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수

윤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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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인수 칼럼] 15개월 남은 수도권 쓰레기 시한폭탄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15개월 남은 수도권 쓰레기 시한폭탄 지면기사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 앞두고 대책 전무 소각장 신증설 계획마저 주민 반대로 표류중민간 처리 확대 시 소각재 매립도 물건너가정부가 특별위원회·예산으로 일도양단해야서울시 자치구청들이 생활폐기물을 경기, 인천의 민간소각장에서 태우고 있다. 송파구 등 7개 구청이 지난 3년간 경기, 인천에서 태운 쓰레기가 5만t을 훌쩍 넘는다. 서울시에 4개 뿐인 공공소각장으로는 다 처리할 수 없어 남은 쓰레기다. 안고 있을 수 없으니 내보내야 한다. 경기, 인천 공공소각장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니 민간업체에 입찰로 맡긴다.공공소각장은 행정과 민간의 감시를 받는다. 쓰레기 반입량과 종류를 따진다. 반출 지역은 12월부터 반입지역에 '반입협력금'을 지불해야 한다. 쓰레기를 대신 태워주니 감사하다는 성의 표시다. 그런데 민간소각장은 감시도 규제도 없고 처리비용만 주면 된다. 용산구는 공공시설인 마포소각장이 거부한 폐합성수지를 인천 서구의 민간소각장에서 태웠다. 환경부는 민간소각장 처리에는 반입협력금 지불도 유예했다. 서울 자치구들에게 당분간 양껏 경기, 인천 민간소각장을 이용하라는 얘기다.2020년 8월 이 칼럼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수도권 쓰레기 대란'을 경고했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를 앞두고 대책이 전무한 실정에 분개했다. 당시엔 5년 후의 위기였지만, 이제 15개월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대책은 없다. 2021년과 올해 대체매립지를 공모하는 시늉을 냈지만 세차례의 공모에 응한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환경부와 경기·인천·서울 4자협의체는 4차 공모를 실시한다지만, 자기 지역에 매립지를 신청할 간 큰 단체장은 없다고 봐야 한다.소각장도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 폐쇄를 전제로 지역내 소각장 신증설 계획을 수립했다. 환경부도 쓰레기 감축 및 쓰레기 발생지 처리 정책의 일환으로 지자체에 소각장 신증설을 강요했다. 2026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을 금지하고 소각재만 묻도록 했다.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을 위한 명분 축적용이었다. 수도권매립지 존폐에 대한 인천시와 환경

  • [참성단] 한강의 노벨문학상
    참성단

    [참성단] 한강의 노벨문학상 지면기사

    바야흐로 '한강의 시간'이다. 스웨덴 한림원이 10일 오후 '노벨문학상 한강'을 발표하자 나라와 국민 전체가 오래된 염원을 성취한 감동에 휩싸인 주말을 보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대한민국 축구 월드컵 4강, 봉준호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BTS의 빌보드 차트 1위보다도 더 벅차게 한국인의 심장을 울렸다. 한국인의 노벨상 갈증이 그만큼 지극했다.한국인에게 노벨상은 세계 문명과 문화의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척도였다. 전쟁에서 간신히 생존한 휴전국의 국민으로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G10 국가로 성장한 자부심이 높았던 만큼, 노벨상 부재로 인한 비주류의 자격지심도 깊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환호했지만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분야의 수상 갈증은 더 심해졌다.한때 줄기세포 영웅 황우석을 노벨상 후보로 작정하고 밀었던 국민 여론의 배경이었다. 독보적인 근현대사의 간난신고 서사 때문에 문학상은 수상이 유력한 분야로 주목받았다. 노벨상 발표 즈음이면 고은 시인의 안성 집필실에 기자들이 몰려들기를 몇해를 반복했다. 수원시는 아예 광교에 고은 집필실을 마련해주고 노벨문학상 산실의 도시를 꿈꾸기도 했다. 불발될 때마다 언론들은 장폴 사르트르의 노벨문학상 거부 명분을 인용해 노벨상의 의미와 가치를 폄하하는 자위성 보도를 반복했는데, 초라한 자격지심의 발로일 뿐이었다.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국민적 자격지심을 한방에 날려버린 문화적 성취다. 5·18, 4·3 등 비극적인 현대사의 심연을 처절하게 응시하고 묵상한 작품들에서 노벨상 위원회는 인간과 인간성의 원형을 보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죽음이 실려 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울까." 일체의 수상 인터뷰를 거절하는 한강의 수상 태도가 묵직하다. 자신의 문학을 노벨상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지일 테다.문학가는 당대의 사제다. 신념에 따라 신탁은 엇갈리지만 당대의 인간이 나아갈 길을 밝힌다. 역동적인 한국은 다양한 신탁이 가능한 문학 만신들의 놀이터다. 한국 문화의 세계적 보편

  • [참성단] 한글날 유감(有感)
    참성단

    [참성단] 한글날 유감(有感) 지면기사

    2년 전 '심심(甚深)한 사과' 파문으로 MZ세대의 문해력이 개탄의 대상이 됐다. '심심'의 한자 뜻을 몰라 무미건조하거나 싱겁다는 순우리말 '심심하다'로 새겨, 최상급 사죄인 '심심한 사과'를 조롱으로 오해한 해프닝이었다. 동음이의 한자어의 의미를 구별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상의 촌극들은 언제나 있었고 앞으로도 그칠 일이 없을 것이다.그런데 선생님들에겐 심각한 문제인 모양이다. 족보는 족발보쌈세트, 이부자리는 별자리, 두발 자유화의 '두발'은 '두 다리'.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인식 조사에 참여한 초·중·고 교사 5천800여명 중 5천명 이상이 서술한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 사례들이다. 금일(오늘)을 금요일로, '사건의 시발점'을 욕으로, 중식(점심)을 중국음식으로 착각하고 오해한 학생들도 있었단다.부실한 한자교육 때문에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경향 자체는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들의 개별적 체험을 전체 학생의 문제로 단정하기엔 일반화의 오류가 걱정된다. 족보를 모르는 학생도 두발과 풍력은 알 수 있다. 심심(甚深)은 MZ세대뿐 아니라 저학력 고령층에게도 어렵다. 한자교육을 받은 50, 60세대에게도 연패(連패)와 연패(連敗), 구축(構築)과 구축(驅逐)의 구분은 어렵고 헷갈린다. 읽고, 쓰고, 말하는 학교 수업 자체가 문해력을 높이는 과정이다.정작 문제는 문해력이 완벽한 지도층, 특히 정치권의 언어구사 행태다. 대화와 타협이 생명인 정치에서 문해력은 정치인이 지녀야 할 필수적인 소양이다. 그런 사람들이 악에 받친 언어를 쏟아낸다. 대통령을 '왕초 밀정', 영부인을 '살인자'라 한 야당 사람들이 있다. 이를 받아치는 여당 사람들은 야당 대표를 향해 '연쇄살인자'와 '살모사'를 언급한다. 검찰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인을 달리하는 권력의 주구들이고, 언론은 기레기 집단으로 추락했다. 말로 인해 우리 사회에 성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증오에 가득 찬 정치인들의 언어는 문해력을 발휘해 이해할 가치가 없다. 초·중·고생들이 그들의 언어를 따라하면

  • [참성단] '흑백요리사'의 공정성 논란
    참성단

    [참성단] '흑백요리사'의 공정성 논란 지면기사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저명한 스타 요리사 20명과 익명의 재야 요리사 80명이 맞짱을 뜨는 프로그램은 공개하자마자 글로벌 시청률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름이 공개된 '백수저' 요리사들의 저명성과 스타성은 독보적이다. 이에 맞선 80명의 '흑수저' 요리사들 중에도 유튜브 등 SNS 스타들이 적지 않지만 백수저들의 명성을 인정하며 익명을 감수했다.주류와 비주류 요리 고수들을 맛으로 충돌시킨 프로그램의 초반 시리즈는 공정한 평가로 박진감이 넘쳤다. 흑수저 80명은 백수저 20명과 맞짱 뜰 자격을 얻으려 예선전을 벌였다. 백수저들의 업적과 평판을 '공정한 현실'로 인정한 것이다. 흑백 요리사 20 대 20명의 대결에 등장한 '안대 심사'는 공정의 절정이었다. 미슐랭 셰프들을 비롯해 명성이 자자한 백수저 요리사 9명이 줄줄이 탈락했다.개인전에서 빛을 발했던 공정성이 흑백 혼합 팀전부터 흔들리더니 레스토랑 미션에서 거센 논란으로 확산됐다. 흑백 구분 없이 공정하게 뽑아 놓은 요리 고수들의 개인 역량을 억지로 팀에 가둔 것 자체가 공정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었다. 특히 5명씩 3팀의 대결로 구성됐던 레스토랑 미션은, 각 팀에서 방출된 인원 3명이 따로 팀을 꾸리도록 한 막장급 규칙 변경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흑백요리사'를 대한민국 계층 갈등 현장에 대입해 보면 냉온탕을 오가는 시청자 반응에 공감하기 쉽다. 금수저 20명에 도전할 흙수저 80명의 경쟁이 가능한 계층간 이동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 예체능 입시와 선관위 채용 비리에서 보듯이 허울뿐인 '블라인드 공정'이 허다한 세상이다. 반면에 법은 국민과 권력 사이에서 차별적으로 작동한다. 서민에겐 신속하고 엄정한데 권력 앞에선 지체되고 관용적이다.'흑백요리사'의 공정한 흑백간 실력 대결과 안대심사는 비현실적인 판타지다. 레스토랑 미션의 규칙을 마음대로 바꾼 '흑백요리사' 제작진의 전능한 권력이야말로 매일 체감하는 현실이다. 판타지에 열광했던 시청자들이 현실에 분노하며 흑백

  • [참성단] 조계종 2만5천명 집단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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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조계종 2만5천명 집단 명상 지면기사

    한 전문업체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한달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인 유튜브 총 시청 시간이 1천174억분(19억5천666만시간)이란다. 전 국민(5천100만 명)이 각자 하루 중 73분을 유튜브 시청에 썼다는 얘기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넷플릭스, 쿠팡 이용 시간도 만만치 않다. TV처럼 대중의 감각을 소비하는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도 여전하다.현대인의 감각기관은 쉴 틈이 없다. 각종 온라인 매체 등장 이후 시각과 청각이 혹사당한다. 시청각뿐 아니다. 경제적 여유층의 후각·미각·촉각은 먹방, 맛집순례, 여행 등 각종 체험영상을 따라하느라 후각·미각·촉각을 곤두세운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로 오감을 상상하는 감각의 시대다.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스님과 불교신자 2만5천명이 명상에 빠졌다. 5분의 명상 시간 동안 광화문은 고요의 바다였단다. 집단 명상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한 '2024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 이벤트였다. 대회 취지를 일별하니, 명상을 통해 일체 만물의 기원이 마음(일체유심조)이라는 화엄경의 진리를 깨달아 평화로운 세계를 실현하자는 제안인 듯하다.명상(冥想/瞑想)의 사전적 의미는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다. 불교의 참선, 기독교의 묵상은 종교적 구도의 과정이나 수단이니 가장 심오한 수준의 명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상은 현대인의 심리 치유와 정신건강 유지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서구 의학계는 명상의 심리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많은 서양인들이 한국의 템플 스테이에 참여해 참선과 명상의 매력에 빠진다.수년 전부터 기원이 불분명한 멍 때리기 대회가 전국에서 열린다. 초연결시대의 반작용일 테다. 미디어기술 발전으로 사람과 사람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시대를 살려면 오감을 활짝 열어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치솟는다. 온라인으로 묶이면서 사람 사이의 반목과 혐오가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로 사회는 불안하다.예전 같으면 멍청해 보였을 '멍 때리기'가 감정을 치유하고 오성(悟性

  • [참성단] 정몽규 회장과 수원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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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정몽규 회장과 수원시립미술관 지면기사

    "먼저 일면식도 없는 회장님께 고언을 드리는 심경, 착잡합니다." 필자가 문화부장 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회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의 첫 문장이다.(데스크칼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앞' 2015년 8월 6일자 13면) 경인일보는 2014년 11월부터 현산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할 미술관의 가칭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아이파크'를 빼야한다는 취재 및 기획보도를 연재했다.현산의 시립미술관 기부채납은 8천세대 가까운 초대형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의 대가였다. 시립미술관 부지는 시민혈세 500억원이 투입된 시유지였다. 기부채납된 미술관의 운영에도 혈세가 투입된다. 미술관 명칭에 아이파크가 들어가고, 1층에 '포니정홀'이 상주할 이유가 없었다.현산은 집요했고 수원시는 현산을 두둔했다. 둘 다 기부채납을 기부라고 강변했다. 공개서한 칼럼에서 "회장님의 위치가 너무 높아 이 문제가 실무진 수준에서 허술하게 다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나쁜 기부의 대표 사례로 기억되고 회자될 수 있는 사안"이니 가벼이 여기지 말라 경고했다.답장은 없었고, 결국 2015년 10월 8일 현산과 수원시의 뜻대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개관했다. 햇수로 7년 만인 2022년, 수원시의회가 조례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수원시립미술관'으로 개칭했다. 그해 1월 시공 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가 무너졌다. 붕괴된 부실 아파트 브랜드를 시립미술관 명칭에 남겨둘 명분이 없었다. 정 회장이 고집한 '아이파크'를 정 회장 스스로 지운 셈이다. '아이파크' 명칭은 사라졌지만, 미술관 1층 포니정홀은 그대로다. 정 회장의 부친 고 정세영 회장의 포니신화를 기린다. 포니신화는 현대자동차의 유산이고, 현대차와 미술관은 인연이 없다. 순전히 정 회장의 부친 '포니정'을 위한 사적 공간에 가깝다. 포니정의 얼굴 동판이 수원의 상징인 정조의 영정과 나란히 걸려있는 '포니정홀'엔 문화적 맥락이 없다.정몽규 축구협회장이 24일 국회에 불려나가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혹

  • [참성단]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
    참성단

    [참성단]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위조지폐 지면기사

    위조화폐는 화폐경제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했을 테다. 위폐로 진폐의 가치를 훔치면 막대한 불로소득이 가능하니, 악당들에겐 화수분이다. 구리를 도금한 고대 그리스의 위조 금화가 지금도 남아있을 정도니 당대엔 오죽했을까 싶다. 금화, 은화의 진위를 식별할 시금석은 상인들의 필수품이었을 게다.금속화폐를 대체한 지폐가 나오면서 위폐의 폐해와 규모는 더욱 심각해졌다. 미국은 남북전쟁 때 남부에서 발행한 위조지폐가 통화량의 30%를 넘길 정도에 이르자, 링컨 대통령의 지시로 연방정부에 위폐전담 수사기구(Secret Service)를 신설했다. 이후 대통령 경호임무까지 맡으면서 현재의 '비밀경호국'에 이르렀다.진짜 같은 위조지폐는 잡범들에겐 꿈의 경지다. 국가가 나서면 가능하다. 나치 독일은 2차세계대전 말기에 영국 경제를 파탄시키려 위조지폐(파운드화)를 찍었다. 영국은 종전 후에도 10년 이상을 위조지폐와 전쟁을 치러야했다. 1990년대에 등장해 2000년대를 풍미한 '슈퍼노트'도 궁극의 위조지폐다. 100달러 지폐를 위조한 슈퍼노트는 위폐감별기를 통과할 정도로 정교했다. 미국은 달러 빈곤국 북한의 범죄라 단정했지만, 북한은 부인했다. 결국 미국은 2010년 100달러 신권을 발행해야 했다.세계의 현실에 비하면 우리의 위폐범죄 수준은 애교에 가깝다. 슈퍼노트가 들어 온 적은 있지만, 자생적인 위폐범죄는 영화촬영·공연용 모조지폐나 복사기로 프린트한 조악한 수준의 위조지폐로 구멍가게 주인을 속여먹는 수준이었다. 최근 경인일보가 단독보도한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등장한 2억여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도 일련번호가 똑같아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하지만 온라인에서 위조지폐 거래가 성행한다는 후속보도는 애교 수준을 한참 넘었다. 기자가 텔레그램의 위폐제작 업체에 문의하자 1천만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를 진폐 80만원에 판매한다는 답변이 왔단다. "다른 업체 보다 퀄리티가 좋다"는 위폐 구매자의 사용 후기엔 등골이 서늘하다. 위폐 제작이 힘든 환경 때문에, 위조지폐 국제 유통망이 국내에 상륙했다는 증거다.위조지폐

  • [참성단] 트럼프의 연쇄 암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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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트럼프의 연쇄 암살 위기 지면기사

    카이사르는 기원전 49년 루비콘강을 건너 종신 독재관에 오르며 로마 권력을 장악했지만 5년 만에 암살로 종지부를 찍었다. 카이사르의 영구집권, 즉 제정을 우려한 원로원 공화정파들의 칼날 아래 피를 뿌리며 숨졌다.세계사엔 권력을 얻거나 제거하기 위한 역사적 암살사건들이 즐비하다. 가장 손쉽고 확실한 수단이라서다. 의거와 협행으로 추앙받는 암살도 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영웅이다. 사마천은 시황제 영정의 암살에 실패한 연나라 자객 형가의 의기(義氣)를 '사기'에서 높이 기렸다.그래도 암살만으로 역사의 전개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카이사르 사후 그의 후계자 옥타비아누스는 로마제정을 열었다. 형가가 암살에 성공했어도 진(秦)나라의 천하통일 주도권은 변함없을 대세였다. 열렬한 남부주의자들의 잔당들이 링컨을 암살했지만 남부 독립 실패로 시작된 미합중국 부흥의 역사는 변하지 않았다.암살은 지금도 최고 권력자에겐 최악의 현실적 위협이다. 모든 나라가 최고 권력을 비롯한 요인 경호에 최정예 인력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이스라엘처럼 군사작전용 암살을 벌이는 사례를 제외하면 요인 암살이 극히 어려운 이유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암살'은 명분 없는 반국가, 반국민적 범죄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추석 연휴 중인 15일(현지시간) 두 번째 암살 위기를 모면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13일 첫 번째 암살 위기 때 총상을 입었지만, 이번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골프장에 잠복 중인 암살범을 총격으로 저지해 화를 면했다. 1차 암살미수범은 사회에 적개심을 가진 은둔형 외톨이라지만 현장에서 사살돼 범행동기는 미궁에 빠졌다. 이번 암살미수범은 한때 트럼프 지지자였지만 지난해 트럼프 암살을 주장한 책까지 출간했다니 심리 상태가 온전해 보이지 않는다. 최고의 경호시스템도 예측 불가능한 이상동기테러엔 구멍이 뚫린다. 아베신조 전 일본총리는 피해망상을 앓는 청년의 사제 산탄총에 암살당했다. 우리도 지난 총선에서 야당 대표와 여당 의원이 노인과 청소년에게 테러를 당했

  • [참성단] 스파이 천국의 간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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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스파이 천국의 간첩법 지면기사

    고려말 문신 문익점 덕분에 신생 조선의 백성은 방한(防寒)혁명을 누렸다. 문익점의 목화재배법과 물레제작 기술 덕분에 겨울에 따뜻한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조선왕조는 망국의 신하에게 시호를 내렸고, 현대의 후손들은 '붓두껍 목화씨' 전설에 착안해 '역사적 산업스파이'로 추앙한다. 산업혁명의 발명품 수력방적기는 영국의 해외유출금지 품목이었다. 영국인 새무얼 슬레이터가 방적기 제조기술을 암기해 미국에 건너가 방적 공장을 지었다. 영국은 반역자라며 이를 갈았지만 미국은 미국 산업혁명의 아버지라 칭송했다.최무선의 화약과 화포는 문익점의 목화와 물레에 필적하는 발명품이다. 화약은 원나라의 금수(禁輸) 품목이었다. 최무선은 원나라의 문헌과 기술자에게 얻은 정보로 화약을 제조하고 화포를 제작해 왜구를 소탕했다. 원나라 군사 정보를 수집한 결과이니 문익점 버금가는 '역사적 스파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조선은 화포의 나라가 됐다.조선이 일본의 조총 제작 기술을 가져왔다면 임진왜란은 부산포에서 끝났을지 모른다. 소련은 맨해튼 프로젝트에 심어 둔 스파이 클라우스 푹스가 빼내 준 핵개발 기술로 1949년에 두번 째 핵무장국이 됐다. 소련의 핵무장이 지체됐다면 유일한 핵무장국 미국을 의식한 스탈린이 김일성의 남침을 승인했을까 의문이다. 1950년 6월 25일의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스파이의 실존적 의미는 상대적이다. 적에겐 간첩이지만 우리편이면 영웅이다. 적의 스파이는 발본색원하고 우리 정보망은 사수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거꾸로다. 방산기업의 잠수함 설계도면이 대만에 통째로 넘어가고, 정보사령부 요원은 동료인 '블랙요원' 명단을 중국에 팔아먹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을 훔쳐 중국 지방정부와 반도체 기업을 세운 삼성전자 전직 임원이 검찰에 송치됐다. 삼성전자가 4조원을 투입해 개발한 공정이다. 올 한해 발생한 일이다. 외국인 스파이 보다 검은머리 외국 스파이가 더 치명적이다.물러터진 '간첩법(형법 98조)'이 도마에 올랐다. 국정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간첩의 정의와 행위를 확대한 법 개정

  • [윤인수 칼럼] '전국민 25만원 지원' 반대한 김동연 지사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전국민 25만원 지원' 반대한 김동연 지사 지면기사

    이재명의 정치적 기본 부정… 도발로 해석李, 법원 판결로 차기 대선 출마 막히거나대체불가 대안 대비 대권 병참기지 구축중대안 우뚝설지 쭉정이 될지 본인 역량 달려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전국민 25만원 지원'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어려운 사람에게 두텁고 촘촘하게 더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며 전국민 지급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론에 맞서는 소신의 이유가 정부·여당의 거부 논리와 비슷한 결이니, 발언의 의도는 정치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민주당은 지난 8월 2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22대 국회의 민주당 1호 당론 법안으로 이재명 대표가 대표발의자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심의요구(거부권)로 무산됐지만 민주당의 관철 의지는 시퍼렇게 살아있다. 이 법엔 이 대표의 정치 영혼이 담겨있다. 성남시장 때 정부 여당의 반대를 뚫고 청년기본소득을 도입한 이 대표다. 코로나 시기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전국민 지원금을 실현했고, 지난 대선에선 전국민·청년 기본소득을 공약했다. 최근엔 당 강령 전문에 '기본사회'를 적시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대표로 재선출 됐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의 정식 명칭은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이다. 하지만 당장의 민생회복 보다는, 국가재정의 일정 부분을 전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제도화를 위한 전국적 실험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는 이 대표의 차기 대선 캠페인의 주제이다.'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반대는 이재명의 정치적 기본에 대한 부정이다. 김 지사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정책적 소신이라 주장해도 정치적 도발로 해석된다. 김 지사의 소신과 도발은 이 대표가 총선 압승으로 정국을 주도하고 전당대회로 당을 장악한 시기에 걸쳐 점층적으로 전개됐다. 총선 땐 이 대표의 강원서도론에 맞서 경기분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대표 임기 제한을 폐지하려는 당헌·당규 개정을 반대했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