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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활·총·칼 나라의 막장 정치 지면기사
'국뽕'에 취한 한여름 밤이 꿈 같다. 대한민국 활·총·칼에 한국인은 열광하고 세계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3일까지 딴 금메달 9개가 양궁, 사격, 펜싱에서 나왔다. '무기의 나라' 대한민국을 향한 국내외 네티즌들의 자부심과 찬사가 온라인을 도배했다.여자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양궁은 5개 금메달 중 이미 4개를 목에 걸었다. 어젯밤 남자 개인전 금메달로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에 전국민이 환호한 뒤의 아침이길 바란다. 마감 시간은 신문의 잔인한 숙명이다. 사격에선 여성 스나이퍼 3인방, 오예진·반효진·양지인이 금메달 과녁을 뚫었다.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남자 펜싱 대표팀의 선전도 기대 이상이었다.대한민국 활·총·칼의 올림픽 성적은 기적이 아니다. 양궁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곧 국제대회 성적이다. 이우석은 2020년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올림픽 대표를 새로 선발하면서 탈락했다. 한국 양궁 불패 신화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이다. 새로운 실력자가 끊임없이 등장해 세대를 이어가는 선순환, 펜싱과 사격도 예외가 아니다. 사격은 실력으로 무장한 신예들이 일을 냈고, 펜싱에선 도경동·박상원이 오상욱·구본길과 어펜저스 시즌2를 열었다.세대교체와 더불어 선수들의 희생과 헌신이 실력 이상의 결과를 빚어낸다. 여자 펜싱 최고참 윤지수는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후배에게 출전을 양보했다. 실력이 노출된 자신보다 베일에 가린 후배가 승리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팀코리아를 위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결승 무대를 반납한 것이다.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의 자부심도 금메달감이다. 신유빈(탁구) 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 선수에게 패한 뒤 "나를 이긴 상대들은 나보다 더 오랜 기간 노력했던 선수들"이라며 "그런 점은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고 했다. 메달리스트 보다 멋진 4위의 언어에서 미래의 거인이 보인다.공정과 상식, 희생과 헌신, 결과에 초연한 자부심. 활·총·칼을 비롯한 올림픽 국가대표들이 우리가 정치판에서 보고 싶은 고귀한 가치들을 다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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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100억에 팔린 동교동 사저 지면기사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가 100억원에 매각됐다. 뉴스를 접한 민주화운동 세대의 심경은 착잡하다. 동교동 사저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 사저와 함께 군부독재 시절 야당 정치인들의 아지트이자 반독재 투쟁의 본산이었다. 그 시절을 겪은 세대에겐 동교동과 상도동 사저는 단순한 개인주택이 아니라 민주화 서사를 증거할 역사적 공간이다.매각 당사자가 DJ의 막내 아들 김홍걸 전 의원이라 당혹스럽다. "상속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각을 결정했다"는 변명엔 기가 막힌다. 김 전 의원에게도 각별한 동교동 사저다. 아버지가 유신정권과 5공정권 치하에서 옥고를 치르고 사형선고를 받았던 집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도청을 피하려 필담을 나눴던 집이다. 아버지가 미국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동교동 집에 들어설 때의 감격도 생생할 것이다.김 전 의원은 민주당 위성정당의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이 됐다. 아버지 김대중과 어머니 이희호 여사의 후광 덕분이었다. 자질은 부모의 명성에 한참 부족했다. 다수의 고가주택을 보유하고도 허위 재산등록으로 당선 5개월 만에 당에서 제명됐다. 결정적으로 이 여사 사후에 의붓형 김홍업 전 의원과 동교동 사저 상속을 둘러싼 분쟁을 일으켜 가문의 품격을 떨어뜨렸다.이 여사는 분쟁을 예상한 듯 동교동 사저에 '동교동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하라'는 유언장을 남겼다. 기념관 관리를 맡긴 김대중기념사업회에 DJ의 노벨 평화상 상금 8억원을 기부했다. 지자체가 동교동 사저를 공공기관으로 매입할 경우에 대비해 매각대금 상속 지분까지 정해 놓았다. 김 전 의원은 상금과 동교동 사저를 독차지하려다 법정에서 제동이 걸렸다.상속세 때문에 매각했다지만, 공론화 됐다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는 역사적 장소였다. DJ 유산으로 호남을 독식해 온 민주당은 물론 권노갑, 한화갑을 비롯한 동교동계 아저씨 삼촌들이 발벗고 나서 문제를 해결했을 테다. 가족도 당도 김대중기념사업회도 모르게 매각할 공간이 아니었고 매각할 처지도 아니었다.동교동계는 올해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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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무너진 국가정보기관 지면기사
독일 통일 후 드러난 구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Stasi)의 정보전 실체에 구 서독 사회는 경악했다. 2만~3만명에 달하는 동독 정보원들이 서독 정계·재계·학계·종교계·언론계와 학생운동권에서 암약했다. 첩자로 포섭된 서독 연방의원들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했다. 빌리 브란트 수상의 비서 귄터 기욤을 비롯해 서독과 나토의 주요 요인 주변에 수천명의 정보원을 심었다.정보전은 국가의 운명과 사활을 결정한다. 기원전 춘추전국시대의 손자병법에서 정보전의 기초가 확립된 이유다. 손자병법은 용간(用間)편에서 정보원을 적국의 일반인과 관리와 간첩을 포섭한 향간(鄕間)·내관(內間)·반간(反間)과, 적지에 정착했거나 적지를 오가는 사간(死間)·생간(生間)으로 구분했다. 향관·내관과 이중간첩인 반간은 적지에 심어 놓은 현지 정보원이라면, 사간과 생간은 적지에 거주하거나 오가며 정보를 수집하는 자국 비밀 정보원이다. 모두 신상이 극비인 현대판 '블랙요원'들이다.1992년 KGB 요원 바실리 미트로킨이 KGB공작파일을 들고 영국으로 망명하면서 87세 영국 할머니 멜리타 노우드가 KGB 고정간첩으로 밝혀졌다. 핵무기 정보를 수집한 공로로 소련 정부의 훈장까지 받고 60세에 은퇴한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당당하게 인정했다. 첩보전의 성패는 기밀 유지에 달렸다. 요원들의 신상 공개는 최악이다. 정보망이 무너지고, 복구에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정보 공백은 국가 안위에 치명적이다.국군 대북 정보기관인 정보사령부 소속 해외 요원들의 신상과 개인정보가 북한 등 외부로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관으로 위장한 화이트 요원은 물론 신분을 위장한 블랙요원의 신상이 다 털렸단다. 우리가 파견한 사간·생간은 물론, 오랜 세월 공들여 구축한 향간·내관·반간 등 휴민트 자원들이 일거에 노출됐다면 대북 정보전의 일선이 붕괴된 셈이다.영화 '아저씨'의 주인공 원빈이 전당포를 운영할 정도로 정보사 요원의 신상은 퇴직 후에도 국가 기밀이다. 정보전에 목숨을 건 무명 용사들을 수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가 무너졌다. 올해부터 대공수사가 박탈된 국정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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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캔돈'(CAN豚) 열풍 지면기사
삼겹살이 포장만으로 MZ들이 열광하는 신상품으로 변신했다. 국내 1위 돈육 브랜드 '도드람한돈'이 이달 초 출시한 '캔돈'이다. 캔에 담은 돼지(豚)고기라니, 상품명 자체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최초의 자부심이 담겼다. 전 국민이 삼겹살 소믈리에인 삼겹살의 나라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포장 방식에 소비자들이 홀딱 빠졌다.캔 모양의 페트(PET) 용기에 생삼겹살을 담은 '캔돈'의 장점이 대단하다. 기존의 사각형 합성수지 용기는 유통과 소비 과정에서 구겨지거나 포장 랩이 찢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형마트에서 대용량으로 포장 판매하는 삼겹살은 소비하지 못해 냉동실에 처박히기 일쑤였다. 캔에 담으니 모든 불편이 해소됐다. 한 캔에 삼겹살 300g이니 캠핑장과 가정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해 당일 소비하기 쉽고, 이동시 보관도 간편해졌다. 포장만으로 유통과 소비에 혁신을 일으킨 셈이다.각종 SNS 커뮤니티에 MZ들의 캔돈 체험 영상이 즐비하다. 반응은 열광적이다. 1, 2인 가구가 대다수인 MZ세대 주거 형태와 찰떡 궁합인 신상이란다. 나홀로 캠퍼들은 '캔돈'으로 캠핑의 신세계가 열렸다고 호들갑이다. 삼겹살이 가능하니, 모든 육류와 부위가 캔으로 포장될 날이 머지 않았다. 이제 고기 구매 기준이 중량에서 캔 단위로 바뀔 수도 있다.캔돈을 히트 시킨 '도드람한돈'은 이천에서 시작한 경기도 향토 기업이다. 1990년 이천의 13개 양돈 농가가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사료업체와 유통업체의 횡포에 지친 양돈 농가들이 생산·도축·가공·유통 전 과정을 직영하기로 결단한 것이다. 조합 이름은 이천 도드람산에서 따왔고, 정관 3조에 조합 주 사무소를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경충대로 1931'로 명기했다. 조합 경영에 이천 축산인의 명예를 걸었다.13개 양돈 농가의 독립 선언 30여년 만에 조합은 3조원을 훌쩍 넘는 연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역의 명예가 걸린 '도드람' 브랜드의 가치에 걸맞은 품질 유지에 정성을 바친 결과일 테다. MZ세대를 사로잡은 '캔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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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인천시 '상상플랫폼' 지면기사
파리 올림픽의 최대 화제는 센(Seine)강이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수상 개막식 무대이자, 일부 수상종목 경기장인데 최악의 수질로 국제적인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강물에선 악취가 나지만 강변엔 문화의 향기가 그윽하다. 오르세미술관 덕분이다. 파리 3대 미술관으로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과 '만종'을 비롯해 신고전주의와 인상파 대가들의 작품들이 즐비하다. 센강의 경기장보다 미술관을 찾는 올림픽 관광객이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1973년 문 닫은 기차역이 1986년 미술관으로 부활했다.서구에선 용도와 수명이 다한 공공시설이 세계적인 문화시설로 재탄생한 사례가 허다하다. 영국 브리스톨 대영제국박물관 역시 철도역사였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변신은 더욱 극적이다. 템즈강변의 낡은 화력발전소 내부를 리모델링했다. 피카소부터 백남준까지 근현대 작가 작품을 한데 모아 놓으니, 단번에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성지가 됐다.우리에게도 철거와 보전 사이에서 고민이 깊은 근현대건축물이 즐비한데 성공적인 리모델링 사례는 빈약하다. 국회의사당,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인 조선총독부 건물은 결국 철거됐다. 서울 한복판에 일제의 상징을 리모델링해 유지할 수 없었다. 반면에 서대문형무소는 일제에 저항한 순국선열의 얼을 되새길 역사관으로 태어났다. 구서울역사는 복합문화시설로 보전됐지만 유무형 문화콘텐츠는 부실하다.인천시가 지난 19일 상상플랫폼을 개관했다. 1978년 인천내항 8부두에 건설된 아시아 최대의 곡물창고(폭 45m, 길이 270m)를 인천시가 복합문화 관광시설로 리모델링했다. 인천시가 2016년 철거 대신 리모델링을 결정한 이유는 도시재생이었다. 기능이 축소된 인천내항과 인근 지역 쇠퇴를 막을 문화부흥의 중심에 상상플랫폼이 있다.문화의 힘은 강력하다. 오르세미술관과 테이트 모던은 쇠락한 지역을 세계적 핫플레이스로 변신시켰고, 광명시는 폐광산을 리모델링해 도시의 보석으로 만들었다. 상상플랫폼이 인천 구도심 재생의 중심이 되려면 대표적인 문화콘텐츠가 있거나, 상상플랫폼 자체가 문화적 잠재력을 발휘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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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절대퇴사맨'의 비애 지면기사
지난해 한 일본 샐러리맨이 온라인에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발단은 X(옛 트위터)에서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45세 남성이 '오늘의 저녁식사'라며 올린 사진 한 장. 김 가루를 뿌린 밥 한공기에 반찬은 매실장아찌 1개와 계란말이뿐인 사진에 "달걀은 사치품"이라고 썼다. 이어진 글이 대박급 반전이었다. "20년 이상 이런 생활로 저금이 9천300만엔을 넘었다. 이젠 뭘 먹어도 맛있다."절대퇴사맨은 50세 이전 은퇴를 인생 목표로 정하고 안정적인 은퇴 생활 자금 1억엔을 모으기 위해 자린고비가 됐다. 의·식·주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저축과 투자에 전념했다. 파이어족은 전세계 월급쟁이들의 꿈이지만, 각박한 현실 때문에 이룰 수 없는 꿈이기도 하다. 절대퇴사맨은 그 꿈을 이루려 은퇴 전 인생을 포기했다. 절박한 집념으로 이룰 수 없는 꿈에 접근한 그에게, 그처럼 할 수 없었던 샐러리맨들의 응원과 격려가 쏟아졌다."엔저가 지속되면 파이어족은 무리가 아닌가 한다. 21년간 무엇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해왔는지, 정말 무의미한 삶이었다." 절대퇴사맨이 1년 만에 우울한 심정을 X에 올렸다. 1억엔으로는 파이어족의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자조인데 애처롭다. 엔화 가치는 역대 최저다. 1억엔의 가치가 떨어졌다. 물가도 올랐고 오를 것이다. 그가 20년 넘게 통장에 입금한 돈을 자본주의 경제가 야금야금 훔쳐갔다. 50세에 은퇴해 1억엔으로 평균수명을 살려면 평생 밥 한 공기에 장아찌만 먹어야 할 수도 있다. 그도 모자라 일자리를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절대퇴사맨의 우울증은 자본주의 사회 임금노동자들의 절망을 대변한다. 양극화된 노동시장의 한편에 몰린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은 임금을 모아 노후를 준비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노동자의 잉여 자본은 물가가 다 잡아 먹는다. 자본과 자원을 독점한 거대 금융·기술 플랫폼의 노동 착취는 집요하다. 공산주의는 빈곤의 평등으로 망했다면, 자본주의는 빈부의 양극화로 위기에 처했다. 인류의 역사는 배부른 소수와 배고픈 다수의 동거를 용인하지 않았다.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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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최저임금 1만원 지면기사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2일 2025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시급 9천860원에서 1.7% 올린 인상률은 미미하지만, 1만원 대 최초 돌파라는 심리적 파급력은 만만치 않다. 1988년 462.5원으로 제한적으로 도입된 최저임금은 다음해부터 전면 실시됐다.1993년 1천원을 돌파(1천5원)한지 30여년 만에 1만원을 넘겼으니 얼핏 보기엔 굼벵이 같다. 그런데 경향신문 지난해 4월 보도대로면 1993년 1천569원이던 짜장면 평균 가격이 2023년 6천361원으로 30년간 4배 상승했다. 비슷한 기간 10배 오른 중국집 종업원 최저임금에 비해, 사장님의 짜장면 가격은 4배 오르는데 그친 셈이다.최저임금 1만원 돌파에 전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인상률 보다 진한 공포를 체감하는 배경이다. 짜장면 재료 가격들도 30년 동안 최소 4배 이상 뛰었을 테다. 30년 이상 짜장을 볶고 면을 뽑아 중국집을 유지했다면 장사의 신으로 칭송할만하다. 그럴 리 없다. 종업원 대신 가족이 홀 서비스를 하고, 주방장 대신 사장님이 웍을 잡는다. 사장님 가족의 노동과 영혼을 갈아넣어야 짜장면은 '서민 가격'을 유지한다.반면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1만원 돌파 보다는 올해 늘어난 금액 170원에 화가 난다. 1시간 노동해봐야 햄버거 세트메뉴 하나도 사먹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300만~500만명이니 외면할 수 없는 항변이다. 최저임금 1만원에 사장님은 걱정이 태산이고 노동자들은 울화통이 치민다.영세사업장과 음식점의 사장님과 노동자는 최저임금 사업장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동지들이다. 최저임금 결정 때마다 입장이 갈리지만 평소에는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아는 동병상련자들이다. 남는 것 없어도 최저임금을 맞춰주는 사장님을, 최저임금으로 버티는 노동자를 서로 걱정해준다.최저임금과 상관 없는 대기업 노사 위원들과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현장에서 몸을 부대끼며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최저산업의 사장님과 노동자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서 빠졌다. 이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면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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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영부인의 '문자 게이트' 지면기사
대통령 배우자인 영부인은 숙명적으로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의 지위에 오른다. 법적으로는 아무 권력이 없지만 배후 권력의 원천으로 주목받는다. 추앙과 추문의 기로에 서기에 딱 알맞은 자리다. 육영수는 단아한 민생행보로 박정희의 독재를 온기로 완화해 영부인의 전형으로 남았다. 이후 영부인들은 상당수가 권력형 스캔들에 휘말렸다. 그래도 육영수를 비롯한 역대 영부인들의 활동공간은 정국과 정무의 배후였다.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는 등장부터 정국의 중심에 섰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과 야당 대선 후보로 정국의 중심에 설 때마다 정적의 표적이 된 탓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권후보로 급부상하자 '쥴리 의혹',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이 터졌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제기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본격화됐다. 윤석열 공격거리가 빈약하자 부인을 타깃으로 삼은 양상이다.대선 이후에도 명품백 수수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이 이어졌다. 대선에서 석패한 민주당은 정권의 아킬레스 건으로 영부인을 지목했다. 거짓으로 밝혀진 의혹도 많지만 야당에게 '김건희 특검'의 빌미를 준 의혹들도 있다. 김 여사의 처신도 문제가 됐다. 쥴리의혹 때는 진보매체 기자에게 사적으로 해명했고, 명품백 수수의혹은 부친과의 친분을 앞세운 목사를 의심 없이 면담했다.집권여당 대표 경선에서 김 여사가 문자 게이트로 또 다시 정국의 중심에 섰다. 지난 총선에서 명품백 수수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여부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결정해달라는 5건의 문자가 공개됐다. 내용이 적나라하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싸운 사실은 물론, 집권세력 내부의 세력 다툼이 생생하게 담겼다. 대표 경선은 읽씹논란을 거쳐 후보들의 공존 불능 지경으로 치닫는다.문제의 문자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용인 없이는 공개할 수 없는 권력 배후의 비화(秘話)다. 문자는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는데, 역풍은 청와대와 김여사로 향한다. 열받은 진중권씨가 57분 통화록을 공개하자 김 여사가 궁지에 몰렸다. 사적인 면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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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방의회 개혁 지면기사
수원시의회 의장 선출과정 환호·탄식 교차웰 메이드 드라마, 시민에겐 최악의 다큐지방의회 '감투싸움' 의정농단 전국적 현상시민권리, 사적 욕망 충돌 소수권력 변질최근 수원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삭발을 감행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20, 민주당 16, 진보당 1석으로 출범한 시의회다. 전반기 의장은 순리대로 국민의힘이 맡았다. 전반기 의장이 후반기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일대 소동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 2명이 반발해 민주당으로 입당했다. 범야 다수가 되자 양당은 민주당 의장·국민의힘 부의장에 합의했다. 합의는 곧바로 휴지 조각이 됐다. 민주당 의장후보 경선에서 패한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장 선거에 나섰고, 다시 다수당이 된 국민의힘도 의장 선거에 참여한 것이다. 결과가 놀라웠다. 민주당은 탈당한 무소속 의원에게 몰표를 줘 의장에 당선시키고 부의장도 민주당이 차지했다. 8개 상임위·특위 위원장도 민주당과 진보당이 독식했다. 다수당이면서도 적수공권이 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머리를 밀며 눈을 감았다.빌미는 전후반기 의장직을 나누었던 신사협정을 깬 국민의힘의 내분이다. 민주당은 의회권력 독점을 위해 탈당한 해당 행위자를 만장일치로 지지하면서 결정적 장면을 연출했다. 양당의 절묘한 의석 지형을 활용해 의장으로 선출된 신임 의장은 출중한 지략과 결단의 주인공이 됐다. 소수당이 지방의회 권력을 독점하는 과정은 양당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한 웰 메이드 정치 드라마다. 하지만 시민에겐 최악의 다큐멘터리다. 민주당 시장을 선출하고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에 견제를 맡겼다. 지방자치 권력을 구성한 수원시민의 민의가 철저히 짓밟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당론으로 선출한 후보들이 아닌 발군의 정치 감각을 발휘한 사람이 의장직에 올랐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인 정당정치가 무너졌다.민주당 4, 국민의힘 2석인 오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민주당에서 반란표가 나왔고, 지목된 의원은 탈당을 결행했다. 평택시의회도 소수당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반란표에 힘입어 의장에 선출됐다. 광명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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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스타머, 르펜, 바이든 지면기사
최근 영국, 프랑스, 미국에서 벌어진 선거 결과나 과정은 권력의 비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속성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지난 4일 영국 총선에선 노동당이 과반의석을 훨씬 넘기는 압승으로 당 대표인 키어 스타머가 총리에 취임했다. 14년 만의 정권교체다. 노동당의 승리는 보수당 심판의 결과다. 누가 노동당을 이끌었어도 승리했을 선거라는 얘기다.그런데 노동당 내 좌파와 청년들의 지지를 받던 제레미 코빈 전 당대표는 안 보인다. 새로 대표가 된 스타머가 2020년 반유대주의 옹호 혐의로 그를 출당시켰기 때문이다. 테레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낙으로 이어진 보수당 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감안하면 코빈 전 당대표도 얼마든지 집권 기회가 있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서민형 이미지로 인기도 좋았다. 하지만 그는 당내 내부 투쟁에서 밀렸고, 정권교체의 빅벤은 키어 스타머 앞에서 종을 울렸다.프랑스에선 7일(현지 시간) 치러진 총선 2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인 RN(국민연합)의 대약진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야당 쪽에 총리를 내줄 판이다. RN의 지배주주(?)인 마린 르펜이 이번 총선을 발판으로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지 유럽 정계가 신경을 곤두세운다. RN은 마린 르펜이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창당한 FN(국민전선)을 물려받아 개조한 정당이다. 개조 과정에서 반이민·반유대 극우 이미지를 탈색하려 아버지를 출당시켰다.대선을 앞둔 미국에선 민주당이 대선 후보 교체론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에서 무기력한 노쇠증으로 트럼프에 패한 직후, 후보 교체론이 대세가 됐다. 대안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까지 등장했다. 바이든의 권력 의지는 굳건하지만 민주당 내 후보 교체 의지도 도도하다. 미국 대선이 민주당의 후보 교체 여부에 달린 초유의 상황이다. 오히려 트럼프가 불안해졌다.나눌 수 있는 권력은 권력이 아니다. 또 의지만으로 가질 수도 유지할 수도 없는 것이 권력이다. 시대와 민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별의 순간이 준비된 사람을 찾아낸다. 대통령