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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공포의 경인아라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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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영일만 유전? 지면기사
'산유국의 꿈'에 다시 불이 붙으며 포항 영일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일만은 유기물과 바다 생물이 널리 분포한 신생대 3기층으로 학계에서 자원 매장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영일만 바로 아래 위치한 한국 최초 해상 동해가스전은 2004~2021년 약 4천500만배럴을 생산하기도 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서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배럴보다 더 많은 탐사자원량"이라며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한 개당 1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고 부연했다.브리핑대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잭팟이다.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확인되면 한국이 세계 15위의 석유 매장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는 아시아에서 중국(262억배럴·세계 13위)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에너지의 97~98%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이 자원빈국에서 탈출할 절호의 기회다."기술이 발전했으니 기대해 볼만", "내년 시추 결과를 기다려보자" vs "사업성 확인도 전에 대통령이 발표할 일인가", "지지율 추락 만회용, 뜬금없고 성급하다" 여론의 온도는 극명하다.1976년 1월 15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포항에서 석유가 나왔다'고 직접 발표했다. 국민들은 석유 원년이라며 만세까지 불렀다. 하지만 뽑아낸 건 원유가 아닌 경유, 시추할 때 넣은 윤활유였다. 1년여 만에 막 내린 황당하고 부끄러운 해프닝으로 기록됐다.이번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20% 정도라고 한다. 석유 찾기는 흔히 사막에서 바늘 찾기로 비유되지만, 실패율이 80%라는 얘기다. 미국 기술평가기업에 분석을 의뢰해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받아든 것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청진기만 대본 모양새다. 이제 탐사시추를 통해 실제로 경제성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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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돌아온 이봉주 지면기사
영원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돌아왔다. '봉달이', '봉주르'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사랑받던 이봉주는 2020년 1월부터 몸이 뒤틀리는 원인 불명의 통증에 시달렸다. 고개가 90도로 꺾인 모습은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중추신경 이상으로 병세가 악화됐을 때는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에 의지할 정도였다. 브라질에 사는 한 교민은 직접 찾아와서 침을 놔주기도 했단다.이봉주와 가족들은 전국의 이름난 병원과 한의원은 물론 무속인·스님까지 찾았다고 하니 그 절박함을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러다 이듬해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았고, 그해 6월엔 허리 부위 낭종(囊腫·주머니 모양 혹)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봉주는 병마와의 사투에서도 끈기와 정신력을 발휘했다. 스트레칭·산책·등산·자전거 타기와 재활 치료를 꾸준히 병행했다. 60% 정도 회복됐고 다행히 호전 중이다.이봉주와 경인일보의 인연은 참으로 각별하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념한 '이봉주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 26년 전 시작됐다. 대회는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로 성장했고, 매년 3천500여명의 달림이가 함께 뛰는 전국 대표 가족축제가 됐다.이봉주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 중에서 가장 오래됐습니다"라며 "처음부터 경인일보와 함께해서 그런지 늘 동반자 같습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봉주는 2022년 투병 중임에도 제24회 대회에 부인 김미순씨와 동행해 마라톤 동호인들을 격려해줬을 정도다. 이봉주는 앞서 지난 5월 4일 열린 '경인일보 제25회 화성효마라톤대회'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의 육상영웅 임춘애(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지원협력관)와 나란히 참석해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4년 만에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하루하루 달라진 삶을 사는 느낌입니다. 누구나 뛰고 싶은 마라톤대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봉주는 새로운 각오로 오는 6월 2일 '제26회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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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불황형 소비 지면기사
끝 모를 불경기와 미친 물가에 천원의 무게는 새털보다 가벼워졌다. 불황기에도 사람들은 기분을 소비한다. 소액으로 누리는 '소확행(小確幸)'을 추구하는 건, 지갑은 얇아져도 '스몰 럭셔리'로라도 자존감을 지키려는 심리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립스틱, 매니큐어, 넥타이 등 '작은 사치품'이 많이 팔리는 이유다.생활용품 천원숍의 원조 '다이소'가 가성비 화장품으로 매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론칭해 2주 만에 동난 '리들샷'의 바통을 '샤넬 저렴이'로 불리는 립밤이 이어받았다. 주름개선 레티놀 제품도 품절 대란이다. 포장과 용기를 단순화하고 몸값을 낮춘 300여종의 제품은 금세 입소문이 났다.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으로 지하철 역사 내에 천원 빵집이 부활했다. 지난해 국내 빵 물가는 1년 전보다 9.55%나 뛰었다. 베이커리 카페와 브랜드 빵값은 부담스럽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은 보이지 않을 뿐 언제나 시장을 주무른다. 저가 수요가 늘어나니 천원빵의 등장은 자연스럽다. 복잡한 유통구조를 생략한 천원빵의 박리다매 전략은 대성공이다. 맛과 품질도 브랜드 빵과 비교해도 손색없다.알뜰 소비족은 가잼비(가성비 대비 재미)도 포기할 수 없다. 다다익선(多多益善)보다 거거익선(巨巨益善)이다. 편의점마다 대용량 트렌드를 잇는 상품들이 속출한다. 점보 팝콘, 두배 핫바 등등. 벤티 얼음컵은 양을 대폭 늘려 g당 단가를 낮췄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팔도 점보 도시락'과 '공간춘 쟁반짬짜면'에 이어 삼각김밥 4개를 담은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 곱빼기 비빔밥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불황에 공허한 마음을 실속형 대용량 제품으로 채우려는 수요에 숏폼 트렌드와 인증숏 이벤트도 한몫했다.6월부터 외식·식품·생필품 제조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고 한다. 전 세계 1위를 찍은 사과 쇼핑은 언감생심인데, 이제 김과 간장도 장바구니에 담기 겁나게 생겼다. 식료품 가격 인상은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짠돌이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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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면기사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위태롭다. 베를린 시장이 최근 도쿄에서 일본 외무상을 만나 "변화가 중요하다. 베를린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또다시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카이 베그너 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관할 구청·연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관련 당사자와 대화 중이며 독일 주재 일본대사도 논의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 전해진다. 베를린·도쿄 자매결연 30주년 '선물용 망언'인가. 역사에 죄를 지은 전쟁범죄 가해국인 일본의 일방적인 입장을 두둔하고 대변한 꼴이다.베를린 소녀상은 지난 2020년 9월 베를린 미테구 비르켄가 공공부지에 설치됐다. 독일 극우주의 테러 규탄·여성의 날 기념뿐 아니라 아시아계 인종차별 규탄·수요시위 기념 등 다양한 주제의 행사가 펼쳐지는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하지만 독일 수도에서 소녀상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일은 순탄치 않다. 설치 직후인 2020년 10월 관할 미테구청이 철거를 명령했지만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우여곡절 끝에 보류됐다. 이후 미테구의회는 여러 차례 존치 결의안을 채택했고, 2022년 설치 허가를 2년 연장해 올해 9월 28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일본정부는 베를린 소녀상 존치를 연장해야 할 시점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철거를 압박하고 부추긴다. 참으로 집요하다. 지난 2022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베를린 소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대놓고 철거를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의 전방위적 압박에 실제로 2023년 3월에는 독일 헤센주 카셀주립대 캠퍼스에 총학생회 주도로 설치됐던 소녀상이 기습 철거되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학이 일본정부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고 강력 규탄했었다.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 등이 지난 22일 회견을 열고 173개 시민단체 및 1천861명의 시민이 서명한 항의서한을 주한 독일대사관에 전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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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데이터 안보 지면기사
라인야후는 2011년 네이버(일본지사 NHN재팬)가 개발한 '일본판 카카오톡'으로 일본 인구 1억2천200만명 중 9천600만명이 이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다. 지난해 11월 라인은 51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었다. 라인 서비스를 네이버가 운영하다 보니 라인의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네이버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지난 5월 8일 이사회에서 라인을 개발한 신중호 CPO(제품 책임자)를 해임하고, 네이버에 자본 재검토를 요구하며 '라인 독식' 의도를 드러냈다. 배후에 일본 정부가 있다.미국 정부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 퇴출'에 진심이다. 상·하원이 '틱톡 강제 매각법'을 통과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25일 서명했다. 미국인 틱톡 이용자들의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갈 수 있어 국가 안보 및 데이터 개인정보보호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틱톡 측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이달 14일 무효화 소송을 냈다.중국은 틱톡과 이커머스 전파에 열을 올리면서, 타국의 빅테크는 막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만리방화벽(Great Wall)이라 불리는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등의 접속을 차단·통제하고 있다.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근거로 빅테크 견제에 나섰다. 집행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한 가짜뉴스 확산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를 조사하고 있다. 또 틱톡의 바우처 및 기프트카드 등 보상 프로그램의 중독성 문제를 제기했다. 틱톡은 조사가 시작되자 서비스를 중단하며 꼬리를 내렸다.세계 각국은 데이터 안보를 둘러싸고 전쟁 중이다. 데이터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각국 정부는 시장에 적극 개입해 공격-수비 맞춤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국내에서는 틱톡라이트 가입 '앱 테크 붐'이 식지 않는다. 가입 후 친구초대하고 출석 미션을 완료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현금 출금까지 가능하다. 우리 정부는 라인 사태에서 일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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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호중 소동 지면기사
가수 김호중은 한석규·이제훈 주연 영화 '파파로티(2013)'의 실제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낮에는 학교, 밤에는 유흥업소에서 일했다. 퇴학 위기에 놓인 김호중의 빛나는 재능을 알아보고 학교로 다시 이끌어준 서수용 선생님을 만나면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돈이 없어서 음악을 포기했던 10대 소년은 성악 영재로 변신했다. SBS 예능 '스타킹'에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출연 후 독일 유학을 떠났다. 귀국 후 앨범을 내고 정식 가수로 데뷔한데 이어 미스터트롯 톱4까지 오른 인생역전 스토리는 감동과 희망의 아이콘으로 부족함이 없었다.호사다마인가. 석연찮은 교통사고와 비상식적인 대응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자초했다.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SUV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서있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바퀴가 들릴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운전자인 김호중은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2시께 김호중이 아닌 김호중의 옷을 입은 매니저가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호중인 점을 들어 추궁했고, 매니저는 결국 자백했다. 김호중은 사고 17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음주 검사를 받았고 음성이 나왔다.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 갔지만 술은 안 마셨고 공황장애라고 해명한다.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는 다른 매니저가 빼돌렸다. 조직적 은폐 의혹과 말 바꾸기에 여론은 싸늘하다.사태가 위중한데도 소속사는 사건 발생 직후인 11일과 12일에도 고양 공연을 강행했다. 시작된 투어 콘서트를 중단하면 수십억 대 손해는 당연하다. 소속사의 얄팍한 계산기가 작동했을 법하다. 매니저 약정금 반환 소송·불법 도박·병역특혜 의혹 등 논란이 있을 때마다 무한신뢰로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온 팬덤도 소속사가 버틸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싶다.김호중은 사고 즉시 현장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하지 못해 일을 키웠다. 음주운전이 아니라면 보험처리로 끝날 수 있던 사고였고, 음주운전이었다면 인정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팬들의 용서를 구해야 했다. 하나의 거짓말을 덮으려면 일곱 가지 거짓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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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명품주택과 양극화 지면기사
평소대로 살았는데 내 통장은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텅장'이다. 소득의 양극화는 곧 소비의 양극화다. 짠내 나는 염전족과 노머니족(꼭 필요한 곳에만 최소 지출),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 해결)과 핫딜 노마드족(온라인 쇼핑몰에서 특정 시간대 할인가 비교 쇼핑), 모루밍족(오프라인에서 제품 보고 모바일로 쇼핑)은 서민의 다른 이름이다.양극화는 이미 사회 전 분야로 번져 국가적 문제가 됐다. 특히 빚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부자들은 이자 부담을 줄이려고 대출 갚고 지출 방어에 나서는데, 서민들은 생활비가 부족해 상환은커녕 추가로 빚내는 형국이다. 실제로 10억원 이상 부자들의 평균 부채 규모는 지난해 4억8천만원으로 전년보다 2억3천만원이나 줄었다. 하지만 채무불이행자 수는 올 들어 3개월동안 1만1천669명이 늘어나 1분기말 68만6천178명이 됐다.서민의 고통지수는 높아만 가는데 현실감 없는 뉴스가 보인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명품 브랜드 펜디가 인테리어를 맡은 초고가 복합주택이 들어선단다.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로 아파트 29가구(248㎡)와 오피스텔 6호실(281㎡), 근린생활시설이 올 9월 착공 예정이다. 유명 프랑스 건축가가 설계하고 명품 브랜드 가구와 카펫, 식기까지 구비된다. 맞춤형 럭셔리 인테리어는 물론이다. 분양가는 200억~300억원대로 예상된다. 한술 더 떠 분양대금만 있다고 입주할 수 없는 하이엔드 명품주택이다. 펜디 까사 본사가 직접 입주자 직업군과 자산 규모 등을 심사한다.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분양할 때 청약 등 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현행 주택법을 적용받지 않도록 딱 29가구만 짓는다.드라마 속 재벌가 이야기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웃어넘긴다. 그런데 드라마가 현실이 되면 서민들은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자산으로 만들어지는 서열사회", "21세기형 계급제의 부활"이라는 푸념과 "자기 재산으로 누린다는데 어쩌겠냐", "이미 드라마는 현실이다"라는 자조가 상충한다. 한국사회는 중간이 실종되고 상·하 극단이 비대해지는 모래시계 구조가 심화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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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백년가게·백년소공인 지면기사
"우리는 보틴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은 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중 하나다. 우리는 새끼돼지구이를 먹고 리오하 알타 와인을 마셨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장편소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1926)'에 레스토랑 보틴(Botin)이 등장한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지난 1725년 문을 열어 300년째 영업 중이다. 기네스북으로부터 인증서까지 받았다. 단골손님 헤밍웨이는 굉장한 PPL(간접광고)을 작품 속에 남긴 셈이다. 헤밍웨이가 영감 받던 그 공간에서 역사와 문화를 향유하는 식객은 감동할 수밖에 없겠다.일본에는 와(和) 문화가 있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할 일을 하면서 조화를 이룬다는 사고방식이다. 오래된 가게들 주변에 비슷한 가게를 차리기도 꺼린다. 가게 터를 잡고 오래 버티다 보니 노하우도 쌓이고 자연스럽게 장수가게가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100년 이상 된 가게·기업이 2만7천여개, 무려 1천년 넘는 곳도 21개나 되는 이유다.우리나라도 오래된 가게들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하는 제도 '백년가게·백년소공인'이다.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 백년소공인은 업력 15년 이상의 지역사회 터줏대감들이다. 올 4월말 기준 전국 백년가게 1천369곳, 백년소공인 956곳이 지정되어 있다. 경기지역은 각 190곳·230곳, 인천지역은 각 47곳·40곳이다. 하지만 오래된 가게를 팔 걷어붙이고 키워도 부족할 판에 제도시행 7년차만에 길을 잃었다. 올해 정부 예산이 23억원에서 4억원으로 80% 넘게 깎인 탓에 신규 가게·업체 지정마저 올 스톱이다. 지역 소상공인을 힘 빠지게 하는 변덕스러운 정책이다.우리나라 소상공인의 1년 차 생존율은 64.1%, 3곳 중 1곳이 몇 개월 만에 셔터를 내린다. 5년 차까지 버티는 곳은 겨우 34.3%뿐이다. 코앞에 동종업종 간판이 달리는 일이 허다한 약육강식 상권이다. 최악의 조건에서 장인정신을 대물림하는 우리 백년가게·백년소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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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평화누리특별자치도' 지면기사
경기(京畿)라는 이름이 우리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1018년 현종 8년 때다. 당나라에서 도성 안을 경현(京縣), 밖을 기현(畿縣)으로 구분했던 데서 비롯됐다. 당시 고려의 수도 개경으로부터 사방 500리를 아울렀다. 경기의 기(畿)자는 전(田·밭)+과(戈·창), 즉 도성 관리를 위한 녹봉을 책임지는 곳, 도성의 방어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경기도를 기전(畿甸) 지역이라 하는 이유다. 강원도를 관서·관동, 전라도를 호남 등으로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경기도는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10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인구의 4분의 1 이상(1천363만명)이 밀집해 사는 곳이라 선거 때마다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경기분도론은 1987년 대선 때부터 경기북부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등장했다. 선거가 끝나면 조용히 퇴장했다 선거철 다시 살아나는 단골 메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지난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올 4월 22대 총선에서 여권이 서울 편입론과 서울 메가시티론을 띄우면서 공방이 오갔으나, 야권의 압승으로 요란했던 편입 바람은 사그라들었다.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3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로드맵을 발표한데 이어 올 1월 18일부터 2월 19일까지 새 이름 대국민 공모전에 나섰다. 지난 1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회에서 의수 화가 석창우 화백의 붓끝을 통해 새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공개됐다. 무려 5만2천435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새 이름이다. 세 차례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투표를 거쳤다.김 지사는 대국민 보고회에서 "마라톤으로 따지면 최종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한 마지막 구간에 도달한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행정안전부가 주민 투표를 승인하지 않은 데다 특별법 입법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해야 한다. 설상가상 새 이름이 발표된 당일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에 분도 반대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3만명 넘게 동의했다. 1만명이 넘으면 김 지사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 국가 개조급 현안인 경기 분도는 경기도만 나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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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4월 모기 지면기사
인류보다 먼저 지구에 터 잡은 모기는 끈질기게 사람을 괴롭혀왔다. 백악기(기원전 1억4천500만~6천600만년)에 출현한 작은 모기는 살아남고, 주인공인 거대 공룡들은 멸종됐다. 보통 15㎜, 무게 2~3㎎의 모기는 지구상에서 살인을 가장 많이 하는 동물이다. 말라리아, 뇌염, 황열병, 뎅기열 등을 전파해 매년 약 72만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뱀이 1년에 죽이는 사람이 5만명, 개가 2만5천명, 체체파리가 1만명, 인간은 47만5천명이다. 인간보다 무서운 '죽음의 사자'가 모기인 셈이다.모기는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말라리아는 고대 로마부터 인도와 중국까지 이미 5·6세기에 풍토병으로 자리잡았다. 1594년 4월 임진왜란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3도 수군 병력 2만1천500명 중 5천663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1천904명이 사망했다. 당시 왜군과의 전투 사망자가 150명인 것에 비하면 매우 심각한 피해다.이상 기온으로 4월부터 모기떼가 출몰하고 있다. 기상청이 집계한 올해 4월 평균 기온은 지난 29일 기준 경기 14.9℃, 인천 14.5℃로 지난 10년 중 가장 높다. 겨울이 짧아지고 봄·여름은 길어지면서 아열대기후화되고 있다. 모기는 9℃에 날기 시작하고 13℃ 이상에서 흡혈한다. 통상 5월부터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하는데 매년 등장 시기가 빨라져 걱정이다.비행기나 선박을 통해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을 유발하는 모기종이 국내에 유입된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지난해 747명으로 3년 연속 증가세다. 경기·인천지역에서만 560명(75%)이 감염돼 무려 12명이 사망했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는 겨울철에 대부분 죽기 때문에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다음 해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1월 평균기온이 10℃ 이상 되면 성충은 살아남게 된다. 머지않은 미래, 365일 모기에 시달릴 수도 있다.지구는 모기의 바이러스 공격에 이미 무방비다. 신기술로 모기의 게놈을 조작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지구온난화가 본질이다. 다산 정약용은 '모기를 증오한다'는 의미의 '증문(憎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