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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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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사기공화국의 남현희 소동 지면기사
사기(詐欺)는 언어를 가진 인간만이 가능한 범죄다. 사기꾼 없는 세상은 전에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미혼모 팡틴은 최악의 사기 피해자다. 딸 코제트를 맡아 준 테나르디에 부부의 양육 사기에 걸렸다. 미혼모라는 사실이 드러나 장발장의 공장에서 쫓겨 난 팡틴은 악당들의 악착같은 양육비 요구에 금발을 자르고 이빨까지 뽑아 팔았지만 결국 몸까지 파는 나락으로 떨어져 병으로 죽는다. 사기꾼에게 제대로 걸리면 마지막 동전 한 닢, 영혼 한 줌마저 탈탈 털린다.사기는 범죄 대상의 신뢰를 이용한다. 사기꾼을 찰떡같이 믿은 피해자는 경제적으로 착취당하고 정서적으로 황폐해진다. '사기꾼이 하는 소리는 숨소리 빼고 다 거짓말'이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지만, 대부분 사기를 당한 후에 깨닫는다. 사기꾼이 작정하고 설계한 사기를 피하기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라는 자조적 공감이 널리 퍼진지 오래다. 이를 증명하는 국제 범죄 통계가 아니더라도, 집안에 사기 피해자 한 두 명 쯤은 있는 현실적인 체감 때문이다. 청년들의 목숨을 앗아간 최근의 전세사기를 비롯해 보험사기, 주식 사기, 다단계 사기, 피싱 사기, 투자 사기, 복권 사기 등 헤아릴 수 없는 사기 범죄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사회 도처에서 진행 중이다.펜싱 여제 남현희가 인생 최악의 순간에 몰렸다. 지난 23일 한 여성 월간지를 통해 15세 연하 재벌 3세, 전청조와의 재혼 계획을 공개했다. 곧바로 온라인에 전청조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남현희는 24일 "행복하고 싶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의혹은 증거로 사실이 됐다. 전청조는 주민등록상 여성으로 확인됐다. 사기 전과로 복역한 기록도 공개됐다. 사기 치는 녹취록도 방송됐다. 남현희의 희망은 악몽이 됐다. 전청조의 실체를 꿈에도 몰랐던 듯하다. 사기꾼은 집요하다. 25일 새벽 남현희 집 문을 두드리다 긴급체포됐지만 석방됐다.남현희 소동의 전말과 진상은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드러난 사건의 개요가 너무 엽기적이라 충격이 더 크다. 사기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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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4년 만의 해상 탈북 지면기사
북한 주민 4명이 24일 목선을 타고 동해로 탈북했다.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탈북 과정은 순탄했다. 이날 새벽 남하하는 목선을 포착해 추적 중이던 군 당국은 조업 중에 이들을 발견한 우리 어민의 신고로 손쉽게 나포했다. 북한 남성이 우리 어민에게 던진 첫 질문은 "여기가 어디냐"였다. "강원도 속초"라는 대답에 줄을 던져 배를 붙인 뒤 우리 어선에 올랐다고 한다.이들의 평화로운 탈북 소식이 4년 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장면을 상기시킨다. 2019년 11월 17일 당시 문재인 정부는 탈북 어민 2명을 판문점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5일 전 동해에서 나포된 뒤 자필 귀순의향서를 작성한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군사분계선에서 안대가 벗겨진 탈북민들은 선을 넘지 않으려 결사적으로 몸부림쳤다.문재인 정부는 이틀 조사로 그들을 선상 반란으로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 단정하는 신통력을 발휘했다. 선상 반란의 증거인 목선은 소독해 북한에 반납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인권유린에 세계가 경악했다. 남·북·미 데탕트에 목을 맨 정권이 외교적 골칫거리가 될까 봐 인권을 뒤로뒤로 미뤘다는 분석이 대세였다. 북한 주민의 해상 귀순이 뚝 끊겼다. 탈북 귀순자 숫자도 급감했다. 강제북송사건은 북한 주민에게 대한민국 문이 닫혔다는 사인이었다.지난 9일 탈북민 600여명을 북한에 강제 추방한 중국이 2차 추방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국내 탈북인 단체와 국제사회가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중국의 협조를 요청한다'는 외교적 수사에 머문다. 탈북어민 강제북송을 비판하고 관계자들을 고발한 정권이, 중국의 탈북민 대량 북송에 미온적이다. 한반도 정세 탓일 테다. 북-러 밀착에 놀란 중국은 탈북민을 대북 선물로 이용하고, 중국을 한반도 신냉전 구조에서 열외시키려는 한국은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자제한다.이제 북한을 탈출하려는 주민들은 대한민국 정권과 한반도 정세까지 살펴야 할 실정이다. 정권 따라 흔들리고 정세 따라 돌변하는 인권의 시계추에 탈북민들의 생사가 오락가락한다. 강제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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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마약 피의자 된 '나의 아저씨' 지면기사
2018년 문화계는 초토가 됐다. 그해 1월 현직 검사 서지현이 검찰 내부의 성폭력 문화를 고발하면서 불붙은 미투운동이 문화계로 번진 탓이다.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의 'En 선생'으로 지목된 고은 시인은 노벨문학상을 꿈꾸던 광교 집필실을 떠나야 했다. 연극계의 이윤택과 오태석, 영화계의 김기덕과 조재현 등 그 세계에서 내로라했던 거물과 스타들이 추락했다.미투에 이어 문화계에 마약 폭탄이 터졌다. 지난 19일 배우 유아인이 마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데 이어, 같은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23일 피의자로 전환됐다. 2022년 체포된 음악 프로듀서 돈 스파이크는 지난 9월 징역 2년 형이 확정됐다.편견일 수 있지만 문화계에서도 대중문화 종사자들은 마약의 유혹에 취약한 듯싶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약물 중독 사건 사고는 일상이다. 돌이켜보면 70, 80년대 대마초 사건으로 연예계가 발칵 뒤집어진 이래로 대중스타들의 마약 중독은 간헐적이지만 끈질기게 이어졌다.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중적 이미지와 자아 사이의 간격에서 오는 정서적 불안, 거품 같은 인기에 대한 강박을 잊으려 마약에 손댔다고 고백했다. 인간적인 이해의 여지는 있지만, 용서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대중은 스타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스타는 이를 감당해야 할 공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팬들이 이선균에 놀라고 배신감을 느끼는 건, 그의 반듯한 이미지 때문이다. 악역이 떠오르지 않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그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결정적으로 각인시켰다. 소심한 직장인 아저씨와 세상에 상처받은 젊은 여성이 서로 치유하는 서사에 대중들은 감동하며 조용히 열광했다. 각박한 삶에서 수많은 '지안'이가 '동훈' 아저씨 같은 사람 한번 만나 보길 바랐을 것이다. 영화 베테랑에서 마약 파티를 즐기는 재벌2세를 연기한 유아인에게 '생활 연기'라 조롱했던 대중이 이선균에겐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다.대놓고 '창작의 영감'을 강조한 액상 대마 명함광고가 홍익대 미대 건물과 건국대 예술문화관에 살포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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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빈대 소동 지면기사
전세계에 75종이 분포한 빈대의 영어 명칭은 bedbug, 침대벌레다. 낮에는 숨어있다 밤이 되면 잠자리에 올라와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다. 흡혈 본능이 얼마나 강렬한지 침대 진입이 막히면 천장에 올라가 낙하해 기어코 피 맛을 본단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이 직접 당한 뒤 임직원들에게 빈대의 끈기와 인내를 강조했다는 일화도 있다. 지어낸 말이 아니라 이 같은 빈대의 생태를 증언한 저작물과 연구서가 많다.동굴에 거주할 때부터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의 반려(?)였던 빈대가 종말적 재앙은 맞은 적이 있다. 2차세계대전부터 강력한 살충제인 DDT가 전 세계에 살포되면서 빈대가 자취를 감췄다. 빈대에 시달렸던 가난한 대한민국도 6·25전쟁과 월남전에서 확인한 DDT를 대도시 상공에서 살포했던 시절이 있었다. 집집마다 빈대 잡으려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빈대만 잡은 것이 아니라 사람까지 잡았다. 맹독성이 확인되면서 DDT는 퇴출됐다. 경제가 발전하고 주거환경이 청결해지자 빈대는 스스로 사람 곁을 떠났다.전국이 빈대 소동으로 난리가 났다. 인천 찜질방에서 출현한 빈대는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도 발견됐다. 당국은 외국인들을 따라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여행객에게 악명이 자자한 유럽의 빈대 침대나, 올림픽을 앞두고 빈대와 전쟁을 선포한 파리를 떠올리면 당연한 짐작이다.빈대는 사람을 따라 이동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25만명이고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3천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인천과 대구가 아니라 이미 전국에 퍼졌을 테다. 빈부의 격차가 극단을 치닫는 시대다. 빈자의 침대와 이부자리에 빈대가 정주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방역이 눈여겨볼 대목이다.같은 흡혈충인 이와 벼룩이 발진티푸스나 페스트를 매개하는 것과 달리, 빈대는 병원체를 매개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숙명적인 숙주인 인간을 해치지 않도록 진화한 셈이니 선을 지키는 빈대의 신사도가 대견하다. 그런데 인간의 혐오는 빈대에 지독하다. '빈대 붙는다'는 관용구대로 어디나 이런 사람들이 있지만, 애교 수준을 넘어 법과 제도에 기생해 사회의 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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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벤츠와 공공임대주택 지면기사
최근 타계한 미국 사업가 찰스 척 피니의 기부 일화는 '부자의 품격'으로 오래오래 회자될 것이다. 아일랜드계 노동자의 아들인 척 피니는 1960년 시작한 면세점 사업으로 거부가 됐지만, 돈만 아는 구두쇠로 조롱받았다. 사업 정리 과정에서 법정공방에 휘말리고 회계장부가 공개되면서 그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세상 몰래 40억 달러를 기부한 슈퍼 산타로 밝혀지자 그를 조롱했던 재계와 언론은 부끄러워하며 진정한 기부 영웅으로 그를 추앙했다. 전 재산을 세상에 기부한 그가 평화롭게 눈을 감은 곳이 임대아파트였다.19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한 61세대가 벤츠·페라리·마세라티 등 고가의 외제차량을 보유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마다 반복되는 국감 단골 메뉴다. 지난해에도 부산과 용인 공공임대주택에 등록된 포르쉐와 벤츠가 도마에 올랐다.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공급한다. 당연히 내집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이 받아야 할 혜택이다. 자산기준으로 입주민을 선정하는 이유다. 토지·건물 자산은 2억1천500만원 이하, 소유차량은 3천680만원 이하다. 벤츠, 페라리를 타면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없다는 얘기다.가진 자들이 없는 사람들의 몫을 탐하면 공공(公共)의 정의(正義)가 망가진다. 조민의 입시비리와 장학금은 누군가의 몫을 가로챈 탓에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됐고, 아버지 조국의 '가붕개'는 위선이 됐다. 공공임대주택은 가난한 서민들에게 내집 같은 집에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재다. 입주는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런데 벤츠와 페라리와 포르쉐가 공공임대주택 주차장을 드나든다?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학수고대하는 서민들이 이 장면을 목격한다면 가슴에서 천불이 치솟을 테다. 이렇게 작은 분노가 모이고 쌓이면 공동체는 무너진다.척 피니는 "그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정도 인격을 모두에게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엔 척 피니 보다 가난마저 약탈하는 부자들이 넘쳐난다. 신발 두 켤레를 신으려는 추악한 사람들이다. 공공의 정의를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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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급발진' 미스터리 지면기사
올해 초 한 방송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 전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영상이다. 손자를 태우고 운행 중이던 60대 할머니의 차량이 굉음과 함께 600m를 급발진해 왕복 4차선 도로를 날아 넘어 지하통로로 추락했다. 손자는 사망하고 할머니는 중상을 입었다. 차량이 질주하자 "이게 왜 이래"라는 할머니의 음성이 반복된다. 이내 사고를 직감한 듯 손자의 이름만 연신 울부짖었다. 뒤늦게 손자의 사망을 전해 들은 할머니는 아들 내외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사고 처리는 급발진 의심 사고 처리 관행대로 진행됐다. 할머니는 사고의 가해자로 입건됐다. 졸지에 손자를 사망케 한 피의자가 된 것이다. 여론이 폭발했다. 급발진 의심사고의 책임을 운전자가 독박 쓰는 제도에 누적된 불만이 일시에 터진 것이다. 영상은 급발진을 의심하기에 충분했고, 시청자들은 가장 강력한 애착관계인 할머니와 손자의 비극을 자기 일처럼 공감했다.경찰이 17일 할머니를 무혐의 처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제동장치에 기계적 결함은 없고,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감정했다. 경찰은 실제 사고 차량의 오작동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어서 할머니의 과실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 경찰이 국과수 감정을 탄핵하는 거의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이 사건에 집중하는 여론을 의식한 조사 결과로 보인다.차량 급발진 사고는 세계적 미스터리다. 미국은 10여년 전 도요타 차량 급발진 사고 원인이 차량 전자제어장치(ECU) 오류라는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1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도요타는 벌금을 내면서도 급발진 책임은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지금도 ECU를 급발진 원인으로 강력하게 의심하지만 제조사들은 한결 같이 부인한다. 첨단과학의 시대에 급발진 사고 규명이 힘드니 각종 음모론이 횡행한다. 미국처럼 급발진 책임규명을 제조사에게 지워야 한다. 강릉 사고를 계기로 관련 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찬반 논란에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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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도토리와 칠게 지면기사
요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도토리와 밤 지키기 전쟁 중이다. 야산마다 도토리, 밤 불법 채취 단속을 경고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공무원들이 수시로 단속에 나선다. 다람쥐가 홍보대사다. 현수막엔 '다람쥐의 겨울양식'을 강조하는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도토리의 어원은 돼지의 옛말인 '돝'이다. 정작 도토리 마니아는 돼지이다.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에서 도토리를 먹여 키운 이베리코 돼지는 맛 좋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다람쥐는 도토리 보다는 고소한 견과류나 귀뚜라미 같은 작은 곤충들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겨울엔 사정이 다르다. 먹을 게 도토리뿐이다. 다람쥐와 야생동물에게 도토리와 밤은 구황작물이다. 이를 사람들이 생계와 재미로 다 거둬가면 숲 속의 생명들은 기아에 허덕인다.인간의 욕심에 무너지는 생태계는 숲뿐이 아니다. 세계 철새의 날(10월 둘째 주 토요일)인 지난 14일 인천 송도 갯벌에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갯벌에 묻힌 칠게잡이 어구를 제거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갯벌에 흔한 엄지 크기의 칠게는 달고 고소한 맛에 서민들의 식재료로 각광받았다. 튀김, 볶음, 조림 등 조리법도 다양하고 통째로 한입에 먹기도 쉽다.사람만 칠게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겨울 철새에게도 인기 메뉴다. 인천 갯벌은 전 세계에 6천여 마리뿐인 저어새의 고향이자, 멸종위기종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한 철새들의 휴게소다. 사람이 칠게를 다 잡아먹으면 저어새의 번식과 성장이 힘들고, 철새들은 푸드코트가 사라진 휴게소에서 배를 곯는다.사람들이 칠게 씨를 말리는 방식도 잔인하다. 가로로 절단한 PVC 파이프 양 끝에 바구니를 달아 갯벌에 묻는다. 옆걸음만 가능한 탓에 칠게는 파이프에 빠지면 스스로 통 속에 모여 수거된다. 기발하지만 불법 어구다. 인천 갯벌은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권고하는 천혜의 자원이다. 칠게는 갯벌 정화의 주역이자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다. 갯벌의 도토리 칠게가 사라지면 갯벌 생태계가 무너지고 철새의 멸종도 빨라진다.사람이 도토리와 칠게를 독차지하면 숲과 갯벌 생태계가 무너진다. 다람쥐와 새들이 사라진 숲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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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여성 징병제 지면기사
남자 아기는 죽이고 여자 아기만 살려 병사로 키웠다는 여성 전사 부족 아마존(Amazon)의 신화는 지금도 페미니즘의 역사적 서사로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헤로도투스의 '역사'나 폼페이우스 원정 기록 등 그리스, 로마 역사서에 등장한다. 소규모 여성 부대와의 전투를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남미 정복 과정에서 여전사들과의 교전이 있었다 해서 남미 열대우림이 아마존이 됐다. 긴머리 원주민을 여성으로 착각했다는 설이 있다.원더우먼은 아마존 신화에서 탄생했다. 2차세계대전 즈음에 슈퍼맨의 여성 버전으로 탄생한 만화 주인공이, 1975년 TV 드라마로 글로벌 스타가 됐다. 미인대회 출신 린다 카터는 여성 영웅보다는 섹시 심벌로서 남심을 사로잡았다. 원더우먼이 이스라엘 여배우 갤 가돗을 만나 2017년 개별적인 영웅 캐릭터로 독립하기까지 한 세대가 걸렸다.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터지자 갤 가돗의 군 경력이 화제가 됐다. 24개월 현역병 의무를 이행한 그녀는 국제사회에 이스라엘 지지를 호소했다. 병역자원이 부족한 이스라엘은 여성도 징병 대상이다. 하마스의 공격을 격퇴한 여성 예비군의 활약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처럼 여성 징병제 국가 중엔 북한도 있다. 2015년부터 7년 징병제를 실시 중이다. 노르웨이는 여성들의 남녀평등 주장으로 도입됐는데, 병역의 강도가 약하고 혜택이 크기 때문이란다.우리도 여성 징병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잠복해있다. 병역자원 부족이 곧 현실이 된다. 한국의 적정 상비군 숫자는 최소 50만 명이다. 인구절벽이 시작된 2002년생부터는 남성이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인구소멸이 시작된 2017년생이 군에 입대한 2037년부터는 병사 10만명 이상이 부족해 간부가 더 많아진다고 한다. 2025년 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가 열리면 여성들의 병역 의무 이행 욕구도 확대될 수 있다.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서 찬반 논란이 첨예한 사안이다. 모병제 논란까지 덧붙이면 배가 산으로 갈 형국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병사가 없으면 전선에 구멍이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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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신개념 전쟁 지면기사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군비와 병력, 첨단무기, 핵무장 등 전통적인 지표로 나라 간의 군사와 국방력의 우열을 따지는 일이 무의미해졌다. 세계 최강의 핵무장 국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국제사회가 기껏해야 이슬람 무장 단체로 깔보는 하마스가 비공식 핵보유국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양민을 학살하고 납치했다.신개념 전쟁의 주역은 드론과 SNS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론이 맹활약 중이다. 재래식 포격과 첨단 미사일로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는 단 며칠 만에 작전을 끝낼 것이라 호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드론으로 러시아 전차 부대의 진군을 막았고, 적진을 정찰해 프리고진의 용병들을 사살했다. 우크라이나의 SNS 선전전에 러시아 병사들은 백기를 들고 투항했고, 용병들은 모스크바로 총부리를 돌렸다. 전선은 정체됐다.하마스는 드론으로 이스라엘의 통신과 기관총 기지를 파괴한 뒤 수제 로켓과 구식 로켓 수천 발을 쏟아부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무력했다. 그 사이 하마스 특공대원들이 패러글라이더와 승용트럭을 타고 침투했다. 치고 빠지기가 전광석화 같았다. 분노에 찬 이스라엘은 30만 병력으로 하마스 절멸 작전에 돌입했다. 하마스는 SNS로 거짓과 진실이 혼재된 정보로 선전선동전을 펼치고 있다.드론이 전쟁의 지배자로 등장하면서 드론 군사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정찰, 공격, 자폭은 물론 안면 인식이 가능한 AI를 탑재한 소형 드론이 요인 암살을 위해 적진 상공을 하염없이 배회할 수도 있다. 대형 폭격기가 폭탄 대신 수천 대의 지능형 드론을 낙하할지도 모른다. SNS는 딥페이크와 거짓 정보로 적진을 분열시키고 공포에 가둘 수 있다. 정치적 내분이 심각한 나라는 거짓 선동이 핵폭탄보다 위협적이다.북한은 핵무장국이다. 짝퉁이지만 미국의 정찰 및 폭격 드론을 복제했다. 정찰 드론은 용산까지 다녀갔다. 다양한 용도의 드론을 개발 중일 테다. 하루가 멀다 하고 SNS 게시물로 사회가 뒤집어지는 대한민국이다.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핵에서 드론과 SNS로 확대일로다. 드론 몇 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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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남조, 그리고 박종환 지면기사
1927년 생 김남조 시인이 지난 10일 별세했다. 시단의 원로는 96세까지 장수하면서 사랑을 노래했다. 그의 부고 기사를 게재한 언론들은 '사랑의 시인'으로 추앙했다. 경인일보 오피니언 필진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김남조의 시 세계를 "에로스적 사랑과 아가페적 사랑 모두가 선생의 시 전반에 걸친 탐구의 대상"이라고 해설했다. '편지'의 첫 구절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은 본 일이 없다"는 오래오래 회자됐다.앞서 박종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7일 별세했다. 호적엔 1938년생인데 실제론 1936년생이란다.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나 춘천에서 성장한 무명의 축구 지도자가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 국민영웅이 됐다. '붉은 악마'를 탄생시킨 박종환의 지도 방식은 폭력적이었다. 뺨을 때리고 단체기합을 주고 살인적으로 훈련시켰다. 지금이면 '폭력 감독'으로 퇴출되고 법적 처벌을 받았을 테지만, 언론은 '독사'라는 별명으로 명암을 흐렸다. 독사 감독의 독기 서린 지도에 붉은 유니폼의 선수들은 악마처럼 뛰었다.사랑의 시인 김남조와 독사 박종환은 청년과 소년으로 식민과 전쟁의 시대를 관통했다. 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나 해방되자마자 전쟁터 한가운데 팽개쳐졌다. 가난과 죽음이 일상인 비인간적인 시대를 살아가려면 김남조처럼 사랑으로 버티든지, 박종환 같이 독사의 독기로 투쟁해야 했을 테다.식민과 전쟁의 시대를 기억할 수 있는 85세 이상 인구가 2021년 기준으로 약 99만명 정도다. 이중 90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29만6천여명이다. 지난해 사망자가 37만2천800명인데 70대 이상 고령 사망자가 대부분이니, 암울한 시대를 기억하는 세대는 10년 내에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세대는 사라지는데 시대는 여전히 현재에서 강력하다. 식민과 전쟁의 긴 그림자에서 갈등이 솟구치고 반목하는 시선은 서늘하다. 그러는 사이 순환하는 세계사가 대한민국에 불온해졌다. 유럽과 중동 전쟁이 신냉전의 최전선인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를 위협한다. 혼탁한 과거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혼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