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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설] 윤 대통령의 150분 나홀로 계엄령,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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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끝나지 않은 비극 '천안함 폭침' 지면기사
"772함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작전지역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2010년 3월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영해를 수호하던 포항급 초계함 PCC-772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 수병 104명 중 58명이 현장에서 구조됐고, 46명이 전사했다. 전사한 아군을 인양하는 동안 국민은 단 한 명이라도 생환하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나 된 국민의 소망을 담아 한 의대 교수가 해군 홈페이지에 시를 올려 '즉시 귀환' 명령을 내렸지만, 끝내 6명은 지금껏 혼백으로 서해를 표류하고 있다.지난 3월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서해도발로 희생당한 순국장병 55명을 추모하는 국가기념일, 문 대통령의 참석은 취임 3년 만이었다. 분향하는 대통령에게 한 유족이 다가가 읍소했다. "대통령님. 이게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 가슴이 무너집니다." 천안함 순국자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였다.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이 있다"고 답했다.온 국민이 수병 한명 한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무사 귀환을 명령했던 비극적인 사건을 추모하는 국가행사에서 대통령과 유족 사이에서 민망한 장면이 벌어진 이유가 있다. 민군합동조사단과 국제조사단은 천안함 폭침 원인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진보진영 논객과 개인방송들은 좌초설, 미군잠수함 충돌설 등 각종 괴담을 주장했다. 핵심은 북 잠수함 공격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천안함 병사들이 자작극의 희생양일지 모른다는 괴담에 유족들의 한은 깊어졌고, 민 상사의 어머니는 대통령에게 다가선 것이다.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자인 인기웹툰 작가 주호민이 최근 천안함 폭침 사건을 희화화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북한이 한 게 맞다. 내가 틀렸다"며 "큰 사과밖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어젠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정부의 공식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며 천안함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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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호부견자(虎父犬子) 지면기사
그리스 신화의 영웅 오이디푸스는 신이 정한 운명의 거미줄에서 꼼짝 못하는 인간을 상징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녀를 낳은 진실이 밝혀지면서, 아내이자 어머니는 자결하고 자신은 두 눈을 찔러 실명한 뒤 온 세상 사람들에게 모욕받는 유랑 끝에 숨진다. 납득하기 힘든 인간사를 신의 섭리에 맡겨 버린 고대 그리스인들의 인생관, 그 끝을 보여주는 비극이다.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 비극에 착안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이론적 용어를 창안했다. 어린 아들은 유아기에 최초의 이성인 어머니를 독차지하려고, 아버지를 경쟁 상대로 여겨 콤플렉스를 느끼며 증오하는 심리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아들들은 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선망으로 바꾸고, 아버지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성장하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한다고 봤다.프로이트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 아들들은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닮는다. '부전자전', '피는 못 속인다'는 부자관계에 대한 직관적인 속설이 이를 증명한다. 고대 그리스를 통일한 마케도니아 필리포스 2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는 아버지의 군대로 세계를 정복했다. 이성계는 조선을 창업했고, 아들 이방원은 수성에 성공해 조선 500년의 반석을 놓았다. '호부(虎父) 밑에 견자(犬子) 없다'의 사례다.하지만 오이디푸스가 보여주듯 인간사가 정석대로 전개될 리 없다. 호부 없이 개천에서 용이 된 인물이 수두룩하고, 호부를 두고도 견자에 그치는 자식들도 허다하다. 호부에 호자, 견부에 견자가 정석인 세상이라면 평등과 공정과 정의가 없는 전제세습의 나라일 것이다.그래도 아쉽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당한 김홍걸 의원 말이다. 아버지 김대중이 누군가.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자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다. 이런 김대중을 아버지로 둔 김 의원이 졸렬하게 부동산투기 문제로 '호부견자'라는 조롱을 받으며 소명조차 못한 채 당에서 쫓겨났다. 다름아닌 아버지가 창업한 당이다. 견자라는 조롱은 자신이 감당할 치욕이지만, 아버지를 견자를 둔 호부로 만든 불효는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궁금하다. 국민에게 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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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가지정문화재 '팔미도 등대' 지면기사
1950년 9월15일 새벽. 인천 앞바다에 집결한 유엔군 산하 8개국 261척의 함대가 월미도 북한군 진지를 향해 일제히 함포사격을 개시했다. 거의 미군 함정이었지만 손원일 제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해군함정 15척과 해병대도 상륙작전에 참여했다. 주력을 낙동강 전선에 투입한 북한군은 급조한 서해안방어사령부로 방어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이 지휘한 이날의 상륙작전으로 서울이 수복되고, 유엔군은 북진한다. 한국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팔미도 등대는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무모하면서도 결정적인 전투로 평가받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서해에서 월미도와 인천항으로 진입하려면 무의도와 팔미도 사이의 해로를 타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팔미도 등대가 아니면 칠흑 같은 밤바다를 수백척의 함대가 이동할 수 없고, 새벽 기습작전도 가능하지 않았다. 유엔군 사령부가 켈로(KLO)부대의 한·미 특공대원 6명에게 15일 0시 팔미도 등대 점등을 명령한 이유다. 등대는 14일 저녁 11시45분 불을 밝혔고, 유엔군 함대는 줄지어 월미도로 향했다.팔미도 등대는 대한제국이 1903년 6월1일 점등한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다. 조선이라는 국호를 버리고 출범한 대한제국이 근대 건축기술로 지은 최초의 콘크리트 건축물이기도 하다. 지름 2m, 높이 7.9m로 초라한 규모다. 대한제국은 결국 일본에 나라를 잃었지만, 팔미도 등대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셈이니 작은 등대가 간직한 역사적 의미가 묵직하다.문화재청이 지난 15일 인천상륙작전 70주년을 맞아 팔미도 등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7호로 지정했다. "6·25전쟁 당시 수도 탈환의 성공적 발판으로 평가받는 '인천상륙작전'에서 연합군 함대를 인천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전쟁의 국면을 일시에 뒤바꾸는 데 이바지한 역사·상징적인 가치가 있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인천상륙작전 70주년, 정부가 주도한 기념식은 없었다. 해군이 주최한 전승기념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을 존립시킨 결정적 전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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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서부지검'과 '동부지검' 지면기사
브라질 연방판사 세르지오 모루는 2014년 브라질 권력의 부정부패를 세차하듯 말끔하게 소탕하기 위한 사정작업, 일명 '라바 자투(Lava Jato·고압 분사기)'를 주도했다. 검사, 경찰, 국세청 직원으로 구성된 드림팀은 성역없는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받던 룰라 전 대통령마저 법대에 세웠다. 2019년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지난 4월 그가 사임했다. 대통령 아들의 범죄혐의를 수사하던 연방경찰청장이 해임되자, 사표를 던진 것이다.모루 전 장관에서 영감을 주었던 이탈리아의 사정작업,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를 주도한 검사들의 뒤끝도 좋지 않았다. 권력의 반격은 잔인했다. 권력에 기생한 언론들은 '나라 말아먹는다'는 식의 여론전을 펼쳤고, 검사들의 사생활을 털었다. 지친 검사들은 줄줄이 사표를 냈다. 마니 풀리테를 이끌며 국부 가리발디 이후 최고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는, 부패수사 때 특정세력을 봐준 혐의로 기소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물론 법원 판결은 무죄였다.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사정기관의 수사는 어렵다. '반드시 부패하는' 권력의 속성만큼이나, 인사권과 친위언론으로 무장한 권력 앞에 무력한 사정기관의 한계도 분명해서다. 강골 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발이 다 잘린 채 직만 유지하는 '사정 현실' 또한 이 때문일 것이다. 여론은 두 번의 검찰 인사로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의혹 수사는 물 건너간 것으로 체념하는 분위기였다.엊그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윤미향 국회의원을 8개 중대범죄 혐의로 기소하자 많은 국민들이 '의외의 결과'에 놀라는 기색이다. 여당 지도부와 진보 여성 시민단체들이 감싼 위안부운동의 상징이자 현역 여당의원 윤 의원의 기소 자체가 '신선한 사건'처럼 보이는 분위기다. 성역없는 수사가 신선한 상황이 난감하다.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휴가 의혹을 8개월 넘게 손 놓고 있었던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추 장관 아들과 보좌관 소환조사에 이어 국방부 압수수색까지 전광석화 같은 수사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부지검이 간단한 사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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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공인(公人)의 과공(過恭) 지면기사
2015년 7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미국 방문 중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과, 알링턴 국립묘지의 월튼 워커 장군 묘비에 큰절을 올렸다. 김 대표는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생존 미 참전용사와, 미군 사령관에 대해 한국식으로 극진한 예의를 표한 것이다. 야당과 진보인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의 진중권은 "세계 외교사에서 다시 보기 힘든 해괴한 장면"이라며 집권여당 대표의 과공(過恭)을 비판했다. 김무성을 향한 야당 비판의 핵심은 '대미 사대주의'였다.2년 뒤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이 문제가 됐다. 베이징대학 연설에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에 비유하면서 "중국몽이 아시아 모두,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며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그 꿈에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야당이 발끈했다. 시진핑의 중국몽을 극찬한 중화 사대주의 외교라 폄하했다. 스스로 소국을 자처한 대목에 반발하는 여론이 작지 않았다.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대미, 대중외교가 '과공' 시비로 본질이 흐려진 장면들이다.일반 시민사회에서 지나친 공손, 과공이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처세로는 무례보다 과공이 백번 낫다. 하지만 공인의 과공은 종종 문제가 된다. 우선 국가, 국민, 시민에게 집단적 굴욕감을 줄 수 있다.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대미, 대중 외교가 '과공' 시비에 휘말린 이유다. '트럼프의 푸들'이라는 아베 같은 지도자는 우리 국민 정서에 안 맞는다. 공인의 과공은 직무의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 만일 국회의장이,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다면, 국민은 3권 분립의 적신호로 여길 것이다.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등을 향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90도 폴더인사가 화제가 됐다. 자신의 임명장을 들고 와 질병관리청 출범을 격려해준 대통령에 대한 예의였을 것이다. 지난 7월엔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도 90도 폴더인사를 했더랬다. 대통령과 야당 원내대표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방역사령관의 모습이 '방역의 정치 종속'으로 비칠까 봐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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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코로나19 전국민 진단검사 지면기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가진단키트 보급을 통해 코로나19 전국민 진단검사를 주장했다. 한 달에 4억 개인 자가진단키트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한두 달 안에 전국민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100개국 이상에 수출하는 자가진단키트를, 수출국인 우리나라 국민도 써야 한다는 논리였다.주 원내대표의 지적은 상당수 국민들이 갖는 의문을 반영한다. 많은 국민들이 전국민 진단으로 확진자를 가려내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한다. 전체 국민 중 확진자만 가려내 방역행정을 펼치면, 방역도 쉽고, 경제활동도 정상화할 수 있다면서다. 당연한 의문이다. 단 전제가 있다. 진단키트의 정확도가 100%여야 한다.포털사이트의 한 블로거(위니버스)가 이런 의문에 친절하게 답변해놓았다. 이 블로거에 따르면 진단키트의 성능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결정된다. 민감도는 감염자를 양성으로 판정하는 확률을,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음성으로 판정하는 확률을 말한다. 즉 민감도와 특이도가 99%인 진단키트라도, 감염자를 음성으로 판단하고, 비감염자를 양성으로 판단할 확률이 1%라는 얘기다. 인구 5천만명 중 2%가 감염자라는 가정하에 이 진단키트로 진단을 실시하면, 감염자 100만명 중 1만명이 음성판정을 받고, 비감염자 4천900만명 중 49만명이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이렇게 되면 심각해진다. 가짜 양성자 49만명은 억울한 통제에 갇히고, 국가는 의료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음성 판정을 받는 1만명이다. 이들이 거리를 활보한다면, 그야말로 악몽이다. 현재 민감도와 특이도가 99%인 진단키트 자체가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진단키트 승인기준이 민감도 90%, 특이도 95%다. FDA 기준 진단키트로 전국민 진단검사를 하면 상황은 더욱 참혹해질 것이다. 특히 자가진단키트들의 정확도가 70~85% 정도라는 보도가 있었다. 방역현장에서 쓰는 PCR진단키트의 정확도에 한참 못미친다.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개인이 진단결과를 확신하고 행동하는 순간 대참사가 벌어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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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초대 질병관리청장 '정은경' 지면기사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한 19세기 대영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런던은 암울했다. 썩어버린 템스 강의 악취로 강변의 국회의사당은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해 마다 창궐하는 콜레라였다. 전염병의 원인을 나쁜 공기로 단정했던 의학계로선 대책이 없었다. 그런데 1854년 존 스노우라는 의사가 콜레라 발병자와 사망자들이 특정 지역 식수 펌프를 중심으로 집중된 사실을 발견한다.전염병 역학조사인 펌프 지도를 작성한 스노우는 최초의 방역행정가인 셈이다. 로베르트 코흐가 1883년 콜레라균을 발견했으니, 스노우는 병원균의 정체마저 모른 채, 오직 발병자 역학조사만으로 집단감염원을 차단한 것이다.어제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질병관리본부를 독립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고, 문재인 대통령은 초대 청장에 정은경 현 질병관리본부장을 내정했다. 질병관리청은 12일 공식 출범한다. 중앙보건원(1959년)-국립보건연구원(1966년)-국립보건원(1981년)을 거쳐 2003년 사스 발생을 계기로 2004년 질병관리본부로 확대됐지만 복지 부처 산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그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독립해 방역행정사에 신기원을 열었다.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한창이니 질병관리청과 정은경 초대 청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현 정부는 전 세계에 K-방역의 우수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당국자들이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우리나라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을 벤치마킹했을 정도다. 하지만 대구 1차 대유행에 이어 현재 수도권 2차 대유행이 증명하듯 방역은 작은 틈만으로도 무너진다. 중국 공산당은 코로나19 종식을 공식 선언했지만, 공산당이라서 가능한 배짱으로 봐야 한다.정 본부장은 지난 6월 코로나19 집단감염과 대유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을 소비 전선에 내몰았다. 이제 정 청장 내정자는 독립기관의 장으로서 경고의 메시지를 확실하고 단호하게 밝혀야 하고,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질병관리청의 방역지휘에 따라야 한다.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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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디지털 교도소'와 '법의 정의' 지면기사
서부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셰인'(Shane). 떠돌이 총잡이 셰인은 개척민 농가에서 하룻밤 신세 지는 바람에 악당의 무리와 맞선다. 개척민들의 땅을 빼앗으려는 목축업자와 그가 고용한 총잡이들을 한 자루 총으로 처리한 뒤, 부상당한 몸을 말에 싣고 쓸쓸하게 떠난다. 지금이라면 그는 떠나는 것으로 용서받을 수 없다. 살인죄로 기소돼 법정에서 죄의 유무를 가려야 한다.현대 문명사회에서 개인 및 단체가 사적으로 형벌을 가하는 사적제재(린치)는 금지된다. 개인이나 집단이 법을 초월해 형벌을 집행하면,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라는 야만적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건맨과 협객이 악당들을 처단하는 서부영화와 무협영화의 정의는 픽션에 머물러야 한다. 김구 암살범 안두희를 몽둥이로 살해한 택시기사 박기서가 법의 심판을 받고, 아들을 폭행한 가해자를 사적으로 폭행한 한화 김승연 회장이 구속돼 법정에 선 이유다.지난 6월 개설된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가 사적제재 논란에 올랐다. 디지털 교도소는 "대한민국의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하여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사이트 개설 목적을 밝혔다. 고 최숙현 선수가 지목한 가해자들과, 세계 최대 아동 성범죄 영상 유포자 손정우 등의 신상정보가 공개돼있다. 신상정보 기간은 30년이라니, 여기에 오르면 사실상 사회적 종신형을 받는 셈이다.그런데 최근 디지털 교도소가 지인의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지인 능욕'을 사주한 혐의로 신상을 공개했던 고려대 학생 A씨가 결백을 주장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죄사실을 부정하고 신상정보를 해킹당했다고 주장했다는데, 디지털 교도소는 그의 신상을 계속 공개했다고 한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디지털 교도소는 사회적 심판자가 아닌 가해자일 뿐이다. 경찰은 A씨 주장의 진위를 밝히고, 그와 상관없이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추적에 나서야 한다.디지털 교도소는 '법의 정의(正義)'가 의심받는 사회의 위기를 보여준다. 성범죄에 관대한 판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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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추미애 장관 아들의 '병가 논란' 지면기사
한국 여성들이 손사래 치는 대화 주제가 군대와 축구다. 그러니 군대 가서 축구한 얘기라면 질색하는 게 당연하다. 공감할 수 없는 대화에 꼼짝없이 갇히는 일 만한 고역이 없어서다. 연애 초반 군대 가서 축구한 추억을 더듬는 남성은 퇴짜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의 구박을 무릅쓰고 평생 군대의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건, '군 복무' 경험이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다. 징병제로 강제되는 병역의무는 청년들에게 경력단절과 사회적 격리를 강요한다. 인생의 절정기에서 맞는 두려운 공백이다. 남성이면 피할 수 없는 숙명적 연대감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공백이다. 남성들이 군대에서 누가 누가 더 힘들었나 무용담 경연을 펼치는 건 '공백'을 채우기 위한 자기 보상심리의 발동일 것이다. '뻥'인 줄 알면서 '뻥'으로 받아치며 넘어가는 이유다.현역 복무기간이 짧아진 지금은 옛날 얘기가 됐지만, 386세대들은 현역 복무기간에 따라 신의 아들(병역면제자), 장군의 아들(6개월 방위), 사람의 아들(18개월 방위), 어둠의 자식(현역 복무)으로 스스로를 구분했더랬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부담이다. 병역의 형평성을 무너뜨린 '특혜자'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이유다.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씨의 휴가미복귀 의혹 사건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월 야당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8개월째 결과가 없는 가운데, 야당의원이 '추미애 의원' 보좌관의 병가연장 청탁 전화를 증언하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다. 1차 병가 후 복귀하지 않았다는 당직 사병의 기억만큼 중요한 증언이다. 서씨는 21개월 복무기간 중 19일을 병가로 썼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휴가 명령서가 없다"면서도 "행정상의 오류"라고 답했다.'휴가명령서 없는 휴가'라니. 군대를 다녀 온 대한민국 남성들은 이런 휴가는 없다는 걸 다 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 말대로 "병역 문제가 역린의 문제"인 이유는 서툰 변명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 절반이 남성이고, 이중 30대 이상은 거의 군 복무자였다.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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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BTS', 역사를 쓰다 지면기사
방탄소년단(BTS)이 세계 대중음악의 성지인 미국에서 마침내 역사를 썼다. 빌보드는 1일 BTS의 최신 영어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7일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린 지 2년여 만에, 가장 의미 있는 인기곡 순위에서도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BTS는 그동안 '빌보드 200' 1위 앨범을 4장이나 내놓았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앨범 차트 1위로 뮤지션의 음악적 역량은 과시했지만, 대중의 인기를 즉각 반영하는 싱글 차트에서는 비영어권 노래의 한계 때문에 정상 부근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앨범 차트 1위에 올랐을 때, 국내에선 비틀스와 영국 뮤지션들의 미국 진출을 일컫는 '영국 침공(British Invasion)'에 빗대어, 'K-팝의 침공'이라 대서특필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다. 그런데 작심하고 내놓은 영어 신곡으로 '싱글 차트'마저 정복했으니, "역사를 썼다"는 이방카의 말대로 'K-팝의 침공'은 명실이 상부하게 됐다.2013년 데뷔 이후 7년 만에 이룬 BTS의 성취는 신화적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 "BTS의 국내총생산 창출 효과가 46억5천만달러(약 5조5천억원)"라며 "7인의 BTS가 삼성 등 대기업들과 같은 경제리그에 참여하게 됐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BTS의 활약은 전공 분야를 초월한다. 2018년엔 유엔총회에서 청소년들의 꿈을 역설하는 연설로 감동을 주었다. 같은 해 일본 방송사들이 BTS 멤버 지민이 2년 전 착용한 광복절 티셔츠를 문제삼아 예정된 방송출연을 취소했다가, 전범국 일본의 과거를 조명하는 전세계 유력 언론의 보도에 시달리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BTS는 이제 K-팝의 상징을 넘어 세계 대중문화계의 리더로 떠올랐다. 국내외 팬클럽 아미(A.R.M.Y)의 저변은 엄청나다. BTS는 단지 곡을 쓰고 노래하는 뮤지션을 넘어 세계 청년문화의 뉴노멀이 됐고, K-팝은 현상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