도 낮아도 국가적 위기다. 2021~2022년에는 전국 시군구의 80%가 인구 데드크로스에 직면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이다. 2022년 1천61만명이던 청년 인구는 2052년에는 절반 수준인 484만명으로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왔다.국가 인구정책의 기조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6·25전쟁통에 한국군 사망자만 13만7천명에 달하는 등 인구 부족 해결은 중대 과제였다. 당시 "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라는 표어는 58년 개띠 베이비부머의 탄생을 불러왔다. 10년도 채 안된 1960년대초에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돌직구식 표어가 등장했다. 1970년대 "둘만 낳아 식량 조절"에 이어 1980년대에는 "일등 국민 하나 낳기"를 외쳤었다. 하지만 1996년부터 인구 억제정책을 폐기했고, 지금은 다자녀 부모는 애국자요, 다산의 여왕이 추앙받는 시대다.정부는 지난 1일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카드를 꺼냈다. 인구 관련 전략·기획과 조정 기능에 집중하고, 각 부처·지자체의 인구정책을 평가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여기에 예산을 배분·조정하는 사전심의 권한까지 준다니 역대급 막강 부처다. 예산이 뒷받침돼야 민첩한 정책 실행이 가능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재정기획부가 예산편성권을 순순히 넘겨줄지 장담하기 힘들다. 부처 간 공감대와 소통이 부족하면 또 다른 갈등으로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일 수 있다. 1961년 박정희정권 시절의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모델로 설계한다는 대목도 의아하다. 레트로가 유행이니 정책마저 63년 전 과거소환인가 쓴웃음을 짓게 된다.인구 소멸을 걱정해야 할 현실을 생각하면 전담기구 신설은 수긍이 간다. 인구정책은 이념·성별·세대를 떠나 국민적 동의가 크다. 정부 부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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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DMZ평화열차 지면기사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 임진강 하구 경기도 파주시 정동리에서 강원도 고성군 명호리까지 총 248㎞다. 이름은 비무장이나 중무장 병력이 밀집된 냉전의 상징이자 적대의 공간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평화를 바라는 민족의 염원이 가장 간절한 곳이기도 하다. 이 땅은 정전 71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민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적 자산으로도 가치가 높다.경기도 DMZ평화열차가 내일 운행을 재개한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DMZ평화열차는 광명역을 출발해 용산역~일산역~임진강역~도라산역을 들렀다가 다시 광명역으로 돌아오는 왕복 코스다. 열차 안에서는 문화해설사가 탑승객들에게 30~40분간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통일 다큐멘터리 감독과 함께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3천원이면 탑승할 수 있는 4량 규모 전동열차는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오는 11월 16일까지 첫째·셋째 주 토요일, 모두 11회 운행될 예정이다.도라산역은 남쪽에서 보면 마지막 역이지만 통일이 되면 북으로 갈 수 있는 첫 번째 역이다. 열차에서 내리면 민통선 북쪽 지역을 둘러보는 민북관광을 체험할 수 있다. 버스로 통일대교를 건너 1978년 발견된 북의 군사 남침용 제3땅굴에 도착한다. 땅굴의 총 길이는 1천635m, 높이 2m·폭 2m의 아치형 구조다. 우리 군이 3개의 콘크리트 차단벽을 설치해 현재 265m만 도보 견학할 수 있다. 이어 도라산 전망대에 오르면 북녘땅 송악산·개성시·북한 선전마을인 기정동이 손끝에 잡힌다. 임진강역에서 하차하면 자유관광을 즐기게 된다. 6·25전쟁 납북자기념관과 DMZ생태관, 임진각 평화곤돌라, 캠프그리브스를 둘러보며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북한은 대남 오물 풍선을 연속 살포한데 이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는 등 연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오물 풍선이 인천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방해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하늘까지 날아들었다. 우리 군도 서북도서에서 해병대 스파이크 미사일의 화염을 내뿜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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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러브버그 지면기사
팅커벨이 떠나니 러브버그다. 지난 5월 일명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가 사람들을 괴롭히더니 6월엔 러브버그(lovebug·붉은등우단털파리)가 떼로 출몰했다. 러브버그는 암컷과 수컷이 꼬리를 붙인 채 낮은 고도에서 비행한다. 수컷이 죽을 때까지 꼭 달라붙어 다니니 외도할 틈이 없다. 인간계로 치면 철저한 일부일처제다. 커플로 무리지어 다니면서 검은 머리와 가슴·붉은 배를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니 갑작스러운 대면에 사람들은 소스라친다.주로 산속에 서식하던 러브버그가 어떻게 도시로 진출했을까. 전문가들은 주요 먹이인 토양의 부식질과 낙엽이 썩을 때 나는 냄새가 배기가스와 유사해 본능적으로 자동차에 끌린 것이라 분석한다. 이제 도심 속 매장의 쇼윈도에 붙어있는 것도 모자라 내부까지 휘젓고 날아다니니 가뜩이나 불경기에 심기 불편한 상인들은 뿔이 난다. 차량 불빛에도 겁 없이 달려들어 사체가 유리창과 전조등을 뒤덮기도 한다. 오래 방치하면 부식의 원인이 되니 세차하기도 번거롭다.사람을 귀찮게 하는 러브버그는 벼나 보리를 갉아먹는 멸강나방, 토마토·감자 줄기에서 즙을 빨아먹는 꽈리허리노린재 등과는 달리 익충(益蟲)이라는 게 반전이다. 독성도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고, 꽃꿀을 먹고 꽃가루를 옮겨 수분을 돕는 쓸모 있는 벌레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8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다. 자연 유입보다는 무역 라인에 편승해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4년 만인 2022년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크게 늘더니 지난해에는 수도권 전역으로 퍼졌다. 작년 첫 러브버그는 6월 15일 서울에서 발견됐는데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13일이나 빨라졌다. 지구온난화 심화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한 탓이다. 서울은 러브버그가 서식할 수 있는 북방한계가 됐다. 이제 매년 초여름 불청객들과의 공존은 피할 수 없게 됐다.온라인에서 러브버그 퇴치 꿀팁들이 공유되고 있다. ▲밝은색 보다 어두운색의 옷을 입어라 ▲살충제 대신 물이나 빗자루 등으로 제거해라 ▲야간 조명의 밝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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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별별 야시장 지면기사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현지인의 삶을 들여다보기에 시장만큼 좋은 여행코스는 없다. 중국 베이징 왕푸징은 이색 먹거리 천국이다. 전갈·지네부터 불가사리·굼벵이·해마까지 꼬치의 행렬이 도전DNA를 자극한다. 태국 방콕에는 매끌렁 기찻길 시장이 유명하다. 기차 통과 안내방송이 나오면 순식간에 차광막을 걷고 매대를 치우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 보케리아 시장은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 등 다양한 식재료로 인기다. 스페인식 만두 엠빠나다·하몽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프랑스 파리의 생투앙 벼룩시장의 다양한 앤티크 제품 쇼핑을 하다보면 특별한 빈티지 감성에 빠져든다.올해 1~4월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486만5천670명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87%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은 시원하게 열리지 않았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천63달러로, 지난해 1천858달러에 못 미친다.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기간도 1분기 6.5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일 감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이 참여한 활동 중 식도락 관광이 80.3%를 차지할 정도로 K푸드 사랑은 여전하다.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을 전통시장의 먹거리 전략이 필요한 대목이다.바가지요금 홍역을 치른 전통시장을 살릴 '별별 야시장' 소식이 반갑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1월까지 경기·인천지역 20여 곳을 포함해 전국의 전통시장 100곳 이상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용인중앙시장·군포역전시장·광주 경안시장·인천 간석자유시장은 맥주축제 콘셉트다. 북수원시장은 캠프파이어야시장으로 변신하고, 평택 송탄시장은 구이축제와 연계한다. 하남수산물전통시장의 수산물 체험부스, 동두천큰시장의 통큰 바자회 장터도 눈길을 끈다. 전통시장의 매력을 뽐내고 지역경제를 살릴 절호의 찬스다.서울 광장시장의 모둠전 바가지,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의 꽃게 바꿔치기는 선량한 상인들까지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상처를 남겼다. 이미지 타격을 입은 전통시장은 분골쇄신을 선언했다. 바가지요금 신고센터,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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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수포자 지면기사
3.14159265358979… 원주율(π)만 떠올려도 머리가 빙빙 도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사실 수포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도 교실마다 "수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 '수포자 코스'는 오래전부터 대물림되고 있다. 초등학교 때 분수라는 허들을 넘으니, 중학교 때 루트(√)가 가로막고, 고등학교 때 함수와 미적분을 만나면 결국 좌절한다는 슬픈 이야기다. 수포자=대포자(대입 포기자)라는 입시경쟁 등식은 무시무시하다.지난해 고2 학생 6명 중 1명은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2 수학 기초학력 미달률 16.6%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본집단 평가로 전환된 2017년(9.9%) 이후 가장 우려스러운 수치다. 중3 학생의 13%도 수학 기초 미달이었다. 코로나19 여파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라는 교육당국의 분석은 안이하게 들린다. 전문가들은 미달 비율이 10%를 넘는 자체가 경고신호라고 말한다.수학은 고대 문명과 함께 태동했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인도·중국 등에서 초기 수학적 개념이 등장했다. 0과 20진법을 사용한 마야인은 엘 카스티오 피라미드의 계단 그림자를 쿠쿨칸(깃털 달린 뱀) 형상으로 만들어냈다. 신라시대 세워진 국보 31호 첨성대는 27단의 동심원과 정(井)자 형 돌 한 층으로 28수 별자리를 상징한다. 놀라운 수학 원리와 과학적 탐구정신을 엿볼 수 있다.과학은 수학을 발판으로 물리학·화학·생물학·지구과학 등 다양하게 분화, 발전하고 있다. 뉴턴의 운동법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미적분과 기하학이 바탕이다. 만약 수학이 없다면 세상을 지탱하는 전 분야의 시스템은 마비되고 통제불능이 될 것이다. 당장 손안의 휴대폰은 물론 컴퓨터, TV도 사라진다. 병원·은행·경기장 등 일상에서 누렸던 많은 것들이 존재하기 힘들다.영국은 수학문맹자들이 정보와 기술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수학 의무교육을 확대했다. 일본도 이공계 대학생의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학이 곧 과학·기술이자 많은 분야의 기초가 되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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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스마트 경로당 지면기사
동네마다 자리잡고 있는 경로당은 몇 곳이나 될까. 전국의 경로당은 지난 2022년말 기준 총 6만8천180개로 5년새 2천576곳 늘었다. 무시로 드나드는 편의점(2023년 말 기준 5만5천800개), 동네슈퍼(2023년 3월 기준 2만7천247개)보다도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노인공동체가 촘촘하고 일상에 가까이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부천형 스마트 경로당 성공사례를 전국 지자체 노인정책 담당자들과 공유했다. 부천형 스마트 경로당은 화상플랫폼을 이용한 실버로빅, 밸런스 워킹, 치매 예방 맨손체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여러 경로당을 동시에 원격으로 연결하니 강사비 절감 효과도 크다. 경로당에서 혈압·혈당·체성분·체온을 측정하면 데이터가 관내 보건소로 전달돼 건강수첩에 기록된다. 건강 이상이 감지되면 보건소에서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경로당 앞 자투리땅 텃밭농사도 스마트로 혁신했다. 적정온도와 조명이 원격 관리되는 스마트팜에서 상추와 고추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확한 농작물로 점심식사도 함께 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니 경로당 가는 길이 즐겁다. 스마트 경로당은 일자리도 창출한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소외감을 해결해 줄 스마트 경로당 관리사가 등장했다. 스마트 경로당 관리사는 내년에 부천시에서만 37명이 일하게 된다.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던 어르신들도 이제 음식 주문·은행 업무·택시 호출도 문제없다.한국사회는 3대 인구구조변화(저출산·고령화·인구감소)가 고질적인 사회문제다. 2023년말 기준 총인구는 5천132만5천329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18.96%(973만명)다.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런 추세면 내년에 만65세 이상이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7%)에 진입했고, 2018년 고령사회(14% 이상)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화사회가 되는 셈이다.고령인구가 늘어나니 행복한 노후를 위한 관심과 노력은 자연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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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학생 전용 통학버스 지면기사
통학차량은 오랜 시간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논란을 이어왔다. 학생들은 운행시간이 불규칙하거나 한없이 돌아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등교와 동시에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시간 낭비와 체력 소모 등 불만이 쌓이자 1980년대 들어서 통학 승합차가 등판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기아차 봉고 코치(1981)·베스타(1986), 현대차 그레이스(1986), 아시아자동차 토픽(1987) 등이 학생들을 실어 날랐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도심 학교로 유학 온 학생들의 필수적인 등하교 수단이 됐다. 하지만 통학 승합차는 수십 년 동안 묵인해온 불법이었다. 불시에 단속이 뜨면 학교 정문에서 100~200m 떨어진 골목길에서 학생들을 내려줬다. 만에 하나 적발됐을 경우에는 "기사님은 학원 운영하는 친척이고, 무료로 탄다"라는 거짓 각본을 짜놓기도 했다.통합형 학생통학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한두해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무상 교통수단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고, 버스 등 기존 교통수단과 이익 충돌로 제도 시행 전 시동이 꺼졌었다. 학교별 통학차량 운영도 한계에 부딪혔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경기도교육청의 학생통학 순환버스가 더 환영받는 이유다.파주시를 누비는 학생 전용 통학버스는 '파프리카'다. 작명이 재기발랄하고 친근하다. 어디든지 자유롭게,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버스라는 의미가 담겨 파(Far)-프리(Free)-카(Car) 란다. 파프리카는 지난 3월 1학기 개학에 맞춰 한정면허로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운정신도시 중·고교 18곳을 순환하는데 배차 간격도 5~15분으로 짧아 지각 걱정도 덜어준다. 기존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요금도 마을버스 수준이다. 지하철 등과 환승도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파주 '파프리카'에 이어 올 2학기 의정부·구리·광주·오산 통학버스가 어떤 기발한 이름으로 등장할지 주목된다.보건복지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23 아동(18세 미만)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보니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14점이다. 수면시간은 줄고 앉아있는 시간은 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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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사적 복수 지면기사
2004년 밀양지역 남고생 44명이 울산에 사는 여중생을 1년 동안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쇠 파이프로 때리거나 돈을 뺏고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고 협박까지 했다. 직접 가해자만 44명, 망을 보거나 범행을 촬영하는 등 동조한 인물을 포함하면 연관자가 총 115명에 달하는 조직적이고 악랄한 범죄였다.가해자 44명 중 10명은 기소됐고 20명은 보호처분만 받는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결국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초범이고 청소년인 점 등을 이유로 전과 한 줄 남기지 못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당시 수사과정에서 경찰은 피해자에게 "밀양 이미지 다 흐려놨다"고 폭언하고, 가해자 부모들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집요하게 협박했다. 법의 심판과 사회의 시선은 피해자에게만 가혹했다. 학업을 중단하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14살 소녀의 삶은 완전히 부서졌다.최근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폭로로 후폭풍이 거세다. 논란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2022년 방문해 맛집으로 소개한 청도의 한 국밥집 영상에서 촉발됐다. 가해자 중 한 명이 근무했고 식당 사장의 조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불법건축물인 식당은 논란이 불거진 지 일주일이 채 안 돼 철거됐고 사과문이 붙었다. 유튜버 '나락보관소'는 "개명까지 한 뒤 수입 자동차 딜러로 근무하고 있다"며 또다른 남성을 가해자로 연이어 지목했다. 업체 측은 폭로 다음날 "해당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지해 해당자를 해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유튜버 '전투토끼'는 세 번째 가해자라며 사진과 함께 이름·나이·직장을 공개했다. 이 남성은 다니던 대기업에서 임시 발령 조치를 받았다.20년의 세월이 흘러 만 35~38세가 된 가해자들이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동의 없는 신상 폭로는 오히려 피해자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 가해자 신상 공개와 피해자의 일상 회복은 별개의 사안이다.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 폭로는 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