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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공교육 멈춤의 날' 지면기사
대한민국은 교육으로 일어선 나라다. 일제가 세계사에서 가장 악랄한 식민정책으로 조선을 유린했을 때도 독립투쟁의 바탕은 학교였다. 우당 이회영 6형제는 전 재산을 처분해 서간도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 독립운동가를 육성했다. 김약연은 이보다 앞서 북간도에 '명동서숙'을 세웠다. 식민 본토 곳곳에선 민족의 말과 역사를 가르치는 야학운동이 이어졌고, 식민지 학생들은 3·1 만세운동에 앞장섰다.6·25 전쟁 중에도 학교는 쉬지 않았다. 전시 수도인 부산에 모인 학교들은 피난학교와 천막교실을 세웠다. 산업화 기적도 교육이 뒤를 받쳐 가능했다. 식민과 전쟁을 겪은 부모들은 죽기 살기로 자식들을 학교에 보냈고, 가난한 나라에 인재가 쏟아졌다. 나라가 궁핍을 면하자 교육 받은 대중들은 민주주의 결핍을 참지 않고 민주화마저 성취했다. 대한민국의 공교육은 멈춘 적 없었고, 교사들은 교단을 지켰다. 교육이 근현대 세계사에 유례 없는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다.오늘은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한 날이다. 진보적인 교원단체의 장외투쟁이 빈번했던 시절에도 대다수 교사들은 교단을 지켰다. 그 어떤 명분도 교육 중단을 거부하는 선생님들의 사명감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랬던 선생님들이 교권회복을 위해 공교육을 멈춰 세우겠다고 나섰다.서이초등학교 교사의 비극이 공교육의 제방에 구멍을 뚫었다. 무너진 교권을 인내했던 교사들의 절망이 한꺼번에 분출됐고, 학교·교사·학생·학부모 갈등으로 금이 간 공교육 제방이 붕괴됐다. 유명 웹툰 작가와 특수교사의 법정소송이 드러났고, 의정부 한 초등학교에서 두 교사가 차례로 사망한 사건은 2년 만에 억울한 사연이 밝혀졌다. 고양시와 군산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서이초등학교 교사 49재날이다. 교사들이 공교육 시계를 하루 멈춘다. 법으로 집회의 불법 여부를 다투는 정부의 태도는 협량하다. 교단을 박차고 나올 정도로 상처받은 교사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위로하는 것이 먼저다. 선생님들께도 당부한다. '공교육 멈춤의 날'에 정치 세력과 이념의 무리들이 올라타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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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어우동' 대민지원 지면기사
군인의 본분은 국토방위다. 전·후방 구분 없이 전선을 이탈해선 안 되고 위수지역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예외 없는 원칙은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협하는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국민을 지원한다. 대민지원이다. 명령에 죽고 사는 군대의 위기 대응 능력은 민간을 압도한다. 미국은 허리케인 수해가 심각하면 군을 동원한다. 9·11테러 때는 주 방위군에 비상을 걸었다. 중국은 1976년 탕산,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때 군대가 민간인 구조의 선봉에 섰다. 쓰촨성 지진 때 군인에게 구조된 3세 아이는 지난 6월 중국 대입시험에서 전국 30등 안에 들어 화제가 됐다. 일본도 대형 지진, 태풍 재난이 발생하면 자위대를 동원한다.우리 군도 대민지원을 당연한 의무로 여겼다. 장병들이 대민지원을 학수고대했던 배고팠던 시절도 있었다. 모내기, 추수 대민지원에 동원되면 모처럼 '사제 밥'을 맛볼 수 있었고, 살벌한 영내를 벗어나는 해방감도 컸다. 그래도 대민지원의 단골 레퍼토리는 태풍, 대설 등 자연재해다. 가난한 나라에서 군은 재해를 가장 효과적이고 유능하게 수습할 조직이었고, 게다가 무상이었다.나라가 부유해지고 어려움 없이 성장한 신세대 장병들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명분 없는 대민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 현역병을 마스크 공장과 물류센터에 파견했다. 군은 대민지원이라 우겼지만, 사기업을 위한 강제노역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지난 7월 해병대 채수근 일병 사망 사건이 대민지원에 결정타를 날렸다. 폭우 피해 현장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선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도 없이 전우의 손을 잡고 일렬로 급류에 투입됐다.강원도 인제군이 최근 지역행사인 '마의태자축제'를 앞세워 인근 부대에 대민지원을 요청했다. 분개한 부대 간부가 온라인에 제보한 대민지원 내용이 가관이다. 군 간부들에게 어우동, 내시, 왕 등으로 분장한 '움직이는 포토존'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해당 부대는 간부 50명 지원에 동의했단다. 제보 간부는 지자체가 알바생을 뽑아 맡길 일에 군 간부를 동원하는 현실에 절망한다.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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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탕후루' 쓰레기 지면기사
설탕은 소금 못지 않게 음식물 보관에 유용하다.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 음식을 부패시키는 미생물은 고농도의 설탕 용액에서 번식하기 힘들다. 설탕물, 즉 시럽이 미생물 세포의 수분을 빼앗아 죽이기 때문이다.설탕의 이런 효능은 동서양에서 두루 활용됐다. 과일을 설탕에 재서 발효시킨 청(淸)은 우리의 전통 식재료로 지금은 매실, 유자뿐 아니라 오렌지, 레몬, 딸기 등 거의 모든 과일을 청으로 숙성시켜 각종 식음료 재료로 활용한다. 인삼 등 식물을 설탕에 졸여 만든 정과(正果)는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다. 서양에서도 과일을 설탕에 졸여 잼으로 만들어 먹거나, 설탕시럽에 과일을 보관했다 요리에 활용하기도 한다.탕후루(糖葫蘆)는 달디 단 설탕과 새콤달콤한 과일을 가장 직관적으로 조합한 중국 전통 당과다. 원래는 시큼한 산사나무 열매를 꼬치에 일렬로 꽂은 후 설탕 시럽을 발라 굳혀 만들었다. 거란족의 간식이 중국 전역에 퍼졌다는데, 굳어 반짝반짝 빛나는 시럽이 생명이라 겨울 간식으로 자리잡았던 모양이다. 지금은 딸기, 체리, 포도 등 한 입거리 단 과일을 가리지 않고 재료로 활용한다. 시럽이 부서지는 식감과 극강의 단맛 덕분에 국내에서도 길거리 간식으로 대유행 중이다.최근 인파가 붐비는 거리들이 탕후루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먹다 버린 탕후루 쓰레기가 곳곳에서 사람들을 괴롭혀서다. 탕후루 꼬치가 미화원의 손을 찌르고, 먹다 남기거나 버린 탕후루의 끈적끈적한 시럽이 길거리와 다른 가게의 미관을 해치고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결한 이미지가 생명인 카페들은 탕후루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반입을 저지하고, 탕후루 점포 주인들은 공공의 적이 될까봐 전전긍긍이란다.음식은 문화다. 아무리 맛있어도 문화권에 따라 금기로 여기고 기피하는 음식이 있으니 이를 존중하는 건 국제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맛과 취향을 초월해 먹은 자리를 깨끗이 하는 일이야말로 만국 공통의 음식문화이다.'맛'과 '맛집'은 대중문화의 키워드다. 각종 영상매체가 쏟아내는 맛집을 찾아 국내는 물론 해외를 순례하는 세상에서 맛은 양극화의 상징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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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지면기사
40세 싱글 국회의원이 보유한 60억원 대 비공개 코인 자산. 5월 5일 터진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의혹이 일으킨 정치적 파장은 심각했다. 김 의원은 코인 거래와 코인 자산 비공개가 불법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불법은 아닌 게 맞았다. '참성단'(5월 7일자 '코인 부자 김남국')은 코인시장에 발을 디딘 김 의원을 책망하면서도, 암호화폐 재산공개에 앞장설 것을 조언하는 선에서 비판 수위를 정리했다.하지만 이후 여론과 언론의 추적으로 밝혀진 김 의원의 코인 행각은 충격적이었다. 코인 전문가들이 김 의원의 코인 지갑을 찾아내고 거래내역을 탈탈 털었다. 하루 평균 10~50회 실시간 매매를 할 정도로 코인 거래에 열중한 사실도 드러났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잡 코인에 수억, 수십억원을 '몰빵'한 이상 거래도 밝혀냈다.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이모(姨母)' 발언 때도 코인 거래에 열중했다. 국회의원 김남국은 사라지고 전업 코인 투자자 김남국만 남았다.김 의원이 22일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산 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가 김 의원 제명안을 표결하기 직전이었다. 민주당 소위 위원들이 요청해 표결은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총선불출마 선언이 국회의원직 유지를 위한 꼼수라 비판한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감싸는 친명계와 제명을 주장하는 반명계로 갈렸다.김 의원을 동정하는 국회의원들은 "불법은 없었다"고 감싼다. 암호화폐거래소는 관련법이 없다. 맞다. 무법이니 불법도 없다. 카지노는 입장객들의 도박자금만으로 운영된다. 한 사람이 터트린 잭팟은 수 천명이 잃은 잔돈이거나 목돈이다. 딴 돈과 잃은 돈이 0에 수렴하는 제로섬 게임장이다. 암호화폐거래소는 철저히 카지노 경제규칙을 따른다. 김 의원은 의정활동 대신 카지노에서 도박에 몰두한 셈이나 같다.그가 취득한 코인 수익은 600만 코인 국민의 피눈물이다. 정부도 600만 국민이 얽혀있으니 함부로 규제 못하고 방치하고 있을 뿐이다. 국회의원 김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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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팁(tip)과 인지상정 지면기사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조치가 시행됐다. 이전까진 해외여행을 하려면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여권은 한 번의 출국만 가능한 단수여권이었다. 억눌렸던 해외여행 열기가 폭발했다. 냉전 종식과 91년 소련 붕괴 및 동구권 자유화, 92년 한·중수교는 해외여행 붐에 날개를 달았다.당시 현지 가이드들은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팁'을 놓아두라고 당부했다. 팁 문화를 몰랐던 한국 관광객들에겐 생소한 경험이었다. 물가가 싼 동남아는 1달러가 공인 팁이었고, 유럽 선진국이라도 5달러면 됐다. 공산품이 귀했던 러시아에선 스타킹이 달러 보다 대접받는다는 소문에 스타킹을 한 묶음 챙겨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분파 한국인들이 팁을 마구 과하게 뿌려대는 코리안 인플레 때문에 다른 나라 여행객들이 짜증냈다는 일화도 이때의 얘기다.팁의 정확한 유래는 불확실하지만, 친절한 봉사에 대한 금전 보상 문화는 동서양 없는 인지상정에 가깝다. 다만 미국과 캐나다에선 서비스업 노동자에게 팁을 주는 것이 관습법으로 정착했다. 미국은 아예 팁을 공식 수입으로 인정해, 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국의 영향력 때문에 '팁'을 글로벌 관행처럼 착각하지만, 정작 팁을 강제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부터 앱에 택시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시범 운영 중이다. 그런데 20일 발표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여론조사 결과 소비자 71.7%가 팁 도입에 반대했다. 서빙 직원의 친절에 팁을 부탁한 한 카페가 논란이 되자 실시된 온라인 여론조사(더 폴)에서도 61%가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뿌리 깊은 체면문화 때문에 우리 사회의 팁 문화도 낯설지 않다. 카드가 흔치 않던 시절엔 택시기사에게 남은 잔돈을 안받았고, 각종 노동현장에서 정해진 품삯에 막걸리 값이라도 얹어줘야 인정에 맞았다. 고급음식점에서 식사 시중을 드는 '이모'에게 수고비를 미리 찔러주는 장면도 흔해졌다.국민이 택시기사 팁에 놀란 이유는, 팁이 강제적으로 자리잡을까봐서다. 팁으로 포장된 물가인상도 걱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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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통령의 부친상 지면기사
대통령의 가족은 권력의 자기장에 갇힌다. 최고권력이 의심하지 않는 최측근이라서다. 막후권력에 예민한 정상배들이 꼬이는 이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는 정권의 비선실세로 아버지의 권력을 대행했다 옥고를 치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형제도 옥고를 치르거나 구설에 올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작은 형 건평씨 때문에 속이 썩었고, 동생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자 중진 의원이었던 이상득은 '만사형통(萬事兄通)'의 주인공이 됐다.신기한 건 대통령을 욕보인 자식과 형제는 있어도 부모는 없다는 사실이다. 장삼이사의 부모이든 대통령의 부모이든, 세상에 자식에게 해를 끼치는 부모는 없는 법이다. 역대 대통령 부모들이 자식의 영광을 보기 전에 작고하기도 했지만, 생존했어도 자식의 권력이 자식을 해할까 노심초사했을 테다. 김홍조옹은 평생 멸치를 잡아 아들 김영삼의 정치인생을 지원해 대통령직에 올렸지만, 대통령의 아버지라 나서 본 적이 없다.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재임 중 대통령 부모상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친상에 이어 두 번째다. 고인은 대통령 아버지 이전에 대한민국 통계학의 거목으로 우뚝 선 학자로, 학계가 극진한 장례로 모셔야 할 경제석학이다. 대충 쓴 논문으로 딸 수 있던 박사를 걷어찬 석사 석학으로 학계의 존경을 받았다 한다. 아들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자, 아버지는 자신의 업적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자의 부친으로 대중 앞에 소환됐다. 아들이 아버지를 '제1의 멘토'라 하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말년에 조용히 추억할 부자관계가, 야당 대선후보의 가족 일화로 만천하에 공개됐다. 평생 학자였던 고인에게 대통령 아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궁금하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유언이 의미심장하다. 잘 자라준 아들이 대통령직도 잘 해주길 바라는 염려가 느껴진다.대통령 부친상에 여야가 험악한 정쟁을 잠시 멈췄다. 대통령은 오늘 발인이 끝나자마자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다. 문 전 대통령은 모친상을 치른 뒤 문상에 대한 답례로 여야대표를 초청해 비공개 만찬회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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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8·15가 각별한 시국 지면기사
내일이 광복 78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5주년이다.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는 표현은 상투적이지만 진실이다. 세계사 대전환의 끄트머리에 매달려 온 광복, 1945년 8월 15일 한민족은 해방을 긴가민가 의심했다. 광복의 희열과 분단의 비극이 동시에 왔다. 미국과 소련은 해방 직전에 한반도 분할 점령선으로 38선을 그었다. 해방공간의 좌우대립을 극복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서야 나라의 꼴을 갖추었다.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는 기적에 기적이 이어진 역사다. 소련 탱크로 중무장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6·25 침공으로 지도에서 지워질 뻔 했던 나라가 국명도 생소한 16개국의 군사지원으로 겨우 살아남았다. 산업화 세대와 정권이 한강의 기적을 일구더니, 민주화 세대와 정부가 민주화의 기적을 완결했다. 광복, 단독정부 수립, 6·25 전쟁, 새마을운동, 87민주화를 관통하는 동안 대한민국은 해방둥이들의 대한민국과 완전히 다른 국가가 됐다.역사의 기적도 총량의 법칙을 따르는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위기경보가 요란하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민주는 극성인데, 공화는 피폐하다. 모두가 자기 권리를 주장하며 공화의 가치를 훼손한다. 재계와 노조는 서로를 해충 취급한 지 오래다. 광복된 지 1세기에 가까워 가는데 과거의 일제와 현재의 일본이 우리 사회를 가른다. 급기야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분리돼 학교가 망가졌다. 중앙권력, 지방권력, 공기업권력, 시민단체 권력이 국민 등골 빼먹기 경쟁에 악착같다. 온라인을 타고 퍼지는 가짜뉴스와 선동에 사회는 조각난 파편으로 흩어진다.산업화와 민주화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고 어깨를 걸었던 국민연대의 기억이 희미해졌다. 기적의 후예를 자처하는 정치 리더들은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해 국가를 정권 아래에 놓고 국민을 권력투쟁의 도구로 소모한다. 국가는 진로를 잃고 국민 대다수가 불행하다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아이를 잉태하지 못하는 국가가 됐다.압축성장의 기적이 가능했다면 압축쇠퇴의 재앙도 가능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 구제금융 위기로 나라가 절단 날 위기에,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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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변호사의 사명 지면기사
천국이 지옥과 법정싸움을 벌이면 판판이 깨지는데, 변호사들이 전부 지옥에 있어서란다. 유머이고 농담인데 뼈가 있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처럼 약자 편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들도 많지만, 변호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정서는 불편하고 부정적이다. 변호사가 작정하고 악당 편에서 약자를 외면하고 사법정의를 파탄냈던 재판들이 누적된 결과일 테다.돈과 권력을 쥔 악당들이 거액의 수임료로 대형로펌을 동원해 무죄나 감경받는 국내외 유명 재판들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변호사 사무실 사무원 에린 브로코비치가 대기업을 변호하는 대형로펌을 무찌르는 일은 기적에 가깝다. 대기업, 정치인은 물론 기업형 조폭들도 재판 때마다 대형로펌을 동원한다. 대형로펌은 전관 변호사들로 법정의 후배 판사와 검사를 압박한다.최근 하나의 사건과 하나의 재판에서 법무법인 변호사가 대활약을 펼쳤다. 지난 2일 롤스로이스가 인도로 돌진해 한 여성에게 중상을 입혔다. 운전자는 간이 마약검사에서 케타민 양성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구금 17시간 만에 대형로펌 변호사의 신원보증으로 풀려났다. 한 유튜버가 사고현장과 경찰서에서 보인 운전자의 패륜적인 행태를 알리면서 여론이 폭발했다. 마약 투약하고 피해자를 방치한 운전자가 대형로펌 변호사와 유유히 경찰서를 벗어나자, 경찰이 의심을 사고 있다.8일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재판정에서는 법무법인 덕수 대표 김형태 변호사가 대활극을 펼쳤다. 김 변호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을 부인하는 증거의견서와 재판장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는 "처음 들었고 읽어 보지 못했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검사와 판사와 거친 말싸움을 벌이며 사임서를 낸 뒤 퇴정했다. 법조계의 반응은 전대미문의 재판방해 난동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전 부지사의 이 대표 관련 검찰 진술을 확인할 재판이 아내의 변호사 해임 소동으로 지연된데 이어 김 변호사의 법정 소동으로 또 다시 연기됐다.롤스로이스 차주는 거액을 보유한 졸부이고, 이화영 재판엔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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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선거혁명을 예고하는 경고와 징조들 지면기사
2018년 폴란드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열다섯살 스웨덴 소녀 툰베리가 세계 각국의 정치인들을 직격했다. "당신들은 자녀를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어린 선지자의 경고를 어른들은 무시했다. 푸틴은 "어느 누구도 툰베리에게 세상이 얼마나 복잡한지 말해주지 않았나 보다"고 했다. 트럼프는 "밝고 훌륭한 미래를 기원하는 행복한 소녀 같다"고 했다.소녀 툰베리의 경고는 지금 현실이 됐다. 미국에선 선인장이 말라죽고,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한겨울에 일광욕을 한다. 열돔에 갇힌 지구 곳곳에서 태양의 빛과 열에 사람들이 쓰러진다. 펄펄 끓는 바다는 거대한 태풍을 키워 육지를 물바다로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 십년 동안 기후 재앙을 경고했다. 사라지는 빙하는 분명한 징조였다. 정치인들은 경고와 징조를, 내년이면 정상이 될 이변으로 격하했다. 푸틴은 전쟁 중이고 트럼프는 대권 도전에 나섰다. 모든 비극엔 경고와 징조가 선행한다. 비극을 막을 선지자의 지혜와 자연의 섭리다. 모든 비극은 예정된 비극이라 더 비극적이다.기후위기 원년급 폭염 속에 대한민국은 비장하다. 한 시대와 세대의 종언을 고하는 만종이 울려퍼진다. 오래된 경고는 유효하고 새로운 징조는 심상치 않다. 기후위기 경고… 정치인들 무시했으나 현실로LH 부실시공·대낮 칼부림 등 사회위기 조짐 오래된 경고는 산업화와 민주화 정치세대의 유통기한 만료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두 개의 기적으로 탄생한 나라다. 당대의 숙적 박정희와 김대중이 차례로 기적을 이룬 이적은 세계적 신화다. 박정희는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며 민주주의를 유보하고 한정된 자원을 국부 창출에 집중했다. 김대중은 사형선고에도 굴하지 않고 인동의 뚝심으로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피워냈다. 박정희의 산업화와 김대중의 민주화의 목적어는 국가와 민족이었다. 그들의 리더십은 오롯이 국가와 민족을 향했다. 김대중이 박정희와 역사적으로 화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산업화와 민주화의 유산을 반분한 정당이 국민의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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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가석방 없는 종신형 지면기사
범죄 피해자의 피해와 동일한 손해를 가해자에게 강제하는 방식은 문명의 여명기 부터 인류가 범죄를 단죄하는 상식이었고, 이를 최초로 성문화한 것이 함무라비 법전이다. 살인한 자는 사형에 처하고, 눈 멀게 한 자는 눈을 빼고, 팔을 부러뜨린 자는 팔을 부러뜨린다. 그래도 팔을 부러뜨린 범죄자를 팔 하나 이상 가중 처벌할 수 없다. 인권감수성은 현대에 가깝다.동해보복(同害報復)의 원칙은 여전히 법이 실현해야 할 정의(正義)이자 상식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죄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징역 등 자유형으로 동해보복의 원칙을 실현한다. 동해보복의 최고 수위는 생명형, 즉 가해자의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이다. 사형제는 수 십년 동안 존폐 논란 속에 국가 별로 시행 여부를 달리한다. 우리는 사형제가 있지만 실시하지 않는 사실상 폐지국가로 분류된다.최근 잇단 반사회·반인륜 사건과, 소위 묻지마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법원의 온정적 처벌로 법의 정의와 상식이 무너졌다는 비판이다.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조두순이 12년 징역을 마치고 안산에 자리를 잡자, 피해자 가족은 이삿짐을 싸야 했다. 수 백명의 보금자리와 전재산을 빼앗은 빌라의 신은 1심에서 8년 징역을 받았다.미국에선 수 백년 징역형을 받는 살인범, 사기범, 아동 성폭력범들이 한국에선 잡범 수준으로 징역형을 받는다. 중국은 한국인 마약사범도 사형을 집행했는데, 한국 마약사범들은 집행유예 천지다. 세계 최고의 사기공화국이 대한민국이다. 명예훼손과 무고가 일상화된 막장 사회도 법원의 너그러운 판결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여론은 신림역, 분당 칼부림 범죄자들이 정신병력을 이유로 가볍게 처벌될까 촉각을 세운다.여당과 정부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신설한다 나섰다. 사실상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이 가석방 요건으로 무의미해졌다는 여론 때문이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무기징역을 받아도 가석방으로 50대에 출소할 수 있다. 피해 여성은 "살려달라"며 영구 격리를 호소한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사형을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